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소영을 속인 건 맞지만, 그건 선의의 거짓말이었고 앞서 해명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여전히 용서할 수 없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나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진소영이 사리 분별이 된다면 언젠가는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비록 진소영과의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곳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소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참견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진정우의 동생이니 사랑하는 사람의 가족까지 사랑하는 셈 치고 참견했다.진소영은 그저 자신이 신뢰하던 사람에게 속아서 화났을 뿐이다.“누나.”통화는 안 됐지만, 소지훈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나는 휴대폰을 넣고 소지훈을 바라보았다. 묻지 않아도 왜 여기 있는지 알 수 있었다.분명 진소영을 만나러 온 것이다.진소영이 나한테도 그 정도 화났으면, 소지훈한테는 더 화났을 것이다.“소영이를 보러 온 건가요? 아니면 소영이 몸에 있는 심장이 신경 쓰이는 건가요?”나는 단도직입적으로 잔인한 질문을 던졌다.침묵하는 소지훈을 보며 나는 비웃었다.“아직도 답을 못 찾았나 봐요.”“누나, 나도 너무 머리가 아파요.”퀭한 소지훈의 모습을 보아하니 요 며칠 동안 잘 지내지 못했을 것이다.스스로 만든 고민이니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나는 그래도 한마디 충고했다.“고민을 해결하려면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부터 알아내세요.”말은 쉽지만, 만약 소지훈이 그걸 쉽게 구분할 수 있다면 오늘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지훈 씨, 전에 소영이를 떠나겠다고 했잖아요.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이 기회에 머리를 좀 식히고 답을 찾아봐요.”“잘 알고 있지만, 조금 무서워요.”소지훈은 보기 드물게 남자의 연약한 면을 드러냈다.“뭐가 무서운데요?”소지훈은 입술을 깨물더니 입을 열었다.“누나, 소영이가 혹시 심장을 바꿔버리겠다고 안 했어요?”소지훈은 그게 두려워서 여기서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진소영이 홧김에 한 말을 소지훈은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정말 단순한 남자다.하지만 소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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