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아, 진정우를 잃고 싶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 두 사람이 같이 있는데, 그 물건들을 내놓지 않으면 너까지 위험해져.”강진혁은 협박하기 시작했다.“없는 물건을 내가 어떻게 내놔요? 알잖아요. 전에 진정우임을 인정하지 않고 나랑 계속 연기했던 거.”나는 계속 잡아뗐다.내가 협조하지 않자, 강진혁의 표정이 무거워졌다.“지원아, 나는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원하지 않아. 정말 무슨 일이 발생하면, 나도 널 지켜줄 수 없어.”“진혁 오빠가 언제 날 지켜준 적 있어요?”내 질문에 강진혁은 말문이 막혔다.강진혁은 항상 계산적으로 나를 대했고, 그가 표방하는 사랑도 자신의 소유욕을 채우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나와 전혀 대화가 통하지 않자, 강진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알아서 해.”강민혁은 화를 내며 떠났다.예전에 강민혁은 내 앞에서 항상 온화한 귀공자의 모습을 보이면서 예의를 지켰는데, 이제 드디어 본모습을 드러낸 것이다.자신을 위장할 겨를도 없는 것을 보니,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것 같았다.강민혁이 무섭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생각에 잠긴 나는 한눈을 팔면서 심지어 엘리베이터 층도 잘못 눌러 습관적으로 안리영의 산부인과가 있는 층으로 왔다.며칠째 연락을 못 했었기에, 나는 왔던 김에 안리영을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엘리베이터에서 막 나오는데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일반 울음소리와는 달라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났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나는 서둘러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어갔다.그곳에는 한 중년 여인이 바닥에 앉아 울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당신들이 우리 며느리와 손주를 해쳤으니, 목숨값을 갚아.”주위에는 구경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고, 중년 여인의 가족들도 원장을 만나겠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안리영와 관련이 있을까 봐 걱정되어 곧바로 그녀의 사무실로 가려고 하는데, 내가 가기도 전에 안리영이 다가왔다.“리영아,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지?”나는 걱정하며 물었다.안리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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