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Bab 961 - Bab 970

1254 Bab

제961화

“고태연, 그 돈은 내가 번 거야. 내 돈을 왜 너한테 줘야 하는데?”형수는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내 도움이 없었다면 창업 자금도 없이 어떻게 돈을 벌 건데? 창업 초기 내가 두 발로 뛰어가면서 고객 만나고 미팅하러 다녔던 거 잊었어? 진동성, 너 양심은 있니? 개한테 뜯긴 거야?”진동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이제 와서 그런 게 뭔 소용인데? 돈은 내가 벌었으니 내 거지. 게다가 모든 돈은 이미 우리 부모님 계좌로 빼돌렸어. 내 계좌에는 고작 몇만 원밖에 없으니 그거라도 나누고 싶으면 나눠 가지던가.”“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절대 너 안 줘. 난 너랑 정수호 그 자식이 내 집에서 붙어먹는 꼴 절대 못 봐. 정말 그러기로 작정한 거지?”형수는 속으로 뭔가 계획을 세웠다.진동성은 여전히 표정 한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누군 뭐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네가 나 벼랑 끝으로 몰았잖아. 너랑 정수호 그 자식 일은 안 따지겠다고 했는데 왜 이혼하겠다는 거야? 왜 꼭 내 체면을 바닥으로 짓뭉개는데? 네가 날 그렇게 난처하게 하는데 내가 왜 널 가만둬?”형수는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진동성, 난 적어도 넌 왕정민과 달리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 어쩜 왕정민보다 더 쓰레기일 수가 있어?”“그래.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가만있을 수 없지. 집은 이미 우리 엄마 명의로 명의 이전했어. 네가 모든 돈은 네가 다 빼돌렸다니 그냥 가져. 하지만 전에 내가 투자했던 항목들 모두 내 돈으로 투자했던 거 알지?”“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는데 그 투자 상품들 모두 300퍼센트 수익을 냈어. 내가 투자로 번 돈은 네가 모은 것보다 훨씬 많아.”형수의 말을 들은 진동성의 낯빛은 일순 어두워졌다.“투자 상품은 언제 구매했는데? 난 왜 몰라?”형수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내가 이애교인 줄 알아? 왕정민이 뭐라고 하면 따르는? 난 애교랑 달라. 난 가정주부한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래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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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내가 그렇게 싫은 거야”진동성은 형수가 너무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형수는 여전히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역겨운 정도가 아니야. 치가 떨리도록 싫어. 너랑 빨리 이혼하려는 게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오자도 않았어.”진동성은 몰래 이를 갈았다.형수는 말을 이었다.“이혼 합의서는 내가 다 준비했어. 보고 문제없으면 사인해.”형수는 말하면서 미리 준비해 두었던 이혼 합의서를 진동성 앞에 내놓았다.진동성은 문득 자기가 너무 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수의 공격적인 모습이 그는 매우 싫었다. 그가 아내를 버리더라도 아내는 절대 저를 버리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다.하지만 진동성은 워낙 마음을 잘 숨기는 사람이기에 화가 나더라도 겉으로는 미소를 유지했다.“좋아. 이번에 마지막이니까 같이 산책 좀 하자. 괜찮지?”형수는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진동성을 바라봤다.“나 시간 없어.”“그냥 산책 좀 하자는 거잖아. 내가 뭐 다른 걸 한대? 길거리에 사람도 많은데 내가 뭔 짓 할까 봐 겁나? 그것만 들어주면 바로 이혼 합의서에 사인할게. 그래도 우리 부부인데 마지막까지 싸우는 건 싫어. 넘 안 좋게 끝내는 것도 싫고.”형수는 결국 마음이 약해져 진동성의 부탁을 들어주었다.“30분 밖에 없어.”형수는 30분을 할애해 이혼 도장을 받아내는 게 밑지지 않는 처사라고 생각했다.형수는 현재 한시 빨리 이혼하여 눈앞의 쓰레기를 멀리하려는 생각뿐이었다.진동성은 곧바로 다정한 표정을 지으며 형수를 도와 문을 열어주더니 어디로 갈지 묻기까지 했다.형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마음대로 해. 아무 데나 다 돼. 하지만 난 30분 밖에 없어.”“그럼 쇼핑몰 좀 도는 건 어때? 너한테 선물 좀 사주고 싶거든.”“마음대로 하던가.”형수는 시종일관 싸늘한 태도로 대답했다.진동성은 겉으로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형수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 한번 결혼하면 분명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터인데, 진동성은 그게 무엇보다도 싫었다.‘고태연, 이건 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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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그딴 허울 좋은 소리는 집어치워. 너도 회사를 위해 나를 왕정민한테 팔아넘기려 했잖아. 진동성, 네가 얼마나 비열하고 파렴치한 인간인지 인정해. 한 일도 인정하지 못하는 게 어떻게 남자야?”형수는 온 힘을 다해 핸들을 꺾었다.깜짝 놀란 진동성은 버럭 소리쳤다.“미쳤어? 나 운전하잖아.”“난 죽더라도 네가 원하는 대로 되게 두지 않아.”형수는 말하면서 있는 힘껏 핸들을 흔들었다.워낙 차 속도가 빠른 데다 핸들이 움직이니 차는 도로 가운데서 이리저리 부딪혔다.진동성은 무서웠는지 애원하듯 말했다.“알았어. 안 그럴게. 이거 놔.”형수는 진동성의 거짓말을 믿을 리 없었다. 세상 남자는 다 거짓말쟁이라 믿을 수 없다.형수는 죽을 각오로 말했다.“늦었어. 네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 차라리 이대로 같이 죽자. 그럼 너도 다른 사람한테 더 이상 피해주지 않을 거잖아.”그 말에 지동성은 형수가 저를 끌고 같이 죽으려 한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고태연, 넌 정말 미쳤어!”진동성은 형수의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옆으로 세게 밀쳐냈다. 하지만 형수도 절대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형수도 곧장 진동성의 머리를 움켜잡고 차 안에서 싸우기 시작했다.쾅!차는 끝내 굉음을 내며 도로 위를 굴렀다.차 안은 난장판이 된 채 비명이 난무했다.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른 데다 한번 부딪힌 뒤 멈춰 선 게 아니라 그대로 몇 바퀴 굴러 육교에서 떨어졌다....한편 형수가 떠난 줄도 모르고 있던 나는 중간 휴식 시간이 되어서야 형수가 도관에 없다는 걸 발견했다.형수가 떠나기 전 잠깐 나간다는 문자를 남긴 터라 나는 당연히 형수가 무료함을 참지 못하고 나갔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얼마 뒤 윤지은이 전화를 걸어와 형수가 교통사고로 응급수술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나는 헐레벌떡 밖으로 뛰쳐나갔다.“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갑자기 왜 사고가 난 거예요?”[네 형수가 웬 남자랑 같이 있었어. 내가 사진 보낼 테니까 남편이 맞는지 확인해 봐.]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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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다리가 후들거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윤지은은 얼른 내 어깨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정수호, 절대 무너지면 안 돼. 형수가 깨어나면 돌봐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해. 옆에서 최선을 다해 케어해 줄 사람도 있어야지.”나는 얼른 몸을 일으켜 세웠다.“맞아요. 난 넘어질 수 없어요. 형수가 꼭 위기를 넘길 거라고 믿어요.”나와 윤지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수술실 밖에서 수술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나는 그 동안 벽에 걸린 시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시간은 1분 1초 흘러갔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이런 경험을 해 본 건 처음이다.우리 할아버지는 평생 큰 병에 걸린 적이 없었고 갑자기 돌아가셨지만 기분 좋게 가셨다.가족들은 모두 할아버지가 갈 때가 돼서 갔다며 좋은 일이니 슬퍼할 필요 없다고 했었다. 할아버지는 죽음을 둘여워하기는커녕 저승에 가면 분명 재밌을 거라는 농담까지 잊지 않으셨다.할아버지 손에 키워져 옆에서 할아버지를 따라 배워온 터라 내 성격은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다.때문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만 해도 나는 크게 슬퍼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다른 세상으로 갔고 그 세상에서도 잘 지내실 거라고 믿으면서. 우리 집은 친척 식구가 많은 것도 아니라 나는 그 뒤로도 가족을 잃는 슬픔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하지만 이번 처음 죽음의 공포가 뭔지 제대로 느꼈다.의사라서 그동안 생로병사는 순리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내가 직접 이런 일을 경험하니 좀처럼 진정할 수 없었다. 특히 현재 생사의 기로에 놓인 사람이 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서 더더욱, ‘형수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난 어떡하지?’나는 형수만큼은 절대 아무 일 없기를 간절히 빌었다.‘진짜 무슨 일이 생겨도 진동성한테 생겨야지. 진동성이 아니었다면 형수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쓸데없는 생각들이 고개를 내밀어 기다리는 일분일초가 너무나도 지옥 같았다.나는 시간이 이토록 느리게 흘러간다고 느껴보기는 처음이었다. 1분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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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진동성은 지금 어디 있어요? 만나봐야겠어요. 걱정하지 마요. 절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아요. 그딴 쓰레기는 감옥에나 가야 하니까요.”“외과 병동에 있으니 같이 가.”“됐어요. 여기서 저 대신 형수 좀 돌봐줘요. 그 인간은 나 혼자 만나고 올게요.”나는 윤지은이 따라오려는 걸 극구 말렸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확실히 형수가 걱정되어서였고, 두 번째 이유는 윤지은이 있으면 내가 마음껏 움직이기 불편했으니까. 외과 병동에 도착한 나는 한 병실 안에 누워 있는 진동성을 바로 발견했다.의료진이 옆에서 각종 검사를 하고 있었고 진동성은 비명 지르며 엄살을 피워댔다.“아, 아파요. 의사 선생님, 좀 살살할 수 없어요?”그 꼴을 본 순간 나는 분노가 치밀었다.형수는 그렇게 많이 다쳐도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진동성은 고작 외상 몇 군데 난 거로 비명을 질러대며 엄살을 부리고 있단.나는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묵묵히 옆에 서 있다가 의사가 떠난 뒤 진동성 앞으로 다가갔다.“형수는 왜 만났어?”진동성은 나를 차갑게 흘긋거렸다.“너랑 무슨 상관인데? 정수호, 잊었나 본데 고태연은 아직 내 와이프야. 내가 내 와이프랑 뭘 하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나는 두말없이 진동성의 멱살을 잡았다.“넌 왜 고작 찰과상인데 형수는 의식까지 잃어야 해?”“뭐 하는 거야? 나 지금 환자야. 이거 단장 놔.”“대답해!”나는 버럭 소리쳤다.진동성은 내 모습에 살짝 쭈그러들었다. 눈이 시뻘게진 나는] 당장이라도 사람을 덮치려는 맹수 같았다.진동성은 내 심기를 거슬렀다가 본전도 못 찾을까 봐 바로 태도를 누그러뜨렸다.“이혼 예기하려고 만났어.”“그것뿐이야? 고작 그것뿐이면 교통사고는 왜 나는데?”나는 진동성의 한 글자도 믿을 수 없었다.진동성도 끝내 화가 났는지 버럭 소리쳤다.“교통사고는 말 그대로 사고야. 누구는 뭐 사고 나고 싶어 난 줄 알아? 선 넘지 마. 나 지금 환자야.”‘그게 정말 단순 사고라고?’나는 절대 믿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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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나는 집중 치료실 밖에 도착해 안에 있는 형수를 빤히 바라봤다.얼마 뒤, 애교 누나와 고수연도 도착했다.우리는 모두 형수가 하루빨리 위기를 넘기고 쾌차하기를 바랐다.심지어 고수연은 나를 의심했다.“정수호,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우리 언니가 당신과 함께 나갔다가 이렇게 됐잖아. 대체 언니를 어떻게 돌보면 이렇게 돼?”나는 온몸에 힘이 빠진 데다 기분이 다운되어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때 애교 누나가 대신 내서서 설명했다.“수연아, 이건 수호 씨 탓 아니야.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겠어?”“언니는 저 인간 여자 친구라 당연히 편들겠죠. 정수호, 우리 언니한테 무슨 일 있으면 당신 절대 가만 안 둬.”고수연은 경고를 내뱉은 뒤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재 말하고 싶은 기분도 아니었으니까.나는 그저 형수가 하루빨리 깨어나기를 바랄 뿐이다.형수가 혼수상태에 빠진 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너무 괴로웠다.애교 누나는 내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수호 씨, 걱정하지 마요. 윤지은 씨한테 물어봤는데 태연이 깨어나려면 적어도 5시간은 걸릴 거래요. 수술이 금방 끝나 아직 깨어나지 못한 것뿐이니 수호 씨는 가서 쉬어요. 여기는 내가 지키고 있을게요.”나는 고개를 저었다.“안 갈래요. 어디도 안 가고 여기서 기다릴 거예요.”형수가 깨어나는 걸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는 한 나는 마음 놓을 수 없다.애교 누나는 이 상황에서 나를 위로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날 오후 4, 5시쯤, 남주 누나도 병원으로 달려왔다. 누나는 조급한 말투로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교통사고라니?”애교 누나는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남주 누나에게 말해주었다.자초지종을 들은 후의 남주 누나는 나와 생각이 똑같았다.“진동성, 그 개자식이 분명 무슨 짓 했을 거야. 그럼 태연이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잖아?”애교 누나는 다급히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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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나는 이 모든 게 위로의 말이라는 걸 알지만 누나들한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다.나는 머릿속으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만약 형수가 평생 깨어나지 못한다면 나는 평상 형수를 돌봐줄 거다.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나는 절대 형수를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나는 온 신경이 형수한테 쏠려 다른 사람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그날 저녁 남주 누나의 전남편 고정훈도 병원에 왔다.남주 누나는 놀란 듯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야?”중산이 말했다.“자기 친구한테 일이 생겼다는 소식에 와 봤어.”“우리 이미 이혼했어...”“자기도 알잖아. 난 처음부터 이혼은 원하지 않았어. 자기는 내 마음속에 영원한 아내야.”고정훈은 그윽한 눈빛으로 남주 누나를 바라봤다.하지만 남주 누나는 마음이 불편해 얼른 고개를 돌렸다.“이러지 마. 그럴수록 난 죄책감만 커져 가.”“그래. 아무 말 하지 않을게. 난 자기 협박하려는 거 아니야. 외압을 강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앞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전화해. 난 언제든 나타날 거야.”남주 누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남주 누나가 이혼을 한 이유는 여한 없이 자기 삶을 살면서 고정훈에게 미안한 짓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고정훈이 너무 잘해주는 바람에 자꾸만 스스로 쓰레기 같아 보이곤 한다.결국 남주 누나는 마음이 편해지려고 그 생각을 떨쳐내려고 애를 썼다.그날 저녁 나는 여전히 형수 옆을 지켰고 애교 누나는 나와 함께 병원에 남아 주었다.고수연은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에 집으로 돌아갔고 고아연도 바쁜 일이 있는지 어느새 사라졌다.남주 누나도 결국에는 고정훈과 함께 떠났다.애교 누나는 먹을 걸 사 와서 내 앞에 내밀었다.“수호 씨, 뭐 좀 먹어요.”나는 아무 말도 없이 음식을 받아 깨끗이 먹었다.아무리 슬프더라도 절대 내 몸으로 장난쳐서는 안 된다. 나는 왠지 폭풍우가 아주 무서운 방식으로 닥치고 있다는 게 은연중에 느껴졌다. 나는 나 자신과 내 주변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 그러려면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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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나는 우연히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진동성이 형수에게 미약을 써서 형수를 왕정민에게 데려가려 했다니.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라는 거다.나는 급발진하지 않고 계속해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으며 동시에 핸드폰 녹화 기능을 켰다.나는 이 둘의 파렴치한 짓을 똑똑히 찍을 생각이었다.왕정민은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언짢은 듯 말했다.“이제 사람이 저 지경이 됐으니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야? 젠장. 내가 저 고태연을 보며 입맛 다신 게 몇 년인데. 하필 이 지경이 될 건 뭐야?”진동성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동영상 많이 보내줬잖아. 그 영상으로 먼저 해결해. 나중에 고태연 상태가 좀 괜찮아졌다 싶으면 다시 너한테 데려갈게. 어쨌든 내 마누라잖아. 내가 보살피는 건 당연해. 그때가 되면 네 마음대로 놀아도 돼. 고태연은 어차피 식물인간이라 움직이지 못해서 반항도 못하잖아.”왕정민은 키득키득 웃으며 좋아했다.“네가 나보다 저 변태였네. 식물인간도 안 놔준다니.”진동성은 담배 연기를 동그랗게 말아 뱉어내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나한테는 고작 도구일 뿐이야. 가치가 있으면 쓰고 가치가 없으면 버리는 거지. 고태연도 그걸 영광으로 여겨야 해.”영상을 모두 녹화한 뒤 나는 침착한 얼굴로 나갔다.“맞아. 참 영광이지. 네 놈이 식물인간이 되면 나도 너를 그렇게 대해도 돼?”나는 이 순간 그 어느 때보다도 침착했다. 마음이 너무 평온하다 못해 나조차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이런 상황에 당연히 화를 내야 하는 게 맞는데 나는 왠지 화가 나지 않았다.화가 극에 달해 오히려 차분해진 것일 수도 있고, 진동성 같은 인간 때문에 화낼 가치가 없다고 여겨서일 수도 있다.어쨌든 나는 이 순간 무서우리만치 냉정했다.진동성과 왕정민은 나를 본 순간 흠칫 놀라더니 이내 비릿한 미솔르 지었다.특히 진동성은 눈에 즐거움이 가득했다.“네가 사실을 알면 어쩔 건데? 고태연은 아직도 내 와이프야.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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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안녕하세요. 저는 타노스 탐정 사무소 정수호라고 합니다. 한번 만나 뵀으면 해서요.”[나를 말인가? 나는 왜 보려는 거지? 일 얘기라면 자네 사장더러 찾아오라고 하게.]전승빈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으려 했다.“잠깐만요. 전 회장님 사위 왕정민에 관한 일인데 정말 듣고 싶지 않나요?”[난 시간 없네.]전승빈은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왕정민의 일이라고 했는데도 전승빈이 이런 태도를 보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괜찮았다. 이왕 이렇게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끝까지 밀어붙일 생각이었으니까.나는 아예 운전을 해서 전승빈의 회사로 찾아갔다.전에 윤미화가 전승빈을 조사하라는 의뢰를 나한테 맡긴 터라 나도 전승빈에 관한 일을 많이 알아냈다. 그걸 마침 이렇게 써먹게 되었다.나는 전승빈의 회사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그때 BMW 한 대가 눈에 띄었다. 나는 그 차가 바로 전승빈의 차라고 확신했다.회사 앞에서 한참 동안 진을 치고 기다렸는데 비싼 외제차는 처음 봤으니까.나는 다급히 그 뒤를 따라갔다.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전승빈이 차에서 내렸다.전에 전승빈의 실물을 본 적은 없지만 그의 사진을 본 적은 있다.나는 전승빈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급히 붙잡았다.“전 회장님. 10분만 시간 내 주실 수 있나요?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전승빈의 기사는 거칠게 나를 밀어냈다.“저리 비켜요!”“왕정민이 탐정 사무소에 전 회장님을 조사해달라고 의뢰했습니다. 제가 현재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나는 전승빈이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아 결국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전승빈은 내 말에 걸음을 우뚝 멈췄다.“따라오게.”나는 전승빈을 따라 회장 사무실로 향했다.나는 사무실이 큰지 작은지 전승빈의 기세가 강한지 약한지 관찰할 겨를도 없이 온통 전승빈과 손잡을 생각뿐이었다.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제가 왕정민과 개인적인 원한이 좀 있어 전 회장님과 손을 잡고 싶습니다.”전승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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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시종일관 담담했던 전승빈의 얼굴에 노기가 드리웠다.“지금 나를 협박하는 건가?”“협박이 아니라 귀띔입니다. 회장님이 손에 왕정민이 바람피운 증거를 갖고 있는데도 왕정민은 쓰게 보지 않고 계속 밖에서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닙니다. 이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따님분이 아는 건 시간문제 아닐까요?”전승빈은 화가 난 듯 테이블을 탕, 내리쳤다.“왕정민, 그 개 같은 자식. 그놈은 다리 몽둥이를 분질러 놓아야 말을 들을 모양이군.”“전 회장님, 왕정민은 회장님의 처사에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왕정민 다리 몽둥이를 분지른다면 당분간은 겁을 먹겠지만 나중에는요? 만약 나중에도 개 버릇 남 주지 못하고 회장님께 살의라도 품는다면 어떡하실 생각이죠? 그러면 따님은 또 어떡하고요?”“왕정민을 죽이는 건 회장님께 식은 죽 먹기라는 거 압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따님은 어떡하고 따님 뱃속의 아기는 또 어떡하나요?”전승빈은 어두운 표정으로 나를 노려놨다.“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가?”나는 전승빈에게 다가가 한 글자 한 글자 침착하게 말했다.“왕정민 같은 부류를 상대하려면 계속 강하게 밀어붙이기만 하면 안 됩니다. 요구를 들어주는 척 구슬리기도 해야 합니다. 회장님이 왕정민을 찍어 누르려 할수록 왕정민은 불만을 품고 회장님께 반기를 들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마비시키고 천천히 공제하는 겁니다.”전승빈은 피도 안 마른 어린놈이 이런 말을 하는 게 믿기지 않았는지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러다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그건 너무 번거로워. 차라리 이 세상에서 치워버리면 그만이지.”“물론 회장님 능력이라면 한 사람을 소리 소문 없이 처리하는 건 쉬운 일이겠죠. 하지만 이런 일을 평생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만약 따님분이 남편 어디 갔냐고 하면 어떻게 대답하실 건데요? 손자가 아빠 어디 갔냐고 물으면 그때는 또 어떻게 대답하실 거고요?”“백번 양보해서 따님분이 만약 회장님이 자기 남편을 죽였다는 걸 알면 고마워할까요? 미워할까요?”전승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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