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준은 떠나기 전 다시 한번 물었다.“다연 씨 혹시 경원 사람인가요?”그 질문을 들은 유강후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싸늘하게 물었다.“그게 진학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죠?”온다연은 유강후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부드럽게 말했다.“총장님, 전 경원 토박이입니다.”정현준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친척 중에 안씨 성을 가진 사람이 있나요?”온다연은 정현준이 뭘 알고 싶어하는지 모른 채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가 옆에 있는 유강후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걸 보고 재빨리 입을 열었다.“없습니다. 총장님이 사람을 잘못 봤나 봐요.”정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착각했나 보네요. 20년 넘은 일이라 가물가물하네요.”곧이어 처음 도착했을 때의 우아하고 지적인 모습을 되찾은 정현준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실례를 범했습니다. 그럼 학교에서 뵙죠. 진심으로 환영합니다.”정현준이 떠난 후 온다연은 몸을 돌려 유강후의 허리를 휘감았다.여전히 유강후가 자발적으로 이런 일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아저씨, 지금 제가 꿈꾸는 거 아니죠?”유강후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번쩍 안아 들고 서재로 향했다.“당연하지. 우리 다연이 사모님인데 이제부터 장부 어떻게 관리하는지 배워둬야지.”잔뜩 신이 난 온다연은 그를 꽉 껴안으며 귓가에 단호하게 속삭였다.“이미 결정한 일이니까 절대 번복하면 안 돼요. 알겠죠? 갑자기 학교 못 가게 막으면 아저씨를 엄청 원망할 거예요. 아니, 다시는 아저씨랑 얘기 안 할 거예요.”기뻐하는 온다연을 보며 유강후는 기분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차분하고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다.“무사히 졸업해야지. 그런데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세 개 있어.”온다연은 긴장하기 시작했다.“그게 뭔데요?”유강후는 그녀를 테이블에 앉혀놓고 나지막하게 말했다.“내가 말한 대로 여기에 쓰면 돼. 어기는 순간 벌을 받게 될 거야.”온다연은 방금까지 떠오른 마음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그럼 그렇지. 날 이렇게 순순히 보내줄 리가 없잖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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