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방금 들었는데 미연 씨가 지금 온지유 씨의 범죄 증거를 입증할 자료들을 가지고 경찰서에 갔대. 아, 그리고 네꺼도...”박시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지한이 다급히 되물었다.“언제 갔대?”“방금. 분명 네가 위조 여권을 발급해서 온지유 씨를 출국시키려던 일을 알고 신고한 것 같아. 그리고 경찰서에서는 이미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던데 이제 너랑 온지유 씨는... 꼼짝 못 하고 잡히게 생겼네. 하하하!”눈앞의 남자는 아무리 비열하게 웃어도 얼굴이 너무 동안이라 그런지 전혀 공격적이지 않았다.그러나 그가 얼마나 독한 사람인지 강지한은 잘 알고 있다.“너도 참, 미연 씨한테 미리 말해주지 그랬어. 일부러 도와주는 척했던 건 단지 그 여자가 경찰한테 잡혀가게 하기 위함이었다고.”“박시훈, 그 입 안 닥쳐?”강지한은 버럭 화를 냈다.순간, 박시훈은 웃음기를 싹 거두고 매서운 눈빛으로 강지한에게 말했다.“내 이름 부르지 말랬지!”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게 너무 싫었다.“소리 소문 없이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걸 몰라?”강지한은 말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혼자 마시고 있어. 난 그만 갈게.”“미연 씨 달래주러 가는 거야?”박시훈은 여유롭게 차 한 잔을 따르더니 한 모금 마셨다.“미연 씨를 달래주는 것보다 나를 달래주는 게 더 수월할걸?”강지한이 고개를 돌리고 답했다.“아무래도 시간을 앞당겨야 할 것 같아. 오늘 저녁에 당장 갈 수 있게 해. 미리 경찰한테 말해주는 것도 잊지 말고.”“그럼 미연 씨는? 가서 먼저 설명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박시훈은 오늘 경찰서에 가서 증거들을 제출한 강지한의 전 아내에 대해 아주 관심이 많아 보였다.‘아주 간이 부었구만?’“그럴 필요 없어. 온지유가 감옥에 들어가면 미연이 기분도 자연스레 좋아질 테니까.”강지한은 말을 마친 뒤 다시 밖으로 나가려 했다.“그럼 공항에 보낸 사람들은 다시 오라고 할까?”박시훈이 떠나가는 그의 등에 대고 물었다.“아니.”그렇게 강지한의 모습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