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대표님, 오랜만입니다.”누군가가 연정우에게 인사를 건네는 소리를 들은 박한빈은 순간 바짝 긴장했다.하지만 티 내지 않으려 표정 관리를 하며 앞에 있는 사람과 계속 얘기를 나눴다. 사실 오늘 이 연회장에 박한빈은 오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주최자와 사이가 꽤 좋았던 박한빈은 행여나 주최자가 오해할까 봐 오늘 밤 연회장으로 와 얼굴이나 비추려 했다.원래부터 오고 싶지 않았던 장소에서 하필이면 보기 싫은 사람과 마주쳐버린 박한빈은 사실 연정우와 성유리가 다시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진즉에 알고 있었다.며칠 전, 에릭이 연정우와 성유리가 손을 잡고 다정히 있는 모습을 몰래 찍어 박한빈에게 보내줬기 때문이다.이미 성유리에게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은 박한빈을 에릭은 재미난 장난감을 대하듯 매일같이 그를 건드리고 쿡쿡 찔러댔다.‘내가 고통스러워해야 이 자식이 기뻐하나?’박한빈은 도대체 에릭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는 혹시 에릭이 지금 과거 자신이 성유리에게 한 행동들이 얼마나 비참하고 우스운지를 알려주려고 이러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해보았다.그 이유가 뭐가 됐던지 박한빈은 이미 에릭의 번호를 차단해 버린 상태였지만 오늘 이 연회장에서 연정우와 딱 마주쳐버릴 줄은 몰랐다.새로 설립한 회사치고 장성 그룹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저 괜찮은 회사라는 평가만 들을 뿐, 연정우한테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이 업계에서 기회 한 번 얻는 것이 아주 힘들었다.연정우는 다른 사람들에게 빌고 빌어 기회를 얻거나 아니면 비굴하게 행동해야 원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박한빈은 성유리도 그의 이런 면을 본 적이 있는지, 아니면 연정우가 지금 이런 위치에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그리고 이것보다 더 궁금한 것은 바로 연정우의 이런 면을 보고 나서도 그를 좋아할 수 있는지였다.박한빈이 이런 생각에 잠겨있는 그때, 연정우가 술잔을 손에 든 채로 박한빈을 향해 걸어오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박 대표님.”연정우가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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