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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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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눈앞에 있던 사람이 제자리에 굳었다. 이내 그 여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제가 진찰하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가족들은 나가 주세요.”“방해되지 않도록 할게요. 의사 선생님, 제 딸 좀 치료해 주세요.”강지한은 낯선 사람에게 강상미를 맡기는 게 도무지 불안한 듯했다.“끝까지 그렇게 나오실 건가요? 그럼 제가 돌아가겠습니다.”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더 차가워졌다. 미간을 찌푸리던 강지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불안해서 그래요. 그쪽이 정말 명의가 맞긴 한지 저는 모르니까요.”‘이렇게 젊은데 명의라고? 사기 치는 거 아닌가?’“친구분한테 물어보면 되잖아요? 계속 여기 있으실 거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그녀의 말투는 아주 단호했다.바로 그때, 강지한의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박시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마침 잘됐네. 전화하려던 참이었는데...’“지한아, 그 의사님은 만났어? 수염 가득한 노인 맞지?”박시훈의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묻어났다.강지한은 그 의사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방금 들은 목소리를 떠올려 보아도 그 의사는 여자가 확실했다. 그리고 나이가 많아 보이지도 않았다.“지한아, 왜 말이 없어?”박시훈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그럼 그 명의가 노인이 아니라는 건가? 하지만 그래도 여자일 리는 없을 것 같은데...’“너 그 의사분한테 어떻게 말했어?”강지한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말? 그냥 네 딸이 입원해 있는 환자실 번호를 보내줬지. 그거면 된 거 아니야? 그 외에 뭘 더 말해야 해?”“지한아, 무슨 의미야?”박시훈이 서둘러 말했다.“그래, 명의님이신데 분명 못생겼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네 딸을 살릴 수 있다는 거 아냐? 그럼 된 거지. 뭐가 불만인데?”강지한은 안색이 더 어두워지더니 바로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그는 더 이상 박시훈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아빠, 잠깐만 나가 계시는 게 어때요? 이 예쁜 언니가 금방 검사해 주실 거예요!”그때, 병실에 누워있던 강상미가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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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심미연은 잠깐 눈앞의 어린아이를 바라보았다. 강상미의 눈동자는 심태하와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 아이는 그 정도로 닮아있었다.순간,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솟구쳐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기억은 마치 파도처럼 밀려왔다. 만나보지도 못한 채 작별 인사를 해야만 했던 아이에 대한 기억까지도 말이다. 이는 칼날처럼 그녀의 마음을 찔렀다.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딸을 떠올리며 그녀의 눈가가 서서히 촉촉해졌다. 눈가가 촉촉해졌지만 심미연은 꾹 참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했다. 자신이 너무 약해 보일까 봐, 용감하게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가 혹시나 두려워할까 봐 걱정되었다.강상미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당황스러워했다. 의문이 가득해 보이는 표정이었다.강상미는 재빨리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고사리같이 작은 손을 심미연의 팔에 살짝 손을 얹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그녀의 상처마저도 치유해 주려는 듯이 말이다.“언니, 제발 슬퍼하지 마요... 싫으시면 거절해도 좋아요. 괜찮으니까 울지 마세요...”어린아이의 목소리에는 미세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마치 자신이 무심코 한 말이 그녀를 더 속상하게 할까 봐 걱정되는 듯했다.방 안은 아주 조용했다. 두 사람의 가벼운 숨소리와 창밖에서 가끔씩 들려오는 새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공기 속에는 왠지 모를 묘한 긴장감과 따스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심미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자신을 진정시키려 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강상미의 얼굴을 감싸더니 아이와 오랫동안 마주 보았다. 그녀는 따뜻하고 단단한 눈빛으로 말했다.“너는 엄마가 없니? 네 엄마는?”강상미의 나이는 3살이었다. 심태하보다 정확히 한 달 더 빠르게 태어난 아이였다.즉 이혼하기 전인 4년 전부터 강지한은 이미 다른 여자를 두고 있었다는 것이었다.‘강지한이 좋아하는 사람이라 하면 온지유 아니었나? 온지유는 아이를 유산한 걸로 기억하는데... 그럼 이 아이는 어떻게 된 거지?’순식간에 심미연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엄마는 저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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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심미연은 잠시 멈춰 서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심태하에게서 들었던 얘기가 생각났다. 공항 화장실 밖에서 만났다는 여자애 말이다. 심태하는 그 여자애의 엄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었다. 아주 무서운 사람이었다고 말이다. 지어는 심태하의 얼굴을 세게 꽉 잡고 팔을 잡아당겼다고 했다.그 여자애가 강상미라면 아마 평소에도 자주 맞고 혼났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할 리도 없을 것이니 말이다.“왜요? 제가 뭔가 잘못 말한 거라도 있나요?”강상미는 그녀를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말을 잘못하면 심미연 마저 더 이상 자기와 놀아주지 않을까 걱정되는 듯했다.비록 심미연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강상미는 그녀가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눈이 너무 예뻐서 그랬을지도 모른다.“상미야, 넌 잘못 한 게 없어!”심미연은 아이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환하게 웃었다.“그러니까 그런 생각하지 마!”“하지만... 언니 기분이 안 좋아 보여서요.”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매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강상미는 긴장할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그 말에 심미연은 조금 놀랐다.“내가 그래 보였어?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강상미는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대답했다.“눈썹을 찡그리고 있어서요.”‘엄마도 기분이 나쁠 때면 항상 이렇게 눈썹을 찡그리셨는데...’심미연은 마음이 아팠다.‘이렇게 어린아이도 다른 사람 눈치를 보는구나...’만약 강상미가 말했던 ‘엄마’의 정체가 바로 심서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린아이가 왜 이렇게까지 예민하고 눈치가 빠른지 그녀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언니, 제가 앓고 있는 병 말인데요. 고칠 수 있을까요?”강상미는 심미연이 잠시 말을 멈추자 조용히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강상미는 자신의 병이 고쳐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강지한도 치료를 위해 아이를 데리고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내가 죽고 나면 앞으로 가문을 이어 나갈 아들을 낳을 거라고 엄마가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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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박유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미연아, 어떻게 돼가? 아이는 치료할 수 있겠어?”“치료할 수 있어. 치료하는 건 아무 문제 없다만 아이의 몸이 좋지 않아서 좀 더 회복이 필요해.”말을 마친 심미연은 화제를 들렸다.“태하가 햇살 유치원에 입학하게 됐어. 근데 건강 검진을 시켜야 한다는 걸 깜빡했지 뭐야. 지금 태하를 병원으로 데려올 수 있어? 기다리고 있을게.”“알겠어. 바로 갈게!”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가방에 넣은 심미연은 강상미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그녀는 약간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그래?”“저도 햇살 유치원에 다니거든요. 계속 아파서 자주 가진 못하지만요.”강상미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언니, 오늘 제 병을 치료해 주시면 안 돼요? 그러면 저도 내일부터 유치원에 갈 수 있을 거니까요.”강상미가 유치원에 다녔을 적에는 항상 경호원 아저씨들이 그 뒤를 따라다녔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랑 놀 수조차 없었다. 다른 아이들이 뒤에서 자기를 ‘병신’이라고 부르던 걸 들은 적도 있었다.강상미는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파서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다 나을 수 있다는 심미연의 말에 강상미는 오늘 치료를 끝내면 내일부터 다른 아이들처럼 혼자 유치원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빨리 나으려면 내 말을 잘 들어야 해. 밥 잘 먹고 편식하지 말고... 할 수 있겠어?”심미연은 아이의 작은 손을 쥐며 말했다. 강상미는 너무 말라 있었고 이렇게 약한 몸으로는 수술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좀 더 회복이 필요했다.“네!”강상미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밥을 잘 먹을 거라고 약속했다.그녀는 아이를 병상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며 말했다.“난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 해. 며칠 뒤에 다시 올 테니까 밥 잘 먹고 있어, 알겠지?”“약속이에요!”심미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쁜 언니, 안녕!”강상미는 손을 흔들며 웃었다. 그녀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그 아이의 웃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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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심미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환자분 몸이 너무 허약해요. 만약 지금 무리하게 수술한다면 큰 위험이 따를 수도 있어요. 우선 몸 상태가 회복된 후에 다시 이야기하는 게 좋을 듯싶네요.”그 말에 강지한의 눈빛은 순간적으로 흐려졌다.“전에 상미를 담당하셨던 의사는 더 이상 수술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심장 이식은 작은 수술이 아니에요. 환자의 몸 상태가 안 좋은 상태에 강제로 수술을 할 경우 실패할 위험이 너무 커요. 지금은 아이의 몸을 잘 회복시키는 게 우선이에요. 그리고 아직 심장 기증자도 나오지 않았고요. 그럼 며칠 후에 다시 오겠습니다.”심미연은 자기를 간절히 바라보는 강지한을 보며 가슴이 저릿하게 아파지는 것을 느꼈다.“그럼 제가 영양사라도 고용할게요.”그는 매우 피곤해 보였지만 눈빛은 예전처럼 차갑지 않았고 분위기도 예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동안 정말 많이 변한 듯했다.심미연은 과거에 자신이 매우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감정의 변동도 없었다. 이미 완전히 미련을 버린 것이었다. 이젠 그를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았다. 지금 그녀가 소중하게 여기는 건 오직 아이뿐이었다.“의사 선생님, 그럼 전 뭘 더 해야 할까요?”강지한은 온통 딸의 상태에만 집중하고 있었고 심미연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실례지만 한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내분과 아이의 관계는 어떠신가요?”자신을 애절하게 바라보던 아이의 모습에 심미연은 강상미의 어머니가 그녀를 학대하거나 자주 때리거나 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다.강지한은 그녀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다는 듯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제 아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그에게 놓고 말하서 아내라고 칭할 수 있는 사람은 심미연뿐이었다. 강지한의 대답을 듣고 그녀는 잠시 멍해졌다.“네?”‘상미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고? 어떻게 된 일일까?’“그럼 저는 이만 딸을 돌보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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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심미연은 항상 박유진 앞에서만 화를 냈다. 박유진이 달래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녀는 점점 더 그와 함께 있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다음엔 절대 안 그럴게!”박유진은 손을 들어 맹세했고 그 진지한 표정에 심미연은 웃음을 터뜨렸다.“아빠, 엄마, 빨리 검사나 받으러 가요. 또 사람들이 몰려들겠어요!”심태하는 박유진의 귀에 입술을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말을 듣고 심미연은 주변 사람들이 이미 그들을 구경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빨리 가자!”“와... 선남선녀 가족이네. 연예인인가?”“이렇게 달달하게 지내는 거 너무 보기 좋다...”“아들도 너무 잘생겼어! 나도 저렇게 잘생긴 아들을 낳고 싶어...”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박유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심미연를 바라보며 말했다.“미연아, 너와 함께 있는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한 것 같아.”‘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심미연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장난치지 마!”‘지금 같은 상황에서 왜 저러는지...’“엄마, 아빠가 고백하는 거 안 들려요?”심태하는 예쁜 큰 눈을 반짝이며 심미연을 쳐다봤다.‘세 살짜리 아이도 이해하는데 엄마는 왜 아직도 모르는 거지?’박유진은 빨개진 심미연의 볼과 부드러운 입술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기를 째려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문득 이 3년 동안 매일 밤 꾸었던 꿈이 떠올랐다.꿈속에서 두 사람의 입술이 닿았다. 심미연은 팔을 그의 목에 감은 채, 그의 허벅지에 올라타 있었는데 그들의 몸은 꼭 붙어 있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박유진의 이름을 불렀다.“유진 오빠...”매번 꿈에서 깨어나면 그는 멍하니 침대에 앉아 그녀가 꿈속에서 했던 말들을 떠올리곤 했다. 그 꿈을 생각하니 박유진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오빠, 빨리 들어가자. 예약까지 했다면서 지각하면 안 되지...”그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자 심미연은 그를 살짝 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순간, 정신을 차린 박유진은 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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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바로 앞에 있잖아요. 저기 아이를 안고 있는 남자와 손을 잡고 있는 여자가 바로 심미연을 닮았다고 하는 사람이에요! 행복해 보이지 않나요?”“빨리 가자!”한 여자가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데 그녀의 일행이 그녀를 데리고 떠났다.“방금 질문했던 남자 말이야. 좀 섬뜩해 보이지 않았어? 아무리 봐도 심미연에게 복수하러 온 거 같은데... 너 너무 자세하게 말해준 거 아니야? 심미연을 위험에 빠뜨린 거면 어떡해?”“진짜? 나 제대로 못 봤어.”“빨리 가자, 아무 말도 하지 말고...”질문을 건넸던 남자는 고개를 들어 심미연의 뒷모습을 봤다. 그의 입꼬리에 미세하게 미소가 번졌다.‘심미연, 아직 살아있네. 저 여자를 이용해서 강지한을 무너뜨려야겠어. 그럼 이노 하이브를 내 걸로 만드는 것도 시간문제지...’심미연은 왠지 온몸에 한기가 도는 걸 느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박유진의 옆으로 조금 다가갔다.그녀의 불안한 기색을 눈치챈 그는 고개를 돌려 심미연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왜 그래? 어디 아파?”심미연은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그냥 이상하게 한기가 돌길래...”박유진은 이마를 찡그리며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자세히 보면 아무것도 없었다.‘착각인 건가? 아니면 정말 누군가가 거기에 서 있었던 걸까? 진짜 사람이라면 왜 숨고 있었을까? 도대체 누구일까?’수많은 생각이 박유진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오빠, 왜 그래?”심미연은 그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불안하게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별거 아니야.”박유진은 시선을 돌렸다. 그는 심미연에게 말할 생각이 없었다.“방금 어떤 아저씨가 엄마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손으로 엄마 뒷모습을 가리키면서요.”갑자기 들려오는 귀여운 목소리에 박유진은 미간을 좁혔다.그렇다면 방금 전에 그가 느낀 것도 착각이 아니라는 의미였다.심미연은 박유진을 올려다보며 물었다.“방금 뭘 본 거야?”그녀는 방원호에게 조사를 시켜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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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여자 친구가 2천만 원짜리 수표를 들고 찾아온 것이었다. 그 돈으로 둘 사이의 감정을 청산하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돈 많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녀는 가난한 생활을 계속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진운혁은 그 돈을 원하지 않았지만 진씨 가문 사람들은 그를 구하기 위해 몰래 돈을 받았다. 그렇게 진운혁은 수술을 받게 되었다.그렇게 진운혁의 상태는 조금씩 나아졌고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경인대 법학과에 합격하게 되었다. 졸업하고 나서도 그는 꾸준한 노력으로 유명한 변호사로 자리를 잡았다. 결혼도 했지만 아이는 없었다.심미연이 진운혁의 고향까지 찾아가서 들은 얘기는 이게 전부였다. 그동안 그녀는 그가 왜 아이를 갖지 않으려 했는지, 그가 어릴 때 만났던 여자 친구는 어디서 돈을 구한 건지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는 또 그 여자의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하지만 다들 그 여자의 정확한 이름은 모르는 것이었다. 다들 그녀를 연이라고 불렀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연이는 아주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부모님은 그녀가 어릴 때 이미 돌아가셨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이젠 할머니도 이미 세상을 떠났고 고향에는 남은 가족도 없다고 했다.그렇게 심미연은 계속해서 조사할 수 없었다.“미연아, 무슨 생각해?”박유진은 그녀가 계속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사부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어.”심미연은 생각을 정리하며 박유진을 바라보았다.“만약 오빠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면 오빠는 결혼할 거야?”박유진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대답했다.“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결혼하는 걸 원한다면 나는 다른 여자와도 결혼할 수 있어.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일로 슬퍼하지 않길 바라거든.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어. 그게 바로 사랑 아니겠어?”“그 여자가 오빠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미워하지 않을 거야?”“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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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비밀이라서 말해줄 수 없어.”박유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차피 곧 알게 될 거니까.”그러자 심미연이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이상한 짓 하지 마. 날 놀라게 하면 하면 안 돼!”“걱정 마.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거니까.”박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했다.심미연이 그의 얼굴을 한참 동안 바라보자 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미연아, 혹시 지금 날 심문하는 거야?”“다 왔어요!”그때, 심태하가 두 사람의 대화를 끊었다.‘엄마랑 아빠는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느라 정작 나는 신경도 쓰지 않네. 나 설마... 친아들이 아닌 건가? 어디서 주워 온 아이인 건가?’그제야 심미연은 박유진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어린이 건강검진과라는 것을 확인한 그녀가 입을 열었다.“오빠가 데리고 들어가서 검사받아. 나 밖에서 좀 앉아 있을게.”박유진은 그녀의 피곤한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래, 푹 쉬어.”그 말을 끝으로 그는 심태하를 안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심미연은 의자에 앉자마자 길게 숨을 내쉬며 머리를 비우려 했다.모든 검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심미연은 의자에 기댄 채 잠들어 있었다.“태하야, 너 혼자 걸을 수 있겠어?”그는 자기 품에 안긴 아들에게 물었다.심태하는 작고 통통한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당연하죠. 걸을 수 있어요.”그 말을 듣고 박유진은 허리를 숙여 아들을 바닥에 내려놓았다.“그럼 아빠 옷깃 꼭 잡고 따라와. 알겠지? 절대 길 잃으면 안 돼.”심태하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아빠, 나 세 살짜리 아기 아니거든요? 엄마랑 아빠가 없어도 절대 길을 잃지 않아요!”그 말에 박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알겠어.”순간, 그는 심태하가 보통 아이와는 다르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았다. 그는 쉽게 남들에게 속지 않았다. 그래서 심태하가 스스로 원하지 않는 이상 그를 데려가는 건 불가능했다.“아빠, 얼른 가서 엄마를 안아요!”심태하는 조그맣게 속삭이며 그를 재촉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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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좀 더 자도 돼. 이번엔 절대 몰래 안 할게.”박유진은 심미연이 온종일 일 때문에 바삐 보내고 또 때로는 한밤중까지 사건 자료를 정리하는 걸 알기에 안쓰러웠다.그녀가 몇 년간 직접 법정에 서진 않았지만 중요한 사건마다 직접 나서서 증거를 수집했고 마지막 변론까지도 모든 걸 챙겨줬다.그 덕분에 임현은 몇 년 사이에 명실상부한 스타 변호사로 되었다. 전부 심미연이 도와준 덕분이었다.그녀는 임현을 데리고 승소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커리어도 쌓았다. 그래서 인지 최근 몇 년 동안 수많은 남자가 그녀 곁을 맴돌았다.“오빠, 요즘 왜 이렇게 나한테 찰싹 붙어 있어? 태하보다 더 심하네...”“그야 미연이가 너무 멋있는 사람이니까. 네 주변에도 능력 좋은 사람들이 많잖아. 내가 이렇게 붙어 있지 않으면 네가 혹시라도 다른 사람한테 갈까 봐 그래.”박유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지만 속으로는 늘 불안했다.심미연이 그만큼 대단한 사람이었기에 그는 언제든지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오빠는 대체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야?”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 심미연을 바라보면 박유진은 그녀가 여전히 어린 소녀인 것 같았다. 아들이 벌써 세 살이나 되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앳된 소녀 같아 보였다.박유진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어떻게 생각 안 할 수 있겠어..’그들은 벌써 3년을 넘는 시간 동안 함께했지만 스킨십은 여전히 손을 잡고 가벼운 키스를 하는 수준에서 멈춰 있었다. 심미연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박유진은 그녀를 데리고 심리 상담도 받으러 가고 치료도 받으러 갔었다. 약도 먹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그는 그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고 억지로 강요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말이다.전에 진성에 있을 때부터 박유진은 심미연의 곁을 지켰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천천히 기다릴 수 있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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