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유! 너 고의로 한 거잖아!” 변슬기는 눈에 눈물이 고였다.배지유는 환하게 웃으며 손에 든 도시락을 기울여 모형 위로 국물이 또 한 번 쏟아지게 했다.변슬기는 화가 나서 그녀를 세게 밀쳤다.배지유는 균형을 잃고 손이 모형 모서리에 찍히며 ‘아’ 소리와 함께 음식이 다 쏟아졌다.서한별과 진아령은 그 상황을 보고 모형을 뒤집어 모형안에 담겨 있던 음식이 전부 변슬기에게 쏟아지게 하였다.소란이 일어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중 몇몇은 바로 담당 교수를 불러왔다.“교수님, 변슬기가 배지유를 밀어서 손을 다치게 했어요!” 서한별이 먼저 나서서 말했다.진아령도 덧붙였다. “이 자리는 우리가 먼저 앉은 자리였어요. 변슬기가 모형을 놓으려 했고 배지유 손에 뜨거운 음식을 들고 있던 참이라 비켜달라고 했는데 변슬기가 싫다고 고집을 부렸어요.”“아니에요. 그렇지 않아요!” 변슬기는 눈에 붉은 기가 돈 채로 억울하게 반박했다. “쟤들이 제 모형을 망가뜨리고 기숙사에서 조립도 못 하게 하길래 식당으로 왔어요. 제가 앉았을 때는 아무도 없었어요!”담당 교수는 변슬기가 음식을 뒤집어쓰고 난처한 모습과 모형이 국물로 망가졌다는 것도 보지 않고 배지유의 손만 내려다보며 말했다.“다들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들인데 손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지.”배지유는 손목을 움켜잡으며 손가락을 떨고 있었다. “같은 기숙사고 배슬기가 나한테 사과하면 이 일은 끝낼 수 있어요.”“들었니? 배지유 학생이 관대해서 더 이상 따지지 않겠다잖아. 얼른 사과해.”“왜 내 작품을 망가뜨리고 내가 사과해야 하죠?” 변슬기는 고개를 들며 거침없이 말했다. 눈에는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 담당 교수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다 보니 사건이 커지는 걸 막고 싶어 모든 학생을 사무실로 데려갔다.진아령과 서한별은 배지유를 데리고 보건실로 갔고 담당 교수는 변슬기에게 휴지 한 팩을 건넸다.“네 모형 뭐 특별한 거도 없던데 망가졌으면 망가진 대로 그냥 넘어가. 좋은 기숙사 동
최신 업데이트 : 2024-12-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