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연은 할 말이 있는 듯 문을 힐끗 쳐다보더니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권예진은 의사와 간호사를 동행하여 안으로 들어왔다.정기 검진을 하고 상처를 치료한 후, 의사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얘기해주고선 걸음을 옮겼다.권예진은 염지훈을 정성껏 보살피며 약을 챙겨줬다.조용히 옆으로 비켜선 온다연은 권예진의 애틋한 표정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수십억 인구가 있는 이 세상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정말 드문 일이라고 한다. 다들 미련을 품은 채 아쉬운 마음을 숨기고 물 흘러가듯 태연하게 인생을 살고 있을 뿐이다.온다연은 떠날 준비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염지훈이 권예진에게 물었다.“밖에 아직도 비와?”권예진은 재빨리 커튼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아직도 오네요. 소나기가 내리는 걸 보니 곧 멈출 거예요.”이때 염지훈이 말했다.“며칠 동안 챙겨줘서 고마워. 선물을 하나 주고 싶은데 어떤 걸 좋아하는지 모르겠네? 내가 사줄게.”권예진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속으로 기뻐했다.“괜찮아요. 그냥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병간호하는 거예요. 신경 쓰지 마요.”염지훈은 병상 옆 탁자에서 카드를 꺼내 온다연에게 건넸다.“부탁 하나만 들어줘. 예진을 데리고 쇼핑몰에 가서 선물 하나 사줘. 아니, 여러 개도 괜찮아. 가격 보지 말고 마음에 드는 게 있다고 하면 전부 다 사. 한도 제한이 없는 카드니까 실컷 써.”온다연은 카드를 받고 권예진을 쳐다봤다. 수줍은 미소와 놀라움으로 가득한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다.하지만 이 상황을 해결한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임원식에게 염지훈을 부탁한 후 권예진과 함께 쇼핑몰로 향했다.그들이 간 쇼핑몰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와 시즌 신제품을 모아둔 곳이었다.반짝이는 주얼리, 최신 한정판 가방, 옷, 신발로 가득한 이곳은 그야말로 여자들의 지상 천국이다.눈이 반짝인 온다연과 권예진은 제일 먼저 쥬얼리 샵으로 걸음을 옮겼다.보석 디자인이 세련되고 독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