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 밖, 서왕이 말 위에서 장군의 풍모로 우뚝 서 있었다. 평소 온화한 눈매에도 강렬한 전투 의지가 담겼다."공격하라!"철벽이 사라진 성문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게다가 방어에 나선 병사들이 부족했기에, 성문은 순식간에 공성추의 충격에 무너지고 말았다.서왕의 군대가 성내로 진입하자, 말발굽 아래로 먼지가 소용돌이쳤다.반란군들은 이미 대열이 흐트러졌고, 본래의 방어력을 상실한 채 그저 도륙당할 처지였다.무엇보다 조정에서 보낸 군대는 무려 수만 병력이었다…한편, 그 벙어리 호위무사는 가벼운 몸짓으로 반란군의 수장 왕수인을 말에서 내던졌다.하지만, 왕수인이 장군 자리까지 오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허울뿐인 인물이 아니었다.말에서 떨어지자마자 일어나 적의 검을 뽑아 들고 맞섰다.그러나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벙어리 호위무사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십여 합을 넘기지 못한 채, 결국 갈비뼈가 부러지는 강력한 일격을 당했고, 검을 들고 있던 팔마저 비틀려 부러졌다.비명과 함께 왕수인은 제압당했다.서왕은 말 위에서 모든 상황을 관망하다, 병사들과 반란군들에게 선언했다."나는 성난 반란을 평정하라는 성명을 받들었다.""허나 이 반란은 너희 아래 병사들 때문이 아니라, 위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다.""너희가 단지 군봉을 요구한 것이라면, 조정은 결코 너희를 어렵게 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무기를 내려놓는다면, 너희의 목숨을 보전해 주겠다.""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너희는 역적이 되고, 모조리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이 말을 들은 반란군들은 서로를 살폈다.여럿이 이미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그때, 장군 항천이 높은 곳에 올라 목소리를 높였다."폐하! 서왕 전하! 신은 이미 죄가 크다는 것을 잘 압니다.""다만, 이 병사들은 모두 응당 받아야 할 군봉을 요구했을 뿐입니다. 이 죄인은 목숨으로 속죄하겠사옵니다!"항천은 말을 마치자 자신의 목을 겨누었다.그러나 그 순간, 봉구안이 돌멩이를 던져 그의 손목을 강타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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