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소영은 자신의 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었다. 이번 수술이 성공하면 새 삶을 살게 되겠지만 실패하면 지금의 모든 것은 단지 기억으로 남을 뿐이다.“앞으로 이런 생활을 즐길 날이 훨씬 많아질 거야.”나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부딪히며 말했다.“날 믿어.”“언니, 우리 오빠 있잖아요. 겉으론 강한 척해도 속은 여리고 말도 잘 못하고 고집도 세요. 그러니까 너무 싸우지 마세요.”진소영이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처음엔 그녀가 수술을 앞두고 걱정이 많아 그런 말을 하는 줄 알았다.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는데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언니, 저도 알아요. 요 며칠 일부러 오빠 혼내주고 계신 거죠?”그 말에 나는 살짝 당황해 손가락으로 그녀를 찌르며 말했다.“꼬맹아, 별생각을 다 하네. 그런 거 아니야.”“언니, 저 어리다고 무시하지 마세요. 로맨스 소설 엄청 많이 읽었거든요. 다 알아요. 정말 다 안다고요.”진소영은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는 웃으며 인정했다.“그래, 맞아. 오빠가 너무 강한 척하길래 끝까지 한번 보자고 했어. 근데 뭐 삼십 년 넘게 혼자 살던 사람이야. 며칠쯤 이런다고 어떻겠어.”“그래도 오빠는 내 오빠잖아요. 오빠는 정말 나를 목숨처럼 아끼거든요. 내가 어떻게 오빠를 안 걱정하겠어요?”진소영은 아이스크림을 한 입 먹고 나서 말했다.“우리 오빠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오빠고 제일 멋진 남자예요.”그 말에 나는 울컥해 눈물이 날 뻔했다.“나도 너희 오빠한테 정말 잘할게.”“알아요. 제가 언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알았어요.”진소영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그러니까 너도 걱정하지 말고 건강을 잘 챙겨. 건강해지면 우리 둘이 함께 네 오빠를 더 아껴주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오빠가 되게 말이야.”나는 그녀를 격려하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우리 약속해요.”진소영은 손가락을 내밀었다.“정말 어린 애 같네.”나는 웃으며 그녀와 손가락을 걸었다.“언니, 오늘 바로 저 병원에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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