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진혁 오빠를 의심하고 있었다고? 그럼, 유형은? 그들과 이미 협력하고 있었던 상황에 유형이가 악어 떼에 공격당할 때도 나서지 않았잖아? 그건 어떻게 된 일이야?”지금 강유형과 헤어졌기에 그의 일은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으나 그 장면이 자주 떠올랐고 심지어 꿈에서도 그 장면을 보았다.강유형에 똑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지만 오직 진정우만이 모범답안을 말해줄 수 있다.“일부러 떠봤어.”진정우는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유형이와 진혁 오빠가 형제라서?”나는 또 진정우에게 물었다.“맞아,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야. 그 당시 또 다른 원인도 있었어.”진정우의 말을 들은 나는 의아했다.“뭔데?”상처를 보지 못하게 한 진정우였다. 그래서 몸을 비스듬히 앉은 나는 그의 상처와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모든 증거가 진혁 씨를 가리키고 있었어. 마치 누군가 일부러 계획한 것처럼 말이야.”진정우의 말에 나는 그 당시 상황이 생각났다.확실히 그랬다. 강진혁 별장에 들어가서부터 후에 사고가 나기까지 모든 것이 나를 노린 것처럼 보였지만 브라운이 최종 보복 상대는 진정우 그들이었다.그 당시 나를 미끼로 진정우 그들에게 판 함정이었다는 것을 알았다.“유형이는 진혁 씨가 너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을 거야. 그러나 이미 갈라진 상황에서 진혁 씨가 너랑 사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겠지. 그러기에 너와 진혁 씨가 사귀는 것을 막는 방법은 오직 너더러 진혁 씨가 나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거야.”진정우가 말했다.“너를 위해 악어한테 공격을 받았던 이유도 유형 씨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야. 너를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다고. 한편으론 그의 혐의를 벗기 위해서이기도 해. 악어 떼에 공격을 받았는데 누가 그를 의심하겠어?”나는 진정우에게 말했다.“그럼, 그 말인즉슨 유형이가 꾀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구해주지 않았단 말이야? 유형의 반응을 보려고?”“그 생각도 있었어.”진정우는 또 다른 생각도 있었다.“뭔데?”결국 나는 고개를
진정우는 침묵했다.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던 나는 그와 용설아의 일을 생각하니 화가 났다.“여자가 없는 것도 아닌데, 두려워하겠어?”말없이 나를 바라보는 진정우를 보고 있자니 문득본 나는 쑥스러워서 고개를 숙였다.그에게 말하려던 순간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원아, 난 사실 이 네가 나를 멀리하는 것보다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이 더 두려워.”내가 그를 화나게 하고 오해해도 그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해칠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나를 멀리 밀쳐 밀어내고 있었다.그는 진심으로 나를 위하고 있었다.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지두려운 그 감정을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나를 속였으면서, 꿀 발린 듣기 좋은 말만 하지 마!”나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함께 이겨나가야 하기 때문이다.진정우는 나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나는 모든 것을 잃어도 너만은 잃으면 안 돼.”이런 직설적인 고백을 하지 않았던 그였기에 이런그의 말에 괜히 나는 마음이 약해졌다.헤어져 있었던 그 시간 동안 그에 대한 오해 때문에 그에게 모질게 굴었으며 심지어 그를 자극하려고 일부러 다른 사람을 만났었다. 그런 모습을 본 그도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말만 잘해, 분명히 네가 나를 밀어내고 나를 버렸어.”말하며 나는 입으로 그를 깨물었다.그의 턱과 수염 그리고 입술...나는 그 사이 모든 서운함을 모두 깨물며 보복했다.깨물다가 나는 자신이 너무 통제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그가 다쳤기에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 나는 멈췄다. 그리고 이마를 가슴에 파묻고 거칠게 호흡했다...나의 마음을 알고 있던 진정우는 가볍게 웃었다.“웃지 마!”나는 쑥스러워서 그에게 화냈다.그러나 그는 계속 웃었고 나는 그를 자극했다.“웃긴 뭘 웃어, 이게 다 네가 지금 하면 안 되기 때문이야.”그가 다치지만 않았어도 벌거벗겨 덥쳤을 것이다...진정우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그의 고통은 강진혁이 가한 것이기에 나는 기억해 둘 것이다.그의 숨소리를 들으며 그와 장난한 이 순간이 너무도 좋았다.중증 환자인 진정우가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척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나는 그에게 물었다.“언제까지 의식이 없는 척할 거야?”“내가 이미 의식이 돌아왔잖아, 이제는 안 할 거야.”진정우의 말을 들은 나는 웃었다.“그들을 가지고 노는 거야?”진정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내가 할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들을 잘 데리고 놀 건데.”말투는 차분했으나 말끝마다 날카로웠다.논다고 말했으나 사실 이소희처럼 목숨으로 그들과 싸우고 있다.“소희 씨를 만났어...”이소희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던 진정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리영이가 전에 소희 씨와 같은 일을 겪은 여자들을 치료한 적이 있대. 그래서 그녀들에게 연락해 더 많은 증거를 수집하게 도와주겠대.”진정우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나는 손을 흔들어 그의 주의를 돌렸다.“이것은 흑색 산업 체계야. 성매매뿐만 아니라 많은 업무가 해외와 연결되어 있어.”진정우의 설명을 듣고 나는 바로 이해했다.드래곤킹에서 성매매만 했다면 그가 이렇게 힘들게 죽은 척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너의 말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고 또 알고 싶지도 않아.다만 자신을 잘 보호하겠다고 약속해 줘.”내 친구가 피해를 보았고 진정우도 자신의 책임이 있기에 나는 그를 막을 수가 없었다.그는 나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나는 네가 연루되어 피해를 보는 것이 두려웠지만 결국엔 너도 연루되었어. 너도 자신을 잘 보호해, 특히 진혁 씨를 조심해.”그렇다, 강진혁은 양의 탈을 쓴 늑대이다.나를 사랑할 때는 아껴주지만 얻을 수 없으면 망가뜨릴 것이다.진정우가 걱정할 것을 알기에 나는 더 말하지 않았다.그와 알고 지낸 후부터 그는 줄곧 나를 보호해 줬기에 나는 그를 도와주고 싶었다.“나연 씨도 드래곤킹에 끌려갔어.”나는 조나연을 이용할 계획을 진정우에게 말했다.진정
‘주인님?’진정우의 말에 나는 깔깔 웃었다. 그에게 이렇게 유머러스한 면이 있을 줄이야.비록 농담이지만, 내 인생에서 이 두 글자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인생은 원래 예측불가한 것이니, 누구도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불확실한 미래에서 누구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진정우와 이소희 두 사람 다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지라, 나 혼자 두 사람을 돌보는 건 무리여서 간병인을 붙여주었다.진정우는 자신이 걷고 움직이고 먹고 마실 수만 있으면 간병인 따위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면서, 기어코 도움받지 않았다.진정우는 낯선 사람이 옆에 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누군가 이곳에서 또 무슨 짓 할까 봐 신경 쓰이는 것 같아서 나도 가지 않았다.남자도 때로는 여자 못지않게 눈치가 매우 빠르다.지금의 진정우는 약간 나한테 많이 의지하면서 모처럼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소영이한테 가봐야겠어. 소지훈이 자신한테 접근한 목적을 알았으니 괴로울 거야.”나는 진정우를 달랬다.“걔도 이제 어른이니까 자기 감정 문제쯤은 스스로 처리해야지. 남자 하나 때문에 자포자기하면 그건 너무 나약해.”진정우는 말 속에 말이 있었다.진소영을 가리키는 동시에 나한테 하는 말이기도 했다.나는 진정우와 작은 병실 침대에 같이 비비고 앉아 있으면서 발로 그의 발을 건드렸다.“정우 씨가 날 포기해도, 생사의 고비가 있어도 난 다 견지했는데, 나 너무 씩씩하지 않아?”진정우는 내 손을 입술에 대고 살짝 물었다.“응. 우리 지원이는 슈퍼 몬스터야.”“어라? 내가 왜 몬스터야?”난 진정우에게 항의했다.내 항의는 갓 자란 어린 소녀처럼 조금 유치했다.하지만 사랑받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여든이 넘어도 소녀처럼 행동한다.진정우는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몬스터지 그럼. 날 이길 수 있는 작은 몬스터.”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애칭은 정말 다양하지만, 나는 진정우가 지어준 애칭이 마음에 들었다.내가 진정우의 입술을 살짝 물자, 그는 툴툴거렸다.“
또 하나의 수수께끼인 것 같은데, 내가 아는 것이 적으면 적을수록 안전하다.진정우는 내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걱정 마. 나 자신을 잘 지킬게. 우리... 꼬마 몬스터한테 내가 필요하잖아.”‘꼬마 몬스터?!’귀여운 애칭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나는 그 자리에서 카톡 이름을 바로 바꾸었다.신지태가 가장 먼저 바뀐 이름을 발견하고 문자가 왔다.[누굴 공격하려고 그래?]몬스터는 누굴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누구한테도 짓밟히지 않는 것이다.신지태와는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다. 휴링턴에서 돌아온 이후로 당구장을 양도했다는 말만 들었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휴링턴의 위험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신지태의 결정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악마!]나는 달랑 두 글자로 답장했다.이어서 또 새 문자가 도착했다.[요즘 잘 지내?]내가 잘 지내는지는 인터넷을 접하면 알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질문하는 걸 보니 잘 모르는 것 같았다.[그럼.][지원아, 미안해. 진작 너한테 사과했어야 하는데.]신지태의 문자에 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또 하나의 문자가 도착했다.[나 때문에 진정우가 그렇게 된 거야.]신지태는 모든 것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단지 이 모든 사건의 도화선이라는 걸 잘 모르는 것 같았다.[네 잘못 아니야. 모든 건 하늘의 뜻이자 가장 좋은 결과야.]신지태가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는 잘 모르지만, 혼란스러운 속세에서 벗어난 듯했다. 그게 아니면 나의 현재 상황을 모를 리가 없다.그렇다면 신지태에서 더 이상 고민거리를 제공해 줄 필요가 없다. 적어도 진정우가 살아있다는 건 말할 수 없었다.내가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만 알려주면 된다.신지태는 답장이 없었고, 나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지태와 짧은 대화를 마친 후, 나는 쇼핑을 좀 하고 진소영을 찾으러 유치원에 갔다. 진소영이 아닌 다른 선생님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나는 그 선생님에게 진소영에 대해 물었다.“진소영
진소영을 속인 건 맞지만, 그건 선의의 거짓말이었고 앞서 해명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여전히 용서할 수 없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나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진소영이 사리 분별이 된다면 언젠가는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비록 진소영과의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곳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소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참견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진정우의 동생이니 사랑하는 사람의 가족까지 사랑하는 셈 치고 참견했다.진소영은 그저 자신이 신뢰하던 사람에게 속아서 화났을 뿐이다.“누나.”통화는 안 됐지만, 소지훈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나는 휴대폰을 넣고 소지훈을 바라보았다. 묻지 않아도 왜 여기 있는지 알 수 있었다.분명 진소영을 만나러 온 것이다.진소영이 나한테도 그 정도 화났으면, 소지훈한테는 더 화났을 것이다.“소영이를 보러 온 건가요? 아니면 소영이 몸에 있는 심장이 신경 쓰이는 건가요?”나는 단도직입적으로 잔인한 질문을 던졌다.침묵하는 소지훈을 보며 나는 비웃었다.“아직도 답을 못 찾았나 봐요.”“누나, 나도 너무 머리가 아파요.”퀭한 소지훈의 모습을 보아하니 요 며칠 동안 잘 지내지 못했을 것이다.스스로 만든 고민이니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나는 그래도 한마디 충고했다.“고민을 해결하려면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부터 알아내세요.”말은 쉽지만, 만약 소지훈이 그걸 쉽게 구분할 수 있다면 오늘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지훈 씨, 전에 소영이를 떠나겠다고 했잖아요.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이 기회에 머리를 좀 식히고 답을 찾아봐요.”“잘 알고 있지만, 조금 무서워요.”소지훈은 보기 드물게 남자의 연약한 면을 드러냈다.“뭐가 무서운데요?”소지훈은 입술을 깨물더니 입을 열었다.“누나, 소영이가 혹시 심장을 바꿔버리겠다고 안 했어요?”소지훈은 그게 두려워서 여기서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진소영이 홧김에 한 말을 소지훈은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정말 단순한 남자다.하지만 소지훈
강진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중요해요.”눈앞의 남자만 아니면 윤지원이 강유형과 갈라진 후, 분명 강진혁한테도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사실 강진혁은 한발 늦은 자신을 여태 탓하고 있었다. 만약 좀 더 일찍 돌아왔다면, 윤지원과 강유형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돌아왔다면 진정우가 낄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인생에 만약이란 없다. 강진혁은 이미 그 기회를 놓쳤고, 진정우가 그걸 잡았다.“영광스럽게도 강 실장님한테 중요한 사람이 되어버렸네요.”진정우의 말은 강진혁의 마음을 후벼팠다.강진혁은 입을 실룩거리다가 찾아온 의도를 밝혔다.“겉치레 소리는 그만하고 툭 터놓고 말해 봐요.”“뭘요?”진정우는 계속 못 알아듣는 척했다.“진정우 씨가 왜 다른 신분으로 위장하는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진정우 씨는 이미 BF를 떠났어요. 지금 끼어들어서 진정우 씨한테 좋을 건 없어요. 그리고... 진정우 씨 옆에 있는 사람한테도 득이 될 건 없죠.”강진혁은 터놓고 말했다.마지막 한마디는 진정우를 협박하는 것이다.이렇게 된 이상 진정우도 더 이상 모르쇠를 놓을 필요 없었다. 강진혁은 오늘 트집 잡으로 온 게 아니라 협상하러 온 것이었다.“그러니까요. 이미 BF 사람도 아닌데, 왜 저를 놓아주지 않는 거죠? 함정을 판 사람이 저를 놓아주지 않는데, 저도 그럼 협조해 줘야죠.”진정우의 대답에 강진혁의 얼굴에 옅은 웃음이 드러났다.그건 진정우가 방금 자기 신분을 인정했기 때문이다.“진정우 씨를 끌어들인 건 그쪽 신분 때문이 아니에요.”진정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저를 죽일 생각이었는데, 저한테 다른 신분이 있는 줄 몰랐겠죠. 스스로 화를 불러왔으니, 본인들이 자초한 거예요.”진정우는 일반 전역 군인이 아니었다. 그는 부대에서 비밀 파견을 받고 BF의 일원이 되어 글로벌 범죄자들을 쫓는 일을 도맡았다. BF에 3년 동안 머물면서 전역할 때까지 비밀 신분을 유지했다.만약 휴링턴에서 윤지원을 만나 위험에 처하지 않았다면, 강진혁이 헤르나를 찾아 일을 키
병원에 막 도착했을 때쯤 진정우의 전화를 받았다.“어디야?”진정우의 질문에 시간을 확인해 보니 헤어진 지 3시간밖에 안 됐다.“왜? 내가 보고 싶어?”진정우와는 입만 열면 이런 직설적이면서도 낯간지러운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는 내 모든 걸 포용해 주었고, 또 그런 말을 듣기 좋아했다. 전에 강유형과 같이 있을 때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거리감이 느껴지는 강유형의 모습에 나는 좋아하는 감정을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다.비교가 없으면 상처가 될 일도 없다. 진정우와 함께 지내면서 나는 진정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응, 보고 싶어.”진정우도 애정 표현에 전혀 인색하지 않았다.“10분. 10분 지나면 날 볼 수 있을 거야.”나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지금 병원이야?”진정우는 내가 어디 있는지 짐작하는 것 같았다.막 대답하려는데 진정우가 계속 말했다.“강진혁이 왔다 갔어. 내 신분을 알아챘고, 내가 증거를 수집했다는 것도 알고 내놓으라고 협박했어.”나는 단번에 진정우의 뜻을 이해했다. 나보고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는 말이었다.“분명 내가 찾아올 거라는 걸 예상했을 거야.”“맞아. 그러니까 조심해.”진정우의 말투가 약간 무거워졌다.나도 따라서 신경을 곤두세우며 대답했다.“알겠어.”진정우가 수집한 건 강진혁과 강진혁 배후의 범죄 증거일 것이고, 이번이 두 사람의 마지막 대결이 될 것이다.“조심해서 다녀. 또 너까지 끌어들였네.”진정우는 나까지 이 일에 말려들까 봐 날 밀어냈지만, 결국은 피하지 못했다.“나를 끌어들이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날 한번 믿어 봐.”나는 진정우를 안심시켰다.진정우의 가짜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진정우를 위해 복수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예전의 소녀가 아니다.“그래. 일찍 돌아와.”통화를 마친 나는 잠시 멍을 때리다가 차에서 내렸다.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마침 강진혁과 마주쳤다. 정확히 말하면 강진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전에
나는 용준호가 이 요구를 제시한 것이 하나도 놀랍지 않았다. 그리고 예전에 내가 살던 집 주소지로 안리영에게 택배를 보낸 것은 나를 끌어들이기 위함이다.정말 청춘어람이라고 그의 아버지 모습을 그대로 잘 이어받았다.“먼저 무슨 일이신지 말씀해 보세요.”나는 그가 마음대로 나의 약점을 가지고 나를 협박하지 못하게 했다.그가 나를 마음대로 협박하는 것도 나의 약점이 안리영이라는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나는 그를 눈치채게 하면 안 되었다.“지원 씨, 정우가 준 물건을 내놔.”용준호는 직접적으로 말했다.나는 웃으면서 말했다.“정우 씨가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면 믿으실 수 있어요?”용준호는 가볍게 비웃으며 말했다.“지원 씨, 이러면 재미가 없어.”나는 조롱 하며 말했다.“믿지 않으셔도 말할게요. 전에 휴링턴에 있을 때 정우 씨와 제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직접 두 눈으로 보셨죠? 그러다 정우 씨가 사고 난 후 그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용씨 가문 딸인 설아 씨가 화장해 버렸어요. 정우 씨를 접촉하지도 못했는데 나에게 준 것이 뭐가 있겠어요?”용준호는 턱을 어루만지며 나를 바라보았다.용준호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하게 나도 그의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정말 정우 씨에게 뭐가 있다고 생각되면 준호 씨의 고모를 찾아가야 할 것 같아요.정우 씨를 제일 마지막으로 접촉한 사람이 설아 씨에요.”나는 모든 것을 용씨 가문에 떠넘겼다. 용설아가 지금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모르지만 모든 것을 그녀가 떠안는 것이 내가 떠안는 것보다 낫다.“지원 씨의 속내를 모를 줄 알아? 나의 고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하나 보지?”용준호도 바보는 아니었다.“그건 준호 씨와 고모 사이의 일이고요. 아무튼 정우 씨는 저에게 준 것이 없어요.만약 있다고 해도...”나는 일부러 머뭇거리며 말했다.“그건 바로 정우 씨가 저에게 남긴 상처뿐이죠.”나는 손으로 가슴을 찔렀다.“여기요, 칼로 한번 갈라 볼래요?”
그녀가 온라인 쇼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녀의 표정에서도 알 수 있었다.나는 하루 종일 수술만 한 안리영을 대신해 택배를 받아 받는 사람 이름을 확인했더니 확실히 그녀에게 온 택배였다.“설마 또 너를 애모하는 누군가가 보낸 거 아니야?”나는 택배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안리영은 모르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책상 위의 커터 칼로 택배를 열어보았다.나도 그녀처럼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쳐다보았지만 택배의 외부 포장을 뜯어 내부 상자를 열자 그녀와 나는 동시에 돼지를 잡는듯한 비명을 질렀다.그리고 이 비명은 계속 되였다...밖에서 이 소리를 듣고 누군가가 달려 들어와 여기저기 기어다니는 뱀을 잡을 때까지 말이다.나와 안리영은 놀라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방금 택배를 여는 순간 뱀이 툭 튀어나왔고 심지어 그 뱀이 나와 안리영의 얼굴을 스쳐지났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와 안리영은 연체동물을 제일 무서워한다. 심지어 뱀뿐만 아니라 애벌레도 무서워한다.이는 분명히 일부러 안리영이 겁먹게 하려고 협박하는 것이다.송장에 있는 배송지를 확인해 보니 내가 전에 살던 동네였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철거된 상태이기에 협박 소포를 보낸 사람은 나를 아는 사람일 것이다.이 사람은 나를 알고 있고 지금 또 안리영도 협박한 걸 보니 나는 바로 무슨 의미인지 이해되었다.안리영이 피해를 본 여자들의 일을 조사하는 것을 도운 것이 발각된 것이다. 이는 그녀더러 더 이상 참견하지 말라는 경고이다.“리영아, 미안해. 결국엔 너도 이 일에 연루됐어.”새하얗게 질린 안리영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아팠던 나는 그녀에게 사과했다.내가 제일 두려워하던 일이 결국엔 일어나고 말았다.“리영아, 이 일은 여기서 그만하자. 너는 더 이상 참견하지 마. 뱀을 보낸 것을 보면 그냥 너에게 참견하지 말라는 경고야. 앞으로 더 이상 너에게 허튼짓하지는 않을 거야.”나는 안리영에게 말했다.안리영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협박 같은 거 나는 두렵지 않아.”안리영은 고집이 센
그가 나에게 할 말이란 자신의 후사에 관한 일이었다.“삼촌, 이런 말씀 하실 필요 없어요. 삼촌은 괜찮으실 거예요.”나는 그를 위로했다.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자산과 부동산 그리고 세상 물정들을 나에게 당부했다.그는 유언을 남기는 것이었다. 그와 비록 감정이 깊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이별의 아픔을 느꼈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슬퍼하는 나를 위로했다.“지원아, 누구나 다 죽게 돼 있어. 언젠가 그날이 온다면 슬퍼할 필요 없어, 나와 외숙모는 희연이와 재회하러 간 거야, 우리 가족이 다시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함께 살 수 있어.”이제야 그가 딸을 잃은 후 얼마나 슬프고 외로웠으며 그에게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게 되었다.그는 유희연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속 깊이 담아두고 있었고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삼촌한테는 제가 있잖아요, 이젠 저한테도 가족이 삼촌밖에 없어요.”나와 그는 혈연이 있으나 늦게 만난 탓에 정이 깊지 않았다.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를 보고 나는 그가 삶에 대한 욕구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그의 가족이지만 친딸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그는 딸을 찾으러 가려는 것이다.지금까지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내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가 무사하길 원한다면 외숙모에게 아무 일도 없어야 한다.“리영아, 구 교수님을 만나면 나를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봐 줄 수 있어?”나는 안리영을 찾아 그녀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외숙모가 넘어져 이렇게 된 후 의사는 심근경색이라고 했다. 이 분야는 구안석전문이었다.“알았어, 마침 요 며칠 사이에 선배가 돌아올 거야.”안리영이 흔쾌히 대답해서 나는 그녀의 안색이 어둡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잘됐네.”나는 흥분해서 말했다.심장 분야 전문인 구안석이 진소영의 심장 이식도 성공했기에 외숙모의 일도 희망이 있을 것이다.안리영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용은서를 언급했다.“은서가 너무 불쌍해. 집으로 일찍
“아니에요, 저는 단지 은서가 나에게로 빨리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에요.”함소은의 얼굴은 수척해 보였다.하지만 나는 그녀가 불쌍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했다.“소은 씨, 며칠도 참았는데 사흘만 더 참으세요.”나의 말을 들은 함소은은 화를 냈다.“지원 씨, 지금 무슨 뜻이에요?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하는 건 아니죠?”“전 소은 씨에게 이삼일만 더 기다려달라고 하는 거예요.”나는 그녀에게 설명했다.“왜 기다려야 하는데요? 뭘 하려고 그래요?”그녀는 머리가 좋았다.나는 차창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누군가 무사하게 돌아오기를 기다리려고요.”함소은은 나를 붙잡고 말했다.“은서로 성재 씨를 맞바꾸려고 그러는 거죠?”함소은도 배성재가 무엇을 하러 갔는지 알고 있다. 나도 대범하게 인정했다.“네.”“지원 씨!”함소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어떻게 이렇게 비열할 수가 있어요, 은서는 아직 아이일 뿐이에요.”“네, 맞아요. 은서는 당신이 딸이기도 하죠. 그런데 당신도 은서를 도구로 이용하지 않았나요?”나는 그녀에게 거침없이 말했다.게다가 윤은서도 함소은이 직접 나한테 보내온 도구였기에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눈을 부릅뜨고 나를 노려보던 함소은은 몇 초 후 김빠진 공처럼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세상에는 믿을 사람이 오직 자신뿐이네요.”나는 그녀의 인생을 꿰뚫어 본 듯한 발언을 무시한 채 차분하게 말했다.“은서는 무사할 거예요, 며칠 소은 씨와 늦게 만날 뿐이에요.”함소은은 더 말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를 데려다준 후 함소은은 떠났다. 나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음식을 주문했다. 배불리 먹고 물건을 사서 유희연의 집으로 갔다.그곳에 갇혀있는 동안 나는 꿈에서 유희연을 보았다. 비록 꿈은 무의식적인 행동이지만 나는 그녀가 나에게 무언가를 암시해 주는 것이라고 느껴졌다.유희연이 세상에서 가족은 오직 부모뿐이었기에 나는 그녀의 걱정도 그들이라고 생각
“뭔데요?”그녀의 말을 들은 안리영은 놀라지 않았다.누구든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나도 그에게 보답을 원한다. 이른바 오는 것이 있어야 가는 것이 있는 법이다.“지원 씨는 제 딸을 납치한 죄를 뒤집어써야 해요.”함소은의 말을 들은 안리영은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소은 씨는 지금 이 상황을 수습하기 힘들죠?”그녀의 마음을 간파한 안리영이 말했다.함소은도 숨기지 않고 말했다.“진표 그 개자식은 은서를 매우 사랑하는 것 같지만 이 상황이 되도록 그는 조급해하지 않아요.”그녀는 자신이 딸 용은서로 용진표에게서 돈을 바꾸고 싶었지만 그는 속지 않았다. 게다가 며칠 동안 갇혀 있던 딸은 울고불고 난리를 피워 보러 가고 싶었으나 노출이 될 것이 두려웠고 그녀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그녀는 아무 이유 없이 납치당한 아이를 돌아오게 할 수 없었다. 그녀가 들은 바에 의하면 용진표는 누가 자신의 딸을 납치했는지 조사 하라고 시켰고 그녀를 의심하는 것 같았다.그래서 그녀는 최대한 빨리 은서를 무사히 돌아오게 해야 했다, 그러면 용진표도 조사를 멈출 것이다.“그러나 지원이가 죄를 뒤집어쓴다면 용 대표님이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안리영이 말했다.“진표 씨는 지원 씨 부모님께 목숨값 두 개를 빚진 것이 있기에 지원 씨가 그의 딸을 납치했다고 해도 아무 일 없을 거예요. 게다가 은서가 다치지 않았기에 진표 씨는 지원 씨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예요.”함소은의 분석이 매우 정확했다.안리영은 웃으면서 말했다.“소은 씨는 얼굴이 이쁠 뿐만 아니라 지능도 좋아요.”함소은은 조롱하듯 웃었다. 만약 용진표가 그녀의 외모에 반해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그의 숨겨둔 애인에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정태성과 함께 연수해서 회사원이나 성공적인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하지만 모든 것을 용진표가 망가뜨렸다. 이쁜 얼굴이 싫었던 그녀는 누가 그녀를 이쁘다고 칭찬하면 화를 냈다.누군가는 아름다운 외모를 밑천으로 생각하지만 그녀에게는 모든 불행의 시작이
함소은은 안리영의 말을 확신하는 듯 그녀를 넋 놓고 바라보았다.“만약 태성 씨를 만나고 싶으시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말을 마친 안리영은 고개를 흔들며 웃었다.“저 말고 지원이가 도울 수 있어요.”안리영을 본 함소은은 첫눈에 그녀를 보낸 것이 윤지원이라는 것을 알았다. 윤지원의 상황을 생각한 함소은은 비웃으며 말했다.“지금 지원 씨 자신도 돌볼 수 없는 상황인데 나를 도울 수 있다고요?”“지원이 이 보살이 그곳에 들어가 나랏밥을 먹을 수 있는 것도 기회를 만들어준 소은 씨에게 감사드려야죠.”안리영은 힌트를 주었다.함소은은 안리영의 눈길을 피해 다른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나랑 뭔 상관이에요?”안리영은 직설적으로 말했다.“소은 씨, 여기까지 말했으면 더 이상 시치미를 떼지 마세요. 사실 은서는 소은 씨가 사람을 시켜 데려간 거죠?”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함소은은 화를 내며 소파를 내리쳤다.“무슨 헛소리에요? 제가 왜 제 딸을 납치해요. 저...”“소은 씨는 딸로 정태성을 맞바꾸려고 그러는 거잖아요.”안리영은 그녀의 말을 자르고 말했다.얼굴을 돌린 함소은은 그녀의 말을 부정했다.“아니에요.”“제가 용 대표님에게는 말하지 않을게요. 두려워 마세요.”안리영은 그녀를 안심시켰다.“그럼, 이 말을 저에게 한 이유가 뭐예요?”함소은은 직접적으로 안리영에게 물었다.안리영은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지원이가 저를 보낸 게 맞아요. 지원이는 지금 그곳에서 너무 불편해서 나오고 싶어 해요.”“나오고 싶으면 경찰을 찾으면 될 것을 저를 찾아 뭐 해요?”함소은은 콧방귀를 뀌었다.안리영은 가볍게 웃었다.“소은 씨가 지원이를 그곳에서 꺼내준다면 정태성을 만나게 도와줄 거예요.”안리영의 말을 들은 함소은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갑자기 웃음을 터뜨린 함소은의 모습을 본 안리영은 그녀의 마음을 가늠할 수 없었다.“지원 씨가 나오려고 하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을 텐데, 왜 저를 찾아오신 거죠?”함소은은 웃으면서 안리영에게
‘위선적이야!’그냥 거절하면 될 것을 방금까지 그녀와 여자 친구가 없다고 부정하던 조시언은 지금 또 여자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못 믿겠으면 물어봐요.”조시언은 안리영을 가리키며 말했다.안리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나랑 뭔 상관이야?’사실 이쯤 되면 여인은 조시언에게 거절을 당했기에 즉시 떠나는 것이 맞으나 여인은 대답을 요구하듯 안리영을 바라보았다.안리영은 그런 그녀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조시언을 노려봤다. 이어서 안리영이 대답하려는데 조시언이 먼저 말했다.“조금 전 여자 친구랑 산부인과에 갔던 일을 물어봤어요.”안리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놀란 여인은 얼굴이 빨개서 뒤돌아 도망갔다.“삼촌은 여인들의 고백을 거절하는 법도 다양하네요.”안리영은 조시언을 조롱하며 말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조시언이 말했다.“쌀국수 왔어.”조시언이 말을 마치자 복무원이 쌀국수를 들고 왔다. 조용하게 앉아서 쌀국수를 먹던 안리영은 열심히 먹는 조시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자신도 열심히 먹었다.역시 장사가 잘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쌀국수가 정말 맛있었다. 얼큰하게 먹었던 안리영은 코끝에 땀이 났다.반면 우아하고 차분한 조시언의 모습은 마치 프랑스 파스타를 먹는 것 같았다.쌀국수를 먹은 후 조시언이 그녀와 할 말 도 다 했기에 안리영은 그와 작별했다.“삼촌, 나 먼저 갈게, 다음에 봐.”“리영아.”조시언이 귀국 후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어릴 적 그는 그녀를 항상 이렇게 불렀기에 안리영은 그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조시언을 바라본 그녀는 그가 말하기를 기다렸다.“나중에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직접 물어봐, 스스로 추측하지 말고.”조시언의 말을 들은 안리영은 난감했다.다시는 그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기에 나중은 없을 것이다.조시언과 헤어진 후 함소은을 찾아온 안리영은 문전박대를 당했다. 안리영은 전혀 놀라지 않고 그녀를 거절한 사람에게 말했다.“태성 씨가 보냈다고 소은 씨에게 전해주세요.”이 말은 확실히
“소고기 쌀국수 하나요. 맵기는 3단계로 해주세요.”안리영은 카운터에서 자신의 입맛에 따라 주문했다.조시언이 먹지 않는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주문을 마치자 그도 따라서 주문했다.“야채 쌀국수 하나 주세요. 맵기는 1단계로 해주세요.”안리영은 의아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삼촌도 먹을 거야?”조시언은 차분하게 말했다.“그럼, 너만 먹고 나는 앉아서 네가 먹는 걸 보고만 있으라고?”그의 농담을 들은 식당 주인은 웃더니 그들에게 말했다.“저희 가게에는 한 그릇을 같이 먹는 커플들도 많아요.”안리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또 오해를 받은 그녀는 이미 이 상황이 익숙해졌다. 예전에 조시언이 출국하기 전 그들이 함께 있으면 커플로 오해하곤 했었다. 심지어 학교 다닐 때도 개인 사정을 잘 모르던 선생님도 그들이 조기 연애한다고 오해하고 부모를 불렀다.현재 그들이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오해받고 있다.조시언을 힐끗 바라본 안리영은 그가 여전히 멋있고 나이 들어 보이지 않았다.“네, 맞아요. 삼촌은 담백한 음식을 좋아해요, 고추를 너무 많이 넣지 마세요.”안리영은 일부러 사장님에게 이렇게 말했다.사장님은 멈칫하더니 멋쩍게 웃었다.“직계 가족은 아니죠?”혈연관계가 없었기에 직계가족은 아니었다. 그러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그를 친자식처럼 키웠기에 직계가족이나 다름없었다.이 화제에 유난히 민감한 그녀는 급히 사장님의 질문에 대답했다.“맞아요, 직계가족이에요.”그 상황을 말없이 지켜보던 조시언은 자리를 찾아 앉았다.안리영은 한숨을 쉬고 조시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삼촌, 뭐 마실래요?”“옆 가게에서 밀크티를 주문했어, 조금 있으면 가져다줄 거야.”조시언의 행동에 안리영은 놀랐다.‘언제 밀크티까지 주문한 거야? 왜 나는 모르지?’그러나 그의 이 모든 변화는 안리영에게 그가 여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예전의 그는 그녀가 밀크티와 쌀국수를 먹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다. 이
소름이 돋은 안리영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왜 또 만난 거야?”반갑지 않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들어 인사했다.“삼촌.”검은색 셔츠에 짙은 색의 바지를 입은 조시언은 항상 변함없는 옷차림이었으나 안리영은 그를 볼 때마다 처음 만난 것만 같았다.“여긴 볼일이 있어서 온 거야?”조시언은 또다시 안리영에게 물었다.안리영은 고개를 흔들었다.“아니, 친구가 여기에 있어.”“도움이 필요해?”조시언이 안리영에게 말했다.안리영은 생각에 잠겼다. 현재 윤지원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녀가 조시언에게 말한다면 그는 도울 것이다.그런데 윤지원이 그녀더러 함소은을 찾아가라고 했기에 그에게 말할 필요가 없었다.“아니, 고마워 삼촌.”안리영의 말에 가볍게 대답한 조시언이 물었다.“오늘 휴무야?”“응.”안리영은 대답하고 바로 후회했다. 조시언이 뭐라고 말할지 예측하였기 때문이다.그녀가 알고 있는 그는 필요 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안리영의 생각대로 조시언이 그녀에게 물었다.“그럼 같이 밥이나 먹을까?”그 당시 서로의 마음을 알아버린 이후부터 그에 대한 감정이 달라진 그녀는 조시언과 단둘이 있는 것이 불편했다.“아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안리영은 거절했다.“너에게 물어볼 게 있어, 아니 너랑 할 말이 있어.”조시언도 그녀의 말을 거절했다.조시언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시간을 얼마 뺏지는 않을게, 그리고 너도 점심은 먹어야 할 거 아니야.”그랬다. 마침 열두 시였다. 모든 것이 그렇게 공교로웠다.조시언이 말을 들은 나는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었고 또 그는 할 말이 있다고 하였기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뭘 먹고 싶어?”차에 타자 조시언이 안리영에게 물었다.“아무거나.”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거나 다름없었다.조시언은 핸들을 잡고 말했다.“그럼, 네가 좋아하는 매운탕 먹자.”확실히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하지만 부잣집 도련님 기품이 넘쳐흐르는 조시언과매운탕을 먹는다면 그녀 자신을 매운탕에 넣어서 끓여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