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후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꿈에 네 어린 시절이 나왔어.”그건 아주 이상한 꿈이었다. 꿈속에서 그는 마치 평행 세계로 들어간 것 같았는데 그곳에서 그는 어린 온다연을 만났다. 작고 여린 아이, 항상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던 아이.유강후는 그것이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어쩌면 신이 그에게 준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꿈에서만큼은 그는 어린 온다연을 구할 수 있었다.꿈속에서 유강후는 열여섯 살이었고 온다연은 겨우 여덟 살이었다. 그녀가 유씨 가문에 들어가기까지 아직 2년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 2년은 온다연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시기였다.유강후는 꿈속에서 직접 봤다. 온준용이 아내와 아이를 무자비하게 때리는 모습을. 작은 몸집의 온다연이 어둡고 축축한 방에 갇힌 모습을. 비 내리는 거리에서 홀로 울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낯선 소년이 나타나 그녀의 어깨에 우비를 살포시 걸쳐 주는 모습을.온다연과 그 소년은 서로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처음에 유강후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끼어들 수 없었다.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는 그 세계에 직접 개입할 수 있게 되었고 몇 가지 방법을 써서 온다연의 이웃이 되었다.그리고 온준용이 또다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날 유강후는 그를 처참하게 두들겨 패고 경찰에 넘겼다. 그 후 여러 수단을 동원해 어린 온다연을 그 지옥 같은 집에서 데리고 나왔다.그 순간부터 유강후는 그녀의 보호자가 되었다. 온다연은 그의 곁에서 자유롭게 자랐고 그는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처럼 보살폈다. 마치 어린 공주처럼.온다연이 처음으로 1등을 했을 때,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연설을 했을 때, 처음으로 학원에 갔을 때, 처음으로 부모님 호출을 받았을 때, 그리고 심지어 처음으로 생리를 했을 때조차... 그 모든 순간에 유강후가 있었다.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들며 온다연이 낯선 소년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그는 너무 화가 나서 그녀를 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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