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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또 한 번의 거절: Chapter 781 - Chapter 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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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1화

“지금 손발이 다 아프다고! 나 병원에 가야 해!”손보미가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피웠다.그녀의 발가락은 부러져 있었고, 손가락에는 살점이 떨어져 나가 있었다. 의사가 치료를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난동을 부리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진술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경찰은 어쩔 수 없이 상부에 보고한 후,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갔다.일련의 검사를 거친 후, 의사는 손보미에게 항생제를 처방했고, 간호사가 와서 주사를 놓고 수액을 연결하려 했다.간호사가 주사기를 꺼내자 손보미가 경계했다.“이게 뭐야!”“진통제입니다.”간호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못 믿겠어! 보여 줘!”간호사가 주사기를 보여주자, 손보미가 손을 휘둘러 밀쳐버렸다.“약병을 직접 보여 줘! 네가 주사기에 뭘 넣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너희 다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거잖아!”간호사가 아무리 설명해도 그녀는 믿지 않았고, 결국 경찰이 처방전을 보여주며 설명했지만, 손보미는 여전히 거부했다.“내 눈앞에서 약병을 열어! 네가 주사기에 뭘 넣었는지 알 게 뭐야!”그녀는 극도로 불안해하자 경찰은 순간 그녀가 피해망상증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직업 윤리 때문에 뭐라 하지 못하고, 경찰과 간호사는 협의 끝에 담당 의사에게 다시 허락을 받고, 손보미가 보는 앞에서 약병을 개봉해 수액 병에 주입했다.그제야 그녀는 안심한 듯 긴장을 풀었고,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져 졸기 시작했다.병실에는 손보미 혼자였고, 경찰은 의자를 가져와 병실 문 앞에 앉았다.갑자기 병실 안에서 와장창하는 소리가 났다.경찰이 급히 문을 열었을 때, 손보미는 이미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올라가 있었다.“다가오지 마! 다들 한패인 걸 내가 모를 줄 알고! 날 죽이려고 하는 거지! 난 죽고 싶지 않아!”그녀는 허공에 손을 휘두르며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쫓아내려는 듯했다.그리고 경찰이 아니라 허공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의사 불러와! 빨리!”경찰은 동료에게 지시한 후,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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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손보미 씨! 당신은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누군가에게 철저히 조종당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도지현은 휠체어에 앉아 전미나와 함께 손보미 앞에 나타났다.손보미는 온몸이 아픈 듯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 보였고 경찰이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려는 듯 계속해서 진술을 요구하며 진통제는 주지 않았다.경찰과의 진술을 마친 후, 도지현이 들어왔고 손보미는 원망 어린 눈으로 그를 쏘아보았다.“너 같은 폐인이 나한테 뭐라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만약 도아린이 배건후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넌 벌써 도정국에게 버림받고 저세상에서 네 엄마를 만났겠지.”어찌나 악을 썼는지 손보미의 목 옆에 혈관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왔다.그녀는 고래고래 소리 지르다 뒤이어 비꼬듯 웃었다.“내가 백지후를 데려다 널 치료해 준 덕분에 넌 지금 목숨이 붙어 있는 거라고! 도아린 그 얌생이는 우리가 이제 더 이상 필요 없어지니까 배건후와 이혼하고 강재민의 품으로 갔어! 도아린 그 고약한 년이...”“악!”도지현은 테이블 위의 물을 손보미의 얼굴에 퍼붓고는 무뚝뚝하게 말했다.“미안해요, 손보미 씨. 입이 조금 말라 보여서 물이라도 주려고 했는데 손이 떨려서.”전미나는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억지로 참았다.손보미는 계속해서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었고 도지현은 뭔가 본때를 보여줘야 입을 열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경찰의 감시하에 폭력을 행사할 수는 없었지만 물 한 잔쯤은 문제 되지 않았다.차가운 물이 손보미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고 손보미는 멈칫하다가 다음 순간 비명을 질렀다.“죽여버리겠어! 너 같은 쓸모없는 것들은 죽어도 싸!”경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무슨 일이죠?”“죄송합니다. 손보미 씨가 목마른 것 같아서 물이라도 주려고 했는데 자꾸 몸부림치는 바람에 물이 쏟아졌습니다.”도지현이 미안한 듯 얘기했다.어제 손보미를 감시했던 경찰들은 그녀가 자살 소동 때문에 윗선에 크게 혼났기에 모두 손보미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손보미가 멀쩡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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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도 선생님께 말해봐요. 그분이 상황에 대해 잘 알 거예요.”도지현은 바로 도아린에게 전화를 걸었고, 도아린은 마침 강재민과 함께 오목을 두고 있었다.“남궁유민이 수술을 받았다고?”“응. 손보미가 남궁유민은 절대 자백하지 않을 거라고 했어. 나도 방금 손보미를 속여봤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어.”“알았어. 남궁유민이 아직 체포되지 않았으니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어. 지금은 진씨 가문에 가서 지내는 게 좋겠어.”도아린이 전화를 끊고, 대략적인 상황을 강재민에게 설명했다.“재민 씨, 이전에 남궁유민을 데리고 있으면서 그 사람 자료를 확인했었어요?”남궁유민이 강씨 가문의 스캔들을 덮기 위해 배건후의 정보를 폭로했던 일을 떠올리자 강재민의 얼굴에 어색한 기색이 스쳤다.그는 가볍게 기침을 두 번 하고 입을 열었다.“남궁유민의 자료는 육청아가 준 거야. 이력서상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어.”도아린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이력서에 아무 문제가 없을수록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강재민도 분명히 그것을 알고 있었고 이 상황을 육청아에게 떠넘기려는 것이겠지.’“이번에 연성에서 발각된 인체 장기 밀매 사건에 육청아가 관련돼 있어요. 재민 씨가 책임을 피하려면 꼬리를 잘 짤라야 할 거예요.”도아린이 흰 돌을 하나 놓으며 말했다.강재민은 체스를 두던 중, 도아린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이미 이길 판이었지만 그는 애교 섞인 미소를 띠며 하나씩 돌을 주워들었다.“내가 이미 육청아를 조직에서 제명하라고 LY에 보고했어요. 조직에서 분명히 불법 거래는 금지한다고 했는데 육청아가 잘못을 저질렀으니 벌을 받아야 하는 게 마땅해요.”“그리고 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에요. 나도 강등 신청을 제출했고, 벌을 받을 준비가 돼 있어요. 라윤주가 없으니까, 나머지 세 명의 팀장이 처벌 결정을 내릴 거에요. 다만...”“뭐가 걸리나요?”도아린이 이번에는 흰 돌을 쥐고 한 수 두었다.“백호가 라윤주를 다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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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도아린은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지만 길가에는 이미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길 위에는 아직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 하나가 버려져 있었다. 그걸 보자, 도아린은 방금 일어난 일이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저기요!”도아린이 목소리를 높였다.“그날 고마워요! 그리고 우리 대은이를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요!”“저는 도아린이에요! 도움이 필요하면 모건 그룹에 와서 나를 찾아요! 내가 주문한 지역 특산물이 도착했다고 말하면 돼요!”그녀는 다시 한번 크게 숨을 들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어두운 그림자가 보였다. 도아린은 그쪽으로 한 걸음 내디뎠지만, 발밑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찧었다.“앗!” 도아린이 넘어지는 순간, 근처에서 풀이 밟히는 소리가 들렸다.“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도아린은 중얼거리며 말했다. 그녀는 그 사람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확신했지만 그가 자신에게 다가올 수 없는 상황인 걸 알았다.“그날, 그쪽도 다쳤다고 들었어요. 많이 다친 게 아니라면 아무 소리라도 내 주세요.”상대방은 잠시 망설이는 듯했다. 소리를 내면 자신이 드러날까 봐 두려우면서도 대답하지 않으면 다쳤다고 오해할까 봐 고민하는 듯했다.도아린은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려던 찰나, 멀리서 작은 돌맹이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그 소리는 확실한 응답이었다.“그쪽도 많이 다치지 않았다니 다행이에요!”도아린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어서 사람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에요! 그쪽이 무엇을 하든, 다치지 않기를 바래요.”차량이 지나가면서 타이어가 도로와 마찰하는 소음에 도아린은 상대방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한참을 귀 기울였지만 주위는 여전히 조용하기만 했다.그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육민재였다.“나도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요. 더 이상 신경 안 쓸게요. 편히 일 보세요.”도아린은 천천히 일어나며 발목을 살짝 움켜잡았다. 그리고 차 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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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나영옥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내가 아린이랑 얘기하고 있는데 네가 왜 끼어들어? 가서 저녁에 끓인 전복죽이 아직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남으면 데워서 아린한테 가져다줘.”그녀의 말은 육하경을 내보내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도아린은 그에게 ‘괜찮다’는 눈짓을 하자, 육하경은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 나갔다.그가 떠나자, 나영옥은 다시 부드러운 얼굴로 돌아갔다.“하경이는 가끔 너무 직설적으로 말할 때가 있어. 너무 신경 쓰지 마.”잠시 멈추고 나서, 노인이 덧붙였다.“건후가 치료를 미룬 건 그가 감당해야 할 결과야. 네가 그에게 진 빚을 갚고 있는 셈이라고 생각하면 돼.”그 말에 도아린의 시선은 바닥으로 향했지만 얼굴에는 기쁨도 분노도 없이 그저 차분한 표정만이 있었다.육민재가 서재에서 나올 때, 가정부와 가정의사가 함께 돌아왔다.유 닥터는 도아린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 뒤, 그녀의 바지를 살짝 걷어 올렸다.“가벼운 염좌네요. 스프레이만 뿌리면 돼요. 고통을 견딜 수 있으면 연고도 바를 수 있지만 그럼 문질러서 흡수되도록 해야 합니다.”“비서에게 스프레이 사러 가게 할게요.”육민재가 휴대폰을 꺼내며 말하자 나영옥은 화난 눈으로 그를 향해 꾸짖었다.“너도 참! 아린이가 모건 그룹을 넘겨받으면 분명히 해코지 할 사람들이 많을 텐데, 왜 데릴러도 안 가고!”노인이 홧김에 지팡이로 육민재의 다리를 힘껏 내리쳤고, 육민재는 균형을 잃고 하마터면 도아린에게 부딪힐 뻔했다.“할머니도 참...”“뭐 잘했다고 말대꾸야!”나영옥은 콧김을 내뱉으며 말했다.“아린이는 내 보물이야! 네가 진정으로 효도하고 싶다면 나를 위해서라도 아린이가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육민재는 도아린을 한 번 바라본 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도아린은 미소를 띤 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사실, 도아린은 노인과 육민재의 이 시끄러운 쇼에 끼고 싶지 않았다.배건후가 모건 그룹을 맡기 전, 육원 그룹과 모건 그룹은 비슷한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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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상황을 듣고 있던 나영옥은 도아린이 아무 말 없자 고개를 돌려 불쾌감을 감추지 않은 채 육하경을 바라보았다.“죽이 다 데워졌으니, 따뜻할 때 마셔요.”육하경은 자신이 대화를 방해한 줄 모르고 미소를 지으며 죽을 도아린 앞에 조심스레 놓았다.“고마워요.”도아린은 두 손으로 그릇을 받으며 그릇을 살짝 내려놓았다.그녀는 뭔가 어색해 보였지만 영문을 몰라 고개를 들어 육하경을 바라보았다. 그의 미소는 여전히 차분하고 온화했다.도아린이 눈앞에 놓인 죽을 보며 말했다.“깜빡하고 말씀 못 드렸는데, 저는 파를 잘 못 먹어요.”“아, 신경을 못 썼네요.”육하경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손을 빼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주방에 다시 내오라고 할게요.”그가 말을 끝내고 돌아서려는 순간, 도아린이 그를 잡았다.“잠깐만요, 이미 내왔으니 민재 씨에게 주세요!”도아린은 육민재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번보다 많이 여위셨네요.”“...”육민재는 자신에게 건네진 죽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그는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입술만 달싹일 뿐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따뜻할 때 드세요.”도아린은 다시 죽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육민재는 눈살을 미세하게 찌푸리며 천천히 손을 들어 그릇을 받으려 했다.“재민이도 아까 한 그릇 먹었어...”노인이 목소리를 높이며 끼어들면서 바로 육하경에게 눈을 흘기자 그는 잘못을 알아챈 듯 급히 고개를 숙이며 입을 다물었다.도아린의 눈에는 실망이 스쳤고 그녀는 죽을 들고 나영옥에게 다가갔다.“그럼, 할머니가 드세요!”“난 됐어!”나영옥은 재빨리 거절하며 도아린이 오해하지 않도록 웃으며 덧붙였다.“나 같은 노인은 먹어서 뭐 하겠어!”도아린은 한숨을 쉬고 육하경이 들고 있던 쟁반에 다시 죽을 놓았다. 그리고 차분하게 말했다.“민재 씨도 안 드시고, 할머니도 못 드시면... 이 전복죽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거예요? 저를 위해서 끓인 건가요?”육민재는 도아린의 말을 들으며 잠시 나영옥을 바라봤다. 두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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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그렇게 전복죽 사건은 어영부영 넘어갔다.하지만 도아린이 그 주제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았기에 육민재도 서대은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묻기 어려웠다.얘기가 여기저기로 흘러가던 중, 도아린의 전화가 울렸다.전화를 마친 후, 도아린은 일어섰다.“죄송해요, 이마 가봐야겠어요. 비서가 급한 이메일이라 해서요.”“민재 서재에도 컴퓨터가 있잖아. 어쩌다 놀러 왔는데 이 할미가 아직 할 말이 많아. 조금 더 있다가 가거라.”노인은 이렇게 눈앞에서 도아린을 놓치기 싫었고 도아린은 웃으며 대답했지만 그 미소는 예전보다 좀 더 차가워졌다.“회사에 관련된 일이라 다른 컴퓨터에서는 처리하기가 불편해요.”나영옥이 더 뭐라 말하려 하자 육민재가 끼어들었다.“내가 바래다줄게.”“네, 그러면 저야 고맙죠. 저도 나중에 시간 나면 또 놀러 올게요.”도아린이 집을 나서자 나영옥은 분을 못 이겨 죽그릇을 땅에 엎어버렸다.“육하경 그놈 어디 있어? 당장 불러와!”“네!”가정부가 대답하며 밖으로 나갔다.육민재는 도아린을 대문까지 배웅하면서 육청아에 대해 물어보려 뜸을 들였다. 그러다 도아린의 차 옆에서 전화를 받는 육하경이 눈에 띄었다.“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전화를 끊고, 육하경은 도아린을 보며 말했다.“벌써 가는 거예요?”“네, 급한 일로 비서가 저를 찾아서요. 하경 씨도 어디 나가나 봐요? 제가 가는 길에 태워드릴까요?”“그래 주면 고맙기는 한데 너무 번거롭지 않아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는 이미 운전석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제가 운전할게요.”도아린은 차 키를 육하경에게 던져주고 육민재에게 인사한 후 조수석에 올랐다.차가 완전히 사라지자 육민재는 집으로 향했다. 거실에 들어서자 가정부가 허둥지둥거렸다.“할머니 옆에 있지 않고 왜 그렇게 뛰어다니고 있어요?”“어르신께서 하경 도련님을 불러오라 하셔서요, 모든 곳을 찾아봤는데...”“하경이요? 아린 씨랑 같이 갔어요.”육민재는 나영옥을 보며 말했다.“할머니, 하경이는 왜 찾으세요?”“도둑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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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육씨 가문의 재산이 중요하냐 아니면 네 그 자존심이 중요하냐?”노인은 두 손을 지팡이 위에 올리며 물었다.“만약 청아의 일 때문에 육씨 가문이 연루된다면 아린이 성격상 우리를 가만두겠냐? 육씨 가문이 조사를 받으면 모건 그룹이 최종적인 수혜자가 될 텐데!”육민재는 입술을 꽉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배건후와 함께 후계자 훈련을 받으며 거의 동시에 회사를 맡았다.모건 그룹은 배건후의 손에 빠르게 부상했지만 육원 그룹은 내리막길을 걷지는 않았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현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육원 그룹은 예전의 영광을 더 이상 누리지 못했고 만약 육청아의 일로 연루된다면 위에서 압박이 가해질 것이고 경쟁자들도 곧바로 나타나서 무자비하게 공격할 것이다.흔들리는 육민재를 보고 나영옥은 자책하며 말했다.“나도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육씨 가문이 네 손에서 망하면, 나는 네 할아버지를 만나러 갈 면목도 없다. 그때는 할아버지 옆에 묻지 말고 다른 곳에 혼자 묻도록 해다오!”“할머니!”노인은 지팡이를 짚으며 일어나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잘 생각해 봐라!”...“고마워요.”집에 가는 길에, 도아린은 몇 개의 문자를 답장한 후 육하경에게 말했다.육하경은 브레이크를 밟으며 차 속도를 늦췄다.“사실 아까 죽에 들어 있던 그건 몸에 큰 해를 끼치지 않아요. 단지 잠시 정신이 몽롱하면서 물어보는 건 뭐든지 말하게 되지만요.”육하경은 얼굴에 미안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어르신이 육청아의 일이 육씨 가문을 끌어내릴까 걱정하고 계셨어요.”도아린은 가볍게 비웃으며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육하경은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손은 자연스럽게 팔걸이에 올렸다.도아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오늘 밤의 달빛보다 더 부드러웠다.“아린 씨가 모건 그룹을 이어받고 나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린 씨를 노리고 있어요...”“그래서, 하경 씨도 내가 회사를 포기하기를 바라는 건가요?”도아린은 고개를 돌려 맑은 눈빛으로 육하경을 똑바로 바라보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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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진씨 가문은 그를 만나주지 않았고 JS 픽처스 보안은 그가 근처에 오지 못하게 했다.해남에 인맥도 없던 도정국은 도아린을 한 번 만나기는커녕 연성에 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돈도 마련하지 못했다.하지만 아마도 하늘이 그를 불쌍히 여긴 탓일까, 시청 단속을 피하던 중 도정국은 은인을 만나게 되었다.차 주인은 그에게 차량 접촉 사고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새롭게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약간의 돈까지 쥐여 주었다.그 돈으로 그는 해남에서 연성까지의 차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도정국은 기차역에서 택시를 타고 집 앞에서 내린 후, 도아린에게 차비를 내라고 문을 두드렸지만 이내 일북에게 쫓겨나고 말았다.도정국은 이곳에서 10년 넘게 살았기에 이웃들은 모두 그를 알고 있었다.그가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자 금세 호기심 많은 이웃들이 모여들었다.“어이, 도 씨! 좋은 데서 노후를 보낸다고 하지 않았나? 어째 이런 모습이야?”“딸이 이제 모건 그룹의 회장이라면서? 앞으로 좋은 날만 남았겠구나. 아린이 같은 딸을 두다니,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았나 보네.”그 말에 도정국의 얼굴이 벌게졌다.“걔가 그렇게 능력이 있을 줄 알았으면 그때 그렇게 얼굴 붉히지 말걸! 그래도 내가 키웠으니 아비에게 보답을 해야지!”“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라 했어. 이제 이 아비를 돌볼 때도 됐지.”도정국은 다시 한번 문을 세게 두드리며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아린아! 나와서 차비를 내거라! 아빠 왔는데, 나와도 안 보냐?”쿵쿵쿵!하얀 카이엔이 문 앞에 멈췄다.육하경이 차에서 내리며 둘러싼 사람들에게 말했다.“왜 여기에 다 모여 있는 거죠? 이곳은 개인 주택입니다.”도정국은 뒤를 돌아보며 육하경을 올려다봤다.그는 육하경을 모르지만, 그 하얀 카이엔은 알고 있었다.그 차는 도아린이 결혼하기 전, 배건후가 선물한 차였다.“너 왜 내 딸 차를 타고 있어? 아린이랑 사귀려면 아버지인 내가 먼저 동의하는지 물어봐야지!”그 말과 함께 도정국은 거만하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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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공중에서 휘두르던 주먹은 육하경의 손에 제지되었고 도정국이 아무리 힘을 줘도 주먹을 뺄 수 없었다.육하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의 그 혼외자 아들은 탐욕스럽기 그지없었어. 당신한테서 돈을 빼먹지 못하자 도아린에게 투자 사기를 치려고 했지. 다행히 그놈의 악행은 이미 대가를 치렀고 남은 인생은 감옥에서 보내게 될 거야! 당신은 도아린 앞에서 반성하기는커녕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 정말 얼굴이 두꺼워도 분수가 있어야지.”“다 헛소리야!”도정국은 손목이 부러지고 나서도 치료를 받지 않아 뼈가 뒤틀려 있었고 평소에도 힘을 쓸 수 없었다.육하경이 그 손을 꽉 비틀자 손목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어쨌든 나는 도아린의 아빠야! 걔는 내 노후를 책임질 의무가 있다고!”“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육하경이 한 손으로 도정국을 제압하며 주변 이웃들에게 말했다.“여러분, 당장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 이 쓰레기 같은 인간이 여기서 헛소리하지 못하게 해야 해요!”도정국은 고통스러워 몸을 움츠리며 다른 손에 장갑을 물어뜯고 손을 높이 들었다.“신고해! 내 손은 도아린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경찰을 부르라고, 나는 도아린을 노인 학대로 신고할 거야!”그 말에 신고하려던 이웃들이 잠시 망설였다.도정국의 손은 그의 말대로 모두 변형되어 있었고 손바닥은 부풀어 올라 괴상해 보였다.그의 비양심적인 행동은 불법은 아니었고 도아린도 피해자라는 사실에 모두가 동정했지만 사람을 때린 건 잘못이었다.육하경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그 손은 당신이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려 써서 갚지 못해 빚쟁이들에게 맞고 부러진 거잖아. 그게 아린 씨 탓이라고?”얼굴이 하얗게 질린 도정국이 옆에서 신고를 하는 이웃을 보자 전화를 막으려 달려들었지만 이내 육하경에게 붙잡혔다.“알았어. 다시는 도아린을 찾지 않을게. 이거 놔줘!”“더 이상 당신이 아린 씨를 괴롭힐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그들이 다투는 사이, 도아린이 문을 열고 일북의 보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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