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정은 전화를 확인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희 아빠한테 전화왔네.” 문미정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핸드폰 너머에서 육경석이 서율을 만났는지, 서율은 어떻게 지내는지, 그리고 도혁은 어떤지 물어보는 것이 들려왔다. 문미정은 하나하나 답하며 도혁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애정 어린 말투를 숨기지 않았다. 서율은 옆에서 그 대화를 듣고 있었고, 몇 번이나 끼어들어 뭔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문미정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결국 입을 다물었다. 솔직히 말해서, 서율은 문미정이 이렇게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오랜만에 본 것 같았다. 약 10분 정도 대화가 이어진 후, 문미정은 전화를 끊었다. “서율아, 아까 뭘 말하려고 했니?” “별거 아니에요.” 서율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진실을 털어놓지 못했다. “그냥... 우리 집 상황은 당분간 도혁이에게 말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제가 직접 얘기할게요.” 문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도혁이 같은 사람이면 그 사실을 알아도 별로 문제가 될 것 같진 않구나. 하지만 어쨌든 우리가 먼저 숨긴 거니, 나중에 잘 설명해서 부부 관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 서율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문미정에게서 들은 바에 따르면, 문미정은 최대 한 달 정도만 머무를 예정이었다. 어차피 도혁이 한 달에 몇 번이나 집에 올까 말까 한 상황이니, 서율은 도혁이 출장 간다는 핑계를 대면 대충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서율이 직접 밥상을 차린 순간, 도혁이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온 도혁을 보고 문미정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도혁아, 무슨 일이니? 율이는 네가 오늘 야근한다고 했는데.” 도혁은 순간적으로 서율의 속셈을 알아차리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서율을 한 번 쳐다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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