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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161 - Chapter 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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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다양한 요리가 정교한 도자기 접시에 담겨 있었고 음식의 전반적인 색상과 데코레이션은 사람의 식욕을 자극했다.온다연이 먹고 싶어 했던 생선죽은 아름다운 작은 그릇에 담겨 나왔고 숟가락마저도 매우 예뻤다.게다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 완벽했다.온다연은 한 숟갈 맛보더니 입안 가득 채운 감칠맛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장 집사님, 요리 솜씨가 더 좋아졌네요. 예전에 만든 것보다 훨씬 맛있어요.”장화연은 유강후를 힐끗 쳐다보고선 차분하게 말했다.“어떤 분이 3년 동안 생선죽을 드셨어요. 매일 똑같은 음식을 만들다보니 실력이 늘었나 봐요. 그래도 오늘 만든 건 더 맛있을 거예요. 전복 즙으로 푹 끓였거든요.”온다연은 자연스레 그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알아챘다.그녀는 죽 한입을 먹고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왜 이걸 3년이나 먹은 거죠? 질릴 텐데.”장화연은 담담하게 말했다.“매일 생선죽을 끓이면 간절히 기다리던 그 사람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코끝이 찡해진 온다연은 고개를 숙였다.“농담도 참... 하나도 안 웃긴데요?”어느새 식탁에는 침묵이 흘렀고 아이조차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유강후가 발라준 게를 먹었다.늦은 시간이 되었는데도 우림은 온다연 곁에서 떨어질 줄 몰랐고 이야기를 해달라며 졸랐다.그렇게 열한 시가 다 되어서야 방안이 조용해졌다.유강후는 잠든 아이를 안아 올려 도우미에게 건네며 어르신한테 데려가라고 부탁했다.다시 돌아왔을 때, 온다연은 침실에서 나와 다른 방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유강후는 그녀에게 다가가 뒤에서 끌어안았다.“같이 자면 안 돼요?”순간 온몸이 굳어진 온다연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이 손 놔요.”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오늘따라 몸이 굉장히 예민했다.방금 아이가 놀아달라고 졸라대던 그때 유강후는 옆에 앉아서 가만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분명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가까이 느껴지는 그의 숨결이 온다연의 마음을 간질거렸다.아이를 안을 때 그의 손이 우연히 몸에 닿기라도 하면 욕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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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그러자 여러 가지 답변이 쏟아졌다.어떤 사람은 호르몬 문제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불안한 마음 때문이라고 했다. 또 어떤 사람은 뱃속의 아이가 아빠에게 안기고 싶어서 그런 기분이 든다고 했다.어느 것이든 온다연에게는 좋을 게 하나 없었다. 이는 그녀가 임신기간 동안 점점 더 유강후에게 의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하지만 이렇게 빨리 유강후와 화해할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염지훈과의 관계를 정리한 후 H국으로 돌아가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을 손볼 계획이었고 이 모든 일이 끝난 후에 유강후와 화해할지 말지 고민해 볼 생각이었다.유강후가 아이의 아빠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기에 아이와의 만남을 가로막지는 않겠지만 악몽 같은 10년은 용서라는 단어를 쉽게 말할 수 없게 만들었다.머릿속이 복잡해진 온다연은 눈을 감고 잠을 청했지만 여전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결국 아예 일어나 앉아 핸드폰으로 검색을 이어갔다.[임신했는데 남편이 집에 없어서 잠이 안 와요. 남편을 안고 싶은데 어떡하죠?]쏟아진 수십 개의 글 중 하나가 온다연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남편이 입었던 옷을 안으면 분명히 잠들 수 있을 거예요.]온다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시간을 봤다. 어느새 새벽 두 시가 되었다.지금 잠들지 않으면 뜬눈으로 날을 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살며시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들어갔다.다행히 유강후가 저녁에 벗어 던진 셔츠는 아직 세탁 전이라 빨래 바구니에 그대로 놓여있었다.그녀는 도둑처럼 셔츠를 집어 들고 재빨리 방으로 돌아갔다.침대로 돌아온 후 그녀는 셔츠를 껴안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코끝을 감싸는 유강후의 향기에 편안함이 밀려왔고 몸도 마음도 어느새 안정을 되찾았다.그렇게 온다연은 유강후의 셔츠를 껴안고 천천히 잠이 들었다.얼마 후 문이 살짝 열렸고 침대 위의 작은 불도 켜졌다.침대 가장자리에 앉은 유강후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무언가를 안은 채 잠이든 온다연을 바라봤다.늘 그렇듯 불안한지 깊게 잠들지 못했고 미간을 찌푸린 채 뒤척였다.‘안 좋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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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그날 밤 온다연은 매우 깊이 잠들었고, 다음 날 정오가 되어서야 깨어났다.깨어났을 땐 약간 어리둥절한 상태였다.‘셔츠를 안아도 이렇게 효과가 좋단 말이야?’그녀가 씻고 방에서 나오자 장화연이 다가왔다.“다연 씨, 부모님들이 도착하셨어요. 지금 거실에서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세요.”온다연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벌써요? 분명히 내일 도착한다고 들었는데요?”“회장님께서 서프라이즈를 주고 싶다고 하셔서 차마 말씀드릴 수 없었어요.”온다연은 잔뜩 신이 난 채로 달려갔다.그러다가 뭔가 생각난 듯 다시 걸음을 돌렸다.“예쁜 옷으로 준비해 줘요. 아빠가 괜히 강씨 가문이 저한테 못 해주는 줄 알고 오해하면 안 되잖아요.”수백 평에 달하는 옷방에는 옷이 가득 걸려있었고, 전부 맞춤 제작이나 시즌 신제품으로 TV 속 연예인보다 고급스러운 옷들이 훨씬 더 많았다.선반에는 작은 쥬얼리 샵에 견줄만한 눈부신 보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게다가 이곳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강현미가 보낸 컬렉션만으로도 개인 쥬얼리 샵을 열기에 충분했다.온다연은 청순한 흰색 원피스로 갈아입은 후 어울릴만한 액세서리를 골라 장화연에게 건네며 부탁했다.장화연은 목걸이를 걸어주며 차분하게 말했다.“도련님이 회장님한테 밉보일까 봐 걱정되세요?”온다연은 콧방귀를 뀌었다.“아니거든요? 우리 엄마랑 아빠가 걱정할까 봐 이러는 거예요.”장화연은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옷을 갈아입은 온다연은 서둘러 밖으로 달려갔고 장화연은 외투 하나를 챙겨 그녀의 뒤를 쫓았다.“천천히 가세요. 날이 추워져서 원피스만 입기에는 추워요.”온다연은 그 말이 들리지 않는 듯 아랑곳없이 달려갔다.밖으로 나오자 천천히 착륙하는 두 대의 헬기가 보였고 그녀는 의아해하며 물었다.“다른 손님도 있어요?”“아니요. 헬기 두 대에는 진씨 가문에서 가져온 선물이 실렸다고 합니다.”온다연은 걸음을 멈췄다.“아빠가 가져온 거예요? 뭘 사왔길래 헬기까지 동원한 거죠?”“그건 잘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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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너 편식이 심하잖아. 여기 음식들이 입맛에 안 맞을까 봐 걱정했지.”그러자 강양호가 웃으며 말했다.“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 강씨 가문에서 절대 굶길 일이 없거든요. 우리 손자가 다연을 위해서 작은 주방을 만들었어요. 최고의 한식 셰프를 모셔 왔으니 그런 걱정은 넣어두셔도 좋습니다.”진수현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아침 7시가 채 되지 않아 그들은 공항에 도착했고 유강후와 강양호, 강현미는 직접 공항에 픽업을 나갔다.이른 시간이라 차가 없어서 망정이지 사람이 붐비는 시간 때였다면 도로를 봉쇄할 기세였다.강씨 가문에 도착하자마자 강양호는 직접 별장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을 소개해 줬다.진수현은 알고 있다. 강양호처럼 연세가 많고 북아메리카에서 권위가 높은 인물은 설령 대통령이 찾아와도 이렇게 동행하지 않는다는 것을.이건 강씨 가문이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대우였다.게다가 온다연이 차고 있는 액세서리들은 강현미가 소장하고 있던 값비싼 골동품급 보석인게 틀림없다.비로소 진수현은 불안했던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르신이 계시니 마음이 놓이네요. 아이들에 대해 얘기 좀 나눌까요?”강양호와 진수현은 몇 년 전부터 친분이 있었는데, 이제 사돈을 맺었으니 이야기할 주제가 더 많아졌다.대화를 나누다가 강양호는 진수현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두 사람은 담소를 나누며 한창 인테리어 중인 2층 건물로 들어섰다.온다연도 그제야 이곳이 강씨 가문이 준비해 준 아기방이라는 걸 알아챘다. 원래의 인테리어는 전부 철거되었고 지금은 십여 명의 작업자와 디자이너가 머리를 맞대고 그 안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강양호가 들어서자 모두가 하던 일을 멈추고 그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강양호는 집사에게 뭔가를 얘기했고 얼마 후 디자이너 한 명이 다가왔다.디자이너는 전반적인 인테리어에 대해 소개한 후 끝으로 렌더링을 보여줬다.진수현은 매우 만족하며 틈틈이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자 강양호는 디자이너에게 그의 제안을 꼼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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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화

양준구는 동남아시아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은둔 생활을 하고 있던 진수현마저도 그의 이름이 귀에 익었으니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양씨 가문은 흑과 백을 아우르는 매우 강력한 가문이었는데 4년 전에 갈라섰다.그때 양준구 부부는 실종되었고 사촌 동생이 가주의 자리를 이어받았다.하지만 양준구의 충성스러운 부하들은 새로운 주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양준구의 산업을 목숨 걸고 수호했다. 그렇게 양씨 가문과 양준구 부하들은 서로 수많은 충돌과 갈등을 겪었고 이로 인해 동남아시아 전역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모든 사람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양준구의 부하들은 싸울수록 점점 더 강해졌다. 로운의 리더십하에 그들은 양씨 가문이 차지한 많은 영역을 빼앗아 왔고 양준구의 원래 산업까지 크게 확장했다.한때 부하들의 배후에 숨겨진 막강한 거물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또한 양준구가 죽지 않았고, 실은 출산하다가 세상을 떠난 아내로 인해 극심한 슬픔에 빠져 대중 앞에서 사라졌다는 소문도 있었다.또 누군가는 양준구에게 아들이 하나 있는데 언젠가 나타나서 모든 걸 빼앗을 거라며 얘기했다.소문의 중심에 놓인 양준구의 아들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으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진수현은 중얼거렸다.“양준구의 아들이라니...”유강후가 답했다.“지금 강씨죠. 제 아들입니다. 정식으로 양씨 가문에 돌아가기 전까지 아이의 신분에 대해 알릴 생각이 없습니다. 물론 우림한테도 얘기할 생각이 없고요.”“당연히 그래야죠. 양씨 가문의 현 상속자가 교활하고 잔인하기로 소문이 났거든요. 그쪽에서 양준구에게 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강씨 가문도 번거로워질 겁니다.”유강후는 침착하게 말했다.“그렇게 될 일은 없을 겁니다. 설령 우림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한들 동남아시아에 있지 않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겁니다.”그는 깊은 눈빛으로 온다연을 바라봤다.“우림이가 로운한테 안겨 왔을 때 탯줄도 깨끗이 잘리지 않은 피투성이 상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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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6화

이때 진수현이 입을 열었다.“희소금속으로 사업을 일군 마크 가문을 말하는 건가요?”“네.”유강후의 대답에 진수현이 말을 이었다.“그쪽은 소식이 무척 빠르네요. 내가 여기에 온 지 반나절도 안 됐는데, 우리한테도 초대장을 보내왔대요. 우리 두 집안이 사돈을 맺게 된 것을 아는 모양이에요.”“내가 예전에 북아메리카에 있을 때 마크의 아버지 세대와 약간의 친분이 있었어요. 이번 기회에 한번 만나는 것도 좋으니 가는 게 어때요?”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온다연을 바라보았다.온다연이 담담하게 말했다.“초대장을 받고 가지 않으면 아쉬울 것 같아요. 기업인들이 많이 올 텐데 새로운 인맥을 쌓을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그녀는 임청하라는 여자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선수를 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그녀에게 따로 계획이 있는 것 같아 유강후는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곧 이튿날 저녁 연회 시간이 됐다.한껏 멋을 낸 온다연과 안심이 등장하자 장내가 떠들썩해졌다. 모녀의 꼭 닮은 외모와 세련된 옷차림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느 집안 자매인지 수소문하는 사람도 있었다.마크 가문은 부유하기는 하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약해 참석자 대부분이 재계 인사들이었다. 그중 유강후는 단연 가장 돋보이는 존재였다.이 모든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던 임청하는 질투심에 눈이 빨개졌다.고가의 맞춤 드레스와 20억대의 보석으로 화려하게 꾸민 온다연,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보호하는 유강후, 그런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임청하는 온다연의 얼굴을 찢어버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저년은 얼굴이 예쁜 것을 빼면 뭐가 있어서 유강후가 저렇게 홀딱 반한 거야? 진수현이라는 남자가 온다연의 친부라던데, 어쩌다 권력과 재력을 모두 갖춘 아버지를 두게 된 거지? 나와 똑같이 진흙탕에 있던 사람인데, 왜 저년만 팔자를 고치고 나는 계속 진흙탕에 있어야 해?’‘내가 가지지 못하는 건 너도 가질 생각하지 마.’임청하는 손에 든 와인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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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7화

연회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수군거리는 소리와 비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마크 부인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사람들을 데리고 객실로 돌진했다.복도 중간에서 온다연을 마주친 그녀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온다연 씨가 왜 여기에?”온다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뜻이죠? 제가 어디에 있으면 안 되나요? 아니면 제게 해서는 안 될 일이라도 하셨는지?”마크 부인의 안면 근육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녀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온다연을 노려보더니 부리나케 객실 방향으로 달려갔고, 좋은 구경거리가 생겨 신난 손님들이 그 뒤를 따랐다.온다연은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우리도 구경하러 가죠.”약을 탄 술을 마신 마크는 객실에서 이성을 잃은 채 야수로 변해 있었다.임청하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아 정신이 말짱했지만 마크에게 붙잡혀 옷이 갈기갈기 찢어진 상태였다. 처음에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꽤 준수한 외모를 가진 마크를 보며 눈동자가 흐려지기 시작했다.‘어차피 이제 유강후와는 불가능하니 마크가 괜찮은 선택일지도 몰라. 정실부인이 되지 못해도 최소한 상류층에는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그런데 그 술은 분명 온다연과 다른 남자를 위해 준비했는데, 어쩌다 마크가 마시게 됐을까?’그녀가 깊이 생각할 시간도 없이 마크가 덮쳐왔다.두 사람은 마른 장작에 불이 붙은 것처럼 욕정이 불타올라 한데 엉겨 붙었다.둘이 한창 불붙어 있을 때 방문이 벌컥 열렸다.침대 위에서 뒤엉킨 채 격렬한 동작을 하던 두 사람은 그 소리에 즉시 떨어졌다.마크는 얼굴이 빨갛고 눈빛이 흐릿한 것이 딱 봐도 약물을 복용한 티가 났다. 임청하는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이불로 몸을 감쌌다.침대 위의 여인이 임청하인 것을 확인한 마크 부인은 분노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렇게 믿었는데, 이년이 감히 내 남자와 이 짓을 하다니!’마크 부인은 미쳐 날뛰는 야수처럼 달려들어 임청하의 머리채를 잡고 따귀를 때렸다.“나쁜 년! 내가 그렇게 믿었는데, 감히 내 남자에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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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빨리 데리고 나가지 못해?”마크 부인은 그제야 문밖에 구경꾼이 가득한 것을 의식했다.하인들에게 끌려 나가던 임청하는 사람들 속에서 온다연을 발견하고 독기 서린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너였구나!”온다연은 냉담하게 말했다.“자업자득이야. 남을 탓하지 마.”임청하의 눈에는 당장 온다연을 찢어버리기라도 할 듯 독기가 서렸다.“네가 함정을 팠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온다연이 빈정대며 말했다.“너한테 기회가 있을 것 같아? 그 전에 목숨이나 잘 부지해.”장화연이 입을 열었다.“작은 사모님, 가시죠. 이런 추잡한 장면은 보지 않는 게 좋아요. 눈만 더럽혀요.”홀에 도착하니 진수현과 안심이 온다연을 찾고 있었다.안심은 온다연의 손을 잡고 걱정스럽게 물었다.“무슨 구경할 게 있다고 거기에 갔어? 혹시 누구와 부딪히기라도 하면 어쩌려고?”“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네. 이렇게 추잡한 일을 공공연히 저지르다니! 너무 한심해.”“집에 가자. 여기서 눈과 귀를 더럽힐 필요 없어. 태교에도 안 좋아.”이 소동이 있고 난 뒤 손님들 태반이 떠나갔다.유강후와 온다연 일행도 재빨리 주차장으로 향했다.그들이 차 문을 열려는 순간, 누군가가 맞은편에서 돌진해 왔다.“온다연, 나쁜 년! 죽여버릴 거야.”“감히 나를 함정에 빠뜨려? 절대 가만 안 둬.”...접근하기도 전에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한 임청하는 미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유강후, 당신은 왜 벌을 받지 않아? 내가 4년 동안 강씨 가문에서 당신 어머니를 모시고 당신을 섬기며 살얼음판 걷듯 숨죽이고 살았는데, 공로는 없다 해도 고생은 했잖아. 그런 나를 온다연이 돌아오자마자 내쫓은 것도 모자라 아예 북아메리카에서 발붙일 곳이 없게 하다니! 이게 사람이 할 짓이야? 당신 같은 인간은 반드시 천벌을 받을 거야.”“뭐가 무서워서 나를 급히 내쫓았는지 다 알아. 예전에 당신과 유씨 가문이 온다연에게 나쁜 짓을 많이 했잖아. 기억이 돌아오면 용서하지 않을까 봐 저년과 친분이 있었던 사람들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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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얼굴이 굳어진 유강후가 임청하의 입을 막으려고 다가가자, 진수현이 그 앞을 가로막았다.“계속 말해요.”임청하는 증오 가득한 눈빛으로 유강후를 노려보았다.“유강후의 조카들이 어찌 자기 어머니를 죽인 여자를 용서했겠어요? 그들은 온다연의 이모는 건드리지 못하고 온다연에게 분풀이를 했죠. 온다연을 뼛속까지 미워했으니 무슨 악랄한 짓이든 못 했겠어요?”“온다연은 유씨 집안에서 구박받은 것은 물론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과 폭행을 당했고, 동네 건달들에게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죠. 10년, 이런 학대가 10년이나 계속됐어요.”“그들은 온다연을 괴롭혔을 뿐만 아니라 온다연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까지 못살게 굴었고, 심지어 온다연의 친구를 죽이기까지 했어요.”진수현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임청하를 노려보았다.“한 마디라도 거짓말이면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요.”임청하가 코웃음을 쳤다.“이 지경이 됐으니, 이제 편할 날이 없다는 것쯤은 나도 알아요. 당신이 안 죽여도 마크 부인이 가만두지 않겠죠. 이 모든 건 유강후 때문이에요. 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못 믿겠으면 내 방에 가서 USB를 가져와요. 침대 협탁 두 번째 서랍에 있는 노트북에 검은색 USB가 끼워져 있을 거예요. 그 속에 당신 딸이 폭행당하는 영상이 들어 있어요.”진수현은 분노로 온몸을 부르르 떨며 소리쳤다.“가져와!”경호원이 주의를 주었다.“회장님, 여기는 마크 가문 저택입니다.”진수현이 유강후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남자라면 그 USB를 직접 가져와서 증명해 봐요.”유강후가 이권에게 신호를 보내자, 이권이 한숨을 쉬며 홀로 향했다.임청하가 말을 이었다.“그 영상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에요. 유강후는 북아메리카에서 H국으로 돌아간 후, 당신 딸과 강제로 동거했고 결혼과 임신도 강요했어요.”“저 인간이 당신 딸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하세요? 단지 장난감으로 여길 뿐이에요. 3년 전에는 납치범과의 거래로, 죽마고우 나은별을 구하기 위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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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이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순간, 그녀는 벌떡 일어나 경호원에게 덮쳤다.오랜 세월 명문가에서 지낸 임청하는 경호원들의 총기 위치를 꿰뚫고 있었다.더군다나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 무서운 것이 없었다. 총을 빼앗은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온다연을 겨누었다.깜짝 놀란 유강후가 번개처럼 몸을 던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탕! 굉음과 함께 공기가 얼어붙었다.뒤늦게 정신 차린 경호원이 달려들어 임청하를 제압했다.그녀는 미친 듯이 웃으며 혼란한 틈을 타서 자신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었다.뇌장이 흘러나오고 피가 바닥에 가득 튀었다.유강후는 가슴을 움켜쥔 채 천천히 돌아서더니 바닥에 쓰러졌다.온다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아쉬움과 미련이 가득했지만 입가로 쏟아져 나오는 핏물이 모든 것을 앗아갔다.시간이 멈춘 듯 고요해졌고, 세상 만물이 이 순간 색을 잃었다.“강후 씨!”온다연은 하늘과 땅이 빙빙 도는 것 같았다. 그녀는 미친 듯이 유강후를 향해 달려갔다.유강후는 가슴에 총상을 입었는데, 상처가 벌어지면서 피가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처럼 쏟아져 나왔다.온다연은 그를 꼭 껴안고 횡설수설했다.“아니야, 이건 진짜가 아니야...”“죽으면 안 돼요, 강후 씨.”“제발 죽지 말아요. 제발요.”...손을 들 힘도 없는 유강후는 겨우 몇 마디를 뱉어냈다.“내... 모든 재산은 전부... 유서에 적어... 너와 아이...”“미안해. 아이들이 자라는 걸 보지 못할...”말이 끝나기 전에 손이 힘없이 늘어졌다.이 세상의 이별은 언제나 이렇게 갑작스럽다. 어제까지 웃으며 이야기하던 사람이 내일이면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온다연은 처절한 목소리로 유강후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극심한 슬픔과 분노가 심장을 짓누르며 그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4시간 후, 북아메리카 최고 병원.헬기에서 급히 내린 곽혜진은 곧장 수술실로 달려갔다.이때 수술실에 북아메리카 최고의 의사들이 모여 있었지만, 모두가 속수무책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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