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하루, 성유리는 자신이 어떻게 버텼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박한빈이 보낸 사람이 오긴 했지만 그들에겐 수갑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없었다. 수갑 한쪽은 그녀의 손목에, 다른 한쪽은 침대 헤드보드에 걸려 있었다. 그렇기에 성유리는 하루 종일 꼼짝없이 침대 위에 갇힌 채로 지내야만 했다. 그녀는 지금 자기가 마치 침대 위에 갇힌 짐승처럼 느껴졌다. 농촌에서 키우는 돼지나 소 말이다. 자기 생각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였고 결국 자기는 단지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모님, 뭐라도 조금 드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옆에서 누군가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성유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난감해진 가사도우미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뒤, 조용히 방을 나갔다. 성유리는 그들이 나가고 나서도 그대로 침대에 누운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아래층에서 익숙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성유리가 수도 없이 들어 너무도 익숙한 소리였다. 언젠가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녀의 가슴은 벅차올랐지만 행여나 남들이 눈치챌까 봐 감추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그 소리를 들은 순간, 성유리의 마음엔 차가운 한기만이 가득 머물렀다. 곧이어 문밖에서 박한빈과 가사도우미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도우미는 성유리가 물 한 모금조차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고하는 듯했다. 박한빈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고 조용히 음식을 들고 직접 방으로 들어왔다. 성유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일어나서 좀 먹어.” 박한빈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갑고 딱딱하게 들렸다. 성유리는 그의 말에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그러자 박한빈은 비웃듯 말을 이어갔다. “네가 이러면 내가 어쩔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똑똑히 말해두지만, 네가 아무리 굶어도 난 널 침대에 묶어놓고 매일 영양제를 맞게 할 수 있어. 아이가 태어날 시간이 되면, 바로 제왕절개 수술을 받게 만들 거고.”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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