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에서는 3년에 한 번씩 ‘안비’를 시행하였다. 이는 전국 인구를 철저히 조사하여 출생과 사망 인원뿐만 아니라 여섯 살부터 여든까지의 신체 조건, 용모 등을 상세히 기록하는 일이었다.한 달여 전, 사민관이 입궐하여 전년도 몇 달간의 안비 순찰 결과를 보고하였는데, 이로써 남제가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드러냈다.미혼 남녀 중, 여자의 수가 남자에 비해 현저히 적어, 열 명의 남자 중 겨우 한 명만이 혼인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더구나 일부 남자들은 첩을 들이는 일이 흔하여, 대다수의 남자는 아예 혼인 상대를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국경을 지키는 병사들 중에서도 미혼자가 대다수를 차지하였다.이대로 가면, 앞으로 20년 안에 남제는 징집할 병사를 잃게 될지도 모를 터였다…이에 소욱 황제는 국고를 대대적으로 열어서라도 민간에서 이혼풍을 일으키려 하였다.더 많은 여성이 다시 혼례를 준비하게 함으로써 혼인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다.물론, 이는 합당한 이유였지만, 황제의 마음속에는 약간의 사적인 감정도 섞여 있었다.그는 막 황후를 잃은 터였고, 어찌 다른 이들의 행복을 그냥 두고 볼 수 있었겠는가?쉭!또 하나의 날카로운 화살이 발사되어 허수아비의 목을 꿰뚫었다.옆에 있던 서왕은 허수아비를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폐하, 폐하께서 폐비마마를 이토록 마음에 두셨다면, 이혼을 허락하지 않으셨어야 합니다.’…만수궁.태황태후는 민간에서 얻은 비방으로 만든 약을 영비에게 먹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녀의 배를 바라보았다.“폐하께서 가장 아끼는 이는 너다. 이전에 네가 사고를 당한 틈에 저 황귀비와 봉장미가 끼어들었을 뿐, 이제 네가 돌아왔으니 폐하 마음엔 다른 이가 들어올 리 없다.그러니 네가 해야 할 일은 몸을 조리해 하루빨리 황자를 낳는 것이다.”영비는 약을 다 마시고, 온화하면서도 순종적인 미소를 지으며 약간의 부끄러움을 띤 채 고개를 숙였다.“예, 할마마마.”태황태후는 다시 입을 열었다.“요즘 폐하께서 바쁘셔서 비록 널 궁으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