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쫓아내려는 말에 박한빈은 살짝 당황한 듯 표정이 굳어졌고 안색마저 어두워졌다. 바로 그때, 성유리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인형을 찾던 동작을 멈춘 성유리는 손을 쭉 뻗어 휴대폰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그때, 박한빈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 성유리의 휴대폰은 그의 힘에 밀려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떨어진 휴대폰 화면에는 발신자 이름이 또렷하게 보였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사하나였다. 박한빈의 입가에는 또다시 조롱 섞인 미소가 드리워지더니 입을 열었다. “이제는 사하나 씨랑 꽤 친해졌나 보네?” “내 생각이 맞다면 지금 네가 사는 이 집도 사하나 씨가 마련해 준 거겠지? 지금 네가 이렇게 초라하게 살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난 네가 날 떠난 뒤 더 좋은 남자를 만나 멋지게 살 줄 알았어.” 그는 성유리를 비웃으며 계속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엔 연예인이랑 엮였었다며? 그런데 네가 팬들에게 둘러싸여 모욕당할 때는 그 연예인이 아무 말도 안 했더라? 참 안됐다.” 박한빈의 조롱은 끝이 없었고 그의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그러나 성유리는 그의 말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분노와 억울함, 그리고 조금의 슬픈 감정도 없었다. 박한빈은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무슨 감정이라도 읽어내려 애썼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성유리는 그저 조용히 서 있다가 그가 말을 마치기를 기다리더니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말씀 끝나셨어요? 다 끝났으면 제 손 좀 놔줘요.” 그녀의 냉정한 반응에 박한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손을 쥔 힘은 더욱 강해졌다. 그런 그를 바라보던 성유리는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 “제 대답에서 뭘 얻고 싶은 거죠? 제가 울면서 잘못했다고 당신을 떠난 걸 후회한다고 말하길 원하세요?” “그렇게 해서 박한빈 씨가 얻고 싶은 게 뭔데요?” “박한빈 씨, 당신은 지금 충분히 성공했잖아요. 모두가 알고 인정하는 사실 아닌가요? 그런데 왜 이런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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