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Bab 791 - Bab 800

877 Bab

제791화

시끄러운 소리에 채 회장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처음에는 누군가 소란을 피우러 온 줄 알았다.보디가드를 시켜 나가보라고 할 참이었지만, 그 순간 마주 오는 사람을 보고 움직임이 멈췄다.검은색 슈트에 안에는 하얀 셔츠를 입어 깔끔하고도 단정하지만 손에 부상이 있는지 재킷은 어깨에 걸쳐져 있었다.단정하게 올린 머리, 뚜렷하고 날카로운 이목구비. 완벽한 얼굴선과 강렬한 존재감은 그 순간 파티장의 모든 것을 무색하게 만들었다.그리고 그와 함께 얼굴이 하얗게 질린 사람이 또 한 명 있었다.바로 연정우였다.다른 사람들은 놀랐지만 오직 연정우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당황하고 있었다.‘이게 뭐지? 박한빈이... 살아 있다고?’‘아니, 이건 말도 안 돼.’만약 박한빈이 살아 있었다면 연정우가 보내둔 사람들이 아무런 소식도 전하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아니, 정말 살아 있었다면 그동안 자신이 벌인 일에 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던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눈앞의 이 사람은 명백히 박한빈이었다.연정우는 지금 자신이 혹시 꿈을 꾸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박... 박 대표님?”숨 막히는 정적을 깨뜨리며 채 회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의 목소리에는 박한빈의 등장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선명한 불신이 담겨 있었다.박한빈은 곧장 이쪽으로 걸어왔다.그리고 마침내, 채 회장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손을 쓱 내밀었다.“채 회장님, 오랜만입니다.”익숙한 억양, 익숙한 목소리. 그리고 그 익숙한 미소, 더불어... 그 눈빛까지.연정우는 여전히 술잔을 쥐고 있었지만 손끝에 힘이 들어가 유리잔이 금방이라도 깨질 듯했다.“박 대표님... 그동안 어디 계셨던 겁니까?”채 회장이 모든 사람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대신 던졌다.“아, 그냥 한동안 어디서 휴가를 좀 보내고 있었습니다.”박한빈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그쪽 신호가 별로라서요. 돌아오고 나서야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졌다는 걸 알았습니다.”그는 말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그 순간,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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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연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눈앞에 나타난 사람이 정말 박한빈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이내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질문과 안부를 쏟아냈다.“그동안 어디 계셨던 겁니까?”“어쩌면 그렇게 아무 소식도 없이 계셨던 거예요?”“역시 기자들의 정보는 믿을 게 못 되네요. 그래도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박 대표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사실 지금 지화의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타고난 아우라가 있다.어떤 환경에 처하든, 어떤 상황을 맞닥뜨리든, 결코 흔들리지 않는 태도.그리고 그런 태도는 주변 사람들까지도 자연스럽게 믿고 따르게 만든다.연정우는 그런 박한빈을 차갑게 바라보았다.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는 듯, 몸을 돌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박한빈 씨는 대체 언제 돌아온 겁니까? 그리고... 저 사람 혼자 돌아온 게 맞아요?”만약 박한빈이 돌아왔다면 성유리는 어디 있을까? 지금 박한빈의 태도는 연정우가 보기에 어딘가 이상했다.실종되기 전까지 자신을 향해 그토록 적대적이던 사람이 오늘은 먼저 인사까지 건넸고 심지어 성유리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설마...“대표님, 확인해 보니 박한빈 씨는 혼자 돌아온 게 맞습니다.”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보고에 연정우의 미간이 더 잔뜩 찌푸려졌다.“확실해요?”“음...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박한빈 씨가 의도적으로 흔적을 감췄다면...”“이 무능한 것들!”연정우는 생각할 것도 없이 날 선 말을 내뱉었다.“그래, 당신들이 그 정도라도 알았으면 박한빈이 금성에 돌아왔다는 것조차 몰랐겠습니까?”이를 악물고 있던 그는 다시 명령을 내렸다.“계속 조사하세요. 성유리가 지금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아니, 설령 시신일지라도... 당장 찾아내십시오.”연정우는 박한빈과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오히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결코 밀릴 리 없었다.단, 한 가지 경우만 제외한다면.박한빈이 정말로 성유리를 찾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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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박한빈이 연회장에서 급히 돌아온 이유는 하늘이가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그것도 마치 아이의 세상이 무너진 듯 아무리 달래도 달래지지 않는 울음이었다.그동안 하늘이가 눈물을 보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어린아이처럼 굴며 오열하는 건 처음이었다.사실 오늘까지만 해도 하늘이는 성유리를 보고 한없이 기뻐했었다.그 품에 안긴 채 좀처럼 떨어지려 하지 않았을 정도로.하지만 지금, 성유리는 바로 옆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박한빈은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곧장 하늘이 앞에 쪼그려 앉았다.“그만 울어.”그러나 하늘이는 박한빈을 한 번 바라보더니 오히려 더욱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박한빈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성유리를 돌아보았다.“애한테 무슨 말이라도 한 거야?”“아니요.”성유리는 옷자락을 조심스럽게 쥐었다가 이내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그냥... 하늘이가 곧 자기 생일이라고 했는데 제가 그걸 잊어버렸다고 했을 뿐이에요.”‘역시 그럼 그렇지.’박한빈은 그다지 놀라지도 않은 채, 조용히 티슈를 뽑아 하늘이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그러고는 아이를 가볍게 안아 들었다.성유리는 그들을 따라가려 했지만 박한빈이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말했다.“일단 네 방으로 돌아가. 곧 갈게.”성유리는 걸음을 멈췄다.하지만 끝까지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박한빈이 하늘이 방의 문을 닫을 때까지도.방 안으로 들어오고 나서도 하늘이는 여전히 훌쩍이고 있었다.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진 탓인지, 한 번 시작된 울음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박한빈은 욕실로 가서 물수건을 적셔 와서는 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얼굴을 닦아 주었다.그리고 나직이 말했다.“전에 말했잖아. 엄마가 몇 가지 기억을 잃었다고.”하늘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에 어린 억울함이 너무나도 선명했다.마치, 다른 기억들은 몰라도 자신의 생일까지 잊어버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듯했다.“나는 오히려 이게 더 좋은 것 같아.”어떻게 달래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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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괜찮아. 내가 달래줬어.”박한빈이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성유리는 그의 말을 듣고도 쉽게 안심하지 못한 듯,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길로 방 안을 힐끗거렸다.“걱정 마. 하늘이는 이미 잠들었으니까.”박한빈은 그렇게 말하며 성유리의 어깨를 감싸안았다.“너도 오늘 많이 피곤했을 텐데 먼저 들어가서 쉬어.”성유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살짝 내려간 시선 속에 감춰진 감정은 분명한 실망감이었다.“이번 주 금요일에 유치원 행사 있대. 네가 참석해 보는 게 어때?”박한빈이 갑자기 그렇게 말하자 성유리는 예상치 못한 말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그동안은 내가 갔었지만... 이번에 네가 가면 하늘이가 더 기뻐할 거야.”성유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제 들어가서 쉬자.”박한빈은 다정하게 말하며 성유리를 침대로 이끌었다.그러나 그 순간, 성유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가 예전에 어떻게 살았는지... 얘기 해줄 수 있어요?”그 말에 박한빈이 순간 멈춰 섰다.“뭐라고?”“그러니까... 예전에 있었던 일들 말이에요.”성유리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하늘이에 대한 것도 괜찮고 아니면 그전의 이야기라도 좋아요.”박한빈은 잠시 말이 없었다.그 순간, 머릿속으로 지난날들이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깨달았다.이야기해 줄 만한 것들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성유리는 묵묵히 박한빈을 기다리다가 그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자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네?”그제야 정신을 차린 박한빈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갑자기 왜 그런 걸 알고 싶어 하는데?”“궁금하니까요.”성유리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그리고 어쨌든 전 다시 박한빈 씨 곁에 돌아왔잖아요. 그런데 아무도 모른다면 곤란하지 않아요?”“꼭 다 알 필요는 없어.”박한빈이 단호하게 말했다.“넌 원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잖아. 그냥 집에서 그림만 그리고 있으면 돼.”성유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얼굴에서 점점 사라지는 미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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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그럼 먼저 자. 난 샤워하고 올게.”“네.”성유리는 짧게 대답하며 몸을 휙 돌렸다.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여전히 박한빈과의 관계는 어색했다.그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돌아서는 순간 그녀의 귀 끝은 살짝 붉어졌다.박한빈은 그런 모습을 보고 장난이라도 치려 했지만 그때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화면에 뜬 이름을 본 순간, 그의 미소는 단숨에 사라졌다.잠시 성유리를 바라본 뒤, 휴대전화를 들고 방을 나섰다.“방금 소식이 들어왔어. 사씨 가문 쪽에서 이미 자금을 회수했대.”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보고.“네가 돌아왔다는 걸 눈치채고 일단 발을 뺐나 보네.”지화 그룹을 삼키기엔 회사의 규모는 너무 컸다.몇 개월이 아니라, 최소 반년은 걸릴 싸움이었다.연정우가 그동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박한빈이 없는 동안 그룹 내부가 어수선했던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사씨 가문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박한빈이 돌아왔다면 이제 더 이상 쉽게 밀어붙일 수 없는 싸움이 될 터였다.자금이 묶이는 상황에서 질질 끄는 건, 심지어 막강한 재력을 가진 사씨 가문조차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이 시점에서 잠시 발을 빼고 박한빈의 움직임을 살핀 뒤 다시 행동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난 그 사람이 이미 늙어서 판단력이 흐려진 줄 알았는데.”박한빈은 피식 웃었다.“그게 아니라... 그냥 연정우한테만 방심하고 있었던 거군.”“그래서 이젠 어떻게 할 건데?”상대방이 바로 본론을 물었다.“지화 쪽은 내가 처리할 거야. 그리고 사씨 가문은...”잠시 뜸을 들이던 박한빈이 말을 이었다.“슬슬 그물을 걷어도 되겠지.”“아직 좀 부족하지 않나?”“그만하면 충분해. 너무 몰아세우다간 노인네가 뛰어내릴 수도 있잖아.”박한빈은 무표정하게 말했다.“괜히 손 더럽히고 싶진 않거든.”“게다가...”그는 잠시 멈추더니 조용히 말을 덧붙였다.“나중에 성유리가 이 사실을 알게 된 뒤에 나한테 화내면 어떡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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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한편, 도시의 반대편에서 연정우는 밤새 한숨도 못 잤다.침실에는 아예 들어가지도 않고 서재에서 밤새 컴퓨터 화면을 주시하며 데이터를 분석했다. 원래대로라면 박한빈이 뭔가 행동을 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무것도 없었다.이미 돌아왔는데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필경 이미 박한빈이 돌아온 상태에서 정말 가만히 있을 리는 없을 테니까.아니면 혹시... 연정우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연정우는 문득 또 다른 사실이 떠올랐다. 박한빈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다른 곳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오늘 직접 확인한 결과, 팔 외에는 별다른 부상이 없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정신이 멀쩡했다는 뜻이다.그런데도 자신을 경계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이 모든 게 박한빈이 미리 파둔 함정이었고 자신이 스스로 빠지길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그 생각이 미치는 순간 연정우는 등줄기에 차가운 식은땀이 흘러내렸다.그는 더 이상 망설일 여유도 없이 즉시 서류를 뒤적이며 데이터를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날이 밝아올 무렵 마침내 작은 단서를 발견했다.‘역시!’연정우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 위에 내던지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럴 줄 알았어. 박한빈을 얕잡아 봐선 안 됐어.’지난 몇 달 동안 모든 일이 유난히 순조로웠다. 마치 누군가가 미리 길을 닦아놓은 것처럼. 처음에는 단순히 운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세상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기울었다고 착각하기도 했다.하지만 이제야 깨달았다.이 모든 것이 박한빈이 계획한 것이었다.해외에서 쓰이는 수법을 국내 주식시장에 그대로 적용하다니... 참 영리한 수다.그렇다면 이제 다음 수는?아마도 바닥을 깎아내리고 자금을 덫에 가둬버리는 것이다.‘틀림없어.’그런데 박한빈이 한 가지 간과한 게 있다.그 자금은 전부 연정우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설령 자금이 묶인다 해도 결국 그건 사씨 가문의 문제다.그러나 자신은 중간에서 이를 실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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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도대체 왜 박한빈 씨는 찾아냈는데 당신들은 몇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도 못 찾은 겁니까? 진짜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 같으니라고!”연정우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터져 나올 듯한 기세가 담겨 있었다.역시 이럴 줄 알았다. 어젯밤 박한빈이 자신을 바라보던 그 눈빛. 그건 단순한 경고가 아니었다.그건 연정우에게 직접 말해주고 있었던 거다.자신은 성유리와 함께 금성에 돌아왔다고.그렇다면 지금까지 자신이 한 일들은? 결국 자신은 이렇게 초라하게 떠나야 하고 박한빈과 성유리는 다시 평온한 삶을 되찾는 건가?‘이건... 말도 안 돼!’“지금 성유리는 어디 있습니까?”연정우가 낮은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그런데 전화기 너머에서 순간 정적이 흘렀다.“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성유리, 지금 지금 어디 있냐고 물었습니다.”“그게... 지금 병원으로 가는 중입니다.”“병원?”“네. 저희가 차를 따라가고 있었는데 병원에 성유리 씨 양어머니가 계시는 것 같습니다.”연정우는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었다.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어디로 가려 했는지, 무엇을 하려 했는지조차 잊어버린 채, 오직 하나만 생각하며 차에 올라탔다.그리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그동안 성유리는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지? 그리고 박한빈은 어떻게 유리를 찾아낸 걸까?’‘성유리가 살아 있었는데 왜 지난 한 달 넘게 왜 소식이 없었던 거야?’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다.그러다 갑자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떠올랐다.‘만약 성유리가 죽지 않았다면 자신이 했던 일들은 어떻게 되지? 그때 휴대폰을 버리긴 했지만 혹시라도 녹음 파일을 따로 백업해 둔 건 아닐까? 아니면 클라우드에 저장해 둔 건 아닐까?’그리고 그날, 성유리를 계단에서 밀어버린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다.순간, 연정우의 표정이 잔뜩 굳어졌다.성유리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는 확신이 서자 손끝에 힘이 들어가며 그 힘에 운전대마저 흔들렸다.차는 곧 성유리가 있는 병원에 도착했다.성유리의 양어머니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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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누구세요라니?’연정우는 성유리와 다시 만난 순간, 수없이 많은 가능성을 떠올렸다.성유리가 자신에게 던질 말들, 그 어떤 대답도 예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막상 진짜 성유리가 던진 질문은 연정우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제가 아마 당신을... 알아봐야 되는 거겠죠?”연정우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잘못 들은 걸까?아니면 눈앞의 여자가 성유리가 아닌 걸까?“죄송해요. 그런데 전 당신이 누군지 기억이 안 나네요.”‘기억이 안 난다고?’연정우는 실소를 터뜨렸다.그러다가 결국 저도 모르게 씁쓸한 웃음이 흘러나왔다.‘이게 무슨 뜻이지? 유리가 지금 나를 잊은 건가?’자신을 향한 감정조차 남아 있지 않을뿐더러 이제는 자신의 존재조차 기억에서 지워졌다는 뜻인가?그 생각이 드는 순간, 연정우는 이빨을 꽉 깨물었다.그리고 성유리를 바라보는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그 시선을 느낀 성유리는 자신이 뭔가 실수를 했다는 걸 바로 깨달았다.그래서 성유리는 급히 말을 덧붙였다.“죄송해요. 전에... 다친 적이 있어서 기억을 조금 잃었어요. 혹시나 실례되는 말을 했다면 이해해 주세요.”그 말에 연정우의 주먹이 느슨하게 풀렸다.하지만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뭐라고?”“제가 전에 다친 적이 있어서... 기억을 잃었다고요.”성유리조차 자신이 그를 아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이 남자의 눈빛은 너무도 강렬했다.그때, 연정우가 갑자기 성큼 다가섰다.“그럼 네가 정말 나를 잊었다는 거야?”성유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눈앞의 남자가 가까워지자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느꼈다.본능적으로 한 발 뒤로 물러나려는 순간, 연정우가 다시 물었다.“그럼... 박한빈이라는 사람은 기억해?”“그 사람은... 제 남편 아닌가요?”연정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가만히 성유리를 바라볼 뿐이었다.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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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그 후로 우리는 함께했고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어. 그런데 박한빈 씨가 비정상적인 수단으로 내 회사를 압박하기 시작했지. 넌 나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박한빈 씨와 함께하는 길을 택한 거야.”“게다가 나는 박한빈 씨가 너를 정말로 사랑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사람이 그렇게 집착한 건 단지 자존심 때문이었고 널 소유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 사람은...”연정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그를 밀어붙였다.그 힘이 워낙 강해 연정우는 뒤로 몇 걸음이나 휘청였고 결국 바닥에 픽 쓰러졌다.하지만 연정우는 마치 고통 따위는 전혀 느끼지 않는 듯,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박한빈이 성유리를 감싸안은 채,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럼에도 연정우는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씩 웃었다.“박 대표님, 이게 그렇게 흥분할 일인가요? 전 단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반가운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그리고 한 박자 쉬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덧붙였다.“아니면... 뭔가 찔리는 거라도 있으신가?”박한빈은 단 한마디도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저 연정우를 쳐다보지도 않고는 성유리의 손을 잡아끌고 가버렸다.그의 걸음은 너무나도 빨랐다.성유리는 박한빈을 따라가느라 한동안 뛰듯이 걸어야 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성유리는 고개를 돌려 다시 연정우를 바라보았다.그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는데 조용히 자신을 보고 있었다.그 눈빛은 마치 이런 말을 전하는 것 같았다.[내가 한 말, 곰곰이 생각해 봐.]성유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그 모습을 본 연정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 순간, 성유리는 무언가 말을 하려 했다.그러나 박한빈이 그녀의 움직임을 감지하고는 단숨에 성유리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았다.그와 동시에, 연정우와의 시선이 완전히 차단되었다.“저 사람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성유리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박한빈이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녀는 고개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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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왜요?”“왜냐고?”박한빈의 목소리에는 이미 짜증이 서려 있었다.“그 사람이 왜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성유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제가 묻고 싶은 건 그게 아니에요. 만약 저 사람이 정말 나쁜 사람이었다면 왜 내가 저런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을까요?”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덧붙였다.“아, 그리고 저 사람이 그러던데 제가 예전에 경운시에서 살았다고 했어요. 그때 저희가 이혼한 거예요?”이미 질문을 던진 이상, 성유리는 제대로 확인하고 싶었다.그 말이 떨어지자 박한빈의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그러나 성유리는 서두르지 않았다.그저 묵묵히 박한빈을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맞아.”결국, 박한빈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너는 한때 저 사람과 결혼할 뻔했어. 하지만 연정우 씨가 널 배신해서 결국 헤어지게 됐지.”“배신이라고요?”“그래. 연정우 씨는 더 많은 투자를 끌어들이려고 자기 전처와 잠자리를 가졌어.”“전처요?”“그래. 그리고 그 여자는 결국 해외에서 죽었지. 넌 그 죽음이 연정우 씨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했어.”“왜죠?”“그 여자가 죽자마자 연정우는 그 여자의 유산을 물려받았거든. 그리고 덕분에 연정우 씨 회사는 다시 살아났지.”박한빈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기억 안 나? 연정우 씨 전처가...”“잠깐만요.”박한빈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탓에 성유리는 한꺼번에 소화할 수 없었다.성유리는 그를 살짝 밀어내며 한 걸음 물러섰다.그러자 박한빈은 입을 다물고 그녀를 지켜봤다.“그 사람의 전처가 누군데요?”“유효정 씨.”“유효정이라...”기억을 잏은 성유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었다.하지만 성유리는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성유리가 망설이고 있는 사이, 박한빈이 단호하게 말했다.“너는 굳이 그걸 기억할 필요 없어. 중요한 건 연정우 씨가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뿐이야.”성유리는 평소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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