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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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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성무진은 그녀의 얼굴로 눈길을 돌리고 담담하게 물었다.“누가 그래요?”그는 이 뉴스를 눌렀는데 심서연이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전화해도 통하지 않고 찾을 수도 없었어요. 그래서 죽은 것이 아닌가 추측한 거예요!”심서연은 값싼 치마를 입고 얼굴색도 보기 안 좋았지만 유독 심미연에 대해 말할 때 두 눈이 유난히 빛났다.심미연은 죽었고 그녀는 심미연과 자매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강지한의 여자가 될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이런 생각에 그녀의 마음은 자기도 모르게 흥분되기 시작했다.“다른 중요한 일이 없다면 비켜주세요.”성무진은 강 대표님이 아직 단념하지 않고 사모님의 행방을 찾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당연히 심미연이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중요한 일로 강 대표님과 얘기를 나눠야 하는데 만나게 해 주면 안 돼요?”심서연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누르며 황급히 말했다.그녀가 오늘 강지한을 찾아온 것은 목적이 있어서인데 만나기도 전에 망치면 안 되었다.성무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물어볼게요.”뒤이어 몸을 돌려 차 뒷좌석으로 가서 손을 뻗어 차창을 두드렸다.강지한은 차창을 내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야?”“심서연 씨가 중요한 말이 있다고 해요.”강지한의 검은 눈동자가 차 밖의 심서연을 스쳤다.“호텔로 데려다주고 옷 두 벌을 더 보내줘.”그는 도대체 무슨 중요한 말인지 듣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지금 너무 더러워 보였다.“내일 오전에 회사에 데려가.”강지한은 한마디 보탰다.그는 몰래 그녀와 만나지 않을 것이다.성무진은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직접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심서연을 데려가라고 했다.강지한이 집에 돌아오자 임혜자가 마중 나와 그에게 물었다.“도련님, 언제 식사를 시작할까요?”강지한은 썰렁한 집을 한 번 보고 고개를 저었다.“입맛이 없어 안 먹을게요.”“도련님은 방금 병원에서 돌아와서 몸이 아직 허약한데 어떻게 음식을 거를 수 있어요?”임혜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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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이게 뭐지?’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는 손을 뻗어 상자를 꺼내 리본을 풀고 뚜껑을 열었다.은은한 꽃향기가 코끝을 파고들었다.그것은 심미연의 몸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였다.한 모금 들이마시자 어렴풋이 심미연이 바로 그의 앞에 있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그녀를 품에 안으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텅 빈 손바닥을 보면서 망연자실했다.잠시 후에야 그는 상자 안에 스케치북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손가락을 떨어뜨리고 살며시 펼쳐보니 속표지에는 만화로 그려진 그와 심미연의 결혼사진이 있었다.그는 멍해졌다.‘이걸 심미연이 그린 거야?’숨을 들이마시고 계속 페이지를 넘겼다.결혼식을 그린 그림이 나타났다.신랑 신부, 양가 부모, 주례, 하객...떠들썩한 광경이었고 신부의 눈에는 사랑이 차넘치고 있지만 신랑이 너무 차가워 보였다.그는 아래에 글자가 한 줄 있는 것을 보았다.[나를 위한 결혼식.]그는 심미연이 이 그림을 그릴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는 지금 너무 괴롭다.그렇다면 애초에 그녀는 그렇게 즐겁게 그와 결혼했다.그러나 그는 그녀가 온갖 수단을 다 써서 그와 결혼한 것을 줄곧 미워했다.계속 페이지를 넘겼더니 그들의 생활을 그린 장면이 보였다.모든 그림 속의 여자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눈에 빛이 반짝이고 있어 사랑에 빠진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남자는 모두 냉담한 얼굴뿐이었다.그는 여태껏 자신이 냉담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 그림들을 보고 나서 자신이 심미연에 대해 이렇게 냉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 그림을 그릴 때 마음이 아주 아팠겠지?’그때 성무진의 전화가 또 걸려왔다. 그는 스케치북을 상자에 넣고 잘 덮었다.생각을 접고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그는 결국 그 넥타이를 다시 맸다.거울 속의 자신을 보면서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예전에 심미연이 넥타이를 매주는 장면이었다.그녀는 영원히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습이고 나긋나긋하고 쉽게 괴롭힘당하는 모습이었다.심미연 생각에 가슴이 또 아파져 숨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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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할아버지는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무슨 뜻이야?”‘갑자기 심미연의 일을 묻다니, 설마 어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단 말인가?’“예전에 심미연이 할아버지를 구했다고 하지 않았어요?”강지한이 물었다.“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이예요?”“한번은 내가 길에서 쓰러졌는데 아무도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어. 그때 미연이 계집애가 나를 구한 거지.”아버지는 당시의 장면을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심미연에 다시 한번 고마워했다.“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벌써 죽었을 것이고, 지금까지 살지 못했겠지.”“어떻게 구했는데요?”강지한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심미연은 의술을 할 줄 알아.”할아버지는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모르는 거야?”“말하지 않았는데 제가 어떻게 알아요!”강지한은 눈을 반쯤 가늘게 뜨고 되물었다.“정말 미연이가 의술을 할 줄 안다고요?”두 사람이 3년 동안 함께 있었는데, 그는 그녀가 의술을 할 줄 안다는 것을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강지한의 이런 물음에 할아버지는 갑자기 또 확실하지 않았다.“나도 확실하지 않아. 어쨌거나 내가 깨어났을 때 심미연만이 내 곁에 있었어. 옆에서 누군가 작은 소리로 미연이가 대단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고.”할아버지는 그때의 장면을 회상했다.그도 줄곧 심미연이 자신을 구했다고 단정했다.강지한은 입술을 감빨다가 다시 물었다.“그럼 심미연은 또 무슨 능력이 더 있어요?”할아버지는 또 그를 노려보았다.“네가 심미연의 남편이야. 3년 동안 동침했는데 넌 심미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나에게 무슨 낯짝으로 묻는 거야? 됐어, 묻지 말고 빨리 가!”심미연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안 후로 할아버지도 마음을 추스르는 중이었는데 강지한이 찾아와 이것저것 물어보니 또 마음이 괴로워졌다.“나는 단지 심미연이 죽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그래요!”그래서 강지한은 심미연이 실종되기 전의 행적이 깨끗이 지워진 일을 할아버지에게 알렸다.할아버지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끊임없이 그를 재촉했다.“너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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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엄마, 정말 필요 없어요.”박유진은 말을 마치자마자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그는 아직 매우 허약하고 감정이 너무 격동되면 더 괴로웠다.“저 박 대표님이랑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데 자리를 비켜달라고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강지한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미자는 서둘러 대답했다.“그래요, 지금 가긴 하겠지만 유진이가 방금 깨어나 몸이 허약하니 강 대표님이 자극하지 말아 주세요.”“명심하겠습니다.”강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조심히 가세요.”박유진이 어머니에게 말했다.“두 사람 얘기 좀 나누고 있어요. 난 먼저 갈게요.”이미자는 인사를 하고 나갔다.병실 방문이 닫히자 박유진이 직설적으로 물었다.“미연이가 어떻게 죽었어요?”그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하면서 그녀를 구해냈는데 결국 죽었다니!그는 자신이 살아나지 말고 죽어서 그녀를 만날 걸 그랬다는 생각까지 했다.“바닷가에서 사라졌는데 구체적인 상황은 나도 잘 모르겠어요.”강지한은 박유진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혹시 미연이와 짜고 거짓 죽음을 만든 후 박유진 씨가 대신 뒷수습을 하는 건 아니에요?”그는 이 말을 할 때 눈길을 잠시도 박유진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그는 박유진이 거짓말을 해서 그를 속이는지 확인하려고 했다.박유진은 심미연의 죽음을 생각하면 심장이 심하게 떨리고 아팠다. 강지한의 눈빛을 보면서 안간힘을 다해 느릿느릿 말했다.“그날 밤 잘나신 강지한 씨가 하마터면 미연이를 죽일 뻔했어요. 내가 아니었다면 미연이는 지금 이미 재가 되었을 거예요. 나는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적어도 강지한 씨가 미연이를 지켜줄 거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죽일 줄은 몰랐어요. 이렇게 나를 찾아온 건 미연이가 죽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거죠? 이렇게 하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것이니까?”만약 그가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다면 그는 틀림없이 전력을 다해 심미연을 구했을 것이다.그랬으면 심미연은 죽지 않았을지 모른다.하지만 이 세상에 만약이란 건 없다. 모든 것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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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강지한은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정말 그 당시 그 일의 배후에 이런 진상이 있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미연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대부분 부모의 시달림 속에서 살아왔어요. 미연이의 성격은 매우 강인했죠. 조그마한 어려움에 부딪히면 죽어야 하는 그런 사람이 절대 아니란 말이에요. 나는 미연이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고 의심하고 있어요.”박유진의 몸은 원래 허약했는데 단숨에 이렇게 많이 말하니 얼굴색은 창백해지며 숨도 거칠게 몰아쉬었다.강지한은 몸 옆에 늘어뜨린 두 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누군가 솜뭉치를 막은 듯 숨쉬기조차 어려웠다.그가 박유진을 찾아온 것은 심미연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인데 박유진이 오히려 심미연이 타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줄 어찌 알았겠는가.그는 갑자기 자신의 세력이 지금 이 순간 유난히 우스워 보인다고 느꼈다.천군만마를 쥐고 있다 자부하는 그가 심미연을 구할 수는 없다니.“또 무엇이 알고 싶어요? 내가 아는 걸 모두 알려줄게요.”박유진은 강지한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마음이 좀 편해졌다.심미연의 죽음을 혼자 괴로워할 수는 없으니 강지한도 함께 괴로워하자는 마음이었다.“상처를 잘 치료해요. 박유진 씨의 병원비는 전액 무료예요.”이 말을 한 후 강지한은 그냥 가버렸다.박유진은 어수선한 그의 걸음걸이를 보았다.“심미연의 장례식은 언제예요?”그가 물었다.강지한은 발걸음을 멈칫하더니 정신을 가다듬고 나서야 조용히 말했다.“시체를 찾지 못했으니 아직 살아 있을 거예요.”장례식이 치러지면 심미연은 진정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고 이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예전에 심미연이 곁에서 잠들었을 때 그는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끼지 못했다.지금 곁에 심미연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는 하루가 일 년 같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하루하루가 견디기 어려울 만큼 괴로웠다.“미연이가 살아있을 때도 잘해 주지 않더니 이미 죽었는데 갑자기 사랑하는 척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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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이노 하이브, 대표사무실.강지한이 서류를 보고 있을 때 성무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육현성 씨가 구치소에 갔어요. 변호사도 동행했는데 온지유 씨를 꺼낼 생각인 것 같아요.”강지한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는데 눈빛은 예전과 다름없이 차가웠다.“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되겠지?”성무진은 잠깐 생각을 하고 또 말했다.“육현성 씨와 이씨 가문 아가씨가 약혼 준비 중입니다.”강지한이 눈썹을 실룩이며 물었다.“이씨 가문이 허락했어?”“이세훈이 차기 선거에 출마하면 한 단계 승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 이씨 가문은 자신의 이미지를 돌보기 위해 혼인이 절실해요. 한씨 가문은 경성의 세가인데 한유나 씨의 아버지는 정계에서 이세훈보다 지위가 높죠. 이씨 가문과 한씨 가문의 혼인은 강자들이 손을 잡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육씨 가문은 4대 가문 중 하나로서 돈이 많은 것은 확실해요. 이씨 가문과 육씨 가문이 혼인하는 것은 자신의 뒤에 이동 돈 창고를 놓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만약 이세훈이 지지가 필요하다면 육씨 가문은 반드시 돈을 댈 거예요. 육씨 가문이 이씨 가문과 혼인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육씨 가문의 사생아와 관련이 있을 거예요. 육현성은 든든한 후원자가 필요해요. 필요할 때 도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배경이죠.”성무진은 한숨을 내쉬며 강지한의 표정을 살폈다.강 대표님이 어떻게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비록 강 대표님은 항상 돈이 많지만 만약 다른 세 가문이 손을 잡는다면, 1대 3의 국면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강지한은 눈빛이 더욱 차가워지며 목소리도 쌀쌀하게 변했다.“그럼 보성 사찰의 주지 스님을 찾아 양가의 결혼 길일을 보여주도록 해.”성무진은 곧 알아차리고 전화를 걸어 다른 사람에게 가서 처리하라고 분부했다.“심미연의 자료는 찾았어?”강지한이 또 한마디 물었다.“일부 알아냈는데 메일로 보내줄게요.”성무진이 말했다.“할아버지 쪽에서 신하린과 연락했대?”강지한이 다시 물었다.성무진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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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엄마, 나 화장실 가고 싶어요. 잠깐만 기다려요.”어린 소년은 고개를 들어 옆에 있는 예쁜 여자를 바라보며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가, 출구에서 기다릴게.”여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는데 얼굴에는 미소를 짓고 있어 유난히 아름다웠다.“알았어요.”소년은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캐리어를 밀고 화장실로 갔다.“심태하, 캐리어 이리 줘.”여자가 그를 불렀지만 아이는 이미 멀리 가고 있었다.여자는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세 살짜리 아이가 담도 크고 아이디어도 많다.그녀가 출산 후 우울증이 가장 심했을 때 아이가 그녀에게 희망과 힘을 주어 그녀를 살아남게 지탱했다.이 3년여 동안, 그녀는 줄곧 하늘이 그녀에게 이런 아이를 준 것에 감격해 왔다.심태하는 캐리어를 밀며 재빨리 앞으로 달려가며 입으로는 계속 소리쳤다.“앞에 있는 여동생, 잠깐만!”결국 화장실 앞까지 쫓아가서 앞의 소녀를 따라잡았다.“꼬마야, 너 이름이 뭐야?”심태하는 숨을 헐떡이며 예쁜 큰 눈으로 눈앞에 공주처럼 차려입은 소녀를 바라보며 마치 이 아이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처럼 강렬한 익숙함을 느꼈다.소녀는 그를 보고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는 누구야? 나는 너를 몰라.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말을 거는 낯선 사람은 모두 나쁜 사람들이랬어.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했어!”소녀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갔다.심태하는 얼른 손을 뻗어 여자아이를 붙잡았다.“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심태하라고 해. 우리 어머니는 심미연이라고 하는데 너의 이름은 뭐야?”소녀는 망설임 없이 그의 말을 받았다.“나는 강상미라고 해.”목소리가 부드럽고 귀여워 유난히 듣기 좋았다.“너의 이름을 알았으니 이제부터 우리는 친구야. 그럼 내가 너에게 작은 선물을 줄게. 상미야, 나 좀 기다려 줘.”심태하는 쪼그리고 앉아 트렁크를 열고 작은 토끼 인형을 꺼내 강상미의 손에 건넸다.“이건 우리 엄마가 여동생을 위해 준비한 건데 너에게 줄게.”아버지는 그에게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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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심태하는 아파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입을 벌리고 여자의 팔을 깨물고 욕했다.“미쳤어요?”이렇게 세게 잡으면 손목이 부러질 것이다.다시 생각해 보니 다행히 자신이었다. 조금 전 그 어린 여동생이었다면 얼마나 아팠을까.“강상미, 누가 물어뜯고 욕하라고 했어!”여자는 심태하의 얼굴을 받쳐 들고 험상궂은 눈빛으로 심태하를 바라보았다.“빨리 나에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이따가 너를 작은 방에 가둘 거야!”심태하는 크게 울기 시작했다.“살려줘요. 이상한 아줌마가 사람을 죽여요!”그가 목청을 높여 소리치자 곧 사람들이 에워쌌다.“이렇게 예쁜 아이에게 어떻게 손을 댈 수 있어!”“아이에게 이렇게 모질게 굴다니, 틀림없이 친자식이 아닐 거야!”“어떤 계모들은 정말 독해. 며칠 전에 뉴스에서 한 계모가 아이를 세탁기에 넣고 씻는 것을 보았어!”몰려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을 들은 여자는 화가 나서 심태하를 찢어 버리고 싶었다.“강상미, 너 오늘 해 보자는 거야?”돌아간 후 혼내주기로 했다.“계속 손을 놓지 않는다면 아동 학대로 고소할 거예요!”심태하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에워싸고 구경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냈다.여자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계집애가 오늘 무슨 약을 잘못 먹었기에 감히 나와 맞서는 거야!”화가 난긴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손을 놓았다.누군가가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다면 그녀가 3년 넘게 유지해 온 부드럽고 착한 이미지가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었다.‘그건 안 돼!’심태하는 자유를 얻자 그녀를 힘껏 걷어차더니 캐리어를 끌고 재빨리 사람들 속을 비집고 도망쳤다.그는 먼저 엄마를 찾아 여동생을 구하러 오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심태하는 단숨에 출구로 달려가 엄마가 어디 있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덥석 안았다.“와, 우리 아들 키 컸네. 잘생겼어!”심태하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반응하고 통통한 팔뚝으로 황급히 여자의 목을 안았다.“양엄마, 왜 왔어요?”“나도 왔어.”그때 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리자 심태하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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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심태하는 그제야 방금 그 여자를 만났던 상황이 생각나서 얼굴을 가리켰다.“화장실 입구에서 이상한 아줌마를 만났는데 저를 끌고 가면서 욕하더니 제 얼굴을 꼬집으며 내가 남자아이의 옷을 입었다고 핀잔했어요.”그는 강상미를 만난 일은 말하지 않았다. 엄마가 또 여동생을 생각할까 봐 두려웠다.심미연은 깜짝 놀라며 급히 물었다.“그 아줌마 어떻게 생겼어?”“그 아줌마는 못생겼어요! 늙다리 도깨비 같았어요!”심태하는 그녀에게서 당한 걸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라 그녀가 예쁘다는 말을 할 리가 없었다.심미연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심태하는 나이는 어리지만 작은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는 성격이니 누가 그를 괴롭히면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하지만 그 여자가 심태하를 왜 욕하고 꼬집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박유진은 아이의 얼굴을 돌렸다. 방금 그도 주의하지 않았는데 그때야 뽀얀 얼굴에 붉은 자국이 있는 것을 보았다.“너희들 먼저 차에 타. 나 전화하고 올게.”박유진의 표정이 엄숙해졌다.심미연은 그가 틀림없이 그 여자를 조사하러 갔으리라는 것을 알고 더는 묻지 않았다. 그녀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캐리어를 밀고 신하린과 함께 황급히 떠났다.심태하는 순순히 신하린의 목을 껴안고 나른하게 물었다.“엄마, 우리 어디 살아요?”“아니면 나랑 살래?”신하린은 얼른 말을 받았다.심미연이 웃으며 말했다.“너 내가 지금 아주 부자라는 걸 잊었지? 집이 마음대로 살아도 될 정도로 많아.”신하린도 따라 웃었다.“맞아, 우리 명의의 디자인 회사, 로펌이 참 많지. 나도 부자였어.”3년 전, 심미연은 그런 방식으로 경성을 떠났다. 신하린은 그녀가 정말 죽은 줄 알고 혼자 오랫동안 슬퍼했다.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아이의 사진을 담은 메일을 받았다.그때에서여 그녀는 비로소 심미연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이어서 두 사람은 연락이 닿았고그녀는 심미연에 관한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심미연은 그녀에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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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그녀는 2년 동안 여러 가지 신분을 만들어냈다.그러나 이것들을 그녀는 아직 신하린에 알리지 않았다.“그럼 좋지.”신하린은 한숨을 돌렸다.“너와 이진영 사이는 지금 어때?”지난 3년 동안 신하린은 그녀에게 이진영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그러나 그녀는 뉴스에서 이진영에 관한 기사를 많이 보았다.이씨 가문과 한씨 가문의 혼인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유나의 아버지가 갑자기 일인자 자리에서 물러났고, 그 후 한유나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나중에 한유나도 무슨 이유인지 연구소를 떠났다.1년도 안 되어 한유나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금수저에서 불쌍하고 초라한 여자로 변했다.그런데도 이씨 가문은 줄곧 파혼을 제기하지 않았다.전에 그녀는 몰래 한유나의 아버지에 대한 일을 조사한 적이 있다.그러나 이 일에 관한 내막은 비밀에 부쳐져 그녀도 알아낼 수 없었다.바로 이러하므로 그녀는 이 일이 더욱 의심스럽다고 느꼈다.그는 심지어 이런 변고가 이진영과 관련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기도 했다.“이미 오랫동안 안 만났어.”신하린은 이 말을 할 때 마음이 평온했다.그녀와 이진영 사이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고 결말은 없을 것이다.그래서 3년 동안 이렇게 질질 끌었어요.“그럼 무슨 생각이야? 다른 타산은 있어?”어쨌든 그녀는 신하린이 행복을 찾기를 바랐다.“나는 지금 남자를 만나는 것보다 돈 버는 게 더 재미있어.”신하린은 말을 마치고 조용히 웃었다.“남자를 만난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그녀의 품에 안긴 심태하가 갑자기 입을 열고 묻자 신하린은 말문이 막혔다.세 살짜리 아이가 중점을 잘 알고 있으니 참 대단하다고 탄복했다.심미연은 이미 심태하의 이런 화법에 익숙해져 담담하게 설명했다.“그냥 연애한단 말이야.”신하린은 세 살짜리 아이가 연애가 뭔지 어떻게 알겠다고 생각했다.“알겠어요.”심태하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빠가 바로 엄마가 만나는 남자예요.”심미연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아니, 아니야. 그런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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