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결국 뭘 하려는 거예요?”한참을 빙빙 돌리던 내 말을 끊고 배성재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나는 이미 그의 정체를 알고 있었으니 더는 숨길 이유가 없었다.“내 친구가 드래곤킹에 있을 수도 있어요. 그녀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고 가능하면 안전하게 보호해 줄 사람도 필요해요.”잠시 말을 멈추고 나는 그의 반응을 살피며 덧붙였다.“이름은... 이소희예요.”배성재는 놀란 건지, 아니면 이미 알고 있었던 건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드래곤킹에서 몇 개월이나 있었고 그렇다면 그곳에서 누가 출입하는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 리 없었다.“좋아요. 도와줄게요. 하지만 당신은 직접 나서지 마요. 위험한 곳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는 약속을 해요.”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가면 위험하다? 그렇다면 이미 이소희는 그 위험 속에 있다는 뜻 아닌가?’그녀가 이미 어떤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자 순간적으로 등골이 서늘해졌다.“들었어요?”내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배성재가 다시 한번 물었다.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조용히 되물었다.“성재 씨, 왜 이렇게까지 도와주는 거예요?”사실 내가 정말로 듣고 싶은 대답은 따로 있었다.“나는 진정우니까. 널 사랑하니까.”하지만 그는 침묵했고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오늘 저녁에 강진혁이랑 저녁 먹기로 했어요.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연락할 테니까, 바로 데리러 와 줄 수 있죠?”강진혁이 이상한 짓을 할까 봐 배성재에게 미리 알리는 거였다. 저번에는 취한척하며 위험한 상황을 모면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상황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왜 그런 자리에 가려는 건데요?”“왜긴요, 생각 좀 해봐요.”저녁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나는 점점 초조해졌다. 이소희에게 보낸 연락은 여전히 닿지 않았고 어떤 답장도 없었다.만약 그녀가 드래곤킹에 있다면 집에는 아무도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그때, 강진혁에게서 저녁 장소가 문자로 도착했다.그런데 우연인지 아닌지 호텔 레스토랑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