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연은 도혁을 보자마자 서율을 가리키며 그에게 바로 불평을 늘어놓았다.“도혁 오빠, 회의가 곧 시작될 텐데 이 여자가 억지로 회의실에 들어가려고 했어요! 지민이가 회의가 끝난 후에 얘기하라고 설득했는데도 전혀 말을 듣지 않더라구요! 들어가면 회의에 방해될까 봐 제가 막았는데, 오히려 저를 밀쳐서 넘어지게 했어요!”효연은 도혁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을까 봐 서둘러 덧붙였다. “지민과 정 비서님도 다 보셨어요. 못 믿으시겠다면 두 사람한테 물어보세요!”도혁의 눈길이 서율에게로 향했다. “날 찾아온 이유가 뭐지?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거야?”그의 말투는 차분하고 냉정했지만, 예전처럼 서율의 행동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말을 걸어오는 점에서 약간의 변화가 느껴졌다. 하지만 서율은 비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겉으로는 차분해 보였지만, 그의 말투에서 효연의 말을 어느 정도는 믿고 있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율은 도혁에게조차 시선을 주고 싶지 않았다.서율은 아무 말 없이 회의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회의실 앞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손목이 도혁에게 붙잡혔다.서율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손 놔.”“문서율, 대체 왜 이러는 거야?”서율은 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변도혁, 손 놓으라고.”도혁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문서율...”서율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도혁의 손을 힘껏 밀어내며 그에게서 벗어났다. 감정이 북받쳐 오른 서율은 의도치 않게 힘을 꽤나 세게 줬고, 도혁은 잠시 균형을 잃고 물러섰다. 그가 다시 서율을 잡으려던 찰나, 그의 시선이 서율의 손목에 남은 멍 자국에 닿았다. 그 순간, 도혁의 표정이 잠시 흔들렸다.도혁이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서율은 이미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효연은 이를 놓칠세라 토끼처럼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뒤쫓았다. 지민이 급히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서율이 회의실에 들어서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일부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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