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율의 입가에 미묘한 미소가 번졌다. “지민 씨는 왜 그쪽에 CCTV가 없다고 생각한 거죠?”지민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리며 당황한 빛을 띄었다. 이내 무언가 잘못됐음을 깨닫고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 저도 서율 씨를 오해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깨어나자마자 효연에게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그쪽에는 CCTV가 없다고 하더라고요.”본능적으로 핑계를 댔지만, 서율의 평온한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지민 씨는 제가 당신을 밀었다고 확신한 건가요?”지민은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곳에 정말로 CCTV가 있는 건지 아니면 서율이 속임수를 쓰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확인했을 때 분명 그 위치에는 CCTV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밀려왔다.지민은 깊은숨을 들이쉬고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서율 씨, 사실 저도 당신이 의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지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효연이 비웃으며 소리쳤다. “지민이가 누구 때문에 업무에서 몇 번이나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 또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우연이라니, 그 말을 누가 믿어?”서율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답했다. “효연 씨, 제가 지민 씨를 일부러 곤란하게 한 게 아니라, 지민 씨가 업무 중에 실수한 일이 있을 뿐입니다.”효연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 “일을 조금 실수했다고 무릎을 꿇게 만들다니, 그게 당연한 거야? 자기가 여왕이라도 되는 줄 아나 봐?”서율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니요, 제가 말하기도 전에 스스로 무릎 꿇은 건지도 모르잖아요?”“문서율, 너...” 효연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서율을 향해 다가서려 했으나, 도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두 사람을 막아섰다.“그만해.” 도혁은 서율을 향해 경고의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문서율, 제발 일을 크게 만들지 마.”서율은 지친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먼저 문제를 일으킨 건 아니잖아.”지민은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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