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Chapter 801 - Chapter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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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화

사람은 지나간 일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항상 무의식적으로 당시 자신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변명을 찾아 자신을 도덕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한다.마치 아까의 연정우와 지금의 박한빈처럼.같은 일이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말하는 듯 아예 다른 일로 변했다. 그렇지만 성유리는 더 이상 질문을 이어가지 않았다.어쨌든, 과거의 자신은 결국 박한빈을 선택했다.그리고 지금 성유리는 알게 되었다. 박한빈이 당시 마을로 간 것도, 다쳤던 것도 전부 자신 때문이었다.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이 방면에서 보면 박한빈은 성유리에게 진심이었다.그래서 그녀는 현재 자신의 감정을 믿어야 했고 과거의 선택도 믿어야 했다.성유리는 더 이상 생각을 이어가지 않으려 했고 그저 고개를 들어 박한빈을 바라보았다.잠시 박한빈과 눈을 마주치다 성유리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네.”성유리의 대답을 들은 박한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이미 성유리는 자신의 양어머니를 만나본 적이 있었다.박한빈이 말한 대로 그녀의 상황은... 정말 좋지 않았다.지금은 그저 몇 가지 기계에 의존해서 겨우 생명 징후를 유지하는 상태지만 그 기계들이 없으면 하루도 못 버틸 것이다.성유리는 이렇게 사는 것이 양어머니에게 고통이 되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성유리는 아픈 사람 대신 선택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손을 꼭 잡고 누워있는 사람에게 ‘엄마’라고 불렀다.그럼에도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옆에 있는 심박수 기계조차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게... 성유리는 오히려 정상처럼 느껴졌다.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기적 같은 장면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니까.돌아가는 길에 성유리는 전화를 받았다.“저... 성유리 맞니?”수화기 너머 낯선 목소리가 조금 망설이는 듯 말을 꺼냈다.“누구세요?”성유리는 대답하면서 옆에 있는 사람을 힐끔 쳐다보았다. 박한빈은 원래 그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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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류수미라는 분은 또 누구예요?”약속한 장소로 가는 길에 성유리가 먼저 박한빈에게 물었다.“전에 박한빈 씨가... 불필요한 사람들을 만날 필요 없다고 했잖아요?”성유리는 매일 집에 있긴 싫었지만 병원에서 연정우를 보고 난 후, 과거 사람들에 대해 모르게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었다.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사하나라는 사람은 기억나?”박한빈이 물었다.사하나?이 이름은 성유리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마치 전기에 감전된 듯한 전율이 느껴졌고 성유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 느낌은 박한빈을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했다.성유리는 사하나를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사하나... 그럼 류수미 씨는 사하나 씨의 어머니인가요?”성유리가 물었다.“사하나 씨는 제가 아는 사람인가요?”“응. 잘 알지. 그 사람은 너랑 제일 친했던 친구였어.”“친구?”성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저한테 친구도 있었나요? 그런데 왜 그동안 저한테 이런 말은 안 해줬어요? 저는 지금까지 사하나라는 사람을 본 적도 없는데. 그럼 그 사람은...”“사하나 씨는 이제 이 세상에 없어.”박한빈이 바로 대답했다. 사실 그는 잠시 망설였었다.하지만 이미 상황은 이렇게 된 이상, 성유리가 과거 사람들과 마주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후 지나간 일에 대해 숨기지 않기로 했다.박한빈의 말이 떨어지자 성유리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박한빈을 응시하며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처음에 성유리는 박한빈이 장난을 치는 거라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기억을 잃은 자신을 놀리기 좋아했으니까.하지만 지금, 박한빈의 표정은 너무도 진지했다.성유리는 그렇게 한참을 박한빈을 쳐다보다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사하나 씨는... 어떻게 세상을 떠났어요?”“음... 하늘이를 구하려다 죽었어.”박한빈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사하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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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성유리의 모습은 아주 평온했다.사실, 박한빈은 이때 성유리가 기억을 잃은 것이 어쩌면 더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예전의 성유리였다면 사하나에 대한 감정 때문에 지금처럼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었다.“너는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박한빈이 성유리에게 되물었다.성유리는 그런 그와 잠시 눈을 맞춘 후,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고 거리의 네온사인이 성유리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바로 옆에 앉아 있던 박한빈은 성유리의 미세하게 찡그려진 미간을 볼 수 있었다.그는 성유리의 손을 본능적으로 더 세게 잡아줬다.“만약 제 생각이 맞다면... 박한빈 씨는 지금 복수를 계획하고 계시겠죠?”순간, 성유리가 나지막한 소리로 입을 열었다.비록 성유리가 과거의 일을 잊었고 박한빈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는 확신이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박한빈의 계획은 바로 성유리의 추측대로였다.그는 잠시 멈칫했지만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성유리의 대답에 박한빈은 조금 놀랐다.“하지만 박한빈 씨는 사람을 죽이는 일은 하지 않겠죠?”성유리가 다시 박한빈에게 물었다.“물론 그럴 일은 없어.”“네.”성유리가 말을 마친 후에도 박한빈은 여전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확실히 탐구하는 느낌이 담겨 있었다.박한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에 성유리 또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사실 저도 궁금해요.”“뭐가 궁금한데?”“제가 기억을 잃기 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요.”...길이 막히는 바람에 박한빈과 성유리가 도착했을 때, 사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다 도착해 있었다.박한빈은 도착하고 나서야 그 장소에 연정우도 초청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의 모습은 마치 사씨 가문에서 태어난 친아들처럼 보였다.그리고 병원에서 성유리와 연정우가 만난 일이 떠오르면서 사씨 가문 사람들도 아마 성유리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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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박한빈은 평소답지 않게 아주 공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의심스럽고 불안하게 만들었다.그러나 사민혁과 류수미는 훨씬 차분했는데 박한빈을 따라 술잔을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괜찮습니다. 사람만 무사히 찾았으면 됐죠.”“많이 감사드립니다, 사 대표님.”두 사람은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고 잔을 비운 후, 박한빈은 다시 성유리를 힐끔 쳐다보았다.한편, 성유리는 아주 집중한 얼굴로 사씨 부부를 쳐다보고 있었다. 무언가를 떠오른 듯, 혹은 그냥 열심히 그 무언가를 생각해 내려고 애를 쓰듯 말이다.성유리의 이런 아주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류수미는 몹시 불안해 보였다.그녀는 술잔을 쥐고 잠시 망설인 후, 성유리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그럼 그동안 왜 연락이 없었니? 박 대표님이 여기서 널 얼마나 찾고 있었는지 알아? 네가 연락이 안 된 게... 혹시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거니?”류수미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그녀는 성유리의 표정을 살피며 뭔가를 알아내려고 했다. 비록 성유리가 기억을 잃었다는 것은 이미 연정우에게서 들었지만 그 이야기는 아직도 불확실했다.류수미는 사건의 진위를 확신할 수 없었고 더 걱정스러웠던 건 성유리가 사실 연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성유리는 류수미에게 하나도 숨기지 않고 말했다.“저는 과거의 일들을 다 잊었어요. 만약 박한빈 씨가 저를 찾아주지 않았다면 지금도 제 자신이 누구인지 몰랐을 거예요.”“그렇지만 이 도시에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요즘... 몇 가지 일이 생각나기 시작했어요.”그 말에 류수미의 낯빛은 더욱 창백해졌다.“뭐가 기억난 건데?”류수미의 그 다급하고 혼란스러운 목소리는 무언가를 드러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거의 반사적으로 자기 남편에게 시선을 돌렸다.사민혁도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손을 뻗어 류수미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저도 잘 모르겠어요.”성유리는 고개를 푹 숙이고 기억이 나지 않아 고통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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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박한빈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먼저 사민혁에게 물었다.“사 대표님, 오늘 저희를 부른 이유가 단지 저희를 걱정하기 위해서만은 아니겠죠?”그의 말에 사민혁은 잠시 멈칫하다가 입술을 오므렸다.“저는 이미 지화 그룹의 상황을 다 알고 있습니다.”박한빈이 곤란해하는 사민혁을 보며 계속 말했다.“비록 약육강식, 이 사회의 법칙은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대표님, 혹시 주변의 협력자들을 신뢰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이 말에 연정우의 표정이 삽시간에 변했다. 그러나 그는 곧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박한빈에게 물었다.“박 표님, 지금 그게 무슨 의도로 하시는 말씀이시죠? 저희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건가요?”“갈라놓다니요?”박한빈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천천히 대답했다.“연정우 씨는 자기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한 일들, 제가 갈라놓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엉망이 돼버렸을 텐데요.”연정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무슨 반박이라도 더 하려던 참에, 박한빈은 다시 사민혁을 보며 말했다.“사 대표님께서는 지금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시겠죠? 하지만 내일 신문을 보면 아실 겁니다. 사실, 당신들이 전에 인수한 지화 그룹의 주식은... 생각하시는 만큼 가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두 달 전, 저는 지화 그룹 대부분을 이미 이전했습니다. 사업이 너무 오래되다 보니 자신이 공로자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회사에서 먹고 살고 있었죠.”“지화 그룹 같은 대기업은 그런 사람들이 발목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 회사를 설립하고 지화 그룹의 이익을 그곳으로 이전했죠.”“물론, 전부는 아닙니다.”박한빈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남은 것들은... 아마 사 대표님과 연 대표님이 앞으로 많이 신경 쓰셔야 할 겁니다.”박한빈의 말은 간단해 보였지만 그 무게는 그 짧은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의 방식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수단이었다.만약 이게 다 우연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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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극심한 통증이 배에서 전해지자 연정우는 너무 아파 박한빈 앞에 무릎을 꿇을 뻔했다.그가 이를 악물고 머리를 들었을 때, 박한빈은 이미 일어나서 성유리를 자신의 뒤에 세워둔 상태였다.박한빈의 날카로운 시선은 연정우를 향해 있었는데 눈빛에는 경멸의 감정과 결국 자기가 이겼다는 당당함이 담겨 있었다.“지금 연정우 씨가 찾아가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닌 사 대표님입니다. 이 일들이 어떻게 된 건지, 대표님께 어디 한번 잘 설명해 보시죠.”박한빈이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며 사민혁을 힐끔 쳐다봤다.한편, 사민혁의 얼굴은 이미 잿빛으로 변했고 숨이 잘 안 쉬어지는 듯 가슴은 격렬하게 오르내렸다.나이도 있는 탓에 사민혁은 마치 곧 실신할 것 같았다.하지만 박한빈은 더 이상 그에게 신경 쓰지 않고 성유리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성유리는 박한빈을 따라가는 와중에 연정우를 잠깐 쳐다봤다.연정우는 여전히 이를 악문 채 성유리를 강하게 응시하고 있었다.그 눈빛... 성유리는 그것이 낯익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히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눈빛이었다.성유리는 다시 고개를 돌려 사민혁과 류수미를 쳐다봤다.그러나 그녀가 자세히 보기도 전에, 박한빈은 이미 성유리를 데리고 그곳을 나섰다.결국, 성유리가 참지 못하고 먼저 박한빈에게 물었다.“저 안에서...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걱정 마. 내가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어. 사민혁 씨에게 정말로 일이 생기면 병원에 데려갈 사람들이 있을 거야.”그의 말에 성유리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는 무언가 떠오른 듯 박한빈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그래서... 이게 박한빈 씨가 오늘 밤 류수미 씨와 한 약속의 목적이었어요?”박한빈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되물었다.“너도 잘했어. 방금 사민혁 씨를 속인 거야? 아니면 정말로 뭔가 떠오른 거야?”“음...”“음이 뭐야? 진짜 뭔가 기억났어?”성유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요. 전 그냥 그들의 반응을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이제 너도 알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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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잠깐 흐르던 적막을 깨며 성유리가 먼저 물었다.“아까 너 밥도 별로 안 먹었잖아. 그래서 너랑 같이 매운탕 먹으러 가려고.”“매운탕?”성유리는 갑자기 웬 매운탕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 박한빈을 쳐다봤다.마침 그때, 박한빈이 성유리를 손을 꼭 잡으며 대답했다.“응. 예전에 정말 좋아했잖아. 가고 싶어?”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옅은 미소가 떠 있었는데 아까 연정우와 사씨 가문과 대화할 때의 차가운 표정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하지만 이런 모습은 성유리에게 낯설지 않았다.이런저런 생각이 든 성유리가 진지한 얼굴로 박한빈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가 다시 고개를 돌려 성유리를 쳐다봤다.“응?”성유리는 그제야 박한빈이 자신의 의견을 묻고 있다는 것이 떠올라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차는 그렇게 다른 길로 들어서더니 마지막엔 어느 한 쇼핑몰 앞에 멈춰 섰다.오늘은 마침 주말이라 쇼핑몰 안은 꽤 사람이 많았다. 그 바람에 박한빈과 성유리가 매운탕 집에 도착했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 대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직원의 말에 박한빈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는 고개를 돌려 성유리에게 다른 집으로 갈지 물어보려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앞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곳엔 아늑한 분위기의 케이크 가게가 있었는데 입구에는 귀여운 모양의 솜사탕이 한 줄로 진열되어 있었다.“솜사탕 먹고 싶어?”박한빈이 묻자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곧 자신이 이제 그런 걸 먹을 나이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다시 고개를 저으려 했다.그러나 성유리가 말릴 틈도 없이 박한빈은 이미 케이크 가게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성유리는 멍한 상태로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잠시 후, 박한빈은 손에 솜사탕 하나를 든 채로 성유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핑크색과 귀여운 곰 모양은 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그가 걸어오는 동안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몽땅 박한빈에게 집중되었지만 그는 전혀 불편해하지 않는 듯 자신 있게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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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박한빈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그날 밤, 사민혁은 정말로 병원에 실려 갔다.사실 그들의 작전이 실패할 것을 사민혁은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이렇게 감정적으로 흔들리게 만든 것은 바로 믿었던 연정우의 배신이었다.사민혁이 연정우를 얼마나 신뢰했는지는 주변 사람들 거의 모두가 알고 있었다.그는 이미 아내와 몰래 상의했었다. 앞으로 두 사람이 떠난 후, 남은 재산을 연정우에게 넘기겠다고.어차피 자식도 먼저 떠나보냈으니 자신이 그토록 믿는 연정우에게 남겨주는 것이 나쁜 선택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결국 사하나는 떠났고 만약 연정우가 아니었으면 그들이 그 시간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기에 그들에게 연정우는 더 이상 그들의 아들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민혁은 자신이 그렇게 신뢰한 사람이 결국 뒤에서 칼을 꽂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사민혁이 병상에 누워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류수미는 모든 분노와 불만을 연정우에게 쏟아냈다.“어떻게 네가 이럴 수 있어? 나랑 우리 남편이 너를 얼마나 믿었는데!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그녀는 거의 목이 터져라 외쳤다.그때 류수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회사는 이제 완전히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워졌다.모든 것이 마치 천천히 기울어지는 빌딩 같았고 그들은 곧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그럼에도 류수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어머님,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연정우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오해? 지금도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 모든 일, 네가 다 계획한 거잖아! 항공권도 네가 예매했지?”“하지만 저는 한 번도 혼자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연정우의 대답에 류수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제가 전에 그랬죠. 저는 하나 씨와 친구였다고. 하나 씨가 떠나면 남겨진 부모님을 잘 돌보겠다고요. 그런 제가 어떻게 두 분을 버리고 홀로 떠날 수 있겠어요?”연정우의 말에 류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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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근데... 성유리는 과거의 일을 다 잊지 않았니?”“누가 유리가 정말 잊었는지, 아니면 연기인지 알겠습니까?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어쨌든 유리가 정말 잊었더라도 하나 씨가 하늘이를 구하려다 죽은 것은 사실이잖아요?”“그렇긴 하지...”“지금 성유리가 돌아서서 박한빈 씨와 함께 어머님과 대표님께 대적하려고 하는 게 과연 맞는 일입니까?”류수미는 더 이상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아니면 어머님이 가셔서 성유리와 얘기 좀 해보시겠습니까?”연정우가 다시 묻자 류수미는 그를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지금 밖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주주들이 대표님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표님께서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어머님, 정말 두고만 보실 겁니까?”연정우의 마지막 물음에 류수미는 금세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렇긴 하지.”“걱정 마십시오. 여기서 저는 대표님을 돌봐드릴 겁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박한빈 씨의 움직임을 막는 일이죠.”류수미는 연정우를 한 번 더 바라본 후, 병상에 누워 있는 사민혁을 쳐다보았다.충격이 너무 컸던 탓인지 사민혁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의사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지만 언제 깨어날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사실 류수미는 지금 당장 떠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연정우의 말도 맞다.지금은 박한빈의 행동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고 사업적으로 그와 대립하는 것은 불가능했다.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연정우가 말한 대로 성유리에게 접근해서 그녀를 설득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연정우의 말처럼 사하나가 이미 세상을 떴는데 성유리가 이제 와서 박한빈이 사씨 가문을 공격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 아닌가?류수미는 생각보다 빠르게 실버 포레스트에 도착했는데 성유리도 마침 안에 있었다.가사도우미에게 연락을 받은 성유리는 천천히 위층에서 내려왔다.그녀는 방금 자신 그린 과거 작품들을 보고 있었기에 머리는 대충 묶여 있었고 약간 헝클어져 있기도 했다.아래로 내려온 성유리는 류수미가 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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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류수미가 너무 강한 힘으로 성유리의 뺨을 때린 바람에 그녀의 얼굴은 맞은 즉시 빨갛게 부어올랐다.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가사도우미가 잔뜩 굳은 얼굴로 달려들어 류수미를 막아섰다.“다 비켜!”류수미는 여전히 화를 못 이기겠다는 듯 이를 악물며 외쳤다.“성유리, 너는 정말 은혜를 원수로 갚는 악랄한 년이야. 하나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만약 하나가 아니었으면 너는 벌써 죽었을 거야.”“그 몇 년 동안, 너는 개보다 못한 삶을 살았어. 하나가 너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줬는지도 기억 안 나? 우리 하나가 결국은 네 딸을 구하다가 죽었잖아. 그런데 지금 너는 네 딸을 구해준 사람의 부모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거야?”류수미의 감정은 너무도 격해져 있었다.가사도우미는 애써 류수미를 막으며 박한빈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성유리는 그들을 막고 자신이 직접 류수미 앞에 서서 물었다.“사모님.”가사도우미의 얼굴에는 걱정 근심이 가득했지만 성유리는 못 본척하며 류수미에게 다가가 말했다.“뭐 하나만 여쭤볼 게 있어요.”“뭔데? 너...”류수미의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성유리가 다시 물었다.“제가 전에 실종되고 다쳤던 일... 사모님이랑 관련이 있는 건가요?”그 짧은 말 한마디는 류수미의 모든 행동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담방이라도 폭발할 듯했던 분노도 한 순간 사그라든 것 같았다.“나...”류수미는 입을 뻥끗거렸지만 이미 낯빛은 새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그러니까 사모님은 다 알고 계셨던 거네요? 아니면... 사모님께서 주동자셨나?”“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내가 무슨 주동자라는 거야? 그건 분명히 사고였어. 그때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나는...”류수미는 급히 부인했지만 금세 깨달았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너무 많이 했다는 사실을.그리고 류수미는 성유리가 기억을 잃은 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다 잊어버렸다며? 그럼 방금...’“너 지금 나를 떠보려는 거야?”류수미는 불신이 가득한 눈으로 성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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