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의 얼굴은 사납게 일그러졌다. “신하린, 한 마디만 더 해봐!” 신하린은 입술을 깨물었다. 눈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저는 당신을 몰라요. 이만 가주세요!” 그가 한유나와 함께한 그날부터 그녀는 이미 헤어지자고 분명히 말했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 끌고 늘어지며 헤어지려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남아있던 약간의 인내심은 이미 다 소진된 지 오래였다. 이제 그녀는 그냥 자신의 삶을 잘 살고 싶을 뿐이었다. “신하린,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어!” 이진영의 얼굴은 어두웠다. 눈빛도 엄청 사나웠다. “너 혼자 탈래, 아니면 내가 안아서 차에 태워줄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저는 진영 씨랑 가지 않을 거예요!” 말을 마친 신하린은 돌아서서 뛰어갔다. 그녀는 이진영을 보기 싫었다. 이진영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온몸에서 소름 끼치는 냉기를 풍겼다. ‘신하린이 도망을 치다니, 그렇게 내가 보기 싫었나?’ 그 순간, 갑자기 눈 부신 빛이 번쩍였다. 그리고 비명 소리가 들렸다. 이진영이 정신을 차렸을 때 차 한 대가 옆을 빠르게 지나가며 바람이 그의 옷자락을 휘날렸다. 그가 차량 번호를 제대로 보기도 전에 차는 이미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진영 씨, 살려줘요!” 신하린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진영은 즉시 생각을 접어두고 재빨리 달려갔다. 신하린은 땅에 누워 있었다. 주변에는 선홍색 피가 장미꽃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그 선명한 붉은색이 이진영의 눈을 찔렀다. 그는 서둘러 몸을 굽혔다. “너, 너... 내가 병원에 데려다줄게!” 그는 다소 횡설수설했다. 이진영은 두려웠다. ‘만약 신하린이 죽으면 어떻게 하지?’ “제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아요. 조심해요!” 신하린은 힘을 다해 이 말을 마치고는 눈을 감고 그대로 기절했다. 이진영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차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그녀를 차에 조심스럽게 눕힌 후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전원 준비해, 10분 후 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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