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연은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왜 가야 하지? 내가 왜 너한테 그걸 증명해야 해? 온지유, 너 진짜 웃기네.” 예전엔 강지한과 부부였으니까 임신 사실이 들통나면 강지한이 그녀를 낙태시키려 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이혼한 사이고 더 이상 강지한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다. 그저 온지유 같은 사람과 얽히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너 검사 받으러 못 가는 거지? 이렇게 빨리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소문나면 별로 좋게 들리지도 않잖아.”온지유는 일부러 ‘다른 남자 아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강지한을 자극하려 했다. 그녀는 강지한이 화가 나면 심미연을 끌고 병원에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더 부채질하면 강지한이 심미연 뱃속에 있는 망할 아이를 없애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심미연 뱃속에 그 아이만 없어지면 더 이상 그녀에게 위협이 될 게 없었다. 심미연은 온지유를 냉정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다 말했어? 다 말했으면 이제 녹음 끌게.” 온지유가 이런 식으로 뒤끝을 보이면 심미연은 바로 고소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차피 이제 그녀는 누구 눈치도 볼 필요 없었다. 온지유는 이를 악물며 손에 쥔 주먹을 꽉 쥐었다. 눈앞의 심미연을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 ‘이 년이 또 녹음했네.’‘그럼 아까 내가 한 말도 다 녹음한 거 아니야?’이어 강지한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지한 씨, 저걸 봐! 얘기하는데 녹음까지 했어. 진짜 너무 교활하지 않아?” “다 말했어?” 강지한은 무표정한 얼굴로 온지유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한 점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강지한을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눈물 글썽인 채 간절하게 말했다. “지한 씨, 내가 말한 거 다 진짜야! 심미연 씨 정말 임신했어. 왜 날 믿지 않는 거야?” 그 모습은 마치 세상 모든 불행이 그녀에게 집중된 것처럼 온몸으로 억울함을 표현하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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