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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또 한 번의 거절: Chapter 791 - Chapter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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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들었지! 이거 안 놔?”육하경이 내키지 않은 듯 서서히 힘을 빼자 도정국은 급히 집안으로 숨어들려 했다.하지만 그가 발을 내딛자 일북이 다시 문을 막아섰다.“비켜! 내 딸이 뭐라고 했는지 못 들었어? 나보고 여기서 살면서 나한테 노후를 보장해 주겠다고 하잖아!”일북은 무표정하게 그를 내려다보며 문을 막았다. 자신보다 체격이 큰 그를 보며 도정국은 마지못해 도아린을 향해 따졌다.“너 이렇게 많은 이웃들 앞에서 나를 돌봐주겠다고 말해놓고 왜 들어가지도 못하게 막는 거야?”도아린이 미소를 지으며 이웃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방금 그런 말 했나요?”“아니!”“우리는 못 들었는데.”도정국의 얼굴이 삽시간에 흙빛이 되어 이를 악물었다.“그러면 최소한 가계 하나는 줘야지. 내가 직접 운영해서 내 힘으로 먹고살게!”경찰차 소리가 멀리서 들리며 점점 가까워지다 대문 앞에 멈췄다. 몇 명의 경찰들이 내리며 노트를 들고 다가왔다.“누가 신고했습니까?”“저요!”도아린이 대답했다.“도정국 이 사람은 25년 전에 해남에서 아이를 납치한 적이 있어요. 제가 그 피해자입니다!”“도아린!”도정국이 눈을 크게 뜨며 외쳤다.“이 악질년! 내가 널 데려와 키웠기에 너는 굶어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거야. 그런데 아비를 이렇게 배신하다니!”“뭐가 배신이야!”도아린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도정국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은 내 친부모님에게서 나를 훔쳐 갔고 내 어머니는 그 일로 20년 넘게 시름시름 앓고 있어. 그러고도 내가 당신한테 감사해야 해?”도아린의 눈빛은 마치 칼처럼 날카로웠고, 도정국은 그 시선을 마주하자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당신은 나를 키운 게 아니라 나를 재벌 집에 시집 보내 이득만 취하려 했을 뿐이야. 내가 지현이 얼굴을 봐서라도 더 이상 당신을 탓하지 않으려고 했어. 그것도 모르고 당신은 그 허황된 욕심에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하며 흙탕물을 뒤집어씌우려 했지. 어떻게 그런 낯짝으로 집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도아린은 쏘아붙인 뒤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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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뭐라고요?”“호텔에서 식사하던 손님들이 식중독에 걸렸어요. 그 일로 연회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회사에 큰 손해가 발생했죠.”도아린의 놀란 표정을 보고 육하경이 낮게 한숨을 쉬었다.“정말 몰랐나 보네요. 이 일은 강재민이 계획한 게 틀림없어요. 내가 오늘 여기에 온 이유는 고객들을 만나 사과하려 온 거예요. 그쪽에서 우리의 사과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할 텐데...”도아린이 여전히 믿기지 않은 듯했다.“강재민 씨요?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게 아닐까요?”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강재민 씨가 고집이 세긴 하지만 이런 수단을 쓸 사람은 아니에요.”“그럴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요?”육하경이 저도 모르게 쓴웃음이 났다.주머니 속에 있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고 화병이 나 죽을 지경이었다.잠시 후, 육하경은 도아린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강재민이 엠파이어 빌딩의 고객을 적잖이 뺏어온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게 다 정당한 수법으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요? 모건 그룹의 해외 프로젝트도 강재민한테 뺏겼다면서요. 과연 다 올바른 방법이었을까요?”도아린이 뭐라고 설명하려던 찰나, 뒤에서 남자의 냉랭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법을 어긴 것도 아니고 내 능력으로 얻은 사업인데 뭐가 문제죠?”강재민이 도아린 옆에 다가와서 육하경을 향해 조롱하는 눈빛을 보냈다.“마치 배건후와 당신, 육씨 집안은 편법 없이 사업을 한 것처럼 말하네요.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란다더니 실력이 안 되니 아린 씨 앞에서 우는소리나 하고. 정말 부끄럽지 않아요?”육하경의 세련되고 온화하던 얼굴에 순간 경련이 일었고 눈빛에 살기가 돌았다. 그러다 이내 다시 온화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강재민 씨가 그렇게 말하면 저도 더 이상 설명할 필요 없겠죠.”하지만 강재민은 그를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다시 도발해 왔다.“전 있는 그대로 얘기한 것뿐이에요.”그리고는 손을 뻗어 도아린의 어깨를 감싸며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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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나는 더 이상 도정국이 아린 씨를 괴롭히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 거예요.”강재민이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말했다.“그리고 또 다른 이유가 있긴 한데, 내가 속이 좁다고 생각해도 상관없어요.”두 사람은 같이 거실로 향했다. 도아린은 강재민이 아직 밥을 먹지 않았다는 걸 알고 주방으로 가서 라면을 끓였다.“도지현은 누가 뭐래도 도정국의 친아들이에요. 만약 도지현이 그 아비와 계속 만나다 나쁜 물이라도 들면 아린 씨만 힘들어지잖아요. 그래서 난 그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려고 한 거고요.”도아린은 옆에서 얼쩡거리는 강재민을 밀어내고 계란말이를 하기 시작했다.“육청아는 만나 봤어요?”도아린의 물음에 강재민은 벽에 기대서 고개를 끄덕였다.“변호사가 만나고 왔어요. 불법 장기 매매는 확정된 죄라고 하더군요. 왜요? 그 여자에게 다른 죄도 더 씌울 생각이에요?”도아린이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웃으며 대답했다.“재민 씨가 방금 말했잖아요, 나한테 할 말 있다고. 그래서 난 육청아와 육씨 가문과 연관된 줄 알았어요.”강재민도 웃으며 도아린 뒤로 가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아린 씨, 육씨 가문을 끌어내릴 생각이에요?”도아린이 팔꿈치로 강재민을 밀어내고 냉장고 앞에서 케첩을 꺼냈다.“재민 씨가 계속해서 모건 그룹을 공격하는데, 육씨 가문을 겨냥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그녀는 냉장고 문을 닫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그 매혹적이고 잘생긴 얼굴을 보며 차분하게 이어 말했다.“당초에 육청아를 곁에 둔 것도 언제든지 육씨 가문을 끌어들이려고 준비한 거겠죠.”냉장고 문이 닫히면서 소리가 작게 났고 강재민은 잠시 눈을 깜빡였다.그는 도아린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느긋하게 벽에 기대어 있었다.“통찰력이 정말 대단한데요. 주작의 팀장 자리는 아린 씨가 맡아야 하는데 말이에요. 내가 추천할까요?”도아린은 대답 대신 라면 냄비를 식탁에 올려놓은 후 일북을 불렀다.“얼른 와서 같이 먹어!”강재민은 이 경호원이 도아린과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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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아가씨...”일북이 설거지를 마치고 나오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손을 맞잡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그가 뭔가 말하려는 듯 멈칫하자 도아린은 이내 자신의 손을 빼며 대답했다.“내 이익에만 해가 되지 않으면 나는 재민 씨를 탓하지 않을 거예요.”강재민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집을 나서는 도아린과 일북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그의 미소엔 어느새 확신이 담겨 있었다.두 사람은 차를 타고 슈퍼마켓으로 갔다. 장을 보며 쇼핑 카트를 밀다가 일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소식이 들어왔어요. 신 대표가 우정윤이 전에 약을 사 들고 갔던 그 아파트 단지에 갔다가 한 30분 뒤 다시 나왔다고 해요.”“혼자?”“여자 한 명과 함께요.”“한 비서야?”일북이 고개를 저으며 휴대폰을 꺼내 촬영한 장면을 도아린에게 보여주었다.그 여자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신지훈에게 가려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자세가 조금 어색해 보였다.일북이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강재민과 손잡을 생각이에요?”“그렇다기보다 그냥 한 번 시험해 볼 생각이야.”이미 육청아와 육씨 가문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고 육하경도 육씨 가문의 일원이었기에 도아린은 이 사건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그 후, 일북은 계속해서 장을 보고 도아린은 택시를 타고 회사로 갔다.신지훈은 그녀가 회사에 도착한 걸 알자마자 곧장 문서를 들고 찾아왔다.“도 대표님. 이 프로젝트에 대해 몇 가지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도아린은 그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하며 휴대폰을 꺼냈다. 겉으로는 뭔가 자료를 확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청룡이 메시지를 보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연성의 장기 밀매 조직이 적발되고 육청아가 잡힌 후로 청룡은 더 이상 소식이 없었다.“말씀하세요.”도아린은 휴대폰을 치우고 진지하게 신지훈을 바라보았다.신지훈은 먼저 이 프로젝트의 장단점을 분석한 뒤, 농담처럼 말했다.“그런데 정말 강재민 씨와 프로젝트를 놓고 경쟁할 생각이에요?”“신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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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신지훈이 떠난 후, 도아린은 바로 레드 후드와 드래곤에게 연락을 했다.자신이 청룡과는 연락이 되지 않았지만 그 두 사람은 아마 연락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다음 날, 육청아는 심문 중에 무심코 2년 전의 한 사건을 언급했다.2년 전, 고속도로에서 가교가 무너져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당시 사고 책임은 원래 가교 설계가 불합했는데 악천후까지 겹쳐서 일어난 사고라고 결론지어졌었다.하지만 사실 가교가 무너진 주된 원인은 불량 건축 자재 때문이었다.그 당시 자재를 구매하고 승인한 사람은 직위가 정지되었고 사건이 잦아든 후에는 육원 그룹의 고위층에 입성했다.육청아가 바로 그 사건을 덮기 위해 도움을 주고 육원 그룹을 도와 사건을 잠재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이었다.“또 불량 자재라니! 너무 우연한 일이 아닌가?”도아린은 커다란 창문 앞에 서서 창밖의 달빛을 바라보며 말했다.일북은 그녀의 뒤에 서서 한참 생각하다 이내 입을 열었다.“강재민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배건후의 요양원 개업 전 검수가 불합격이었던 것도 모두 건축 자재와 관련이 있어요! 이 모든 육씨 가문과 관련이 있을까요?”“육씨 가문이라... 그 사람들이 그렇게 큰 욕심을 부릴 것 같지는 않아.”도아린이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육씨 가문과 육원 그룹은 주로 호텔, 외식업, 의류 산업 등을 하고 있었고, 건축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단순히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싫어서일까, 아니면 예전에 있었던 일이 까발려지는 게 두려워서일까?”“육하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하경 씨?”도아린은 육하경이야말로 간단한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 사람은 이제 막 세인트존스 호텔을 맡았으니 이전의 육씨 가문의 일과는 상관이 없는 듯해.”하지만 육청아가 다른 건 말하지 않았고 2년 전 사건만 언급한 것은 오히려 육하경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일북이 뭐라 더 말하려던 그 순간에 검은 승용차 한 대가 서서히 맞은 편 주민구역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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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왜요? 왕진을 가는 것마저도 신 대표님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도아린은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했지만 신지훈은 살짝 당황해서 팔에 소름이 돋았다.그는 백미러를 통해 유선미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그럴 리가요...”유선미는 어색하게 웃었다.“저희 진료소에서 한 번 사고가 난 이후로는 더 이상 왕진을 하지 않아서 그래요. 이번에도 특별히 원장님께 허락을 받고 왕진을 한 거라서요. 제가 신 대표님께 크게 신세를 졌었던지라...”“정 그렇다면 저도 무리하게 부탁하지 않을게요. 다만...”도아린은 유선미를 바라보며 말했다.“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신 대표님께서 아주 중요하게 분이시거든요.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게 되면 그쪽 진료소가 감당하기는 어려울걸요?”유선미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최선을 다하겠습니다.”“사실은...”신지훈이 막 해명하려는 순간, 도아린의 전화벨이 울렸다.“잠시만요.”도아린은 그의 말을 끊고 전화를 받았다.“도착했어? 그래, 알겠어. 지금 갈게. 좀만 더 앞으로 와.”그녀는 신지훈을 바라보고는 통화를 이어 나갔다....통화를 마친 도아린이 입을 열었다.“운전기사가 데리러 왔다고 하네요. 전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그녀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리려 했고 신지훈은 어쩔 수 없이 차를 갓길에 세웠다.도아린이 떠난 후, 유 간호사님은 급히 사과했다.“죄송해요, 신 대표님. 아까 순간적으로 당황해 버려서...”신지훈은 백미러를 통해 길가에서 전화를 받는 도아린을 지켜보았다. 그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신지훈은 입술을 깨물더니 유선미를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 주었다. 그리고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기다렸다. 도아린이 이쪽으로 지나가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하지만 그의 예상대로 그녀는 이쪽으로 오지 않았다.차에서 내리자마자 도아린은 반대 방향으로 가버렸다....일북은 건너편 아파트 단지를 주시하고 있었다. 신지훈이 나타나자 검은 옷을 입은 마스크 맨도 모습을 드러냈다. 일북은 몰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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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창문 여는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자 마스크 맨은 이미 창틀에 올라가 있었다. 고민성은 빠르게 앞으로 다가가 그를 붙잡았다.“너 제 정신이야? 상처도 낫지 않았으면서 또 다치려고? 빨리 내려와! 내가 따돌릴 테니까.”마스크 맨이 잠시 생각하더니 허리를 부여잡으며 창문틀에서 내려왔다.“아까 그 장면을 찍어서 지훈이한테 보여즐 걸 그랬네. 진짜 볼만할 텐데...”마스크 맨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민성도 더 이상 장난치지 않고 그에게 물 한 잔 따라주었다.그가 방을 나섰을 때, 도아린이 앉아 있던 테이블에는 남자만 남아 있었다.“그 여자 지금 자리에 없는데? 화장실이라도 간 건가? 지금이 기회야!”마스크 맨은 마시던 물컵을 내려놓고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향했다.그때, 무대에서 내려오던 누군가가 그와 정면으로 부딪쳤다.“죄송해요!”도아린이 고개를 들었을 때, 시야에 들어온 것은 매서운 남자의 눈이었다. 그녀가 삼3년 동안 수없이 봐왔던 눈이었다. 꿈속에 나올 정도로 말이다.마스크 맨은 모자에 검은색 마스크까지 쓰고 있어서 눈만 드러내고 있는 셈이었다.하지만 그와 눈을 마주친 것만으로도 도아린은 눈물이 차오를 것 같았다.“저...”“실례합니다!”고민성이 재빨리 마스크 맨을 뒤로 숨겼다.“제 친구가 급한 일이 있어서요. 앞을 제대로 못 보고 실수로 부딪쳤네요.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도아린은 터질 듯한 감정을 억누르며 힘겹게 숨을 쉬었다.심장이 요동치고 있었다.‘신중하게 생각해야 해. 내가 잘못 본 거면 어떡해?’“전 괜찮아요. 오히려 친구분 상태가 안 좋아 보이셔서 걱정되네요.”그녀의 시선이 마스크 맨을 향하자 그는 모자를 깊숙이 더 눌러쓰고는 고개를 숙였다.도아린은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고 그의 눈빛에서 감정을 읽어내는 것도 불가능했다.“괜찮으신 거라면 저희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고민성이 마스크 맨을 돌아보며 팔꿈치를 툭 쳤다.“가자.”마스크 맨은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말없이 걸음을 옮겼다. 고민성도 그의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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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이건 뭐지?”놀란 듯한 그 남자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불안이 섞여 있었다.“설마...”2초간의 정적 후, 이어폰에서 날카로운 잡음이 울려 퍼졌다.도아린은 이어폰을 벗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감청 장비가 들킨 것이었다.마스크 맨은 경계심이 매우 강했다. 그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그의 정체는 거의 드러난 것이나 다름없었다.그날 밤, 도아린은 제대로 자지 못했다. 계속 배건후가 나타나는 꿈을 꾸었다....강재민은 도아린을 기분 좋게 해주려고 직접 아침을 준비했다.사실은 밖에서 사 온 음식을 집에 있는 접시에 옮겨 놓은 것뿐이지만 말이다.도아린이 평소에 쓰던 빨간 앞치마를 두른 강재민은 마치 큰 턱받이를 두른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우유를 들고나와 내려오는 도아린을 보았다.“아침 준비해 놓았어요.”강재민은 우유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더니 그녀의 푸석한 눈가를 보며 말했다.“잠을 못 잔 거예요? 무슨 일 있어요?”그는 앞치마를 벗으며 다가가 도아린의 얼굴을 만지려 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돌리더니 그의 손길을 피하며 말했다.“좀 감기 기운이 있어서요. 아침 먹고 좀만 더 잘래요.”“그럼 얼른 먹어요.”강재민은 의자를 당기더니 그녀가 의자에 앉자마자 앞으로 밀어주었다.“국이랑 밥도 가져다줄게요. 반찬도 준비했어요.”“고마워요.”도아린은 숟가락을 들더니 소금 몇 스푼 넣었다.그녀가 계속 소금을 넣고 있는 걸 본 강재민은 급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만!”“네?”도아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피식 웃었다.“소금을 너무 많이 넣었나 봐요. 괜찮아요. 물 좀 넣으면 돼요.”강재민은 앉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아린 씨, 대체 무슨 일이에요?”“별일 아니에요.”도아린은 국을 강재민 앞에 밀어주며 말했다.“어제 꿈을 꿨는데 제가 마치 ‘트루먼 쇼’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어요. 제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전부 가짜인 것 같은 꿈이었거든요.”강재민은 미묘하게 눈썹을 찌푸리더니 자기 앞에 있던 국을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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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고민성은 이렇게 빨리 도아린을 다시 보게 될 줄 몰랐기에 순간적으로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어젯밤 친구의 옷에서 발견한 도청기를 떠올린 그는 경계하는 듯한 눈빛으로 도아린을 쳐다보았다.“보증금도 다 냈으니까 이제 가도 되는 거죠?”도아린은 고민성을 신경 쓰지 않고 서대은에게 직접 물었다.서대은이 이렇게 물으면서 고민성을 바라보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네.”도아린은 그제야 서대은의 시선을 따라 고민성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초췌한 얼굴에는 뭔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어졌다.“고민성 형사님이셔!”서대은이 급히 소개했다.“내 사건을 담당하셨던 분인데 고 형사님이 아니었다면 분명 육청아가 날 끝까지 물고 늘어졌을 거야. 고 형사님께서 내가 무죄라는 증거를 찾아주셨거든.”“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까요.”고민성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형사님이라...”도아린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죄송해요. 한눈에 못 알아보지 못했네요. 유니폼을 입으시니까 어젯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신데요?”고민성은 예의상 가볍게 악수를 했다.“안녕하세요, 여사님.”“저를 아가씨가 아니라 여사님이라고 부르신 걸 보니 역시 예리하신가 봐요.”고민성이 순간 멈칫했다.도아린은 겉으로 보면 이제 겨우 스물다섯이나 스물여섯으로 보였기에 보통 이 나이대 여성분은 아가씨라고 부르는 게 정상이었다. 고민성은 그녀가 배건후의 전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사라고 부른 것이었다.“아, 뉴스로 본 적 있거든요. 배건후 대표님의 전처시라고...”“건후 씨랑 뉴스에 가장 많이 나온 사람은 건후 씨 첫사랑분이죠.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이어 나갔는데도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이혼하자마자 온 세상이 다 알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서대은은 고민성에 대한 도아린의 태도가 불친절하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고민성 역시 표정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급히 분위기를 수습하려 입을 열었다.별 의미 없는 인사말을 주고받은 후, 서대은은 도아린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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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신지훈의 머리가 순간적으로 띵해 났다.순간, 그는 도아린이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도아린 역시 그의 눈에서 심상치 않은 눈빛을 읽어냈다.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신 대표님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전 그저 모건 그룹을 제 손에 넣고 싶을 뿐이거든요. 남자는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좋은 거죠. 돈만 있으면 저를 기쁘게 해줄 남자는 얼마든지 생길 테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신 대표님?”신지훈은 지금 도아린이 자신의 표정을 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감정을 쉽게 드러낼 수도 없었다.그는 서류를 꽉 쥐며 담담하게 대답했다.“당연하죠. 남자든 여자든 돈이 있고 권력이 있어야 누군가를 만날 여유도 생기는 거니까요.”도아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그럼 수고하세요, 신 대표님. 기획안도 빨리 내놓으시고요.”신지훈은 사무실로 돌아가자마자 바로 컴퓨터를 켜고 메시지를 보냈다.[너 그거 알아? 아린 씨가 다 알아버린 것 같아! 그런데도 너에 대한 걸 묻지 않고 강 대표님한테서 프로젝트부터 빼앗으라고 하더라... 지금 아린 씨 눈에는 돈밖에 없어. 모건 그룹을 장악하고 나서는 즐기면서 살 생각인 것 같아. 그러게 누가 자꾸 나서래? 가만히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거 아냐!]메시지를 보내고 난 뒤, 신지훈은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그는 실눈을 뜨고 컴퓨터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약 15분쯤 지나자 신지훈은 담배를 물고 자세를 고쳐 앉더니 다른 사이트에 로그인했다....도아린의 휴대전화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그녀는 미소를 지을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한유미가 차를 가져다주려고 사무실로 들어왔고 도아린은 그녀에게 해남행 비행기 표를 예약해달라고 부탁했다.“돌아오는 표도 예매할까요?”그녀는 며칠 동안 머물 건지 간접적으로 물었다.“아니요. 언제 돌아올지는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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