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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681 - 챕터 690

920 챕터

제681화

말을 마친 그는 다시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봐봐, 너는 그놈을 그렇게 사랑했는데, 유강후는 너를 쳐다보지도 않았어. 유강후 눈에 너는 개만도 못했지. 하지만 나는 널 그렇게 사랑했는데, 너는 죽으려고 했어!”“이 세상에서 널 사랑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나뿐이라고!”그는 책상으로 다가가 회색 항아리를 열고, 그 안의 재를 손가락에 조금 묻혀 차에 넣었다. 그리고 그 차를 단숨에 들이켰다.잔을 꽉 움켜쥔 그의 눈은 핏빛으로 가득했다.“유강후, 넌 항상 날 짓눌렀어. 학교에서도, 지금도. 언제나 잘난 척하며 날 깔보고, 꼭 한 번은 날 짓밟아야 직성이 풀리더군. 하지만 이번엔 다를 거야. 널 사랑하는 여자를 죽여서라도 하루코를 위해 복수하고, 네 강씨 집안을 철저히 짓밟아버리겠어!”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남자는 순식간에 평소의 표정을 되찾았다.“들어와.”문이 열리자, 이다 이치로와 임도현이 들어왔다.임도현은 경원시의 유명 연예 기획사 소속 매니저로, 최근 동양국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동양국 최대 재벌의 후계자 김원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인맥을 동원해 찾아온 것이다.임도현은 억지로 웃으며 몇 장의 사진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김원도 님, 안녕하십니까. 이 사진들은 유강후가 가장 신경 쓰는 여자들입니다. 이쪽은 유강후의 약혼녀 나은별입니다. 요즘 유강후가 어떤 여자를 집에 들인 후로 두 사람이 다툼이 잦아진 것 같긴 합니다만, 아직 얼마나 감정이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그리고 이쪽이 갇혀 있는 여자입니다. 굉장히 아끼고 있어서 그 한옥 밖으로 잘 내보내지 않는다더군요. 하지만 이런 가문 출신들이 얼마나 진심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잠깐의 흥미일 수도 있죠.”“마지막으로 이쪽은 유하령이라는 아이로, 유강후의 조카입니다. 유강후가 많이 아끼는 사람인데, 최근에 다리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김원도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다가 나은별의 사진을 집어 들었다. 그의 표정은 서늘하고 냉혹했다.“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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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그 남자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차림을 하고 있었다. 나이는 오십을 넘은 듯했지만, 세련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딱 봐도 엘리트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온다연의 손목을 너무 강하게 잡고 있어, 무례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온다연은 살짝 찌푸리며 기본적인 예의를 유지한 채 말했다.“아마 사람을 착각하신 것 같네요. 저는 안씨가 아닙니다.”이상했다. 정 교장도 그녀에게 안 씨 성이냐고 물었던 기억이 떠올랐다.혹시 자신과 그 사람이 닮은 걸까?남자도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듯 급히 손을 놓으며 사과했다.“미안합니다. 고인의 후손을 만난 줄 알고 착각했네요.”그는 방금 모비크와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둘의 관계가 꽤 가까워 보였다.온다연은 더 문제 삼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괜찮습니다.”그때 모비크가 서툰 중국어로 그녀에게 말했다.“다연아, 이분은 내 친구 문명원이라고 해. 신국 국립대학의 교장이기도 해. 한 작품을 가져왔는데, 네가 흥미를 가질 것 같아.”그는 그렇게 말하며 그림 위에 덮여 있던 흰 천을 걷어냈다. 그 아래에는 시간이 느껴지는 오래된 유화 한 점이 드러났다. 사실적인 화풍의 그림이었다.그림 속 소녀는 검은 머리에 눈처럼 하얀 피부, 섬세한 이목구비를 지녔다.복고풍의 화려한 공주 드레스를 입고 끝없이 펼쳐진 붉은 장미밭에 서 있었으며, 두 팔에는 커다란 장미 꽃다발을 안고 있었다.그녀의 붉은 입술과 눈부신 피부는 더욱 선명하게 대비되었다.온다연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첫 번째 이유는 그 화가의 실력 때문이었다. 그림은 고상하고 정교하며, 소녀의 피부 아래 보이는 미세한 모세혈관까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이 정도의 작품이라면 분명 대가의 손에서 나온 것이 틀림없었다.두 번째 이유는 그림 속 소녀가 자신과 너무나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온다연은 무심코 중얼거렸다.“이거... 저인가요?”그러고 나서 스스로도 당황하며 말을 고쳤다.“아, 아니에요.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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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다만, 그 사람도 자신을 그 안에 가둬버렸어요. 두 사람 모두 스스로를 감옥에 가둔 셈이죠. 들리는 말로는, 그 사람도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새었다고 해요.”이 이야기를 들은 온다연은 왜인지 마음이 답답해졌다. 분명 소설 같은 비현실적인 이야기인데도, 왠지 모르게 울고 싶어졌다.그녀는 무심코 물었다.“이름이 뭐예요?”문명원이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한 번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안심이에요.”온다연은 다시 물었다.“그 사람은요? 안심 씨 남편인가요? 이름이 뭐예요?”문명원은 살짝 찡그리며 대답을 피했다.“더는 말하기 곤란해요. 다연 씨가 모비크의 제자이기도 하고, 안심 씨와 조금 닮았기에 이만큼 말한 거니 더는 묻지 마요.”온다연은 자신이 무례했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묻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호기심이 가라앉지 않아, 그녀는 안심이라는 이름을 휴대폰에 검색해 보았다.그러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그래서 다시 안심, 신국, 사원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해 검색해 보았다. 뜻밖에도 몇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비록 정보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 속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알아낼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안심은 신국의 명문가인 안씨 가문의 막내딸이었다.안씨 가문이 몰락한 후, 신국의 최고 재벌인 진씨 가문에 의해 입양되었고, 이후 진씨 가문의 상속자와 결혼했다는 것이었다.안심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지만, 진씨 가문에 대한 정보는 풍부했다.진씨 가문은 동남아시아에서 유명한 초대형 재벌로, 겉으로는 매우 조용하지만 그들의 영향력은 상당히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온다연은 한참 동안 정보를 읽다가 흥미를 잃고 휴대폰을 닫으려던 찰나, 갑자기 메시지 한 통이 툭 튀어나왔다.[내 사랑하는 딸아, 내가 누군지 알겠니?]온다연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순간적으로 온몸의 혈액이 얼어붙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급히 메시지의 발신 번호를 확인했지만, 그저 알 수 없는 IP 주소일 뿐이었다.진짜 발신 정보는 감춰져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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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길을 가는 내내 온다연은 여러 번 뒤돌아보았다. 하지만 매번 뒤를 돌아보아도, 가끔 지나치는 행인들 외에는 수상한 곳이 없었다.장화연 역시 그녀가 종종 뒤를 보는 것을 눈치챘다.“사모님, 무엇을 보고 계십니까?”온다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알 수 없는 그 메시지를 말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너무 과민한 것은 아닌지 싶었다. 그래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니에요, 그냥 누군가 우리를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장화연이 말했다. “사실 우리를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온다연은 몸을 딱 굳혔다. “누구요?”장화연은 뒤쪽 가까이에 있는 평복 차림의 경호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셋째 도련님께서 안심하지 못해 이 길에만 여러 명의 경호원을 배치했습니다. 지금 그들을 알아차렸다면, 그들의 업무가 잘 수행된 것입니다.”경호원들일까?온다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가슴 속에 쌓인 의혹과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이 좁은 골목은 고작 십 분이면 걸어서 지나갈 수 있는 길이었지만, 온다연은 오늘 저녁 이 길이 조금은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녀와 유강후는 이미 혼인신고를 마쳤고, 이제 그녀는 그의 정식 아내였다. 그녀는 유강후의 가문을 진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당연히 장화연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백과사전을 뒤지는 것보다 훨씬 더 믿을 만했다.그녀는 장화연의 팔을 친근하게 끌어안으며 말했다. “집사님, 강씨 집안에 대해, 강후 씨의 외할아버지에 대해 좀 말씀해 주세요.”장화연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이제야 알고 싶으십니까?”온다연은 그녀의 팔을 살짝 흔들며 부드럽게 말했다. “전에는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특별히 묻고 싶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우리는 이제 부부니까요.”장화연이 말했다. “강씨 집안은 아주 큰 가문입니다. 전체 가족의 역사가 백 년이 넘고, 북미에서 매우 유명하면서도 극도로 조용한 집안입니다. 며칠 후 셋째 도련님이 사모님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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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장화연이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말을 했지만, 온다연은 들을수록 더욱 침묵에 빠졌다.그녀는 그저 고아였다. 솔직히 말해서, 유강후와 결혼하고 아이까지 있지만, 신분과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에서 그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유강후는 그녀를 귀여워했고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 모든 강씨 집안 식구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그녀는 자신의 출신과 가문 때문에 그들의 아들 우림이가 강씨 집안 사람들에게 무시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 더욱이 영원히 유강후의 뒤에 숨어 보호를 받기를 원치도 않았다.그녀와 유강후 사이의 길은 정말 길고도 험난했다. 하지만 그들은 굳건히 걸어갈 것이다!한옥에 돌아와서야 장화연은 자신이 너무 많은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온다연은 계속해서 침묵하고 있었다.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온다연은 이미 아기방으로 갔다. 몇 달 된 아기는 사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자며 보낸다. 지금도 역시 자고 있었다.온다연은 아이를 안고 잠시 누워있다가 일어나 조금 먹었다. 그리고 가져온 모든 책들을 서재로 옮겼다.그녀는 유강후 몰래 두 개의 외국어 과목을 새로 선택했는데, 지금은 막 입문 단계라 꽤 어려웠다.다행히 요즘은 온라인에 원어민 1:1 지도가 있어서 네이티브 화자를 통해 발음도 교정받을 수 있었다.외국어를 배우고 나서는 복습과 미리 선택한 다른 과목들을 공부했다.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온다연은 결국 책상 위에 엎드려 잠들었다.유강후가 들어서자마자 서재의 불이 아직 켜져 있는 것을 보았다.그는 양복 재킷을 벗으며 물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장화연은 그의 옷을 받으며 조용히 대답했다. “오늘 제가 실수했습니다. 해서는 안 될 말을 했고, 사모님이 다소 기분이 좋지 않아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습니다.”유강후가 손을 멈추며 물었다. “무슨 말을?”장화연이 대답했다. “사모님이 강씨 집안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고, 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사모님께서 아무 말씀이 없는 걸로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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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유강후는 부드럽게 온다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 보고 싶었어?”온다연은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아니거든요? 우림이가 보고 싶어 해서 물어본 거예요.”유강후는 애교부리는 온다연이 너무 사랑스러웠다.섬세하고 부드러운 모습은 그의 본능을 불러일으켰다.유강후는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 허리를 감싼 채 키스를 퍼부었다.몸에 밴 술 냄새가 싫었던 온다연은 있는 힘껏 유강후를 밀어냈다.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물러날 유강후가 아니다.그는 온다연이 입술을 깨물고서야 손을 놓았고 온다연은 숨을 헐떡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술 마셨어요? 냄새나요.”유강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의 턱을 치켜들었다.“그래서 싫다는 거야?”사실 술은 몇 모금 마시지도 않았지만 상황이 그런지라 몸에서는 여전히 술 냄새가 났다.온다연은 그의 몸을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곧바로 표정을 잔뜩 일그러졌다.왜냐하면 술 냄새 외에 은은한 향수 냄새도 느껴졌다.“향수 냄새가 나는데... 아저씨, 나 지금 기분 나빠졌어요.”그 말을 끝으로 온다연은 등을 돌렸다.여자가 있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걸 알면서도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가 없었다.유강후는 팔을 뻗더니 곧바로 그녀를 무릎 위에 앉혔다.“질투해?”온다연은 얼굴을 돌리며 그를 무시했다.그러자 유강후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한편으로는 질투하고 있는 온다연의 모습이 귀여운지 애정 어린 눈길로 한참이나 그녀를 관찰했다.“예전에는 왜 네가 이렇게 질투가 많은지 몰랐지?”저녁 파티는 한이준과 함께 참석했고 두 사람 모두 여자 파트너가 있었다.유강후는 이권이 준비한 새 비서를 동행했고 한이준은 갓 계약한 신인 아티스트를 데려왔다.물론 김원도도 파트너가 있었다.새 비서는 온다연과 닮은 외모로 단번에 김원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저녁 내내 예의주시하던 김원도는 그들이 호텔을 떠나자 곧바로 다른 차로 조용히 뒤를 밟았다.유강후는 차라리 잘됐다 싶어 일부러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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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온다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했다.“아저씨는 몰라요. 나 같은 사람이 아저씨의 곁에서 어떤 시선과 압박감을 견뎌야 하는지.”온다연은 멈칫하더니 조용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유강후는 그녀를 품에 안고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다연아, 부담감 느낄 필요 없어. 다른 사람의 시선과 의견에 흔들릴 필요도 없고. 넌 이제 강씨 가문의 사모님이야. 누가 너한테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 충분히 꺼지라고 말할 능력이 있다니까?”유강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온다연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샤워하러 가자.”온다연은 그의 품에서 발버둥 쳤다.“전 이미 씻었어요. 너무 졸려서 자고 싶어요.”하루 종일 공부한 것도 피곤한데 유강후를 기다리느라 밤을 새서 그런지 금방이라도 쓰러질 기세였다.어쩔 수 없이 침실로 향한 유강후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은은한 조명을 켰다.그러고선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먼저자. 금방 올게.”유강후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온다연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정말 지치고 피곤했는지 침대맡에 놓인 핸드폰이 계속 깜박이는 것조차 발견하지 못했다.유강후는 핸드폰을 집어들고 자연스럽게 비밀번호를 입력했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건 99+ 빨간 아이콘이 떠오른 카톡이었다.유강후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카톡을 확인했고 곧바로 표정이 굳어졌다.친구 요청이 40개가 넘었고, 그중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낯선 사람이 보낸 메시지도 많이 있었다.그는 대충 아무거나 하나 클릭했다.[안녕? 난 3학년이고 유화 동아리 회장 이승기야. 우리 동아리에 가입해 줘서 너무 고마워. 내일 오후 동아리에서 유화 전시회 활동이 있으니까 꼭 참석해 줘.]‘뭐야? 이 유치한 자식은.’유강후는 기분 나쁜 티를 넘기며 다음 메시지를 확인했다.[다연아, 안녕? 난 옆 반 구지성. 이번 주말에 반끼리 소개팅 있는 거 알아? 내 파트너가 되어줄래?]유강후는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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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푹 자고 있던 온다연은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에 비몽사몽 눈을 떴다.그러자 바로 앞에 있는 유강후가 보였고 또 시작됐구나 싶어 체념했다.웬만하면 거절하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피곤한 탓에 저도 모르게 두 손으로 유강후를 밀어냈다.“하지 마요. 오늘은 너무 힘들어요...”질투의 화신이 된 유강후는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감히 다른 남자한테 연락처를 알려줘? 이승기? 구지성? 누군지 똑바로 말해.”정신을 차리지 못한 온다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남자?’‘이승기는 또 뭐야.’낮에 실험을 하거나 동아리에 가입하며 연락처를 알려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전부 같은 반 친구일 뿐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전혀 없었다.턱이 조금 아파온 온다연은 손을 뻗어 유강후를 제지했다. “아프니까 하지 마요. 자고 싶어요...”유강후의 눈에는 분노가 이글거렸다.“온다연. 이제는 내 말이 말 같지 않아?”그러자 온다연은 손을 뻗어 그의 목을 감싸더니 몽롱한 눈빛으로 말했다.“피곤하니까 딱 한 번만 해요. 부족한 건 내일 해줄게요.”그 말을 끝으로 온다연은 고개를 살짝 들더니 부드러운 입술로 유강후에게 입을 맞췄다.유강후는 어안이 벙벙한 동시에 마음이 반쯤 누그러졌다.‘이제는 먼저 달려드네.’마음이 누그러든 건 사실이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다른 남자에게 연락처를 알려준 건 참을 수가 없었다.생각할수록 화가 난 유강후는 강렬하고 무자비한 움직임으로 온다연을 대했다.그러자 온다연은 고통에 몸을 떨며 나지막하게 울부짖었다.“너무 아파요...”유강후는 그녀의 귀를 깨물며 거칠게 행동했다.“잘못했으면 혼나야지.”온다연은 아파서 애원하기 시작했다.“살살해줘요.”성욕이 강한 유강후는 사랑을 나눌 때 결코 양보란 없었다. 다만 온다연이 저항 없이 꼬리를 낮추고 애원할 때면 아주 조금이나마 행동이 부드러워진다.온다연은 고통을 참으며 두 다리로 그를 감쌌다.“여보, 살살...”‘여보’라는 호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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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유강후는 태연하게 답했다.“오늘 결석한다고 내가 오전에 학교에 연락했어.”전시회든 남자 동기든 그 어떤 것도 용납할 수 없었다.처음에 온다연을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는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관심사를 갖게 될 기회를 주고 싶었다. 물론 체계적인 금융 지식을 배우게 하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절대 남자 동기와 연락처를 주고받거나 소개팅하라고 지원해 주는 게 아니었다.온다연이 똑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학교를 그만두게 할 수 있었다.그 어떤 동의도 없이 멋대로 결석 신청한 유강후의 모습에 온다연은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왜 마음대로 결정해요? 전 무조건 학교 갈 거예요. 오늘 중요한 수업이 있다고요. 다른 학교 교수님이 강의하러 온다고 해서 일주일 동안 기다렸단 말이에요.”오늘 수업은 전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오전 내내 결석을 했기에 뒤처진 만큼 따라잡으려면 며칠간 고생을 해야 한다. 말을 마친 온다연은 그를 밀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지만 결코 이대로 순순히 놓아줄 유강후가 아니다.“동아리 가입했어?”유강후에게 잡혀 꼼짝달싹 못 한 온다연은 조바심이 밀려왔다.“아저씨, 얼른 놔요. 이러다가 정말 지각이에요.”유강후의 표정은 순식간에 돌변했다.“결석 신청했다고 말했잖아. 못 가.”지난 며칠간 온다연은 공부 때문에 유강후를 푸대접했고 그는 아무런 원망도 없이 꾹 참았다.그러나 배려해 주는 마음도 모른 채 다른 남자에게 연락처를 알려줬으니 유강후는 눈이 완전히 뒤집혔다.온다연은 점점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의 마지노선을 넘어버렸다.아무리 생각해도 찝찝했던 유강후는 아침 일찍 화양대 공식 블로그를 확인했다.그 결과 분노가 더욱 심해졌다.블로그에는 ‘고백의 창’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었는데 들어가 보니 온다연에 관한 많은 게시물들이 쏟아져 나왔다.그중 대부분은 온다연이 수업 들을 때 몰래 찍은 것처럼 보였고 퀸카라는 타이틀과 함께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심지어 댓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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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아주 잠깐 잡았을 뿐인데 온다연은 턱이 너무 아팠다.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유강후를 원망했다.“아저씨, 내가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도 된다면서요? 동기 연락처를 추가했을 뿐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요. 도대체 난 아저씨한테 어떤 존재예요?”유강후의 말투는 한없이 차가웠다.“뭐든지 하라고 한 건 맞아. 하지만 남자 동기한테 연락처를 주거나 그 인간들이랑 얘기하는 건 포함되지 않았어.”따로 화양대 총장과 연락까지 하면서 반을 개설했던 이유가 남자 동기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였다.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쓸모가 별로 없었다. 온다연의 카톡에는 낯선 사람이 너무 많았고 지금도 그녀를 추가하기 위해서 어디선가 기회를 엿보는 사람도 여럿 있을 것이다.수많은 남자가 온다연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유강후는 표정이 굳어졌고 눈빛마저 싸늘하게 돌변했다.“동기고 뭐고 지금 당장 모든 연락처 삭제해. 핸드폰에는 나랑 교수님의 연락처만 있으면 돼.”온다연은 화가 나서 손이 떨릴 정도였다.“싫어요. 아저씨,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유강후의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다.“삭제하기 전에는 학교 갈 생각 꿈도 꾸지 마.”온다연은 극도로 화를 냈다.“싫다고요. 안 지운다고요.”말을 마친 온다연은 있는 힘껏 유강후를 밀치더니 가방을 움켜쥐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유강후는 단호했다.“사모님 못 나가게 막아.”그 말을 들은 온다연은 걸음을 멈추고 목소리를 더 높였다.“경고하는데 날 막는 사람은 오늘 당장 해고예요.”온다연을 막으려고 나섰던 도우미 몇 명은 온몸이 경직된 채로 움직이지 못했다.두 사람이 결혼하기 전에는 유강후의 명령에만 따랐다.하지만 지금은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으니 온다연은 진정한 안주인이 되었다.그 말인즉 유강후의 명령만 들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특히나 지금처럼 부부싸움을 하는 상황에서는 그 어느 쪽의 미움도 사서는 안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도우미들은 결국 자리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한편 그들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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