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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301 - Chapter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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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이번에는 지한이가 아니라 미연이가 무조건 이혼하겠다고 했어.”강준형은 너무 속상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미연이 외할머니께서 얼마 전에 돌아갔는데 지한이는 전화를 아예 꺼둔 채 오지도 않았어. 그동안 미연이는 힘들게 혼자 버텨왔는데 내가 무슨 낯으로 그 애를 붙잡아.”방금 심미연 앞에서는 담담하게 얘기했지만 사실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강준형이 예전에는 속상한 일이나 다른 사람에게 말 못 할 일은 심미연에게 자주 털어놓았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혼자 감당해 내야 했다.“그, 그러면 말하기가 좀 그렇겠네요.”운전기사인 장현수도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강지한은 어쨌든 경성에서 유명인이고 그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 난 여자들이 아마 경성을 한 바퀴 돌고도 남을 것이다.심미연은 그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강씨 가문에 시집왔는데 이제 와서 모든 명예와 재산을 버리고 그 사모님 자리를 포기하겠다고 했으니 과연 그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할까 싶었다.“됐어. 너는 그냥 천천히 앞에 차만 따라가면 돼. 난 눈 좀 붙여야겠다.”강준형은 머리가 너무 아파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그리고 머리를 살살 문지르다가 눈을 꼭 감았다.이때 다른 차 안.심미연은 가방에서 두 장의 이혼 서류를 꺼내 강지한에게 건네줬다.“이건 우리 두 사람의 이혼 합의서야. 보고 수정할 곳이 있으면 알려줘.”그녀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강준형이 이노하이브 주식을 넘겨주겠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이혼 서류를 준비했다.어차피 지금 그쪽 주식을 갖고 있었고 또 매년 몇백억씩 수익이 나오니까 강지한과 굳이 힘들게 재산분할을 할 필요가 없었다.강지한은 서류를 건네받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심미연, 무슨 뜻이야?”혹시나 나중에 두 사람이 이혼할 때 강지한 쪽에서 여자에게 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면 뒤에서 얼마나 욕할지 상상만 해봐도 짜증 났다.심미연은 그가 지금 불같이 화내는 이유가 혹시 결혼 후에 산 그 미니카를 요구했기 때문은 아닌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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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운전기사는 문득 백미러로 보이는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 참 잘 어울린다고 속으로 감탄했다.그렇게 모두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와중에 차는 법원에 도착했다.문 앞에 도착해 보니 예전에 그 변호사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 심미연은 왠지 씁쓸해졌다.이것도 인연이라고 해야 하는지.“강 대표님, 사모님, 이건 이혼 합의서인데 두 분께서 자세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두 사람의 이혼 사건만은 피하고 싶었는데 한 시간도 채 안 돼서 이렇게 이혼 합의서를 직접 가져다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심미연은 서류를 건네받고 읽어 보다가 깜짝 놀랐다.합의서에는 그녀에게 재산 200억을 나눠주고, 추가로 시가 100억 정도 되는 별장과 벤틀리 한 대까지 주겠다고 적혀있었다.강지한이 이만큼 넘겨주는 것과 또 강준형이 주는 주식까지 합치면 이혼하자마자 졸부가 되는 셈이다.하지만 심미연은 바로 사인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강지한에게 물었다.“서류가 잘못된 건 아니지?”“내가 너한테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었단 건 알고 있는데 이혼해도 물질적인 보장은 내가 해주고 싶어. 미연아, 그냥 사인해.”사실 다른 목적이 있긴 했다.만약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두 사람은 완전히 끝날 것 같았고 혹시나 순순히 이혼해 주면 그래도 나중에 심미연이 얼굴은 보여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녀와 완전히 인연이 끊어지는 건 싫었다.그러자 심미연이 이를 악물고 되물었다.“확실해?”3년이라는 시간 동안 생활비라고는 고작 몇천만 원만 내놓던 사람이라 여태껏 깍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혼하려니까 갑자기 통이 큰 모습을 보여주니 의심이 드는 게 당연했다.“술에 취한 것도 아니고 나 정신이 말짱하니까 걱정하지 마.”강지한이 다시 단호한 얼굴로 답했다.이 여자가 애초에 자기 재력만 보고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왜 갑자기 내숭을 떠나 싶었다.“그래. 일단 사인할 테니까 혹시나 후회되면 바로 말해. 받았던 물건들은 다 돌려줄 테니까.”심미연은 혹시나 나중에 강지한이 정신 차리고 오늘의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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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심미연은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지만 애써 침착하게 답했다.“제가 상상 임신이라도 했을까 봐요?”변호사는 심미연의 대답을 듣고 난처해졌다.‘잠자리도 안 가지는 부부였네.’보아하니 부부가 금실이 좋아지려면 속궁합도 잘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강지한이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차갑게 말했다.“역시 변호사라 그런지 예리하시네.”“못 믿겠으면 지금 당장 나랑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볼까?”이 순간 심미연은 혹시나 그가 진짜로 가자고 할까 봐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뱃속에는 아이가 하나가 아닌 둘이 있기 때문이다.하여 지금 검사하면 바로 알아낼 수 있는데 강지한의 의심을 거두려면 어쩔 수 없이 세게 나가야 했다.그리고 강지한이 결국에는 병원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내가 네 말을 안 믿는다고 했어?”강지한이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그제야 예상대로 자기 말을 믿어주는 것 같아 심미연은 살짝 안심할 수 있었고 검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뻤다.“임신이 아닌 게 확실하면 두 분께서는 여기에 사인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사인하시기 전에 혹시나 다시 한번 고민해 보실 필요 없는지 확인 부탁드릴게요. 일단 서류에 사인하는 즉시 이혼으로 확정되는 거라서요.”변호사는 끝까지 자기 임무에 충실했다.하지만 심미연은 순간 짜증이 몰려왔다.서류에 사인만 하면 되는 일을 왜 이리도 시간을 끄나 싶었기 때문이다.강지한은 원래부터 이혼을 반대했던 사람인데 혹시나 변호사의 설득에 넘어가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네. 바로 사인할게요.”심미연은 재빨리 펜을 들고 서류에 사인했다.그리고 아무런 말도 없이 서류를 강지한에게 넘기고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두 사람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필요 없었다.9년이라는 사랑이 이렇게 끝나버렸고 이제 다시는 강지한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이 순간 그녀의 기분은 유달리 평온했다.하지만 강지한은 그저 심미연의 사인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가 글씨가 참 정갈하고 깔끔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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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이혼 철회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강지한은 그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잠깐 눈을 붙였다.언제나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던 여자의 눈빛에는 더 이상 조금의 애정도 남아있지 않았다.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괴로웠다.심미연이 법원에서 나오니 신하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미연아, 어디야?”“나 방금 법원에서 나왔어.”“자유의 몸이 된 걸 축하해주려고 내가 특별히 흥원각을 예약해 뒀는데 지금 데리러 갈까?”신하린은 한껏 신이 난 목소리로 물었다.“혼자 갈 수 있어.”심미연은 사실 아직도 방금 강지한이 변호사에게 묻던 말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아 마음이 심란했다.“그래. 그럼 내가 먼저 가 있을 테니까 넌 천천히 와.”신하린은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심미연은 손에 핸드폰을 꼭 쥐고 그 자리 그대로 서 있었다.“미연아, 왜 그래? 강지한 그놈이 혹시 또 널 괴롭혔어?”강준형의 목소리에 심미연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어 그를 바라보았는데 어느새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있었다.“할아버지...”목이 메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강지한이 이대로 순순히 이혼해 주지 않을 것 같았고 두 번 다시 예전과 같은 삶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미래가 보이지 않고 너무 고통스러운 날들이었다.“왜 울어? 무슨 일인지 빨리 할아버지한테 말해.”강준형은 그녀가 우는 모습에 깜짝 놀라 재빨리 다가왔다.“한 달간의 숙려기간에 지한 씨가 만약 생각이 바뀌어 이혼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떡하죠?”심미연은 여태껏 너무 힘들게 버텨왔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터지니 결국 멘탈이 무너졌다.강준형은 너무 서글프게 우는 심미연을 보고 가슴이 아파 다급히 그녀를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지한이가 이혼에 대해 번복하지 못하도록 이 할아버지가 막아줄게.”심미연이 강지한과 함께 있어봤자 불행하다는 걸 이제는 알기에 강제적으로 두 사람을 붙여줄 수는 없었다.심미연은 어쩌면 강지한과 헤어지고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고 그녀가 행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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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강준형은 한숨을 한번 내쉬고 답했다.“지한아, 너랑 미연이 관계도 오늘부로 끝났는데 난 여전히 그 애가 너무 아쉬워.”그는 강지한이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인지 살피다가 다시 어떻게 결정할지 고민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강지한은 백미러로 그를 한번 힐끔 쳐다보더니 문득 되물었다.“할아버지, 하시고 싶은 말이 뭐예요?”강준형은 당연히 심미연 편을 들겠다고 예상했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지금은 알고 싶었다.“이혼을 안 하려는 거지?”강지한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네.”강지한도 굳이 숨길 마음이 없어 솔직하게 답했다.“그렇다면 난 지금 당장 법원에 전화해서 숙려기간 없이 바로 이혼 신청에 넣어달라고 말할 거야.”강준형은 핸드폰을 들고 그에게 보여줬다.“할아버지, 왜 그러세요!”강지한은 놀라기도 하고 순간 울컥하는 마음에 그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친손주는 바로 저예요. 어떻게 다른 사람이랑 손을 잡고 저를 모함할 수 있어요?”그러자 강준형이 차갑게 웃으며 답했다.“난 이미 모든 계획을 세워놨어. 미연이가 너랑 이혼이 확정되면 난 내 생일에 바로 큰 잔치를 열 거야. 그리고 전 경성에서 괜찮다고 하는 젊은 남자들은 모두 참석하게 해서 미연이더러 혹시나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는지 눈을 크게 뜨고 골라보라고 할 예정이야.”그때 가서 미연이를 자기 손녀도 들일 생각이다.그렇게 되면 강지한과는 부부였다가 남매사이로 되기에 한방에 단념시킬 수 있을 것이다.‘그러니까 옆에 있을 때 소중하게 여겼어야지.’“할아버지, 저랑 미연이는 이혼하려면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어요. 만약 이 기간에 미연이가 마음이 바뀌면요?”강지한은 심미연이 그토록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인데 이렇게 쉽게 그와 이혼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강준형은 백미러에 비친 그의 얼굴을 보고 답했다.“다른 여자였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미연이는 아니야. 그 애가 이제 사랑하지 않는다면 정말 너에 대한 모든 정이 떨어진 것이고 이혼하자고 했으면 이미 마음이 돌아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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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성무진은 케이스를 힐끔 바라보더니 공손하게 답했다.“이건 강 대표님께서 사모님 생일에 드리려 했던 선물입니다. 그동안 진성 쪽 일들을 처리하느라 깜빡 잊고 못 드렸다고 하셔서 오늘 마침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대표님께서 미안하다는 말도 꼭 전달해달라고 하셨습니다.”심미연은 재빨리 그 케이스만 성무진에게 돌려줬다.“합의서만 받고 이건 지한 씨한테 돌려줘요. 이제 이혼하면 남남이 되는 건데 누구에게도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전달 부탁드립니다.”“사모님, 이건...”성무진은 한껏 난감한 얼굴로 손에 든 케이스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이걸 다시 강지한에게 가져가면 분명 비서라는 사람이 이런 작은 일도 처리하지 못했다고 월급 깎이는 건 고사하고 해고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 여겨야 할 것이다.“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심미연은 말을 마친 뒤 재빨리 신하린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성무진은 제자리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급히 심미연을 쫓아갔다.주차장까지 달려와 보니 심미연은 이미 차에 올라타고 있었다.하여 재빨리 그녀에게 달려가 차 창문을 두드렸고 심미연은 그의 모습에 차창을 내렸다.“할 말이 더 남았을까요?”심미연은 최대한 다정하게 물었다.“죄송한데 혹시 이 물건을 직접 강 대표님께 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가져다드리면 분명 뭐라 할 것 같아서요.”성무진은 고개를 수그린 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확실히 강지한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심미연은 그의 손에서 다시 케이스를 뺏은 뒤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자, 이제 돌아가서 보고하셔도 됩니다.”“...”이혼하더니 심미연이 아예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다.그러나 지금 모습이 오히려 더 편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적어도 강지한에게 끌려다니는 게 아닌 자기 주관이 있게 되었으니까 어쩌면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오빠, 빨리 가자.”심미연은 차창을 다시 올리고 앞에 앉은 박유진에게 말했다.그러자 박유진이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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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다시 한번 자기 마음을 거절당한 박유진은 속상했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고 말했다.“그럼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꼭 대명으로 와.”박유진은 심미연과 같이 대명을 발전시키고 싶었다.하지만 그의 말에 심미연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아이를 낳으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 예약해 두는 거야? 내가 그때 가서 아이를 낳고 더 이상 변호사 일이 하기 싫어질 수도 있잖아.”“기다릴게. 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박유진의 말에는 사실 두 가지의 뜻이 담겨 있었다.그 모습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신하린은 순간 심미연이 부러워졌다.그녀도 주변에 이렇게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자가 있으면 바로 결혼했을 것이다.“나중의 일은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자.”심미연은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그래. 나중에 다시 얘기해.”박유진은 재빨리 다른 주제로 말을 돌렸다.“사실 넌 어렸을 때부터 춤에 소질이 있어서 나중에 댄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글쎄 뜬금없이 변호사가 될 줄은 나도 몰랐거든.”“어렸을 때는 돈이 너무 없다 보니 그저 빨리 돈만 벌고 싶었어. 그리고 나중에 커서 불공평한 일을 많이 마주치다 보니까 변호사가 되어서 정의를 실현하고 싶었거든. 그런데 내가 만약 변호사가 아닌 춤의 외길을 걸었다면 아마 온지유 씨 같은 사람도 마주치지 않았겠지?”말을 마친 뒤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순간 너무 자기중심적인 발언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온지유는 혼자 운영할 수 있는 자본이 없는데 어떻게 세계 최고의 댄서가 될 수 있고, 어떻게 그렇게 많은 상을 받을 수 있겠어?”신하린은 한껏 그녀를 비웃었다.“자기 실력이 아닌 남자 꼬시는 방법으로 최고의 무대에 오를 수는 있겠다.”아마 온지유를 모르는 사람들만이 그녀의 실력이 훌륭하다고 생각할 것이다.사실 강지한이 뒤를 받쳐주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 말이다.박유진은 심미연의 눈빛이 갑자기 어두워진 걸 발견하고 아직 그녀가 강지한을 잊지 못했다는 걸 알아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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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강지한은 듣자마자 얼굴이 일그러졌다.대체 무얼 믿고 이리도 당당한지 알 수 없었다.“누구랑 같이 있었어?”“박유진 씨가 데리러 오셨습니다.”성무진은 말을 마치자마자 순간 주변 공기가 몇도 차가워졌다는 걸 느끼고는 괜히 온몸이 떨렸다.“지유는 지금 어디 있어?”강지한은 계속 말했다가는 열받아 죽을 것 같아 아예 화제를 돌렸다.“제가 집까지 모셔다드렸습니다.”성무진도 강지한의 뜻을 잘 알지 못하니 뭐라고 더는 말을 못 했다.“그래. 일단 나가 봐.”성무진은 재빨리 사무실에서 나왔다.강지한은 그가 나가자마자 액세서리 케이스를 열어보았다.안에는 이노하이브에서 올해 런칭한 신상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있는데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너무 예뻐서 금세 인기 상품으로 되었다.고를 때도 심미연의 하얗고 기다란 목에 걸어주면 분명 이쁘겠다고 상상했는데 이걸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니.바로 이때, 카톡 메시지 알람 소리가 들렸다.강지한은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핸드폰을 확인했다.온지유가 그에게 박유진 사진과 함께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내 기억으로는 미연 씨가 똑같은 넥타이를 샀던 것 같은데?]그녀의 한마디가 잔잔한 호수에 돌덩이를 던진 것처럼 순간 거친 파도를 만들었다.강지한은 문득 예전에 심미연이 자신에게 줄 선물이 있다고 했는데 여태껏 잊어버리고 있었다.결국에는 그 넥타이가 박유진의 목에 걸려있는 걸 본 순간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그러다가 곧 전화벨이 울렸는데 강지한은 숨을 한 번 들이마신 뒤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그리고 빠르게 수화기 너머에서 분노를 억누르면서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한 씨, 나도 금방 봤는데 미연 씨가 그 넥타이를... 박유진 씨한테 선물해 줬어. 두 사람이 너무 자연스러운 게 누가 봐도... 연인 같잖아.”강지한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두 눈을 부릅뜨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파일을 ‘쾅’하는 소리와 함께 책상 위에 내팽개치자 빠르게 서류들이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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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심미연은 단 한 번도 자신에게는 저렇게 활짝 웃어 보였던 적이 없던 것 같았다.지금까지 자기만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눈앞의 남자를 더욱 사랑하는 것 같기도 했다.그리고 3년 동안이나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에 큰 배신감을 느꼈다.순간 강지한은 누군가가 자기 목을 조르기라도 하듯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고 분노가 차오르는 동시에 알 수 없는 무력감까지 느꼈다.그리고 오늘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한 순간 그의 세상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그는 애써 감정을 추스르려고 호흡을 가다듬었다.그러나 또다시 시야에 두 사람의 애틋한 모습이 들어온 순간 꺼져가는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순식간에 화르르 불타오르더니 마지막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심미연!”강지한은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를 불렀는데 목소리에는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감정과 분노가 가득했다.예전의 그 차분했던 강지한은 온데간데없이 그저 감정에 사로잡힌 보통 남자들처럼 운명의 기로에 서서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해야 했다.심미연이 찢어질 듯한 누군가의 부름에 재빨리 고개를 돌려보니 강지한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맞은편에 서 있었다.‘저 사람이 왜 갑자기 왔지?’박유진도 강지한을 발견했지만 왜 그리도 화가 나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있었다.이 시각,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었고 공기 중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면서 세상이 멈춘 것처럼 삽시에 고요했다.이때 강지한이 성큼성큼 심미연한테로 걸어가더니 그녀가 방심한 틈에 거칠게 팔을 끌어당겨 자기 품에 안았다.심미연은 그의 가슴에 부딪히는 순간 머리가 울리면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강지한 씨, 이거 놔!”심미연은 애써 정신을 차리고 그를 힘껏 밀치며 소리쳤다.“이혼하자마자 다른 남자 품에 안겨 시시덕거리고 있어?”강지한은 한껏 차가운 목소리로 싸늘하게 웃더니 분노에 찬 말을 내뱉었다.그의 얼굴만 보아도 지금 매우 화가 난 상태인 것 같았고 예전에 부드럽게 심미연의 얼굴을 어루만지던 손도 지금은 마치 올가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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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박유진은 금방에라도 쓰러질 듯한 심미연을 보고 순간 그녀의 몸이 걱정되었다.그리고 단번에 심미연을 자기 뒤로 끌어당기며 강지한에게 말했다.“강 대표님과 미연이는 이미 이혼한 사이인데 무슨 자격으로 이러시는 거죠?”강지한이 살벌한 얼굴로 심미연에게 저런 물음을 묻는 게 박유진이 보기에는 너무 우스웠다.그러자 강지한이 차갑게 웃으며 답했다.“내가 지겨울 때까지 놀다 버린 여자를 수거해 가는 게 박씨 집안 내력인가 봅니다?”박유진은 이 순간에도 오직 심미연이 저 말을 듣고 상처받을까 봐 걱정될 뿐이었다. 그러다가 온화했던 얼굴이 순간 비바람이 불 듯 서늘해지더니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강 대표님의 이런 인성 때문에 미연이가 기어코 이혼하겠다고 난리 쳤나 보네요.”“하, 아무리 이혼해도 심미연은 제 여자입니다. 제 허락 없이는 박유진 씨가 함부로 데려가지 못한다는 뜻이죠.”강지한은 질투심에 듣기 거북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심미연은 박유진 등 뒤에 가만히 서 있었고 귓가에는 여전히 강지한이 했던 말이 계속 맴돌면서 그녀의 가슴을 후벼팠다.‘난 그저 강지한이 갖고 놀다가 버린 여자였구나.’“두 사람이 이혼했으면 이제 누구랑 같이 있든 그건 미연이 자유입니다. 그런데 왜 대표님의 허락이 필요한가요?”박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강지한을 바라보며 한껏 비아냥거렸다.그리고 그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곧바로 뒤에 있던 심미연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떴다.두 사람이 같이 있던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으니 강지한은 심미연이 돌아오기를 바랄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심미연은 숨이 턱 막히면서 순간 눈이 새빨개지더니 누가 발에 쇳덩이를 달아놓은 것처럼 한 발짝 내딛기조차 힘들었다.박유진은 단번에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제야 심미연의 창백한 얼굴과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모습을 발견하고는 발걸음을 멈추고 다정하게 물었다.“힘들면 내가 안고 갈까?”심미연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박유진은 단번에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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