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연은 천천히 차에서 내려 차 앞으로 향했고, 주희도 꿈인가 생시인가 하며 천천히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녀의 피부에 손이 닿은 후에야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온다연을 와락 끌어안더니 김빠진 풍선처럼 미끄러지듯 그녀의 발 옆에 무릎을 꿇고 쓰러지며 울음을 터뜨렸다.“누나...”“누나, 살아있었군요...”“너무 잔인해요. 지난 3년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아요? 살아있으면서 어떻게 나에게 한 번도 소식을 전하지 않을 수가 있어요?”“3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알아요? 누나가 살아있는 줄도 모르고, 방금 또 내가 꿈꾸고 있는 줄 알았잖아요. 누나...”“매일 신과 부처에게 빌었어요... 누나가 살아있기만을 바란다고...”그는 통곡하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한참 울더니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그래, 살아있었어. 살아있으면 웃어야지. 울면 안 되지...”그는 천천히 일어서며 쉬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살아있으면 됐어요. 나를 속인 것도 괜찮아요. 살아만 있으면...”그는 온다연의 손을 잡았다.“누나, 3년 동안 어디에 있었어요? 왜 아무리 찾아도 흔적조차 없었던 거예요?”문득 차에서 내리는 유강후를 발견한 그는 눈이 새빨개졌다.“당신이군요.”유강후는 온다연을 뒤로 숨기며 극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경고하는데, 다연에게서 떨어져.”그는 문득 지난 3년간 주희를 더 먼 곳으로 보내버리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계속 자신에게 도발했는데도 말이다.이제 와서 뜬금없이 온다연 앞에 나타난 주희를 그는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유강후가 온다연을 뒤로 빼돌리자, 주희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당신이 누나를 3년 동안 숨겨뒀던 거야?”“아니, 아니지. 당신도 3년 내내 누나를 찾고 있었잖아...”그는 앞으로 나아가 온다연의 옷자락을 움켜잡았다.“누나, 구월이 기억나요? 구월이.”온다연이 그를 바라보았다.“기억나, 내 고양이.”그러자 주희가 해맑게 웃었다.“제가 그동안 잘 데리고 있었어요. 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