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또 한 번의 거절: Bab 801 - Bab 810

924 Bab

제801화

두 번째 건강검진 보고서에는 서우민의 것만 있었다. 그의 심각한 신장병이 사라졌다는 것이다.“이... 이건...”우정윤의 손이 심하게 떨렸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불길한 예감은 마음속에서 점점 커져만 갔다.도아린은 태블릿에서 시선을 떼고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봤다.“우 비서님 똑똑한 분이시잖아요. 모를 리 없겠죠? 서우민 씨의 신장병이 나은 건 건강한 신장을 이식받았기 때문이에요.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직원들을 위해 건강검진을 진행하잖아요. 그 건강검진 보고서를 본 적 없다고 하시는 건 아니겠죠?”우정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순간, 그의 눈빛에는 극도의 공포가 서렸다.전에 느껴본 적 있는 건 같은 익숙한 분위기에 그는 더더욱 두려워났다.“도 대표님, 이거... 설, 설마...”우정윤은 말을 더듬거리면서도 끝내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주 대표님께서 우 비서님을 믿으시니까 건후 씨 장례식에 대한 걸 전적으로 맡기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아닙니다. 저는 절대 그런 적 없어요!”우정윤은 다급하게 변명했다.“정말 아닙니다! 저는 그저...”우정윤은 건강검진 보고서를 꽉 움켜쥐고 어금니를 악물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도아린도 그를 다그치지 않았다.우정윤이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면 그가 모든 죗값을 치러야만 했다.그래서 굳이 재촉할 필요도 없었다. 더 이상 물러설 길이 없다는 걸 그가 깨닫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실토할 터였으니 말이다.도아린은 다시 태블릿으로 시선을 돌렸다. 청룡이 보낸 메시지 내용은 그녀가 예상했던 대로였다.그녀는 천천히 청룡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저희는 더 이상 그쪽이 필요 없어요. 알아서 잘 처신하세요.]이전의 모든 채팅 내용을 삭제한 다흐, 삭제하고 나서야 소프트웨어에서 로그아웃했다.그녀가 떠날 준비를 하자 우정윤은 절망스러운 듯한 말투로 말했다.“도 대표님, 말하겠습니다! 전부 말할게요...”“이제 듣고 싶지 않아요.”도아린은 태블릿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우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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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도아린이 차에 타자마자 신지훈한테서 전화가 왔다.“모레 자선행사 있는데 전에는 주 대표님께서 모건 그룹 대표로 참석하셨거든요. 혹시 가기 싫으사면...”“갈 거예요.”“간다고요?”“신 대표님은 제가 안 갔으면 좋겠어요?”“그럴 리가요.”신지훈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그럼 한 비서한테 미리 준비하라고 할게요. 저도 같이 갈까요?”도아린은 일북에게 신경 쓰지 말고 운전하라는 신호를 주면서 말했다.“괜찮아요. 제 파트너랑 갈 거예요.”신지훈이 잠깐 멈칫하더니 다시 물었다.“그럼 경매 물품은 어떡하실래요? 준비해 드릴까요?”“필요 없어요.”전화를 끊은 도아린은 또 강재민한테 전화를 걸었다.“어디예요?”“명도 레스토랑이요.”명도 레스토랑은 강재민이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육하경과 경쟁하겠다는 의도로 만들었지만 그 덕분에 요즘 젊은 커플들은 호텔에서 하는 결혼식보다 야외에서 하는 스몰 웨딩을 선호하게 되었다. 식사도 뷔페 스타일의 서양식으로 바뀌었는데 인기가 꽤 많았다.“위치 보내줘요. 지금 갈게요.”도아린이 먼저 연락하는 건 오랜만이었기에 강재민이 기분 좋게 위치를 보냈고 밀크티를 손에 든 채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차에서 내리자 강재민이 양산을 펴서 그녀 머리 위를 가려주었다.날씨는 덥지 않았지만 자외선이 강했기 때문이었다.“잘 꾸며놨네요.”도아린은 밀크티를 받아 들고 강재민과 함께 레스토랑을 둘러보았다.직원들은 사장이 직접 양산을 씌워주는 걸 보고 도아린이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눈치챘다. 그래서 그녀한테 깍듯하게 대했다.강재민이 웨딩홀로 도아린을 데려가면서 말했다.“우리 결혼식은 제가 직접 디자인할게요. 어떤 꽃 좋아해요?”“음... 돈만 있으면 아무 꽃이나 막 사도 되잖아요.”강재민이 피식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그럼 명도 레스토랑을 아린 씨 이름으로 넘길까요?”도아린이 밀크티를 한 모금 마시면서 타피오카를 오물오물 씹었다.“그럴 필요는 없어요. 갖고 싶으면 제가 제 방식으로 가질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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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가시죠.”강재민이 신사적으로 인사를 하며 도아린의 손을 잡고 아래로 내려갔다.마침, 육하경도 도착한 참이었다.오늘 강재민과 기싸움을 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는 겉으로라도 화목해 보이려고 리무진을 준비했다.도아린이 먼저 차에 탔고 하얀색 정장을 입은 육하경은 강재민과 나란히 도아린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녀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며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한 사람은 온화하고 우아해 보였고 다른 한 사람은 매력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었다.막 연회장에 도착했을 때, 도아린은 신지훈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도 대표님, 저도 파트너 요청을 받았어요. 제 친구도 파티 행사에 참석한다면서 함께 가자고 하더라고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주세요.”“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순간, 도아린의 목소리가 겹쳤고 신지훈은 뒤를 돌아보았다. 강재민이 그녀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나오는 것이었다.육하경도 같은 차에서 내리더니 도아린의 옆에 섰다.두 남자가 한 명은 왼쪽, 다른 한 명은 오른쪽에 서 있었다. 한 명은 하얀 수트, 다른 한 명은 검은색 수트를 입고 있었다. 마치 여왕님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기사들인듯했다.신지훈은 전화를 끊고 도아린 곁으로 다가갔다.“도 대표님, 정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계시네요.”도아린은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좋은 의미인지 나쁜 의미인지 모르겠네요. 파트너 두 분을 데리고 참석한 제가 너무 경솔하다는 건가요, 아니면 두 회사를 운영하는 제가 멋있어 보인다는 건가요?”신지훈은 머쓱한 표정으로 코를 만지작거리더니 불편한 미소를 지었다.다른 남자들도 아내와 비서를 동시에 데려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다들 속으로만 안 좋게 생각할 뿐,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설령 말하더라도 그들을 성공한 남자라고 칭할 뿐이었다. 가정도 화목하고 사업도 잘되는 사람이라면서 말이다.하지만 도아린처럼 여자가 두 남자를 데려오는 사람은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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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강 대표님!”어떤 기업가가 먼저 강재민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그 옆에 있는 여자도 도아린의 존재를 무시하고 강재민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손명준과 손채은 모녀였다.“강 대표님, 조금 있다가 저와 함께 춤을 출 수 있으실까요?”강재민은 고개를 돌려 도아린을 바라보며 그녀의 의사를 물었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도아린에게 주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아린 씨, 안 된다고 하세요!’사실 강재민도 춤은 도아린과 출 생각이었다. 그가 다른 여자와 춤을 춰버리면 기회는 육하경에게 가는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도아린은 그와 눈을 마주쳤지만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강재민의 시선을 따라 도아린을 쳐다본 손채은은 곧바로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누군가 했네... 도아린 씨 아니세요?”여자는 비웃으며 냉소적인 말을 했다.“강 대표님, 해남에서 오셔서 연성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르시나 본데요. 도아린 씨 말이에요. 한때 배건후 씨한테 들이댔던 여자예요. 가망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포기하셨나봐요. 타깃을 바꾸신 건가요?”“방금 돌아오셔서 소식이 좀 늦을 수 있겠네요.”육하경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도아린 대표님은 지금 모건 그룹과 JS 픽처스의 대표직을 맡고 있어요. 제가 아린 씨의 눈에 들었다니 저한테는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죠.”손채은은 이 말을 듣고 밀도 안 된다는 듯 억울한 표정으로 반박했다.“배건후 씨한테 차이지 않았어요? 어떻게 도아린 씨가 모건 그룹 대표일 수 있죠?”강재민은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자신에게 인사를 건넨 기업가를 바라보았다.“손 대표님, 정말 복이 많으시네요. 저런 귀여운 따님이 있으셔서요.”말을 마친 후, 두 사람은 도아린을 감싸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손명준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딸을 쳐다보며 말했다.“내가 널 데려온 건 인맥을 쌓으라는 거지 내 사업을 망치라는 게 아니야!”“아빠, 도아린 씨 말이에요. 전에는 저한테서 배건후 씨를 빼앗아 가더니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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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손채은은 강재민에게 춤을 신청하면서도 거절당할까 봐 살짝 긴장하고 있었다. 강재민에게 춤을 신청한 것부터 이미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공개적으로 거절당하면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될 터였다.“강 대표님, 도아린 씨가 먼저 다른 사람이랑 춤을 추겠다고 대표님을 여기 남겨두고 갔잖아요. 전 도와드리려고 온 거예요.”“필요 없어요.”“그치만... 그치만...”손채은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주위를 돌아봤다.“이렇게 거절당하면 제가 체면을 못 차리잖아요.”“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죠?”손채은은 이를 악물며 손톱이 부러질 듯 주먹을 꽉 쥐었다. 강재민 앞에서 무너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그러자 음악이 또 바뀌었다.여자들이 한 바퀴 돌며 파트너의 품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강재민은 정확한 타이밍에 도아린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육하경을 향해 도발적인 눈빛을 보냈다.손채은은 화가 난 듯 발을 쾅 구르며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빠르게 걸어갔다. 걷는 속도가 빨라지면 다른 사람들의 조롱 섞인 수군거림이 들리지 않을 것처럼 말이다.‘젠장! 도아린... 정말 괘씸한 년이야!’손채은은 와인 잔을 들고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비워냈다.“왜 그렇게 화가 나 계세요?”낯선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한 남자가 우아한 미소를 띠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쪽은...”“신지훈이라고 해요.”“신 대표님이세요?”손채은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고 신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춤을 추고 싶으세요?”“당연하죠!”그는 손채은의 손을 잡고 춤을 추러 나섰다.그들이 춤을 추는 사이, 신지훈은 자연스럽게 도아린 옆을 스쳐 지나가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녀는 무덤덤한 시선을 보낼 뿐이었다.“신 대표님, 브로치가 독특하시네요.”손채은이 손을 뻗으려 하자 신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집사람이 준 겁니다. 아내가 소유욕이 워낙 강해서 남이 자기 물건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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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강재민이 도아린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더니 그녀에게서 나는 샴푸 냄새를 맡았다.“제가 뭘 하면 되죠?”도아린이 머리카락을 휙 빼앗으며 가볍게 말했다고 했다.“화장실로 가봐요. 전 저기 서 있는 분을 만나보려고요.”“아린 씨, 조심해야 돼요.”강재민은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도아린은 와인잔을 집어 들고 얼굴이 피부가 하얀 남자에게로 다가갔다.“안녕하세요. 전 도아린이라고 해요. 그쪽은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도아린이 먼저 다가오자 그 남자는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저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도아린은 와인잔을 가볍게 흔들며 시선을 그의 소매에 두었다.“이 옷 말이에요. 디자이너인 제인 님 작품 맞죠? 저도 제 친구한테 따로 제작해 주고 싶어서요. 가격을 좀 여쭤볼 수 있을까요?”남자는 자신의 소매를 힐끗 내려다보았다. 거기에는 디자이너 제인의 로고가 박혀 있었다.그는 살짝 긴장을 풀고 공손하게 말했다.“맞아요. 하지만 제인 씨는 성격이 까다로워서 지인 소개 없이는 맞추기 어려울 거예요. 저도 친구 덕분에 겨우 맞출 수 있었거든요.”도아린을 도와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그녀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군요. 그럼 다른 디자이너분을 알아봐야겠네요. 방해해서 죄송해요.”도아린은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바로 돌아섰다. 자리로 돌아온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서대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그 옷은 사실 제인의 디자인이 아니었다. 도아린이 제인의 이름을 빌려 만든 작품이었다.그리고 그 옷은 비밀 조직 LY를 통해서 특정 인물에게만 전달된 거라 내부 기록을 추적할 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육하경이 돌아왔다.“재민 씨는요?”“아는 사람을 만났다고 하더라고요. 인사하러 갔어요.”도아린은 아무렇지 않은 듯 테이블 위에 놓인 경매 목록을 넘겨주며 물었다.“하경 씨는 갖고 싶은 거 있어요?”육하경이 도아린의 맞은편에 앉아 자신의 샴페인 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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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아!”손채은이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도아린을 바라봤다. 공들여서 한 화장과 비싼 돈을 주고 빌린 드레스가 몽땅 망가져 버렸으니 말이다.연회장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손채은의 목소리는 워낙 컸기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손명준도 손채은의 사과가 예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도아린이 와인을 끼얹을 줄은 몰랐다.‘이제 막 신 대표님이랑 알아가려던 참이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망신을 당하면 앞으로 어떡하지?’“도 대표님, 이건 좀...”육하경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손 대표님, 도 대표님 대신에 사과드리겠습니다. 따님께 와인을 흘려서 죄송합니다.”‘흘렸다고? 흘린 게 아니라 뿌린 거잖아!’손명준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육하경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어서 말했다.“하지만 도 대표님께서 가만히 있었더라면 따님분께서 도 대표님한테 와인을 뿌렸을 것 같아서 말아죠.”“뭐라고요?”“도아린 씨한테 와인을 뿌리려 했다고요? 정신을 놓고 나온 건가?”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도아린은 아무나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으니 말이다.“손채은 씨, 대학 때부터 배 대표님을 좋아했잖아요. 도 대표님이랑 친하다고 뒤에서 계속 험담도 했었고요... 아까 만나자마자 못된 말한 거 저도 들었어요!”“크루즈 파티 때 고백했다가 거절당하셨거든요. 배 대표님께서 아예 자기 눈앞에 나타나지도 말라고 경고했었어요. 그래서 조용해진 줄 알았는데 또 아린 씨를 건드린 거예요?”“왜겠어요? 강 대표님이 마음에 들었나 보죠. 근데 강 대표님은 아린 씨만 바라보잖아요.”그 말을 들은 손채은이 주먹을 꽉 쥐었다.‘내가 피해자인데...’그녀는 분노에 차서 육하경을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절대 잊지 않고 복수하겠다고 다짐했다.육하경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는 여전히 우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런데도 손명준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마치 차갑고 미끄러운 뱀이 서서히 그의 목을 조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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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손명준은 손채은을 데리고 형식적으로 사과만 하면 이후의 협력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도아린이 갑자기 세게 대응하는 것이었다.게다가 두 파트너까지 직접 나서서 손명준의 앞길마저 막아버렸다.‘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손명준이 이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멍한 상태로 서 있을 때, 손채은이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강 대표님, 도아린 씨는 이미 건후 씨한테 버려진 여자예요. 그래도 상관없으신 건가요?”강재민의 눈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주변 공기도 얼어붙는 듯했고 구경하던 손님들은 하나둘씩 물러나며 손씨 가문 사람들과 거리를 두었다.손명준도 상황을 알아차리곤 손채은을 향해 세게 뺨을 때렸다.“짝!”손채은의 얼굴이 옆으로 휘청였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아빠, 왜 때려요! 도아린 씨 진짜 쓰레기 맞다니까요? 예전에는 건후 씨를 붙잡고 늘어지더니... 연성에서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래요?”“입 닥쳐!”손명준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손채은이 지금의 분위기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치를 떨었다.“싫어요! 끝까지 말할 거예요.”손채은은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강재민을 바라봤다.“강 대표님은 해남에서 오셔서 소문을 잘 모를 수 있어요. 전 강 대표님께서 도아린 씨한테 속을까 봐 사실대로 말하는 거예요.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다들 알고 있을 거예요.”“뭘 안다는 거죠?”그때, 신지훈이 사람들 속에서 걸어 나왔다.손채은은 구세주를 본 듯이 달려갔다.“신 대표님, 모건 그룹에서 일하고 계시잖아요. 강 대표님 체면을 세워준다고 도아린 씨 같은 여자를 회사에 들이시면 안 된다고요! 건후 씨는 도아린 씨를 싫어하거든요.”신지훈은 코웃음을 치며 그녀를 비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손채은 씨, 해외에 나가 있다가 얼마 전에 귀국했다고 들었는데 사실이었군요.”그 말에 손채은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전 해외에 나간 적이 없는데요?”신지훈은 도아린을 향해 살짝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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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일을 크게 만들지 않고 가볍게 넘기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을 키워야만 주변 사람들의 진짜 반응을 볼 수 있었다.그러면 신지훈은 배건후의 대변인이었기에 당연히 나서서 해명할 것이었다. 단순히 해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이미지를 세탁하려고 할 터였다.하지만 도아린은 그 수를 받아줄 생각이 없었다.도아린이 강재민을 바라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강재민이 손을 한 번 들어 올리자 경호원이 다가왔다.“이 두 분이 파티 분위기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내보내 주시겠어요?”파티 책임자가 소식을 받고 급히 달려왔다.그는 손명준과 손채은 부녀를 내쫓았을 뿐만 아니라 도아린에게 경매장에 있는 가장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신지훈은 도아린을 안심시키듯 미소를 보였지만 돌아온 건 그녀의 비웃음뿐이었다.도아린이 경매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신지훈은 손가락으로 브로치를 문질렀다.“나서긴 했는데 확실히 거절당했네.”여론의 중심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뜨자 구경꾼들도 하나둘씩 흩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얽히고 얽힌 배건후와 도아린의 감정사에 대해서 작은 목소리로 수군대는 사람들이 있었다.경매가 시작될 때가 되어서야 사람들은 경매장 안으로 들어갔다.한편, 손명준과 손채은 부녀는 강제로 쫓겨났다.손채은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돌아가 따지려 했지만 손명준이 그녀를 거칠게 밀어붙였다.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멍청한 년... 네 눈에는 안 보여? 다들 도아린 씨를 감싸고 있는 게? 무슨 생각으로 덤빈 거야?”손채은은 무릎에 난 상처를 내려다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왜 내 마음에 든 남자들은 전부 도아린 편만 드는 거야! 결혼까지 했다가 이혼한 여자인데 어디가 그렇게 좋다고...”손명준이 거칠게 손채은을 끌어올렸다.“만약 회사에 영향이라도 끼치게 되면 박 대표님이랑 결혼이나 해!”“절대 싫어요! 그 돼지 같은 남자랑 결혼하기 싫다고요.”손채은은 그렇게 손명준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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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하지만 도아린은 육하경을 보지 않고 구현성을 따라 뒤를 돌아봤다.신지훈이 도아린에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4억.”구현성이 계속해서 가격을 올렸다.“5억이요.”신지훈도 지지 않고 구현성이 부르는 가격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불렀다.구현성 옆에 앉아 있던 피부색이 까만 남자가 초조해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신지훈에게 다가가더니 귓속말로 뭐라 말했다.그 말을 듣고도 신지훈은 ‘내 알 바 아니다’는 표정으로 계속 가격을 올렸다.그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분노를 가득 안고 다시 구현성에게로 돌아갔다.가격은 9억까지 뛰었고 신지훈은 10억까지 올렸다.구현성이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닦으며 육하경을 슬쩍 돌아봤다.하지만 육하경은 그의 시선을 피하더니 도아린에게 다음 경매품을 보여주었다.“이건 마음에 들어요?”그가 보여준 것은 비취 팔찌였다.순간, 도아린의 눈이 움찔거렸다.조금 전에 경매 목록을 봤을 때는 없었던 물건이었기에 경매 도중에 급하게 추가된 것 같았다.그 비취 팔찌는 그녀가 생일 때 배건후에게 요구했던 것이었다.‘이혼하고 나서는 에이트 맨션 금고에 보관해 뒀는데 어떻게 여기 있는 거지?’“제 신혼집...”도아린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 집도 하경 씨 손에 있어요?”육하경이 난처한 듯 입술을 꾹 눌렀다.“미안해요. 당시 건후가 비싼 가격에 사겠다고 해서요. 혹시나 두 사람이 다시 잘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양보했어요.”도아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육하경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왜요? 이 팔찌랑 무슨 연관이라도 있나요?”“아니요.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요.”육하경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물었다.“이 팔찌는요? 마음에 들어요?”“20억이요!”그때 강재민이 갑자기 번호표를 들었다.도아린과 육하경이 동시에 그를 쳐다보았다. 아직도 옥 접시의 경매를 진행되는 중이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육하경이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강재민이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며 그를 힐끗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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