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오양산.쾅!굉음과 함께 산비탈의 바위가 산산조각 나며 돌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완벽했던 절벽에는 갑작스레 커다란 틈이 생겼다.흙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한 사람이 그 안에서 걸어 나왔다.밖에 있던 몇 명의 사람들이 즉시 무릎을 꿇으며 일제히 외쳤다.“교주님의 출관을 환영합니다!”난장판이 된 돌무더기 사이에서, 천룡회 교주가 보랏빛 비단 옷을 입고 나타났다. 나이는 사십 대 중반쯤으로 보였으며, 세월이 새겨놓은 주름과 단단한 눈빛이 동시에 존재하는 얼굴이었다.검은 머리칼 사이로 몇 가닥의 은발이 섞여 있었고, 도드라진 광대뼈와 얇은 입술은 사람을 주눅 들게 했다.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는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일어나라.”무리 속에서, 얼굴을 가린 염 낭자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선은 그 틈새 안쪽을 향했다.‘회욱 오라버니, 분명 그 안에 계실 거야…’그때, 법사가 앞으로 나섰다.“교주님, 황백 대군이 이미 귀순하였습니다. 교주님께서 명령만 내리신다면, 즉시 황성을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교주는 면사포를 쓴 여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아염아, 네가 계산해 보았느냐?”염 낭자는 공손히 답했다.“이미 계산해 보았습니다. 사흘 후 청,황,백 삼기가 어우러지고, 천관이 복을 내리는 날로, 만사가 순조로울 것입니다.”교주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하늘의 뜻은 거역할 수 없는 법이다.”말을 마치고 그는 한 손을 들어 보였고, 그의 강력한 내공으로 인해 옆에 있던 나무 몇 그루가 순식간에 뿌리째 뽑혀 넘어갔다.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모두 큰 소리로 외쳤다.“교주님의 신공은 세상을 압도합니다!”한편, 구석에 숨어 있던 단정의 눈빛은 서늘한 살기로 번뜩였다.황성을 공격할 준비가 완료되자, 천룡회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로 흩어졌다.염 낭자는 단정을 붙잡고 다가갔다.“지금 황성을 공격하는 일이 가장 중요해요. 소환과 동방세 쪽 일에 관여하지 마세요.”그러나 단정은 냉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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