이 말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듣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진하연에게 시선을 돌렸다.진하연이 조금 전에 전혜자를 아줌마라고 부른 것을 기억하며 누군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전혜자에게 물었다.“아주머니, 옆에 계신 여자분은 친척이세요?”“아니!”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전혜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대답했다. 하지만 곧바로 심서아의 계략에 빠진 걸 알고 덧붙였다.“어릴 때부터 봐와서 친딸과 마찬가지예요.”“그러셨군요!”“뭐가 그렇다는 거야? 방금 네가 늦게 와서 못 봤겠지만, 저 여자가 아주머니 며느리를 보자마자 안주인 행세를 하면서 남편 공경도 안 하고 시부모께 효도도 안 한다고 훈계했거든. 그러니까 며느리가 자기 남편 걱정하는 거냐고 받아친 거지.”“어쩐지 며느리 태도가 그렇더라니!”진하연은 그제야 심서아의 은근한 말뜻을 알아차렸다.속마음을 들킨 진하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전혜자를 잡아당기며 작게 말했다. “가요.”전혜자는 심서아를 노려보고는 진하연을 따라 자리를 떴다.심서아는 황급히 떠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고개를 숙이자 심지현의 반짝이는 눈과 마주쳤다.녀석은 그녀의 손을 잡고 흔들며 작게 속삭였다.“엄마, 최고!”한편, 전혜자는 눈이 시뻘게져서 물었다.“하연아, 민우가 상사한테 2만 원을 빌렸다는 게 사실이니?”아까 심지현을 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진하연은 전혜자의 물음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주머니 병원비 때문에 다 써버렸다고 하던데요.”그녀의 말에 전혜자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자신은 만육천 원밖에 받지 않았기에 나머지 돈은 민우가 갖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 틀림없이 그 여자에게 준 게 분명했다.전혜자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본 진하연은 조심스레 물었다.“아줌마, 무슨 일 있으세요?”“민우는 만육천 원밖에 안 가져왔어. 평소에 돈도 거의 안 쓰는 애가 나머지 돈은 필시 그 몹쓸 년한테 줬을 거야. 옷이며 먹는 것 좀 봐. 얼마나
Last Updated : 2024-12-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