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편이 강지수, 하연이와 함께 밤늦게까지 놀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가 내가 있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안아주고 내게 키스해 주었다 “여보, 산후조리 다 끝났으니까 우리 한번...” “안돼, 의사가 최소 3개월은 쉬어야 한다고 했잖아.” 그를 밀어냈다. “그리고 지금은 기분이 별로야. 저 네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거든.” 난 그의 뒤에 있는 사진들을 가리켰다. 표정이 침울하게 바뀐 그가 침대에서 내려갔다. “지금 그런 얘긴 왜 하는 건데?” “이미 떠난 아이들이야. 아직 미련이 남은 거야?” 그리고 그는 문을 거칠게 열고 방을 나갔다. 처음으로 남편이 나에게 화를 냈다. ‘그래, 자기도 두렵겠지.’ ‘인간인 이상 양심이 있는데 자신의 네 아이를 죽이고 어떻게 태연할 수 있겠어?’ 난 침대에 누운 채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남편이 오늘 밤은 나와 함께 자지 않고 서재에서 자겠다고 했다. 잠시 후 다른 방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용히 문을 열어 확인했는데 남편이 강지수의 방으로 들어갔다. ‘강지수,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 ‘벌써부터 현성 씨를 빼앗아 보겠다고?’ 나는 살금살금 방을 나와 강지수가 있는 방문 앞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안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현성 씨, 드디어 매일 자기를 볼 수 있게 됐네? 늘 당신 생각만 했어.” “지수야, 나도 늘 네 생각뿐이었어. 빨리 옷부터 벗어봐.” 남편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나는 휴대폰을 문틈에 넣고 그 둘이 하는 모든 짓을 찍었다. 이튿날 아침, 강지수가 남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 몇 장을 보내왔다. 그리고는 의기양양하게 내게 말했다. “봤죠? 현성 씨 마음속엔 저밖에 없더라고요.” “축하드려요. 곧 현성 씨와 잘 될 거 같네요.”사실 남편이 나와 이혼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쨌든 우리 집안에서 남편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뭣대로 이혼할 수 없었다. 그
최신 업데이트 : 2024-10-1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