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아는 입술을 깨물면서 도아린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가 아직 자신을 보고 있자 다시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경쾌한 벨 소리가 들리고 안민아는 표정이 바뀌었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면서 말을 더듬었다.“돌, 돌아가요. 경찰서에 안 갈 거예요.”도아린은 그녀가 전화를 끊고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보고 기사에게 떠나라고 지시했다.진씨 가문에서는 윤명희가 정원에서 꽃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도아린이 돌아온 것을 보고 그녀는 가위를 놓고 장갑을 벗었다.“마침 잘 돌아왔어. 녹두떡이 금방 만들어져서 아직 따뜻해.”안민아는 손에 들린 쇼핑백을 흔들었다.“숙모, 언니랑 쇼핑 갔다 왔어요. 넥타이핀이 엄청 비싼데 언니가 세 개나 샀어요!”윤명희의 얼굴에는 화가 난 듯했다. 아무리 친딸이고 잃어버린 지 오래돼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 돈을 함부로 쓰면 무조건 아까울 것이다.윤명희는 화단을 나서서 도아린의 손을 잡고 불만스럽게 얘기했다.“너도 참, 돈이 무슨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야?”도아린한테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나 다름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함부로 쓰지는 않을 것이다.처음에 안민아는 몇백짜리 넥타이핀이 엄청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도아린이 보고 있던 이 브랜드가 더 어처구니없다는 것을 발견했다.작은 넥타이핀을 사려고 돈을 쓰는 것보다는 차를 사는 게 더 보기 좋았다.안민아가 뭐라고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도아린의 대답을 듣게 되었다.“저한테 옷과 액세서리를 그렇게 많이 사주셨고 인테리어도 새로 해주셨는데 저도 감사 인사를 해야죠.”윤명희는 그럴 필요 없다는 듯 도아린의 등을 다독였다.“주식을 줘도 싫다, 티파니 주얼리를 준다고 해도 싫다, 아빠가 너한테 블랙 카드를 줘도 싫다고 했다며. 너한테 무슨 돈이 있다고 이렇게 쓰는 거야!”안민아는 발아래를 보지 않고 무언가에 걸려서 비틀거리다가 고개를 돌리고 의아하게 물었다.“언니, 본인 돈이에요?”“네 언니는 공헌이 없는데, 돈을 쓰지 않겠다고 아무것도 싫다고 해.”세
Last Updated : 2025-01-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