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Chapter 951 - Chapter 960

965 Chapters

제951화

한지영은 바닥에 주저앉은 나를 부축해 일어섰다.그때 윤지은이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무슨 상황이야? 뭔데 이렇게 맞았어?”나는 이를 악문 채 진동성이 한 짓을 털어놓았다.“그런데 아쉽게도 내가 아직 실력이 모자라 저 인간을 직접 찢어발기지 못한 게 한이에요.”나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고 속에서 열불이 터졌다.윤지은은 차갑게 말했다.“실력이 없는 걸 알면 노력해야지 허구한 날 여자나 밝히니까 계속 제자리지. 쌤통이네.”나는 적어도 윤지은이 나를 위로해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윤지은은 위로는커녕 나를 비꼬아댔다.하지만 그 말이 너무 맞아 나는 반박할 수 없었다.윤지은은 나를 혼낸 뒤 진동성 일행을 바라봤다.“두 사람이 태연과 애교 전남편들이지?”“당신은 또 누구야?”왕정민은 차가운 얼굴로 윤지은을 훑으며 물었다.운지은은 입꼬리를 싸늘하게 말아 올렸다.“네 어미다. 이 자식아!”그 말에 나는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윤지은이 사람을 갈구는 모습은 소여정과 똑 닮았다.“양동준, 쳐!”양동준은 왕정민에게 걸어갔다. 그러자 왕정민은 겁에 질린 채 연신 뒷걸음쳤다.“당신들이 뭔데 사람을 때려?”윤지은은 팔짱을 낀 채 차갑게 대꾸했다.“어미가 아들놈 교육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양동준은 두말없이 다가가 왕정민의 뺨을 팅팅 부을 때까지 때렸다.왕정민은 뭐라 하려고 입을 뻥긋거렸지만 양동준이 또다시 뺨을 때리는 바람에 더 이상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윤지은은 네 사람을 둘러보며 물었다.“더 물어볼 거 있어?”진동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진소민과 여간호사는 더더욱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그때 윤지은이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사람 내 사람이야.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나한테 도전하는 거로 간주할 거야. 그 결과가 어떨지는 잘 알 거야.”윤지은이 나를 지켜준다는 사실에 나는 깜짝 놀랐다.진동성의 표정은 잿빛이 되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윤지은은 진동성 일행을 혼쭐내고 나한테 말했다.“아직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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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어떻게 할 생각인데?”왕정민은 어두운 얼굴로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 입이 팅팅 부어 발음이 부정확했지만 진동성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는 이를 악문 채 대답했다.“어떡하긴, 당연히 사람들 시켜 죽여야지. 방금 그 여자, 너도 봤지? 아무리 봐도 어느 대기업 딸인 것 같아. 곱게 자란 부잣집 아가씨가 아니고서야 해명할 기회도 안 줄 리가 없어. 저 여자가 방금 정수호가 자기 사람이라고 했으니 되도록이면 직접 손쓰면 안 돼. 안 그러면 화를 입을지도 모르니까.”진동성의 분석은 매우 정확했다 하지만 왕정민은 대꾸하지 않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가자. 다른 곳에서 천천히 상의해야겠어.”왕정민은 겹겹이 싸인 분노를 급히 분출해야 했다. 그는 진동성 옆에 있는 진소민을 흘긋거렸다.한동안 보지 않았더니 진소민은 훨씬 더 여성스러워졌다.왕정민의 눈빛을 느낀 진소민은 무의식적으로 목을 움츠렸다. 그녀는 이제 진동성을 모시고 있으니 진동성 여자이기에 더 이상 왕정민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진동성의 말 한마디는 진소민의 결심을 구렁텅이로 처넣었다.“우리 파트너 바꿔서 놓지 않을래?”진소민은 진동성이 그러지 않길 바라며 도움을 청하는 눈빛으로 그를 봤다.하지만 진동성도 진작 왕정민의 파트너를 눈독 들이고 있었기에 바로 헤실거리며 대답했다.“가자.”진소민의 마음은 순간 씁쓸해졌다. 그녀는 사실 이런 생활을 원한 건 아니었다. 그저 돈 많은 남자 한 명을 잡아 스폰 받으며 지내는 거였다.진소민은 반항하지 못했다. 그럴 배짱도 없었다.하지만 왕정민의 파트너는 이런 것에 거리낌이 없는 걸 보니 이미 경험이 많은 듯했다.결국 진소민도 어쩔 수 없이 세 사람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식사를 마친 뒤, 윤지은은 양동준더러 하정현과 한지영을 바래다주게 하고 나를 혼자 남겼다.나는 이게 대체 무슨 뜻인지 의도를 알 수 없었기에 그저 나한테 할 말이 있겠지 하고 생각했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요?”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윤지은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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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요즘 안 그래도 이 문제 때문에 불안해서 잠도 못 자고 사모님과는 접촉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 중이다.하지만 사모님을 피했더니 윤지은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나는 불안하고 두려웠다. 그와 동시에 조마조마했다. 그러면서 윤지은이 대체 어떻게 알았을지 궁금했다.나는 결국 뻔뻔하게 물었다.“뭘 아는 거예요? 아는 게 있다면 알려줘요. 저도 그날 취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알몸으로 구경당하지는 않았겠죠.”윤지은의 낯빛은 순식간에 변했다. 나는 윤지은의 표정을 읽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윤지은이 그 일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틀림없다. 그 결론은 나를 더 미치게 했다.‘윤지은이 알고 있었다면 그동안 왜 아무 말도 안 해줬지?’‘내가 요즘 사모님과 접점이 많아지니 이제야 언급하는 건 뭐지?’나는 마음이 복잡했고 호기심이 점점 깊어졌다.“아무것도 아니야.”윤지은은 내 호기심을 건드리고 대답해 주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태도에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사람이 왜 그래요? 말을 하다 말 거면 차라리 하지나 마요.”윤지은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쏘아봤다.“지금 나를 의심해?”나는 일순 겁이 나 바로 태도를 누그러뜨렸다.“의심하는 게 아니라 호기심을 건드리고 아무 말도 하는 건 사람 피 말리는 거랑 뭐가 달라요?”“나도 다 너를 위해서 이러는 거니까 호의를 무시하지 마.”윤지은은 나를 보며 강조했다.하지만 너무 애매모호한 말에 나는 대체 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그 상대가 사모님이 맞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 너무 괴로웠다.“다른 질문은 더 있어요? 없으면 전 가볼게요.”나는 궁금하고 답답해 더 이상 윤지은과 한 공간에 있고 싶지 않았다. 윤지은은 나를 홱 째려봤다.“얌전히 앉아 있어. 가라고 하기 전까지는 못 가.”“그건 너무 독단주의 아니에요? 묻지도 말라 가지도 말라 하면 대체 뭘 하자는 거예요?”“내 시중이나 들어. 왜? 싫어?”윤지은은 뜬금없이 요구했다.그 말에 나는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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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정말 개예요? 왜 사람을 이렇게 물어요?”나는 윤지은의 뜬금없는 행동에 기가 막혔다. 내가 대체 뭘 했다고 또 이러는지 의문이었다.윤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를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나는 더 이상 방법이 없어 윤지은의 옷을 찢어버렸다.“계속 물면 난 지은 씨 당장 앉아버릴 거예요. 누가 더 손해인지 두고 보자고요.”윤지은은 심장이 덜컹했지만 나를 놓아주기는커녕 더 세게 물었다.하지만 윤지은이 물수록 나는 그녀의 옷을 벗겨댔다. 그러다 얼마 뒤 아예 옷을 찢었다.이토록 연약한 상대를 나도 똑같이 물 수는 없다. 다만 그 대신 호되게 혼내줄 수는 있었다.그 뒤로 분위기는 갑자기 이상하게 흘렀다. 윤지은은 자발적으로 내 목에 팔을 둘렀고 곧이어 아찔한 장면이 이어졌다.하지만 모든 걸 끝낸 뒤 나는 여전히 우리가 어쩌다 또 몸을 섞게 됐는지 어리둥절했다.나는 풀리지 않는 궁금증에 머리를 긁적였다. 그에 반해 윤지은은 덤덤한 표정이었다.“내가 방금 그랬을 때 왜 밀어내지 않았어요?”나는 궁금했던 질문을 했다.윤지은은 옷을 정리하며 차갑게 말했다.“내가 왜 밀어냐? 봉사 받는다고 생각하면 그만인데.”“누가 봉사했다는 거예요? 난 지은 씨 혼내 준 거예요. 오히려 지은 씨야말로 방금 진짜 마음이 흔들린 거 아니에요?”윤지은은 나를 홱 째려봤다.“마음이 흔들려도 생리적 수요 때문이지 사람과는 단 한 푼도 상관없어. 그러니까 자아도취 그만해.”‘젠장.’가만 보니 나는 윤지은의 독설에 항상 받기만 했지 한 번도 말발로 윤지은을 이겨본 적이 없다.나는 의자에 기대 담배를 피웠다.그러자 윤지은은 언짢은 듯 손을 휘휘 저었다.“안 피우면 안 돼? 나 담배 냄새 싫어.”나는 손에 쥐고 있던 담배꽁초를 흘긋 보고는 결국 마지못해 꺼버렸다.“그럼 이제 뭐 할 거예요?”나는 앉아 있는 게 너무 지루해 몸이 불편할 정도였다.“뭘 한다는 거야?”“계속 이렇게 앉아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나를 일부러 남겼으면 할 일이거나 할 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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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내가 떠난 뒤 윤지은은 끝내 표정이 풀어졌다. 오랜만에 하는 거라 그녀는 너무 좋았다. 너무 끝내주는 속궁합 덕에 윤지은은 매우 기쁘고 만족했다.솔직히 윤지은은 본인이 너무 민감해서 잘 느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른 사람을 찾아 시험해 보려고 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않았다.윤지은은 방탕한 여자가 아니다. 오히려 뼛속까지 남자를 혐오한다. 그녀는 소여정이나 백연우처럼 쾌락을 느끼려고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는 스타일도 아니다.그동안 남자라고는 나와 여준휘 뿐인데, 첫사랑 여준휘한테 모든 마음을 바쳤지만 결국 상처만 남게 되었다.그 뒤로 윤지은은 더 이상 남자한테 진심을 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내가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는 걸 보니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 더군다나 나와 몸을 섞는 게 즐겁게까지 느껴졌다. 이토록 몸과 마음이 즐겁고 기쁜 건 다른 사람한테서 느껴보지 못했던 느낌이었다.윤지은은 시동을 걸어 친구 사모님의 집으로 향했다.문을 연 사모님은 제 친구를 보자마자 반갑게 맞이했다.“지은아, 여긴 어쩐 일이야?”윤지은은 차키를 쑥 내밀었다.“수호 씨 대신 차 돌려주러 왔어. 앞으로 여기 올 일 없을 거야.”“왜?”사모님은 의아한 듯 물었다.윤지은의 표정은 어두웠지만 완곡히 말했다.“유미야, 나도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지은아, 그게 무슨 말이야? 못 알아듣겠는데?”“용천 호텔에서 너랑 수호 씨가...”윤지은은 친구의 남편이 들을까 봐 목소리를 내리깔았다.그 말에 사모님의 표정은 단번에 변했다.“너, 다 알았어?”사모님은 불안한 듯 고개를 푹 숙이며 얼굴을 붉혔다.그 순간 윤지은의 심장은 덜컹 내려앉았다.사실 윤지은도 확실하지 않아 찔러본 거였는데 진짜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윤지은은 마음이 말이 아니었다. 저와 친한 친구들이 하나같이 같은 남자와 불분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니.‘정수호가 대체 뭐가 좋은데?’윤지은은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냈다.“유미야, 난 네가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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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사모님은 얼굴이 발그레해서 윤지은을 사람이 없는 방으로 끌고 갔다.“유미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혹시 정수호가 너한테 무슨 짓 했어? 말만 해. 내가 가서 죽일 테니까.”사모님은 고개를 마구 저었다.“아, 아니야. 수호 씨와는 아무 상관 없어. 내 문제야. 난, 난 좋은 여자가 아니야. 내가 용천 호텔에서...”사모님은 입을 오므린 채 끝내 말을 하지 않았다.결국 답답해진 윤지은이 따져 물었다.“네가 용천 호텔에서 뭐? 말 좀 해. 답답해 죽겠어.”“내가 너한테 말하면 절대 연우와 여정이한테 말하면 안 돼.”사모님은 입을 떼기 어려운 듯 오므렸다가 한참 뒤에야 말문을 열었다.“사실 그날 어렴풋이 수호 씨가 웬 여자랑 하는 걸 봤거든. 나도 하필 술 때문에 몸이 달아올라 너무 불편한 거야. 그래서... 그래서...”“그래서 뭐? 혼자 해결했어?”윤지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그 말에 사모님의 얼굴은 빨간 노을처럼 화르르 달아올랐다.“지은아. 설마 이랬다고 내가 나쁜 여자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사실 나도 이런 거 해본 적 없는데 호섭 씨가 아픈 뒤로 한 적이 없기도 하고 그날 너무 자극을 받아 참지 못했던 거야.”사모님은 눈물을 글썽이며 억울한 듯 말했다. 사모님은 워낙 보수적인 사람이라 절대 그런 일을 한 적 없다. 그날 밤 한 게 처음이자 유일한 한 번이다.안 그래도 그동안 남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그걸 마음속 깊이 숨긴 채 꺼낼 생각이 없었는데, 윤지은이 말을 꺼내는 바람에 입 밖에 꺼낸 거였다.윤지은은 사모님의 눈물을 닦아주며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됐어. 그만 울어. 널 탓하려는 게 아니야. 그런 거 정상이야. 그러니까 자책하지 마.”“정말? 그런데 좋은 여자는 그런 짓 하면 안 되잖아.”“좋은 여자면 뭐? 좋은 여자는 생리적 수요가 없는 줄 알아?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이 꽉 막혔어?”사모님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윤지은을 바라봤다.“지은아, 그럼... 넌 그런 거 해?”사모님은 일순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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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어쩐지 계속 남자 친구를 안 사귀나 했네. 넌 성적 수요가 적은가 보네. 연우한테서 들었는데 여자가 성적 수요가 적다면 불감증일 경우가 많대. 너도 병원에서 검사받아 보는 게 어때?”윤지은의 낯빛은 더 이상해졌다. 사실 여기까지 직접 온 건 사모님한테 따져 묻기 위해서였는데 오히려 사모님한테 질문세레를 받고 있으니.윤지은은 얼른 화제를 전환했다.“유미야. 그날 밤 정수호와 했다는 여자 얼굴 제대로 봤어?”“아니. 술에 취해서 흐릿하게 보였어. 그런데 그 여자 가슴에 문신이 있었어.”“문신? 무슨 문신?”윤지은이 물었다.사모님은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다.“나비 문신이었던 것 같아. 맞아. 나비 문신이야. 가슴 여기에 있었어.”윤지은은 그날 일을 곰곰이 회상했다.“그날 밤 식사 자리에 우리 넷을 빼면 정수호 형수랑 여자 친구였지?”“우리 넷 중에는 가슴에 나비 문신을 한 사람이 없고, 형수랑 여자 친구도 없었던 것 같은데.”윤지은은 순간 어리둥절했다. 그녀는 그날 일을 애써 떠올렸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다 할 만한 게 떠오르지 않았다.“아무튼 오늘부터 정수호랑 떨어져. 정수호 좋은 사람 아니야. 네 몸을 노릴까 봐 걱정돼서 그래.”사모님은 깊이 생각지도 않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윤지은은 사장님을 흘긋 보고는 자리에 한참 앉아있다가 떠났다.윤지은이 떠난 뒤 사모님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표정이 이상해졌다....그 사실을 모르는 나는 택시를 타고 월세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억울했다.집에는 현성 혼자만 있었다.“민우는?”나는 물으면서 소파에 앉았다.그러자 핸드폰을 하고 있던 현성이 대답했다.“여자 친구랑 밥 먹으러 갔어.”현성은 말하면서 핸드폰을 내려놓고 내 옆에 앉았다.“수호야, 오늘 밤 너도 나가서 지내는 게 어때? 나랑 주선영이 단둘이 이을 기회를 마련해 줘.”“여긴 내가 세 맡은 집인데 왜 내가 나가야 해?”현숭은 두말없이 두터운 현찰을 꺼내 내밀었다.“강북에 있는 3성급 호텔이든 5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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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고수연!”형수는 화가 나고 억울해서 버럭 소리 질렀다. 다른 사람 눈에 그녀는 아내로서의 도리도 안 지키는 방탕한 여자처럼 보일 거지만 누구도 그동안 형수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 모를 거다.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상관없지만 가족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가슴에 칼을 꽂으니 형수는 너무 괴로웠다.고수연도 제 말이 심했다는 걸 인식했는지 다급히 언니 옆으로 다가갔다.“언니, 난 그런 뜻이 아니야. 마음에 담아두지 마. 난 그냥 이 세상에 좋은 남자는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정수호도 좋은 사람 아니야. 그러니까 절대 빠지지 마.”그게 사실인 건 맞지만 형수의 마음은 무척 괴로웠다.“수호 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잘 알아. 고수연, 네가 진용진한테 불만 많은 거 알아. 하지만 애먼 사람한테까지 안 좋은 프레임 씌우지 마. 너랑 진용진 사이의 일은 수호 씨랑 상관없잖아.”고수연은 풉, 웃음을 터뜨렸다.“지금 내 몸 하나 돌볼 겨를도 없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신경 쓸 겨를이 있을 리 없잖아. 얘기는 이쯤에서 그만하자. 나 먼저 잘게.”말을 마친 뒤 고수연은 일어서서 제 방으로 들어갔다.형수는 동생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이혼은 여자한테 큰 영향을 주곤 하다. 특히 고수연처럼 애까지 있는 유부녀라면 더더욱.게다가 진용진이 얼마나 머리를 썼는지 정말 이혼하게 된다면 고수연은 빈털터리로 쫓겨날 거다. 그러면 아이는 오히려 짐이 되고 만다.형수는 갑자기 저와 진동성 사이에 애가 없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부부가 갈라지는 순간이 오면 안 좋게 끝날 것이기에 아이가 없는 게 고통을 덜 받을 수 있다.만약 아이가 있었다면 형수도 분명 고수연과 진용진처럼 됐을 거다.한참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들리는 초인 종소리에 형수는 문을 열었다. 이윽고 문밖에 서 있는 나를 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월세방 구했다고 했잖아요?”나는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들어와요.”나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며 주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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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알았어요. 그러고 보니 지은이랑은 대체 무슨 일 있었던 거예요? 지은이가 어젯밤 찾아와서 앞으로 수호 씨를 멀리하라고 하더라고요.]사모님은 내가 걱정되는 듯 물었다.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맥이 빠졌다.“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항상 저를 저격하거든요. 그냥 제가 꼴 보기 싫은가 봐요.”[지은이 좋은 사람이에요. 겉보기에는 무뚝뚝하고 차가워도 말만 심하게 했다 뿐이지 마음은 여려요. 정말 화나게 한 상황을 빼면요.”나는 너무 억울했다. 그동안 분명 윤지은을 건드린 적도 없는데 말이다.“사모님, 전 정말 그런 적 없어요.”나는 풀이 죽어 해명했다.“사모님도 친구분이니 아실 거잖아요. 소여정 씨마저 윤지은 씨 상대가 안 되는, 하물며 저는 어떻겠어요?”[하하. 아무튼 두 사람 꼭 원수 같다니까요. 그런데 옆에서 보는 건 재밌어요.]사모님은 나지막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런 말을 들으니 나는 너무 난감했다.이게 대체 어디가 재밌다는 건지?나는 그런 여자와 놀고 싶은 생각은 없다.“됐어요, 사모님, 일 보세요.”사모님과의 통화가 끝난 뒤 나는 방에서 나왔다.형수는 이미 푸짐한 아침상을 준비했다.다만 고수연은 대충 두 숟갈 먹더니 입맛이 없다며 다시 방으로 들어가 거실에는 나와 형수 둘뿐이었다.“저 계집애는 상관하지 마요.”형수는 나를 위해 달걀을 까다가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봤다.“이게 뭐 같아요?”나는 살짝 어리둥절했다.“네?”“남자 그거 같지 않아요?”‘아...’형수는 달걀을 내 입에 밀어 넣었다.“얼른 먹어요. 영양가 많은 거니까. 참, 식사하고 나서 뭐 할 거예요?”“이따 도관에 연습하러 가야 해요.”“그럼 나도 같이 가도 돼요?”“당연하죠. 가고 싶으면 가는 거죠.”나는 형수와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함께 도관으로 향했다.변석훈은 이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도관에 들어서자마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훈련에 매진했고 형수는 내 옆에 앉아 나를 지켜봤다.시간이 급박하고 내가 배울 시간이 많지 않기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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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형수는 이 일을 나한테 알려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하지만 내가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에 방해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금 백주 대낮이기도 하니 진동성이 저를 어떻게 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결국 형수는 밖으로 나가면서 진동성에게 답장했다.[장소는 내가 정해.]형수는 일부러 사람이 많이 다니는 가게를 약속 장소로 정했다. 지금 훤한 대낮이고 사람이 많으니 진동성이 함부로 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 채로.하지만 진동성은 형수가 생각한 것만큼 단순한 사람이 아니었다.진동성이 형수를 불러낸 건 사실 나와 형수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 다른 한편으로는 왕정민에게 잘 보이려는 의도도 있었다.나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윤지은의 사람한테 된통 얻어맞은 왕정민은 너무 화가 나서 그 화를 형수한테 풀려고 했다.형수가 진동성과 이혼하면 당연히 나랑 만날 걸 알았으니까. 형수의 몸을 취하는 건 형수에 대한 복수일 뿐만 아니라 나에 대한 복수이기도 했다.게다가 왕정민이 형수를 노린 게 하루이틀이 아니었기에 이 기회에 형수랑 잘 생각이었다.진동성은 형수에게 문자를 보낸 뒤 곧바로 옆에 있는 왕정민에게 말했다.“약속 잡았어. 이제 걸려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돼.”“그럼 난 호텔에서 기다릴게. 이따 네가 호텔로 데려와.”진동성은 키득키득 웃었다.“그래.”왕정민은 호탕하게 웃으며 자리를 떴다.왕정민이 떠난 뒤 진동성의 표정은 이내 음흉해졌다.“고태연, 날 먼저 배신한 건 너야. 그러니까 날 탓하지 마. 아무도 내 명예를 무너뜨릴 수 없어. 아무도!”진동성은 몰래 핸드폰 녹화 기능을 켰다. 그는 이따가 왕정민이 형수를 취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되면 형수가 아내의 본분도 지키지 않는 더러운 여자가 될 거고 절대 저한테 위협이 되지 않을 테니까.사람은 양심을 잃으면 짐승만도 못해진다. 진동성도 지금 그 상태다.형수는 약속 장소를 엔젤 카페로 정했다.얼마 뒤 형수와 진동성은 그곳에서 만났다.형수는 진동성을 만나자마자 본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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