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한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심서연의 마음은 촘촘한 바늘에 찍힌 것처럼 불편했고, 모든 근심걱정은 마치 보이지 않는 실오라기처럼 그녀의 몸을 숨 막히게 감싸는 것 같았다.그녀는 강지한의 그윽한 눈빛에서 약간의 감정 변화를 찾아보려고 애썼지만 거울처럼 잔잔한 두 눈을 통해 내심의 변화를 읽어낼 수 없었다.강지한이 뭔가를 알아챘을까 봐 심서연은 은근히 조마조마해졌다. “아빠, 왜 말이 없어요?”앳된 목소리가 울려서야 두 사람은 정신을 차렸다.강지한은 품에 안긴 딸의 얼굴을 보며 갑자기 딸이 심미연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착각일까? 그는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빠, 왜 이런 눈빛으로 저를 봐요?”어린아이가 품에 안긴 채로 나긋나긋하게 물었다.강지한은 생각을 접고 싱긋 웃으며 부드럽게 아이를 달랬다.“우리 상미가 너무 예뻐서 아빠가 좀 더 봤을 뿐이야!”강상미는 예쁜 두 눈을 깜박였다.“엄마도 예쁜데 아빠는 왜 엄마를 보지 않아요?”심서연은 수줍은 얼굴로 강지한을 바라봤다. 지난 3년 동안 강지한이 자신을 봐주기를 바랐지만 그의 모든 눈빛은 강상미에게로만 향해 그저 질투할 수밖에 없었다.강지한은 심서연의 시선을 피하며 그저 강상미를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아빠는 눈이 너무 작아 상미밖에 보이지 않아!”심서연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이런 결과를 진작 알고 있어서인지 이젠 마음도 그렇게 괴롭지 않았다.“아빠, 거짓말! 아빠는 눈이 커요.”강상미는 손으로 그의 눈을 가렸다.강지한은 그녀의 작은 손을 떼지 않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는데 기분이 좋음을 보아낼 수 있다.강상미는 그의 천사였다. 만약 강상미가 없었다면 그는 아마 이 세상에서 없어졌을지도 모른다.“상미야, 장난치지 말고 손을 치워. 아빠가 길을 보지 못하면 넘어질 수 있거든.”심서연이 곁에서 호통을 치자 강상미는 순순히 손을 내려놓으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엄마, 화내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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