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아빠랑 엄마가 뽀뽀했어.’ ‘나도 해야지.’ 심미연은 말문이 막혔다. ‘이 녀석이 정말.’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꼭 집어서 하는 재주는 여전하네.’ 심미연은 이 상황이 너무 민망했다. 하지만 심태하는 엄마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고개를 빳빳이 들고 그녀를 올려다봤다. 칠흑 같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고개를 갸웃하더니 의아한 듯 물었다. “엄마, 왜 나만 안 안아줘요? 왜 나만 뽀뽀 안 해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아들이 나 아니에요?” 심미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폭발할 것처럼 붉어졌다. ‘이 녀석, 또 어디서 저런 말을 배워 온 거야!’박유진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꼬마를 번쩍 안아 올리며 결국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엄마가 일하느라 너무 피곤해서 널 안을 힘이 없대.” 심태하는 곧장 심미연의 손을 잡아당기며 조그맣게 속삭였다. “엄마, 피곤하면 쉬어요. 아빠랑 내가 성 만들 거에요.” 박유진은 잠시 침묵했다. ‘나도 같이 쉬고 싶은데.’ 심미연은 피식 웃으며 손을 들어 아들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그래. 엄마는 조금 더 일해야 하니까 아빠랑 성 만들고 있어.” 그 아이의 수술을 위해 아직 최선의 치료 방법을 찾지 못했다. 더 깊이 연구해 봐야 했다.“그럼 엄마 눈 마사지해줄게요.” 심태하의 작은 손이 심미연의 이마를 살짝 눌러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박유진은 그 모습을 보고 감탄을 흘렸다. ‘우리 태하 정말 똑똑하네.’ 며칠 전에 그는 심미연에게 마사지를 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따라 하는 아이의 기억력이 많이 놀라웠다. 심미연은 그 순간 마음속에 벅찬 행복을 느꼈다. 그녀는 이렇게 똑똑하고 귀여운 아들을 두게 된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엄마 이제 일하세요.” 심태하는 손을 떼며 박유진에게 레고 놀이하러 가자고 재촉했다. 박유진은 그를 안고 돌아서 나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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