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 Chapter 1121 - Chapter 1130

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121 - Chapter 1130

1233 Chapters

제1121화

온다연은 아이를 안아 다시 침대에 눕힌 후, 붉어진 눈시울로 아직 작은 얼굴에 남아 있는 눈물방울들을 닦아주며 말했다.“정말이야. 맹세할게.”아이는 그제야 울음을 그치며 말했다.“그럼 맹세 제대로 해요. 앞으로는 저 안 떠날 거라고. 아무리 바빠도 제가 보고 싶다고 하면 바로 달려와서 같이 있어 준다고 해요.”온다연이 아이에게 맹세했다.“그래, 맹세할게. 앞으로는 우림이 옆에 많이 있어 줄게. 예전이랑은 다를 거야.”강우림은 온다연의 말에 배시시 웃더니 그녀의 팔에 매달려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엄마, 엄마가 없을 때 아빠가 절 얼마나 괴롭혔는지 아세요? 우유도 안 주고. 그래서 키가 갑자기 안 큰 거라고요.”아이의 말에 온다연의 시선이 유강후에게로 옮겨졌다. 벌써 눈을 뜬 그는 힘없는 눈길로 온다연을 바라보고 있었다.유강후는 마치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온다연을 보며 중얼거렸다.“다연아, 정말 너야?”눈을 뜬 유강후를 보던 온다연은 어딘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렇게 심각해요?”그때, 타이밍 좋게 돌아온 이권이 온다연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도련님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폐렴 때문에 열이 펄펄 끓고 있어서.”온다연은 속상한 마음에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지만 자존심이라도 지키고 싶어 굳이 티를 내진 않았다.몸을 돌린 그녀가 낮게 말했다.“폐렴이면 뭐, 죽을병도 아니니까 먼저 갈게요.”온다연이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던 유강후는 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자신의 팔에 꽂힌 링거 바늘을 빼고는 그녀의 뒤를 쫓았다.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유강후는 느껴지는 어지럼증에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걸음이 빨랐던 온다연은 어느새 유강후와 한참 멀어져 있었다. 계속해서 그녀의 뒤를 쫓은 끝에 유강후는 모퉁이 쪽에 다다라서야 온다연을 잡을 수 있었다.유강후에게 옷자락을 잡힌 탓에 온다연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그녀는 주먹을 꽉 쥔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이거 놔요!”온다연은 뒤를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았
Read more

제1122화

경악 속에 빠져있던 권예진이 다급히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괜찮아요. 한 가족이신데 같이 시간 보내셔야죠.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주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아이는 다시 온다연의 손을 잡고 병실로 돌아왔다.이권을 발견한 강우림은 작은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저 우유 마시고 싶어요. 그리고 책도 사다주세요. 유치한 동화책 말고 좀 유식한 책으로요.”그 말에 이권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아까 네 병이나...”뒤따라 들어오는 유강후를 발견하자마자 이권은 곧바로 대답을 바꾸었다.“알겠어, 알겠어. 지금 사 올게.”이권이 병실을 나서자 온다연의 무릎 위에 앉은 강우림이 안아달라고 칭얼거렸다.유강후는 강우림은 곧바로 끌어당기며 말했다.“안돼, 엄마는 너 못 안아줘.”그러자 아이가 소리쳤다.“왜요?”온다연은 어쩔 수 없이 강우림의 동글동글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아이의 작은 손을 잡아 자신의 아랫배 위에 올려놓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지금 엄마 배 속에 아기가 있어서 당분간은 우리 우림이를 안아줄 수가 없어. 그래서 우림이가 의젓하게 기다려줘야 해. 아기가 태어나면 매일 안아줄게.”강우림은 눈을 크게 뜬 채 한참이나 온다연의 아랫배를 바라보았다.“정말 엄마 배 속에 아기가 있어요?”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정말이지.”그 말에 입술을 삐죽이던 강우림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그럼 엄마는 이제 아기만 좋아해 주고, 저는 버릴 거예요?”온다연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 아이의 질문에 대답했다.“아니야. 다 내 자식인데, 어떻게 한 명만 예뻐해?”온다연의 대답에 강우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다.”아이는 고개를 들어 유강후의 앞으로 걸어갔다. 가까이 가고는 싶지만 그렇다고 가까이 갈 엄두는 나지 않아 강우림은 그저 입술만 삐죽이고 있었다.“엄마, 저 음료수 마시고 싶어요. 권이 아저씨한테 사 오라고 해주세요.”온다연은 어딘가 의아했지만 여전히 아이의
Read more

제1123화

아이는 이미 유강후를 다루는 법을 완전히 익힌 듯 온다연의 다리를 꼭 붙잡고 울먹이며 말했다.“엄마, 저는 우유 계속 먹고 싶어요. 아빠가 멋대로 끊은 거잖아요. 저 키도 안 크는데, 이대로 가면 영양부족으로 머리까지 멍청해질 거예요.”온다연은 아이를 품에 안아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착하지, 우림이. 아빠 말 듣지 말자. 우유 조금 더 오래 먹는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조금 더 크면 끊는 거야. 어때?”강우림은 온다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고개를 돌려 유강후를 보며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어린아이의 장단에 놀아난 유강후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온다연의 앞이라 참아야만 했다.“알겠어. 엄마 말대로 해야지.”온다연은 강우림은 침대에 앉히기 위해 몸을 낮추었다. 하지만 재빨리 침대에서 내려와 강우림을 의자에 앉힌 유강후는 온다연을 조심스레 부축해주며 말했다.“쟤가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몸무게는 꽤 나갈 거야. 홑몸도 아닌데 무슨 애를 안는다고 그래.”그 말에 표정을 굳힌 온다연은 당장이라도 떨어지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곁에 아이를 두고 그런 소란을 부리고 싶지는 않았다.강우림은 불만 섞인 얼굴을 하더니 시샘 어린 말투로 중얼거렸다.“아기 생겼다고 제 우유 끊으려는 거죠? 쪼잔해요!”아이는 작은 주먹을 꽉 쥐더니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앞으로는 우윳값 제가 다 낼게요! 그러니까 제 입으로 들어가는 거 아까워하지 마세요!”어렵게 온다연과 시간을 보낼 기회를 얻게 된 유강후는 시끄럽게 구는 강우림이 너무 거슬렸지만 그래도 인내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참았다.하지만 아이는 그런 유강후의 마음도 모르는지 계속 유강후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결국, 참다못한 유강후가 입을 열었다.“너 한마디만 더 하면 당장 내쫓아버릴 거야.”그러자 온다연이 유강후를 매섭게 쏘아보며 말했다.“왜 화를 내고 그래요? 그렇게 거슬리면 아저씨가 나가면 되잖아요.”그러자 유강후는 재빨리 표정을 바꾸며 불쌍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머리가 너무
Read more

제1124화

예전이었다면 분명 사람이라도 시켜서 강제로 곁에 두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온다연의 원망 어린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 느껴지는 고통이 전보다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커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유강후는 더 이상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었다. 그저 온다연이 살아만 있어 준다면, 얼굴이라도 한 번씩 볼 수 있는 것만으로 그는 천국에 있는 것처럼 행복했다.아이는 온다연이 읽어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온다연이 강우림의 손에서 우유병을 빼내려던 그때, 아이가 몸을 돌려 온다연의 팔을 끌어안으며 갓난아기처럼 중얼거렸다.“엄마...”그 말에 온다연의 손이 공중에서 멈추더니 눈시울이 점점 뜨거워졌다.그녀는 이 어린아이에게 너무나 큰 빚을 지고 있었다.떠나려고 마음먹을 때부터 강우림을 데리고 떠날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우림이 양준구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그녀는 강우림을 데리고 떠나려던 생각을 접었다.강우림에게도 그 아이만의 삶이 있을 것이고, 이곳에 두고 가기만 한다면 양씨 가문의 막대한 자산을 물려받을 터였다.온다연은 강우림의 앞길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아이를 두고 떠나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던 때, 온다연은 정말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강우림은 온다연이 마음으로 낳은 친자식이었다. 여느 모자들 같은 끈끈한 유대감도 절대 헛된 것이 아니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온다연은 천천히 손을 내리고 부드럽게 아이의 등을 토닥여주었다.강우림이 깊은 잠에 빠진 후에야 온다연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온다연이 떠날 기미가 보이자 유강후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다연아, 요즘 제대로 못 먹고 다닌다며? 셰프한테 네가 좋아하는 음식 준비해두라고 했는데, 먹고 갈래? 조금만 기다리면 올 거야.”온다연은 그런 유강후를 무시하고 제 갈 길을 가려 했지만 배 속에서는 요란한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온다연은 배가 고팠다.이틀 동안 입덧이 더 심해진 탓에 온다연은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없어 조금
Read more

제1125화

바로 자리를 뜨려던 온다연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푹 쉬어요. 아저씨가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신은 아니잖아요. 어찌 됐든 건강이 첫째잖아요. 우리 아기 태어날 때 안아주긴 해야 할 거 아니에요?”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몸을 돌렸다.온다연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유강후가 천천히 입을 열어 중얼거렸다.“아까 나 걱정해준 거지?”이권이 다급히 대답해 주었다.“맞는 것 같은데요. 다연 씨가 방금 푹 쉬라고 했잖아요. 그래야 아기 태어나도 안아줄 수 있다고.”유강후는 그 말로 큰 위로를 받기라도 한 듯 혼잣말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역시 계속 나 걱정하고 있었어. 아직 다연이 마음속에 내가 있는 거야.”이권이 대답했다.“다연 씨는 당연히 도련님을 마음에 품고 있겠죠. 그냥 옛날 일 때문에 한동안 망설이는 것뿐이에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다연 씨도 생각 정리 끝내고 도련님 진심 알아줄 거예요.”그 말에 유강후의 눈이 반짝였다.“정말 그렇게 생각해?”이권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이죠. 다여 씨가 정말 도련님한테 관심도 없었다면 아이들 낳겠다고 이 고생을 하고 있을 리도 없죠. 정말 도련님을 증오했다면 이미 아기 지우고 본인의 삶을 살러 떠났을걸요.”“아이들이 있는 한, 다연 씨는 도련님한테 평생 얽매일 수밖에 없을 거예요. 배 속의 쌍둥이는 둘째 치더라도 지금 우림이로도 충분히 붙잡아둘 수 있잖아요. 방금도 봐요, 다연 씨가 우림이를 얼마나 예뻐하는데요.”그제야 유강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도 맞아. 우린 법적으로 부부잖아. 혼인신고도 되어 있고. 아무도 우릴 갈라놓을 수 없어.”이권은 온다연을 향한 유강후의 마음이 이미 병적인 수준으로 변해버렸다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통을 겪으며 유강후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평정심을 유지하던 그는 이제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곤 했다.게다가 이제는 그에게 강력한
Read more

제1126화

“넌 생각해본 적도 없지? 다연이 부모님이 다연이가 예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게 되면, 정말 딸을 너한테 시집 보내려고 할 것 같아?”유강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묵묵히 할아버지의 질책을 듣고만 있었다.말을 마친 할아버지가 기운이 빠져 소파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그때, 유강후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예전 일은 예전 일이고, 이미 일어난 일이잖아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 못 해줬던 거 다 갚아줄 거예요. 어쨌든 우린 법적으로 부부 사이고, 다연이는 제 아내잖아요. 이제는 배 속에 제 아기까지 있으니까 우린 절대 헤어질 수 없어요. 만약 진씨 가문 쪽에서 반대한다고 해도 제가 그냥 데리고 올 겁니다!”“헛소리 집어치워!”화가 치밀어오른 강양호가 테이블을 내리쳤다.“그게 깡패 건달 짓이랑 다를 게 뭐야? 예전 같았으면 너 진작에 총 맞고 죽었어! 내가 널 이렇게 키웠냐?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데리고 와? 네가 이러고도 미래 그룹 대표야?”유강후가 낮게 말했다.“저도 어쩔 수 없어요. 저 쳐다도 안 보려고 하는데 뭘 어떡해요? 아예 눈길조차 안 주는데.”“널 안 본다고?”강양호가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그건 네 자업자득이라고 했잖아! 거들떠도 안 보는 것쯤은 양반이지, 다연이가 드센 성격이었으면 넌 진작에 총부터 맞았다니까!”“네가 정말 그런 비열한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연이는 너한테 상처를 받았어.”“그러니까, 다연이가 널 어떻게 대하든, 네가 무슨 짓을 당하든 다 겸허히 받아들여. 그럴수록 표현 더 잘 해주고.”“지금 너한테 제일 큰 장애물은 다연이가 아니야.”“다연이가 얼마나 단순한 앤지 너도 알잖아. 너한테 아직 마음이 남아 있으니까 크게 엇나갈 일은 없을 거다. 지금 제일 큰 문제는 진씨 가문이야.”“진씨 가문의 진수현은 이미 동남아 지역에서 악명 높은 인물이야. 저승 가서 염라대왕까지 만나고 왔는데 잃어버렸던 외동딸은 드디어 다시 찾았으니 지금 진수현한테 다연이는 제일 소중한 보물일 거다. 그
Read more

제1127화

그날 오후, 온다연은 금빛으로 장식된 화려한 초대장을 받았다.롤스로이스를 타고 나타난 집사가 하얀 장갑을 낀 손으로 공손하게 초대장을 건네자 온다연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초대장에는 로카 가문의 훈장이 새겨져 있었다.로카 가문이라면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신비로운 최상위 가문 중 하나로, 전 세계 자산의 3분의 1은 로카 가문이 지배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었다.소문은 소문일 뿐이라지만 로카 가문의 자산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진씨 가문 역시 큰 부를 축적하고 있는 가문이었지만 로카 가문 같은 최상위 재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게다가 진씨 가문과 로카 가문은 아예 접점이 없었다. 그런 로카 가문에서 왜 갑자기 초대장을 보낸 걸까?유강후가 아닌 다른 이유는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잠시 망설이던 온다연은 자신에게로 온 초대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로카 가문이 누구 때문에 진씨 가문에게 초대장을 보냈든 간에 이건 절호의 기회였다.동남아 지역에서 로카 가문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주로 정부와 협업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던 로카 가문이었기에 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만 있다면 동남아에서 진씨 가문의 입지 역시 커질 것이다.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온다연은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조용히 말했다.“아가, 너희 아빠가 엄마한테 엄청난 선물을 보냈네. 이 선물 참 마음에 들긴 하는데, 그래도 난 아직 너희 아빠 상대하고 싶지 않아. 내가 너무한 걸까?”그때, 임원식이 휴대폰을 들고 다가왔다.“아가씨, 사모님이랑 대표님 전화입니다.”온다연은 휴대폰을 받아들었다.“네, 아빠.”진수현의 진지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우리 딸, 며칠째 집에 전화도 안 하고. 설마 그 강 대표인지 뭔지 하는 놈이 또 너 괴롭히는 건 아니지?”온다연은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대답했다.“아니에요. 아저씨가 저한테 얼마나 잘 해주는데요.”온다연은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고통을 부모님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이제 어머니가 된 온다
Read more

제1128화

온다연은 방으로 돌아가 컴퓨터를 켰다.곧바로 화면에는 진수현과 안심의 모습이 나타났다.며칠 동안 딸을 보지 못한 두 사람은 진심으로 온다연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딸의 얼굴을 마주한 안심의 눈가는 벌써 붉어져 있었다.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던 온다연은 너무 오랫동안 숨겨온 건 아닐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조금만 더 일찍 알렸더라면 그만큼 더 오래 기뻐하실 수 있었을 텐데.“엄마, 아빠.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정말 중요한 말이거든요.”진수현이 물었다.“염지훈 문제 잘 끝난 거야?”온다연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에요.”잠시 말을 멈춘 온다연이 자신의 아랫배 위로 손을 올려놓더니 입을 열었다.“저, 저 아기 생겼어요.”진수현과 안심은 화면 속에서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녀의 말이 끝나자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화면이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 탓에 온다연은 인터넷 연결이 끊긴 것 같다는 착각까지 했다.곧이어 안심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너, 너한테 아기가 생겼다고?”온다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그것도 두 명이에요. 쌍둥이죠.”그렇게 또다시 몇 초간의 정적이 흘렀다.안심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진수현 역시 기쁨에 두 손을 비비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감격스러워했다.진수현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말을 더듬었다.“좋아, 아주 좋아! 드디어 우리 진씨 가문에도 후계자가 생기는구나! 지금 당장이라도 사당 찾아가서 조상님들께 치성드려야겠어. 얼른 이 소식을 알려야 하지 않겠니?”“강 대표 그 자식은, 어디 간 거야? 왜 옆에 없어?”온다연이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회의 중이에요. 잠깐 자리 좀 비웠어요.”진수현이 소리쳤다.“무슨 회의길래 딸보다 더 중요하다는 거야? 얼른 돌아오라고 해! 할 말이 있으니까.”그때, 방문이 열렸다.유강후가 문 앞에 등장했다.뒤를 돌아본 온다연은 유강후를 바라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회색 정장을 갖춰 입은 유강후는 방금 비즈니스 미팅에서
Read more

제1129화

진수현은 어딘가 흥분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그래야지. 당장 가서 준비할게. 일단 다연이가 좋아하는 음식부터 골라서 보내야겠어.”“가정부들도 엄선해서 데려가야 해. 강씨 가문 가정부들이 우리 다연이를 잘 돌봐주기나 하겠어?”“맞다, 아기방 인테리어도 해놔야지. 아기용품도 제일 좋은 브랜드로 다 골라와. 내가 직접 봐야겠으니까.”“그리고, 아기한테 채워줄 목걸이랑 액세서리도 장인들한테 부탁해서...”“됐어요, 그만 해요 여보.”안심이 진수현의 말을 끊었다.“이런 건 다연이 만나고도 준비할 수 있는 거잖아요. 우선은 우리 다연이가 쓸 만한 물건들부터 준비해 가야죠. 다연아, 먹고 싶은 거 있어? 우리가 갖고 갈게.”답지 않게 흥분한 부모님의 모습에 온다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안심의 질문에 작게 대답했다.“저는 이 집사님이 해주신 녹두전이 먹고 싶네요. 그리고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시는 단팥죽도 먹고 싶고요.“기억을 되찾기 전까지 온다연은 부모님이 해주는 모든 것은 아주 당연하게만 받아들였고, 이 모든 것이 부모의 당연한 의무라고만 여겨왔다.하지만 과거의 고통스러웠던 기억까지 모두 되찾는 지금, 부모님이 주는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온다연은 불행하면서도 행복한 사람이었다.온다연은 붉어진 눈시울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말했다.”엄마, 아빠. 보고 싶어요.“온다연의 말에 안심도 함께 울컥했는지 목멘 소리로 말했다.“우리가 최대한 빨리 갈게. 우선 푹 쉬고, 강 대표랑 싸우지 말고, 이제는 배 속에 애까지 있으니까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져야 해.”“그래, 이제 우리도 준비해야 하니까 이만 끊을게.”딸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 싫었던 안심이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전화가 끊기자마자 온다연은 바로 책상 위에 엎드려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그동안의 고통과 인내, 슬픔과 서러움이 부모님의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모두 터져 나왔다.온다연이 눈물을 흘리자 유강후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다연아, 울지 마. 내가
Read more

제1130화

유강후의 눈빛이 반짝였다. 마음속에서 꺼져가던 희망의 불꽃이 다시 싹트기 시작했다.유강후가 자리를 뜨자 온다연은 그가 두고 간 상자를 열었다.그 안에는 대여섯 벌의 맞춤 제작 드레스가 있었다. 한 벌 한 벌이 모두 유니크하게 아름다웠다.그중에서도 검은 드레스는 허리부터 치맛자락까지 천 개 이상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었고 그 다이아몬드는 빛을 받아 반짝였다.온다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곁에 있던 집사가 깜짝 놀라 말했다.“이 드레스,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드레스예요. 원단부터 디자인까지 전부 제이슨 장인이 손수 바느질로 완성해낸 작품이죠.”“들리는 말로는 이 드레스에 있는 다이아몬드는 영국 여왕의 왕관에서 갖고 온 다이아몬드라고 하더라고요. 그 가치도 어마어마하고요.”“원래는 이름 모를 수집가가 딸의 스무 살 생일 선물로 사 줘서 갖고 있었대요. 그때 낙찰가가 아마 1억 달러였을걸요. 지금은 몇 배로 더 뛰었을 거고요.”잠시 말을 멈춘 집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강 대표님이 짝퉁을 샀을 리는 없고, 다른 사람이 입었던 드레스를 무턱대고 샀을 리도 없으니까, 아마 이 드레스가 강 대표님 어머니께서 입으셨던 드레스일 거예요.”집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현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하고 부드러웠다.“다연아, 드레스는 마음에 드니?”온다연은 강현미가 얘기하는 드레스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설마 이거, 연서 씨 주려고 샀던 드레스예요?”강현미가 솔직하게 대답했다.“아니, 그건 3년 전에 강후가 너 주려고 샀던 거야. 그땐 네가 죽은 줄 알고 사뒀던 드레스를 나한테 맡겨뒀었는데, 이제 주인한테 돌아갔네.”“드레스 너무 예쁘지 않니? 아직 배 안 나왔으니까 입고 싶은 옷 있으면 나한테 바로 얘기해. 내가 다 사 줄게.”온다연은 굳이 거절하지 않고 대답했다.“감사해요, 대표님.”강현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언젠가 네가 날 어머님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구나, 아가. 배 속에 있는 아기를 생각해서라도
Read more
PREV
1
...
111112113114115
...
12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