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히 진행된 모임이 끝나자, 강숙자는 특별히 차를 준비해 채림을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마침 그 시각은 증권소 거래가 막 마감된 시간이었다. 채림은 서둘러 드림캐슬 주식 상황을 확인했지만, 놀랍게도 주가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백성호와 이철민이 손을 잡고 여론을 막아보려 했지만, 제국 빌딩에서 생중계된 영상이 너무 충격적이었던 탓에 사람들의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듯했다. 기사 대부분은 사나가 홍보 모델과 드라마, 예능에서 퇴출되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심지어 국제적인 유명 브랜드들마저 계약 위반을 빌미로 사나에게 터무니없는 위약금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다.게다가 사나와 함께 일했던 스태프들과 동료들이 하나둘씩 사나의 인성을 폭로하는 글을 올리면서 여론은 급격히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채림은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들을 확인하며 입가에 냉소를 띄웠다.‘평소에 좀 착하게 살지 그랬나. 얼마나 최악이었으면 편드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까?’채림은 집 대신 회사로 향해 향수 라인을 담당하는 동료들과 신제품에 대해 토론했다. 회의가 끝난 후, 폰을 확인해 보니 수많은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는데, 전부 사나에게서 걸려온 것이었다.채림은 이를 가볍게 무시하려 했지만, 마침 또다시 사나의 전화가 걸려왔다. 결국 채림은 한참 망설이다가 끝내 전화를 받았다.[언니.]전화 건너편에서 사나의 당황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언니, 살려줘. 내가 잘못했어. 나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언니밖에 없어...]“하.”채림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빌어 봐.”[그래, 내가 이렇게 빌게.]사나는 당황한 나머지 울음을 터뜨렸다.“교통사고를 꾸며 내 다리를 망가뜨리고, 가짜 약을 복용하게 해 회복하지 못하게 하고, 내 약혼자를 꼬셔 2년 동안이나 나를 바보 취급한 건 너야. 난 오히려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채림은 이를 악물고 한마디 한마디 내뱉었다.그러자 한참 뒤 건너편에서 사나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잘못했어. 그런데 우리 자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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