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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힘
엄마의 힘
작가: 청우

제1화

난 아침 일찍 영양 만점의 도시락을 만들어 남편에게 가져갔다.

하지만 사무실 문을 열기 전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에 순간 멈칫했다.

“하연이의 수술은 잘 됐어?”

김 비서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진 대표님. 아주 성공적이에요. 이번에 사모님께서 낳은 아이와 하연 아가씨의 조직이 딱 맞았습니다.”

남편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다행히 호민이의 골수가 하연이에게 적합했나 보군.”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그 아이도 던져 죽이려고 했는데 말이야.”

난 충격을 받아 순간 온몸이 뻣뻣해졌는데 마치 내 몸 안의 피가 모두 굳어 버린 것 같았다.

‘지금 내가 무슨 소릴 들은 거지. 내 귀가 정상이 맞아?’

‘그러니까 내 앞에서 죽어간 네 명의 아이들을 모두 아빠라는 놈이 죽였단 말이야?’

‘그리고서 지금껏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와 아이를 낳으려는 것도 모두 강지수의 딸에게 적합한 골수를 찾아주기 위해서였고?’

난 입을 가린 채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눈물을 터뜨렸다.

그때 남편의 비서가 문 쪽으로 걸어오는 소리를 듣고 급히 화장실로 가서 숨었다.

슬픔에 온몸이 떨려왔다.

그때 문득 머릿속에 태어난 지 아직 한 달도 안 된 아들인 호민이가 떠올랐다.

아침에 남편은 호민이를 데리고 백신 접종하러 간다고 하며 나에게는 집에서 푹 쉬라고 했었다.

‘오늘 백신을 맞으러 간 게 아니라 골수를 기증하러 병원에 간 거였어.’

난 병원에 가기 위해 급히 뛰어나갔다.

그런데 김 비서가 호민이를 안고 남편의 사무실로 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흐르던 눈물을 닦고 마음을 애써 가라앉힌 후 사무실 문을 열었다.

남편이 호민이를 안고 달래고 있었는데 난 바로 달려가 호민이를 빼앗아 안았다.

갓 태어날 때처럼 웃고 있는 호민이에게서 다행히 다른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여보, 여긴 어쩐 일이야?”

남편은 부드럽게 말하며 나를 안았다.

“아직 산후조리 기간이라 조심해야 해.”

이 사람이 진현성, 나와 결혼한 지 6년 된 남편이다.

지난 6년 동안 남편은 내게 매우 잘해 주었는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주었고 평소에도 매우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처음에 결혼하자마자 그는 나에게 아이를 갖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이 6년 동안 나는 다섯 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중 네 명을 잃었다.

남편은 매번 아이는 다시 낳을 수 있다며 나를 위로했다.

그래서 계속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았다.

아이 네 명을 잃고 내 몸 역시 많이 안 좋아졌다. 의사는 다시 임신하는 건 위험하다고 까지 했다.

그래도 난 다시 임신을 하고 싶었다.

사랑하는 남편의 아이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이제야 그를 위해 내가 낳은 아이가 단지 강지수의 딸을 위해서라는 것을 알았다.

“여보가 너무 보고 싶어서.”

분노의 눈으로 남편을 보며 말했다.

난 평소에도 감정의 기복이 많이 없는 편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내 속의 감정을 잘 숨길 수 있었다.

남편은 이상하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내 이마에 키스했다.

“그럼 오늘은 일찍 당신과 함께 집에 가야겠다. 가장 사랑하는 우리 아이를 슬프게 할 수는 없으니까.”

그는 내 손을 잡고 웃으면서 호민이를 달랬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허벅지를 필사적으로 꼬집으며 냉정하게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내가 10월간 고생스럽게 임신한 아이들이었어.’

‘정상이라면 내 아이 넷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자라고 있었을 거야.’

‘그런데 남편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니.’

‘엄마인 내가 우리 아이들의 복수를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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