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떠난 뒤 윤지은은 끝내 표정이 풀어졌다. 오랜만에 하는 거라 그녀는 너무 좋았다. 너무 끝내주는 속궁합 덕에 윤지은은 매우 기쁘고 만족했다.솔직히 윤지은은 본인이 너무 민감해서 잘 느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른 사람을 찾아 시험해 보려고 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않았다.윤지은은 방탕한 여자가 아니다. 오히려 뼛속까지 남자를 혐오한다. 그녀는 소여정이나 백연우처럼 쾌락을 느끼려고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는 스타일도 아니다.그동안 남자라고는 나와 여준휘 뿐인데, 첫사랑 여준휘한테 모든 마음을 바쳤지만 결국 상처만 남게 되었다.그 뒤로 윤지은은 더 이상 남자한테 진심을 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내가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는 걸 보니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 더군다나 나와 몸을 섞는 게 즐겁게까지 느껴졌다. 이토록 몸과 마음이 즐겁고 기쁜 건 다른 사람한테서 느껴보지 못했던 느낌이었다.윤지은은 시동을 걸어 친구 사모님의 집으로 향했다.문을 연 사모님은 제 친구를 보자마자 반갑게 맞이했다.“지은아, 여긴 어쩐 일이야?”윤지은은 차키를 쑥 내밀었다.“수호 씨 대신 차 돌려주러 왔어. 앞으로 여기 올 일 없을 거야.”“왜?”사모님은 의아한 듯 물었다.윤지은의 표정은 어두웠지만 완곡히 말했다.“유미야, 나도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지은아, 그게 무슨 말이야? 못 알아듣겠는데?”“용천 호텔에서 너랑 수호 씨가...”윤지은은 친구의 남편이 들을까 봐 목소리를 내리깔았다.그 말에 사모님의 표정은 단번에 변했다.“너, 다 알았어?”사모님은 불안한 듯 고개를 푹 숙이며 얼굴을 붉혔다.그 순간 윤지은의 심장은 덜컹 내려앉았다.사실 윤지은도 확실하지 않아 찔러본 거였는데 진짜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윤지은은 마음이 말이 아니었다. 저와 친한 친구들이 하나같이 같은 남자와 불분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니.‘정수호가 대체 뭐가 좋은데?’윤지은은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냈다.“유미야, 난 네가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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