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재가 나를 집까지 데려다줬을 때, 나는 이미 눈을 감고 잠든 척하고 있었다.그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뭐가 있겠나?진정우와 닮았지만 그 이유로 그와 함께 밤을 보낼 순 없었다. 그렇게까지 하면 나를 너무 쉽게 가질 수 있다고 착각할 테니까.차에서 나를 안아 들고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가 귓가에 낮고도 짓궂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아직도 원해요?”그 말투에는 묘한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대신, 그가 침대에 나를 내려놓으려 할 때 그의 팔을 붙잡았다.그렇게, 그를 나와 함께 침대에 눕게 했다.너무 오랫동안 혼자였기에 오늘 밤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 그냥 그의 곁에서 자고 싶었다.그는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그리고 어두운 방 안에서 들려온 조용한 속삭임.“미안해요. 조금만 더... 기다려 줘요.”그 한마디에, 나는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이유가 있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좋아, 기다려 줄게. 내가 직접 듣게 될 때까지. 네가 내게 ‘나는 진정우야’라고 말하는 그날까지.’아침이 밝아오고 익숙한 냄새가 퍼졌다. 부엌에서 나는 따뜻한 죽 향기를 맡자 묻지 않아도 배성재가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일어나 거실로 나가자, 예상대로 부엌에서 뭔가를 준비하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꿀물을 가득 담은 유리컵 하나가 놓여 있었다.사실, 어젯밤 나는 깊이 잠들지 못했다. 너무 오랜만에 가까이에서 그를 느꼈기에 쉽게 잠들 수가 없었다.그리고 분명 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는 내내 가만히 있었지만 나는 그의 숨소리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흔들림을 알고 있었다.그 모든 생각을 떠올리자,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떠올랐다.나는 천천히 다가가며 능청스럽게 물었다.“어? 배성재 씨, 왜 여기 있어요?”일부러 놀란 듯한 연기를 하자, 그가 살짝 돌아보며 어이없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그런데 그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나는 그의 목 아래쪽에서 어젯밤 내가 남긴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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