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화장실 가고 싶어요. 잠깐만 기다려요.”어린 소년은 고개를 들어 옆에 있는 예쁜 여자를 바라보며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가, 출구에서 기다릴게.”여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는데 얼굴에는 미소를 짓고 있어 유난히 아름다웠다.“알았어요.”소년은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캐리어를 밀고 화장실로 갔다.“심태하, 캐리어 이리 줘.”여자가 그를 불렀지만 아이는 이미 멀리 가고 있었다.여자는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세 살짜리 아이가 담도 크고 아이디어도 많다.그녀가 출산 후 우울증이 가장 심했을 때 아이가 그녀에게 희망과 힘을 주어 그녀를 살아남게 지탱했다.이 3년여 동안, 그녀는 줄곧 하늘이 그녀에게 이런 아이를 준 것에 감격해 왔다.심태하는 캐리어를 밀며 재빨리 앞으로 달려가며 입으로는 계속 소리쳤다.“앞에 있는 여동생, 잠깐만!”결국 화장실 앞까지 쫓아가서 앞의 소녀를 따라잡았다.“꼬마야, 너 이름이 뭐야?”심태하는 숨을 헐떡이며 예쁜 큰 눈으로 눈앞에 공주처럼 차려입은 소녀를 바라보며 마치 이 아이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처럼 강렬한 익숙함을 느꼈다.소녀는 그를 보고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는 누구야? 나는 너를 몰라.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말을 거는 낯선 사람은 모두 나쁜 사람들이랬어.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했어!”소녀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갔다.심태하는 얼른 손을 뻗어 여자아이를 붙잡았다.“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심태하라고 해. 우리 어머니는 심미연이라고 하는데 너의 이름은 뭐야?”소녀는 망설임 없이 그의 말을 받았다.“나는 강상미라고 해.”목소리가 부드럽고 귀여워 유난히 듣기 좋았다.“너의 이름을 알았으니 이제부터 우리는 친구야. 그럼 내가 너에게 작은 선물을 줄게. 상미야, 나 좀 기다려 줘.”심태하는 쪼그리고 앉아 트렁크를 열고 작은 토끼 인형을 꺼내 강상미의 손에 건넸다.“이건 우리 엄마가 여동생을 위해 준비한 건데 너에게 줄게.”아버지는 그에게 여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