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연이 떠난 후의 장례 문제 때문일까?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그 답은 소지훈만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나중에 기회가 생긴다면 물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기회조차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소지훈과 나는 병원에서 두 번 스쳐 지나갔을 뿐이었다. 유희연이 세상을 떠난다면, 소지훈이 더 이상 이곳에 나타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마주칠 일도 없을 것이다.나는 병실의 침대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한 번 더 바라보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했다.“희연 씨, 편히 쉬어요.”그렇게 병실을 나와 안리영을 찾으러 갔지만 그녀는 또다시 수술 중이었다. 나는 바로 병실로 돌아가지 않고 병원 바깥에 있는 정원으로 향했다.“지원 씨.”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돌아보니 유희연의 아버지가 서 있었다. 그는 혼자였고 급하게 달려왔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가 나를 찾아온 것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아저씨.”“지원 씨, 정말 죄송합니다. 유희연 엄마가 워낙 충격을 받아서 그랬어요.”그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괜찮아요, 아저씨. 이해합니다.”나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유희연의 아버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에게는 딸이 하나뿐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그 아이가 떠나면 우리는 딸이 없게 되는 거죠.”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절망이 묻어 있었다. 그를 바라보니, 겨우 쉰 살 정도로 보였지만 머리는 이미 희끗희끗해져 있었다.유희연이 사고를 당한 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그녀는 살아 있지만 부모님과 대화를 나눌 수도 없고 "엄마, 아빠"라고 부를 수도 없다. 그런 침묵 속의 고통이 그들에게도 계속해서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그제야 나는 그들이 유희연을 보내기로 한 이유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유희연은 깨어날 수 없는 상태였다.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것은 그녀를 편히 쉬지 못하게 만들 뿐 아니라 부모님의 마음도 갉아먹고 있었다.“지원 씨.”유희연의 아버지는 망설이며 입을 열었다.“부모님이 누구신지 여쭤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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