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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351 - Chapter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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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강지한이 막 걸음을 떼려는 순간 한 남자가 운전석에서 내려와 심미연 쪽으로 손을 뻗는 게 보였다. 그 남자는 편안한 캐주얼 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심미연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연인처럼 보일 정도로 잘 어울렸다. 너무나도 잘 어울려서 더 신경이 쓰일 정도였다. 강지한의 주먹이 저도 모르게 단단히 쥐어졌다. ‘뭐야, 심미연. 벌써 새 남자를 찾은 거야?’성무진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지한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리고 곧바로 한 남자에게 손을 잡힌 채 있는 심미연을 발견했다. 그는 당황한 얼굴로 잠시 멈춰 섰다. ‘뭐지?’‘심미연 씨 남자 친구가 생긴 건가?’‘그럼 대표님 엄청나게 화내실 텐데?’ 그때 강지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지유 데려와.”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화가 난 듯 성큼성큼 걸어갔다. 성무진은 눈을 깜빡였다. ‘온지유 씨를 데려오라고?’ ‘심미연 씨를 약 올리시려는 건가?’‘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으신데...’ 그가 잠시 망설이고 있을 때 심미연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꼈다. 심미연은 그의 앞에 서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뭐예요? 강 대표님이 이제 저를 스토킹할 정도로 할 일이 없으신 건가요?”‘아니면 이렇게 우연히 마주칠 리가 없잖아.’성무진은 그 말을 듣자마자 심미연이 완전히 오해하고 있음을 깨닫고 급히 손을 내저으며 해명했다. “아니에요! 대표님이 스토킹하신 게 아니라 오늘 저녁에 우연히 여기서 식사 약속이 있었던 거예요.” 정말 이건 너무 우연이라 그였어도 아마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인 것도 맞다. “그렇다면 넘어가죠.” 심미연은 고개를 돌려 남자를 향해 말했다. “선배, 우리 가요.”그렇게 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성무진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 남자의 얼굴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어딘가 낯이 익은데... 혹시 유명한 사설탐정 방원호 아니야?’ ‘심미연 씨랑 그 사람이 친한 사이였나?’두 사람이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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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강지한은 화가 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심미연이 이렇게 날카로운 입을 가진 여자였다는 걸 왜 그때는 미처 몰랐을까.’방원호는 강지한을 흘낏 보고는 비웃듯 웃으며 말했다. “당신 여자나 잘 챙기세요. 머리 위에 뿔이 난 것도 모르고 있는 거 같은데. 미연이 일은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심미연은 원래 답답했던 마음이 그의 한 마디에 순식간에 풀리며 입술 끝에 은은한 미소가 떠올랐다.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유독 예뻐 보였다.강지한은 방원호의 비꼬는 말에 화가 나 손을 뻗어 심미연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목이 너무 조여서 심미연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 겨우 정신을 차린 그녀는 급히 다리를 들어 뒤로 차버렸다.강지한은 한차례 차임에 아파 급히 손을 풀었다. 심미연은 간신히 숨을 돌린 뒤 몸을 돌려 강지한의 얼굴을 향해 손을 들어 내리쳤다. 그 순간 방원호도 강지한에게 거침없이 손을 뻗었다. 심미연의 작은 손이 강지한의 얼굴에 내리치며 맑고 또렷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지한은 냉큼 숨을 들이켰고 반응할 틈도 없이 가슴에 또 한 번 강한 주먹이 날아왔다. 방원호는 일부러 강지한의 가슴을 가격했다. 얼굴을 때리는 건 너무 뻔히 보였기에 나중에 강지한이 그를 찾아와 골치 아프게 할 것이 분명했다. 강지한은 두 대를 맞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화를 터뜨리려던 찰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심미연은 방원호의 손을 잡고 재빠르게 뛰어나갔다. 강지한은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눈빛에서 분노가 불꽃처럼 일렁였다. ‘심미연, 이 여자가 진짜! 내 돈으로 다른 남자를 키우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감히 나까지 때려? 드라마에서도 이런 황당한 전개는 절대 안 나올 거야.’ 심미연은 방원호를 이끌고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황급히 그의 손을 놓았다. “선배, 아까 좀 실례했어요. 정말 죄송해요!” 방원호는 그녀가 놓아버린 손을 내려다보며 여전히 남아 있는 그녀의 체온을 느끼더니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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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심미연은 갑자기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사모님의 말은 무슨 뜻일까?’‘혹시 사모님이 뭔가 알게 된 걸까?’“사모님, 스승님과 벌써 20년을 서로 함께하셨잖아요. 스승님이 사모님을 진심으로 사랑하시고 있다는 걸 믿으셔야 해요!” 방원호가 급히 말했다. 여인은 살짝 미소 지으며 답했다. “그 사랑이 그저 보여주기 위한 사랑일지 누가 알겠어.”이제 그 일을 꺼낼 때 그녀는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 남자가 배신했는지 아닌지 이제는 그저 그것조차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아니요. 사모님은 자신의 눈을 믿으셔야 해요. 그리고 스승님의 인품도 믿으셔야죠.”방원호는 스승님의 인품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스승님이 아내와 가정을 배신할 사람이 될 리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자, 이 얘기는 잠시 미뤄두고 너희 얘기나 하자.”여인은 심미연을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이 몇 년 동안 이룬 성과는 내가 다 알고 있어. 네 스승님이 너를 좋아하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가 가네.” 심미연은 언제나 남들보다 뛰어난 존재였다. 그래서 그때 그녀의 남편이 심미연을 특별히 가르치고 배영했었다. “사모님...” 심미연은 다시 눈물이 나려 했고 말도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인제 그만 울어. 스승님은 이미 떠나셨고 더 이상 이런 얘기 하는 것도 다 의미 없어. 너희는 지금 열심히 일하는 게 스승님한테 가장 큰 보답이야.” 여인은 웃으며 말을 마쳤다.“그럼 그만 얘기하고 먼저 식사해요.”방원호가 말을 마치자 마침 그때 음식이 담긴 카트가 들어왔고 음식을 차례차례 올리기 시작했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세 사람은 이상할 정도로 정적에 휩싸였고 창밖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 소리마저 유난히 선명하게 들려왔다. 심미연은 조심스럽게 생선 한 점을 집어 들었다. 부드러운 살결 위로 황금빛 소스가 고루 얹혀 있고 그 향은 너무나도 유혹적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생선 한 점을 입에 넣었다. 그런데 그 순간 이유 모를 구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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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심미연은 온지유를 비웃으며 말했다.“내가 온지유 너라면 벌써 겁먹고 숨어 있었을 거야. 이렇게 나올 용기도 없었어. 그러다 썩은 달걀에 너덜너덜한 채소라도 맞으면 어쩌려고?”‘강지한은 온지유한테 정말 지극정성이네. 경찰까지 물러서게 하고.’하지만 그게 오히려 그녀에게 도움이 된 셈이었다.온지유는 그 말을 듣고 얼굴에 있던 웃음기가 싹 사라지며 심미연을 노려보았다. “이 일 네가 꾸민 거지? 두고 봐. 너 절대로 가만 안 둘 거야!” 심미연은 가볍게 웃으며 받아쳤다.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해봐. 나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내가 이렇게 비참한 꼴로 사는데 심미연은 왜 그렇게 잘사는 거야?’‘대체 뭐가 잘나서!’‘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절대로!’바로 그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온지유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전화를 받으며 한껏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한 씨.”심미연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겨우 얼마 떨어져 있었다고 벌써 전화해?’‘잃어버릴까 봐 걱정되는 거야?’‘강지한이 언제부터 그렇게 세심한 사람이었지?’ 온지유는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넣으며 심미연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걸 보았다. “지한 씨가 기다리고 있거든. 난 먼저 갈게.” 명백히 심미연을 자극하려는 태도였다. 하지만 심미연은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하게 말했다. “그래. 배웅은 사양할게.”온지유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일부러 발걸음을 더디게 옮겼다. 화장실 문턱을 막 넘어설 때 그녀의 시선이 무심한 듯 심미연의 살짝 불룩한 배를 스쳐 지나갔다. 그 눈빛에는 뚜렷한 조롱이 담겨 있었지만 그 속엔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도 어렴풋이 드러났다. 잠시 후 온지유는 단호한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고 화장실엔 심미연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심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가슴 속에 치솟은 불안감을 억누르며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운명은 늘 그렇듯 사람을 농락하기 일쑤였다. 문 앞에 다가갔을 때 예상치 못한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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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심미연은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왜 가야 하지? 내가 왜 너한테 그걸 증명해야 해? 온지유, 너 진짜 웃기네.” 예전엔 강지한과 부부였으니까 임신 사실이 들통나면 강지한이 그녀를 낙태시키려 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이혼한 사이고 더 이상 강지한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다. 그저 온지유 같은 사람과 얽히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너 검사 받으러 못 가는 거지? 이렇게 빨리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소문나면 별로 좋게 들리지도 않잖아.”온지유는 일부러 ‘다른 남자 아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강지한을 자극하려 했다. 그녀는 강지한이 화가 나면 심미연을 끌고 병원에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더 부채질하면 강지한이 심미연 뱃속에 있는 망할 아이를 없애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심미연 뱃속에 그 아이만 없어지면 더 이상 그녀에게 위협이 될 게 없었다. 심미연은 온지유를 냉정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다 말했어? 다 말했으면 이제 녹음 끌게.” 온지유가 이런 식으로 뒤끝을 보이면 심미연은 바로 고소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차피 이제 그녀는 누구 눈치도 볼 필요 없었다. 온지유는 이를 악물며 손에 쥔 주먹을 꽉 쥐었다. 눈앞의 심미연을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 ‘이 년이 또 녹음했네.’‘그럼 아까 내가 한 말도 다 녹음한 거 아니야?’이어 강지한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지한 씨, 저걸 봐! 얘기하는데 녹음까지 했어. 진짜 너무 교활하지 않아?” “다 말했어?” 강지한은 무표정한 얼굴로 온지유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한 점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강지한을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눈물 글썽인 채 간절하게 말했다. “지한 씨, 내가 말한 거 다 진짜야! 심미연 씨 정말 임신했어. 왜 날 믿지 않는 거야?” 그 모습은 마치 세상 모든 불행이 그녀에게 집중된 것처럼 온몸으로 억울함을 표현하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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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그가 묻는 방식은 거침없었고 심미연은 그 질문에 별다른 불쾌감은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이 사실을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아직은 너무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말하지 않으면 그것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바로 사모님이었다. 그 생각에 심미연은 순간적으로 망설였다. 그때 갑자기 손목이 잡혔고 뒤를 돌아보니 차가운 살기가 가득한 강지한의 눈과 마주쳤다. 심미연은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불안함이 엄습했다. ‘강지한은 도대체 왜 찾아온 거야!’ 강지한이 갑자기 그녀를 잡아당기자 심미연은 비틀거리며 몇 발짝 뒤로 밀려갔다. 그 순간 남자는 그녀를 아무도 없는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방원호는 정신을 차리고 급히 문을 향해 달려갔다. 문이 쾅 하고 닫히며 모든 소리와 외부의 시선이 완전히 차단되었다. 방원호는 손을 뻗어 문을 세게 두드리며 소리쳤다. “강지한 씨! 그 사람 내보내세요.” 심미연은 문 바로 뒤에서 몸을 문에 붙인 채 두 손은 강지한에게 위로 들어 올려져 문에 눌려 있었다. 남자의 힘은 너무 강해 마치 옷을 뚫고 그녀의 떨리는 심장까지 닿을 것처럼 느껴졌다. 방원호의 소리가 들리자 심미연은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강지한 씨, 뭐 하자는 거야? 빨리 놔줘.” 그녀는 방원호에게 자신과 강지한의 관계가 밝혀지는 걸 원치 않았다. 모든 것이 끝났고 이제는 다시 과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강지한이 눈살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심미연, 대답해. 임신했어?”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게 떨렸으며 하나하나의 단어가 마치 이를 악물고 내뱉는 듯했다. 그 속에 묻어 있는 절박함을 숨길 수 없었다. 그는 반드시 이 일을 확실히 알고 싶었다. 심미연의 동공이 잠시 커졌고 그녀는 몰래 깊은숨을 들이쉬며 이 압박감을 떨쳐내려고 애썼다. “아니. 강지한, 너 온지유한테 속은 거야!” 그녀가 인정하지 않으면 강지한은 그녀를 더 이상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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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차 돌려! 내가 직접 가서 찾을 거야!] 강지한의 목소리는 마치 얼음처럼 차갑고 단호하게 들렸다. 각 단어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확고한 결단이 묻어났다. 심미연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는 곧장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속에는 경멸과 비웃음이 어우러져 있었다. ‘온지유가 일이 생기니까 직접 가서 찾겠다고?’ ‘내가 일이 생기면 온지유와 함께 있어 줬을 텐데.’ ‘사람이 다르니까 이렇게 되는 거구나.’ 강지한이 전화를 끊고 심미연의 조롱 섞인 웃음에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뭘 말하고 싶은 거야?” ‘내가 또 이 여자에게 뭘 잘못했을까?’ 심미연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만 풀어줘. 네 여자나 찾으러 가. 무슨 일이 생기면 또 내 탓으로 돌리려고 할 거잖아.” 예전에 그녀는 그런 걸 아주 잘 떠안았다. 온지유는 무슨 일이든 그녀에게 책임을 덮어씌우기 일쑤였다. 강지한은 그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스러운 기색이 번졌다. “이미 말했잖아. 온지유와 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 심미연은 한층 더 비웃으며 말했다. “맞아. 너희 사이엔 아무 일도 없지! 이제 우리는 이혼했으니까 더 이상 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강지한 씨, 이제 그만하고 나 좀 보내줘.” 그녀가 여기 있으면 방원호가 분명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그때 문밖에서 급박하고 강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울리며 방원호의 목소리가 절박하게 들려왔다. “미연아, 괜찮아? 미연아, 내가 곧 문을 부술 거야. 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강지한은 그 말을 들으며 가슴 속에 쌓인 분노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 강지한은 깊은숨을 들이쉰 뒤 터져 나올 듯한 분노를 억누르며 다시 심미연을 바라봤다. 그는 그녀의 턱을 거세게 움켜잡아 강제로 자신의 시선과 맞대게 했다. 그의 눈에는 반항할 수 없는 강한 빛이 어려 있었다. “강 부인께서 날 떠나고 아주 잘 지내나 봐. 주변 남자들 하나둘씩 바꿔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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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다행히 미련을 버렸기에 이제는 이런 말을 들어도 더는 상처받지 않을 수 있었다. 방원호는 그녀가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괜찮아?” “괜찮아요. 빨리 가요. 돌아가서 밥부터 먹어요.” 심미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방원호를 바라봤다. 방원호는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다시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테이블에 막 도착했을 때 사모님이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네 표정 보니 뭔가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은데 우리한테 숨기려는 거 아니야?” 사모님의 농담 섞인 한마디에 심미연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살짝 저었고 그 움직임은 미세했지만 결연했다. 마치 스스로에게 다짐이라도 하듯 말이다. ‘지금은 절대 말하면 안 돼.’“아니에요, 사모님. 오해하셨어요.” 심미연의 목소리는 흔들림 없이 단호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임신 사실이 알려지는 순간 감당할 수 없는 폭풍이 휘몰아칠지도 모른다는 걸. 이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신중함은 곧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사모님은 그런 그녀를 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앉으라고 옆에 있는 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래. 얘기는 나중에 해도 되니까. 일단 앉아서 밥부터 먹자.”테이블 분위기는 방금의 상황 탓에 어딘가 미묘하게 변했지만 심미연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애써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유지하려 애썼다. 천천히 음식을 씹으며 한입씩 넘겼지만 입안에선 음식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힘겹게 삼켜낼 뿐이었다. 식사 도중에 그녀의 시선은 자꾸만 창밖으로 흘러갔다. 머릿속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온갖 위험한 상황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침묵만이 맴도는 어색한 식사가 계속되었다. 식사가 끝난 뒤 사모님은 옆에 두었던 정교한 나무 상자를 꺼냈다. 상자의 표면은 복잡한 꽃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오랜 세월이 빚어낸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흘러넘쳤다. “이건 네 스승님이 생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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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대답이 없자 온지유는 마음이 급해졌다.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살아남고 싶었다. 그렇게 하려면 심미연을 희생해야 한다. “왜 대답하지 않아요? 혹시 심미연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라요? 제 핸드폰에 사진이 있어요. 핸드폰을 저에게 주시면 그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온지유의 말투에는 초조함이 섞여 있었다.이것은 그녀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다.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만약 그녀가 도망칠 수 없다면 심미연을 끌어들여 함께 끌고 가야 한다. 도망칠 수 있다면 심미연을 여기서 죽게 해야 한다. 한 몸에 두 목숨이라니. 그 생각만으로도 짜릿했다. 어쨌든 이 사람들이 심미연을 데려오기만 하면 그녀는 심미연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심미연이 죽으면 그녀를 괴롭혔던 모든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좋아! 한 번 믿어볼게! 가서 손 풀어줘.” 드디어 누군가 입을 열었고 온지유는 기쁨에 벅차 벌떡 일어나고 싶을 정도였다. 너무 좋았다.곧 누군가 다가와 그녀의 손을 풀어주었고 손목을 가볍게 풀자마자 바로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을 벗어 던졌다. 눈에 들어온 것은 일제히 같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마치 그런 생사를 거는 자들이 아닌 것처럼 매우 전문적으로 보였다. 온지유는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제대로 생각할 틈도 없이 누군가가 그녀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그녀는 급히 전화를 받고 잠금을 풀었다. 그 사람이 뒤를 돌려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틈을 타 급히 강지한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곧바로 삭제하고 그제야 갤러리를 열기 시작했다. 갤러리에는 심미연의 사진이 적지 않았고 대부분 몰래 찍은 것이었다. 심미연과 박유진이 함께 있는 사진도 있었고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사진도 있었다. 이 사진들은 그녀가 돈을 주고 사람을 고용해 찍게 한 것들이었고 아직 강지한에게 보여줄 적절한 기회를 찾지 못했다. 여기서 탈출 해야만 말할 수 있었다. “이거 보세요.” 온지유는 핸드폰을 건넸다. 남자는 핸드폰을 받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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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정말 전문적이네.’ ‘그럼 사람을 처리할 때도 이렇게 전문적으로 할까?’ 온지유는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다시 손이 묶였고 누군가가 그녀의 눈을 천으로 가렸다. 순간 그녀의 세상은 암흑으로 변했다. 가슴 속에서 이유 모를 불안이 일었다. ‘이 사람들이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이때 귀에 남자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뒤로 한 남자가 주의를 주듯 말했다. “먼저 간다. 너희들은 저 여자가 도망가지 못하게 잘 지켜.” 온지유는 속으로 생각했다. ‘심미연이 오기 전까지 내가 도망을 갈 리 없지.’‘난 반드시 심미연이 죽는 걸 눈으로 직접 봐야겠어.’‘그래야 마음이 놓이지.’온지유의 전화를 받은 후 심미연은 서재로 향했다. 금고를 열고 그 안에 강준형이 전해준 상자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손에 들고 있던 상자를 조심스레 금고 속에 넣었다. 두 상자가 나란히 놓였을 때 왠지 모르게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심미연은 잠시 멈칫하며 손끝으로 상자 위를 매만졌다. 그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며 화면에 낯선 번호가 뜨자 심미연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또 온지유일까?’‘아니야!’ ‘온지유는 일이 생긴 게 아닌가?’ ‘어떻게 이렇게 계속 전화를 걸어오는 거지?’ ‘혹시 방금 그 전화로 내 위치를 추적하려던 걸까?’ 심미연은 그 생각이 들자 등골에 오싹한 기운이 스쳤다. 만약 정말 그런 거라면 집에 있는 게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핸드폰 벨 소리가 멈추고 곧바로 다시 울렸다. 심미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어디야?] 강지한의 목소리가 냉정하고 감정 없이 흘러나왔다.[무슨 일이야?] 지금 심미연의 머리속엔 온통 온지유가 자신을 해치려는 생각뿐이었다. 강지한과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반드시 자기를 지켜야 했다. [기사 보낼게. 본가에 가서 지내.]강지한의 태도는 단호했다. [별일 없으면 끊을게.] 심미연은 그 말만 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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