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은 아주 담담한 말투로 대답하며 두 눈으로는 사하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자신의 아이큐를 조롱하고 무시하는 것 같은 안희연의 발언에 사하나는 화가 나 부들부들 떨었다.‘그러니까 박한빈 씨도 이런 식으로 달랬다는 거지?’사하나는 딱 봐도 거짓말인 안희연의 설명을 박한빈이 믿었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만약 박한빈이 안희연을 믿어준 게 사실이라면 사하나는 박한빈을 오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진다.‘미친놈이 아니라 바보였나?’성유리는 사하나의 손을 재빨리 잡으며 안희연을 향해 웃어 보이고는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그 순간, 안희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성유리 씨, 저 할 말 있어요.”“뭐라고요?”사하나가 먼저 고개를 돌려 안희연을 당장이라도 때릴 듯 째려보며 말했다.“지금 본인이 뭐라도 됐다고 착각하시나 본데 당신은 저희랑 대화를 나눌 자격도 가치도 없는 사람이에요.”“사하나 씨, 저는 성유리 씨랑 얘기를 하려고 했어요. 그쪽이 아니라.”“저...”사하나는 치가 떨려 당장이라도 다가가 안희연의 머리채를 잡으려 했지만 성유리가 급히 말렸다.그리고는 안희연을 바라보며 차분히 물었다.“하실 말씀이 뭐죠?” “아, 네. 곧 경운시로 돌아가신다고요?” “네.” “정말 잘됐네요.” 안희연은 더욱 밝게 웃으며 계속 말했다.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박한빈 씨를 옆에서 잘 챙길 테니까.““고마워하실 필요는 없어요.”성유리는 아주 차 분한 어조로 대답했다.“두 분이서 만나시든 말든, 누가 누구를 챙기든 저랑은 이제 아무 상관이 없잖아요.”“제가 경운시로 돌아가려는 이유 또한 당신들이랑 상관없고요.”그녀의 대답에 안희연은 말문이 막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고 성유리는 뒤도 안 돌아보고 사하나의 손을 잡고는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사하나는 기분이 많이 좋아졌는지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맞아요! 제가 바라던 게 바로 이런 거라고요. 언니 정말 멋졌어요! 오늘에서야 저는 비로소 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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