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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บทที่ 1151 - บทที่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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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염지훈의 목소리는 마치 고통에 울부짖는 것처럼 들렸다.“다연아, 기억해. 네가 날 사랑하지 않더라도 나는 변함없이 널 사랑할 거야. 내 사랑이 결코 유강후보다 못하지 않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유강후가 줄 수 있는 건 나도 얼마든지 줄 수 있어.”“그냥 타이밍이 안 맞았던 거야. 우리가 좀 더 일찍 서로를 알게 되었다면 결말이 달라졌을지도 몰라.”“만약 어느 날, 유강후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거나 그 사람이 너한테 상처를 줬다면 뒤를 돌아봐. 난 항상 이 자리에서 널 기다릴게.”염지훈은 손을 들어 온다연의 창백한 얼굴을 쓰다듬었다.“다연아, 알겠지만 나랑 유강후는 비슷하면서도 많이 달라. 나는 네가 그 어떤 상처도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보란 듯이 잘 지내. 울지 말고. 나는 다연이가 울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라서 싫어.”그의 목소리는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차가운 손끝에서는 깊은 그리움이 묻어났다.“만약 한발 앞서서 널 알게 되었다면 그때는 날 선택할 거야?”눈이 시큰해진 온다연은 차마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지 못했다.“모르겠어요.”이 모든 게 유강후만의 잘못이 아니라 그녀 역시 유강후를 놓지 못했다는 사실을 차마 염지훈에게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염지훈은 손을 내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이거면 됐어. 적어도 바로 거절하지는 않았잖아.”온다연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미안해요.”어느새 염지훈은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그래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았으니까 표정 좀 풀어. 내가 널 놔주면 기뻐해야지. 회장님이랑 사모님 오시면 내가 직접 약혼 취소하겠다고 얘기할게. 난처해하지 않아도 돼.”지난 3년 동안 있었던 모든 일이 머릿속에 떠오른 온다연은 아직도 자신을 아끼고 있는 연약한 남자를 보며 깊은 죄책감을 느꼈다.하지만 그녀는 미안하다는 말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염지훈은 그녀의 슬픔을 알아차린 듯 애써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슬퍼하지 마. 나도 그냥 포기하는 건 아니니까.”“원하는 게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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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온다연은 할 말이 있는 듯 문을 힐끗 쳐다보더니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권예진은 의사와 간호사를 동행하여 안으로 들어왔다.정기 검진을 하고 상처를 치료한 후, 의사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얘기해주고선 걸음을 옮겼다.권예진은 염지훈을 정성껏 보살피며 약을 챙겨줬다.조용히 옆으로 비켜선 온다연은 권예진의 애틋한 표정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수십억 인구가 있는 이 세상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정말 드문 일이라고 한다. 다들 미련을 품은 채 아쉬운 마음을 숨기고 물 흘러가듯 태연하게 인생을 살고 있을 뿐이다.온다연은 떠날 준비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염지훈이 권예진에게 물었다.“밖에 아직도 비와?”권예진은 재빨리 커튼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아직도 오네요. 소나기가 내리는 걸 보니 곧 멈출 거예요.”이때 염지훈이 말했다.“며칠 동안 챙겨줘서 고마워. 선물을 하나 주고 싶은데 어떤 걸 좋아하는지 모르겠네? 내가 사줄게.”권예진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속으로 기뻐했다.“괜찮아요. 그냥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병간호하는 거예요. 신경 쓰지 마요.”염지훈은 병상 옆 탁자에서 카드를 꺼내 온다연에게 건넸다.“부탁 하나만 들어줘. 예진을 데리고 쇼핑몰에 가서 선물 하나 사줘. 아니, 여러 개도 괜찮아. 가격 보지 말고 마음에 드는 게 있다고 하면 전부 다 사. 한도 제한이 없는 카드니까 실컷 써.”온다연은 카드를 받고 권예진을 쳐다봤다. 수줍은 미소와 놀라움으로 가득한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다.하지만 이 상황을 해결한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임원식에게 염지훈을 부탁한 후 권예진과 함께 쇼핑몰로 향했다.그들이 간 쇼핑몰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와 시즌 신제품을 모아둔 곳이었다.반짝이는 주얼리, 최신 한정판 가방, 옷, 신발로 가득한 이곳은 그야말로 여자들의 지상 천국이다.눈이 반짝인 온다연과 권예진은 제일 먼저 쥬얼리 샵으로 걸음을 옮겼다.보석 디자인이 세련되고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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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청아한 외모에 피부도 하얗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타고난 권예진이 쥬얼리를 착용하자 환상적으로 아름다웠다.온다연은 웃으며 물었다.“예쁘죠? 마음에 들어요?”권예진도 물론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싼 것 같아요. 일단 나가서 다른 곳도 구경해봐요.”그러자 온다연이 말했다.“마음에 드는 건 맞죠? 이렇게 영롱한 쥬얼리는 예진 씨처럼 아름다운 사람에게 어울려요. 그럼 이걸로 살게요.”권예진은 쥬얼리를 빼내면서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너무 비싸요.”말은 이렇게 했지만 내심 아쉬운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온다연은 고민도 없이 카드를 직원에게 건넸다.“이 세트는 저희가 살게요.”이때 매니큐어를 한 가느다란 손이 나타나 권예진이 들고 있던 목걸이를 가로챘다.“예쁜데? 우리 집 강아지한테 딱이네.”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든 온다연은 화려한 외모의 여성을 마주했다.전형적인 혼혈인 얼굴인데,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건방짐이 가득했다.그 여자는 온다연이 자신을 바라보는 걸 눈치채고선 경멸 섞인 눈빛을 보냈다. 그 후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꺼내더니 중지에 낀 분홍색 다이아몬드 반지를 어루만지며 살 돈이 없으면 빨리 꺼지라는 표정을 지었다.온다연은 단호하고 정중하게 말했다.“저기요. 이 세트는 저희가 먼저 사겠다고 했어요.”여자는 목걸이에 박힌 다이아몬드를 힐끗 보더니 온다연과 권예진이 입고 있는 옷을 훑으며 시큰둥하게 말했다.“여기에 있는 쥬얼리들이 엄청 비싼 건 알아?”여자는 아주 당연하게 온다연을 돈 없는 사람으로 단정 지었다.지난 며칠 동안 온다연은 줄곧 호텔에 머물렀고, 병원을 오가며 병간호만 했으니 당연히 그 어떤 액세서리도 하지 않았다.입고 있는 옷은 유강후가 맞춤 제작한 옷이기에 그 어떤 로고도 박혀 있지 않았지만 품질과 디자인은 흠잡을데 없이 완벽했다.당연히 권예진도 아무런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았다. 그녀가 입고 있는 옷도 임시로 산 것이기에 아주 평범했다.두 사람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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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온다연은 비웃었다.“뻔뻔하네요. CCTV가 없을 것 같아요?”마크 부인은 경멸하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난 여기의 지분을 갖고 있어. 내가 CCTV 고장 났다고 하면 그냥 그런 거야. 너같은 동양인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우리랑 급이 달라. 가난한 주제에 설치기는.”온다연은 몸을 숙여 바닥에 놓인 목걸이를 집어 들더니 마크 부인의 얼굴에 세게 내리치며 차갑게 말했다.“마크 가문의 사모님이 이렇게 무례한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 인종차별이 취미예요? 이렇게 하시는 목적이 뭐죠? 득이 될 게 아무것도 없을텐데?”“마크 가문은 아시아 쪽 사업 범위를 확장할 생각이 없나 봐요?”“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마크 그룹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70%가 아시아 지역을 점유하고 있는데 참 아이러니하네요.”“사모님은 혼혈 아니신가요? 본인도 동양인의 피를 지녔으면서 이렇게 자기 폄하를 한다는 게 놀랍네요.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자격지심을 갖고 있었던 건가?”그 말에 화가 치밀어 오른 마크 부인은 온다연의 뺨을 때리려고 손을 들었다.그러나 온다연이 단번에 막았고 그녀의 손을 뒤로 밀어내며 말했다.“사모님이 이렇게 무례하고 거만한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 마크 가문과의 협력에 대해 다른 가문들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도록 오늘 하신 행동에 대해서는 널리 퍼뜨려드릴게요.”길고 가는 하이힐을 신고 있던 마크 부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려고 하자 옆에 있던 사람이 재빨리 부축했다.이때 키가 큰 남자가 다가왔다.“무슨 일이야?”건장한 남자의 모습에 불이익을 당할까 봐 걱정되었던 온다연은 곧바로 권예진에게 밖에 있는 경호원을 불러오라고 했다.그런데 뜻밖에도 그 남자는 온다연을 힐끗 쳐다보더니 표정이 금세 바뀌었고 서툰 한국어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강씨 가문의 사모님 맞으시죠?”그는 온다연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저는 마크라고 합니다. 어제 연회에서도 마주쳤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온다연은 악수를 하지 않고 그저 냉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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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온다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경호원을 불러왔다.“매장 CCTV 영상을 받을 방법이 있는지 찾아봐요. 소리가 있는 걸로요.”그러자 경호원이 답했다.“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여기 최대 주주가 대표님의 친구거든요.”“그럼 지금 바로 구해줘요.”경호원은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사모님, 대표님이 지금 염지훈 씨의 병실에 계십니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하셔서 무슨 사고라도 생길까 봐 너무 걱정됩니다. 그쪽으로 가보시는 게...”온다연은 표정이 어두워진 채 곧바로 차에 올랐다.“빨리 병원으로 가요.”...병실 안.유강후와 염지훈은 서로를 뚫어져라 쳐다봤다.두 사람의 눈에는 상대를 죽이고 싶어 하는 듯한 분노와 적대감이 담겨 있었다.한참 후 염지훈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비웃으려고 찾아왔어요? 여기에 누워있는 걸 보니까 속이 후련하죠?”유강후의 목소리도 차가웠다.“아쉽네. 그 자리에서 죽었어야하는데...”유강후는 말끝을 흐리더니 옆에 있는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오늘은 싸우려고 찾아온 게 아니야.”“염지훈, 너는 내가 성격이 유해진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돼. 몇 년 전의 나였다면 너랑 박씨 가문은 진작에 끝났어. 다연 때문에 참는 거야.”염지훈의 눈에는 분노가 엿보였다.“내가 그쪽을 무서워할 것 같아요?”유강후는 그와 논쟁하고 싶지 않아 바로 본론을 꺼냈다.“그동안 막아뒀던 건 전부 다 해제했으니까 부상이 나으면 스스로 물러나.”염지훈은 피식 웃었다.“왜요? 두려워요?”“내가 목숨으로 다연을 협박하면 강 대표님의 곁을 떠날까요? 알다시피 다연은 모든 기억을 되찾았어요. 그쪽이랑 유씨 가문이 과거에 저질렀던 일까지 기억하는데 과연 강 대표님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유강후는 숨을 들이마시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염지훈. 너랑 싸우려고 온 게 아니야. 그런 거라면 지금 당장 죽였겠지.”그는 한층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다연한테 아이가 생겼어. 그리고 나도 더 이상 내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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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유강후는 애써 감춰왔던 살기를 조금씩 드러냈다.“너한테 주는 마지막 경고야. 내 인내심은 여기까지야.”염지훈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차분하게 말했다.“권씨 가문에 대한 통제를 취소해요. 안 그러면 계속 옆에 맴돌면서 괴롭힐 거예요.”유강후는 몹시 단호했다.“네가 우리 사이에서 사라진다면 못 할 건 없지.”염지훈은 답답했다.“아직도 모르겠어요? 난 강 대표님을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다연이가 괴로워하는 게 싫어서 물러나는 거예요. 혹시나 또 안 좋은 생각을 할까 봐 걱정되어서.”“다연이가 그동안 어떻게 버텨왔는지 알긴 해요?”“아무도 믿지 못하고 매번 자신을 부정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냈어요. 자기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고, 좋은 것들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며 수천 번 자책하면서요. 심지어 이중인격 증상도 보였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모든 기억을 잊게 해주기로 선택했어요.”“이 모든게 그쪽이랑 유씨 가문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다시 찾아올 낯짝이 있다는 게 참 대단하네요. 비련의 남주인공 행세 좀 그만해요. 그럴 자격조차 없잖아요. 다연은 강 대표님한테 과분한 사람이에요.”말을 이어가던 염지훈은 눈시울을 붉혔다.“그럼에도 다연은 강 대표님을 선택했네요. 참 운 좋은 사람이야. 좋은 일들은 강 대표님한테만 일어나잖아요. 그렇게 상처를 줬는데도 잊지 못했다는 게 나로서 얼마나 비참한지 알아요?”“난 이 싸움에서 진 게 아니라 다연이가 괴로워하는 게 싫어서 물러나는 거예요. 우리 두 사람 때문에 이리저리 치이는 다연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거든요.”“나중에라도 강 대표님이 다연을 힘들게 하면 바로 찾아와서 데려갈 거예요.”감정이 격해지자 움직임도 커졌고 어느새 상처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예요. 앞으로 행동 똑바로 하세요.”“상처가 터진 것 같네요. 의사 좀 불러와요.”유강후가 일어나자마자 문이 열렸다.온다연은 긴장한 채로 달려와 염지훈에게 물렀다.“괜찮아요?”시선은 어느새 피로 물든 거즈에 향했고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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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유강후는 온다연이 진정될 때까지 말없이 한참 동안 뒤에 서 있었다.“정말 안 싸웠어요. 때린 건 더더욱 아니고요. 믿거나 말거나.”온다연은 핸드폰을 거두고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지훈 씨는 지금 환자예요. 이제 막 중환자실에서 나왔는데, 아무리 큰 일이라고 해도 회복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얘기할 수는 있잖아요. 강후 씨가 이럴수록 나는 더 많은 빚을 지게 된다고요.”“미안해요. 내가 생각이 짧았어요.”유강후는 주춤하다가 말을 이었다.“쇼핑몰에서 있었던 일은 지금 사람 시켜서 처리 중이에요. 마크 그룹에서 강씨 가문과 협력하는 프로젝트가 많기는 한데, 대체할 사람이 있어서 쉽게 정리될 거예요.”온다연은 차갑게 말했다.“그 여자 비서가 임청하였어요. 강후 씨가 예전에 후원했던 여학생 기억하죠? 가만히 보면 안목이 참 뛰어나다니까? 여우 같은 사람들만 쏙쏙 뽑아내잖아요. 강후 씨 때문에 날 죽이지 못해 안달한 여자가 몇명인지...”유강후는 표정이 어두워졌다.“나한테 맡기고 신경 쓰지 마요. 예전에는 우리 엄마를 4년 동안 보살펴준 고마움 때문에 그냥 넘어갔는데 더 이상 안되겠네요. 사고를 쳤으면 스스로 감당해야죠.”이때 권예진이 옆에서 입을 열었다.“마크 사모님이 얼마나 무례했는지 아세요? 듣기 거북한 말을 쉴 틈 없이 했다니까요?”“그런데 한편으로는 궁금하네요. 항상 이런 식으로 문제를 일으켰다면 마크 가문에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지금까지 사모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갑자기 저희를 공격하는 게 이상했어요. 인종차별 하면서 모욕하는 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온다연이 차갑게 말했다.“이유가 뭐겠어요. 임청하가 뒤에서 수작 부린 거지.”온다연은 유강후를 쳐다보며 비꼬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마음 착한 강 대표님이 항상 모든 사람에게 여지를 남겨주니 이런 일이 생기는 거죠. 안 그래요?”말을 마친 그녀는 줄곧 유강후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염지훈이 수술실에서 나올 때까지 자리를 지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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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강씨 가문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집에 도착한 온다연은 뭔가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오진숙은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도우미 두 명이 카펫 위의 먼지를 빨아들이고 있었다.거실 현관 입구에는 사람 키만큼 큰 해바라기가 꽂힌 하얀 꽃병이 놓여 있었다.테이블 위에는 작은 해바라기가 가득했고 창가 자리에는 아이리스가 담긴 크리스털 꽃병이 놓여있었다.이상한 기분이 밀려온 온다연은 곧장 주방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러자 큰 쟁반을 손에 든 채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장화연이 보였다.깔끔한 정장 차림에 무표정한 모습은 예전과 똑같았다.온다연을 발견한 장화연은 늘 그랬듯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사모님, 오셨어요.”온다연은 눈시울을 붉히며 재빨리 다가가 그녀를 껴안았다.“장 집사님...”장화연은 쟁반을 도우미에게 건네고 온다연의 등을 토닥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많이 변하셨네요. 지난 몇 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온다연은 그녀를 안고 있다가 한참이 나서야 풀었다.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온다연은 감정을 추스르며 물었다.“언제 오셨어요?”장화연이 답했다.“오늘 아침에 도착했어요.”“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폭풍이 내렸잖아요. 태풍도 있었는데...”“방법은 다 있죠. 전 사모님을 빨리 뵙고 싶었어요.”공기를 가득 채운 익숙한 쿠키의 향을 맡으며 온다연은 코를 킁킁거렸다.“쿠키 만들었어요?”장화연은 쟁반을 넘겨받았다.“다섯 가지 맛으로 만들었어요. 다연 씨가 좋아하는 호두, 크랜베리, 건포도, 로즈. 그리고 이건 새로 만든 리치 맛인데 아주 상큼해요. 한번 드셔보세요.”온다연은 작은 쿠키를 집어 입에 넣었다. 익숙하고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우자 행복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맛있어요. 예전이랑 똑같아요.”장화연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 있지 말고 저쪽으로 가서 먹어요.”온다연은 쿠키를 접시에 옮겨 담은 후 다른 한 손으로 장화연의 팔짱을 꼈다.“역시 장 집사님밖에 없네요. 내가 뭘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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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장화연이 이렇게 환하게 웃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당연히 잘해줘야죠. 하지만 강씨 가문은 강씨 가문만의 규칙이 있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는 못할 거예요.”온다연은 장화연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전 강씨 가문에서 우리 아이들을 안 키울 거예요. 강후 씨처럼 가족의 따뜻함을 경험해 보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건 싫어요. 내 곁에 두고 직접 키워야죠.”“만약 내 자식을 강후 씨와 똑같은 성격으로 키운다면, 난 고민도 없이 강후 씨를 버리고 아이를 택할 거예요.”장화연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성격이 많이 변하셨네요.”온다연은 소파에 앉아 쿠키를 먹으며 말했다.“저녁은 언제쯤 될까요? 갑자기 배가 고프네요.”그러자 장화연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금방 만들어 드릴게요. 쿠키 드시면서 배 좀 채우고 있어요. 간식용이지 밥은 아니니까 너무 많이 드시지는 말고요.”장화연이 주방으로 걸어가자 온다연은 접시를 손에 든 채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장 집사님, 도와드릴까요? 생선죽은 뜨끈한 게 제맛이거든요.”장화연은 옅은 미소를 보였다.“괜찮아요. 쉬고 계세요.”온다연은 마침내 평범한 소녀가 되었다.모든 게 점차 제자리로 돌아왔고 아직 되돌릴 여지가 남아있었다.앞으로 꽃길만 펼쳐질지 모른다는 희망이 느껴졌다.유강후가 돌아왔을 때 여전히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다.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장화연은 곧바로 마른 수건을 그에게 건넸다.“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다 젖었네요. 얼른 옷부터 갈아입으세요.”유강후는 옷에 묻은 빗방울을 튕기며 물었다.“다연은?”장화연은 창가 옆의 리클라이너로 시선을 돌렸다.“잠들었어요. 식사는 하셨어요? 배고픈 게 아니라면 다연 씨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저녁 드시는 게 어때요?”유강후는 그녀가 준비한 옷을 받아들며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다연한테 완전히 매수당했네. 장 집사, 이렇게 쉬운 사람이었어? 달콤한 말 몇 마디에 홀랑 넘어간 거야?”말을 마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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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유강후는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고선 온다연에게 다시 얇은 이불을 덮어주었다.그러나 아이는 생각 없이 제멋대로 뛰어왔다.“아, 부끄러워. 몰래 엄마한테 뽀뽀했잖아요.”“나도 엄마한테 뽀뽀할 거예요.”우림은 우유로 얼룩진 작은 입술로 온다연의 볼에 뽀뽀했고 어찌나 힘을 줬는지 온다연의 얼굴이 찌그러졌다.이를 본 유강후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아이를 번쩍 들어 올려 옆에 앉혔다.“강우림, 혼나고 싶어?”우림은 결코 참지 않았다.“아빠는 마음대로 엄마한테 뽀뽀하면서 왜 저는 안 돼요? 나랑 엄마는 혈연관계가 있는데 아빠는 없잖아요. 아빠는 그냥 남이예요.”화가 난 유강후는 그의 엉덩이를 두 번 때렸다. 그러자 젖병은 바닥에 굴러떨어졌고 우림은 입을 삐죽거리며 금방이라도 울 기세였다.유강후는 재빨리 우림의 입을 가렸다.“울지마. 엄마 뱃속에 동생들이 있는 건 알지? 피곤해서 자는 거니까 방해하면 안 돼.”우림은 두 눈을 반짝였다.“여동생도 있어요?”유강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자신의 자그마한 소망을 표현했다.“당연히 여동생이 있어야지. 무조건 있을 거야.”그 말에 흥분한 우림은 재빨리 온다연의 배에 얼굴을 댔다.“여기에 정말 여동생이 있는 거예요? 거짓말하는 건 아니죠?”“거짓말이면 앞으로 다시는 아빠랑 얘기 안 할 거예요.”유강후는 급히 그를 끌어냈다.“엄마 깨우지 마.”이때 온다연이 천천히 눈을 떴다.눈에 들어온 건 바로 앞에 서 있는 우림과 유강후의 모습이었다.“우림이?”우림은 그녀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엄마, 오늘 밤 나랑 같이 있어 주러 온 거예요? 약속했잖아요. 나랑 잔다고.”유강후는 정색하며 우림을 떼어냈다.“강우림, 아빠가 어떻게 가르쳤어? 남자라면 혼자 있는 법을 배워야지. 계속 엄마만 따라다니면 나중에 쓸모없는 어른이 되는 거야.”우림은 온다연 앞에서 아빠한테 혼나는 게 체면이 깎이는 듯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쓸모없는 어른은 아빠겠죠. 아빠도 하루 종일 엄마한테 매달리며 따라다니잖아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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