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은 진동성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찔렀다. 그 순간 진동성의 낯빛은 어두워졌다.“하하, 계속해 봐.”진동성은 입가에 냉소를 띤 채 어디 들어나 보자는 듯 말했다.나는 거리낄 것도 없었기에 미친 듯이 하고 싶었던 말을 내뱉었다.“형수와 결혼한 것도 그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잖아. 형수가 예쁘고 몸매도 좋으니 사람들 앞에서 아내를 아끼는 척만하면, 마을 사람들이 시골에서 자란 평범한 애가 큰 도시 출신의 미인을 아내로 들였다며 능력 있다고 떠받들어 주니까.”“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가 언젠가 왕정민처럼 성공하길 꿈꿨겠지? 그런데 왕정민처럼 운이 따라주지 않아, 평생 왕정민 따까리 노릇이나 하면서 왕정민이 은혜를 베풀 듯 던져 주는 이득만으로 회사를 유지하고 있는 거잖아.”“왕정민처럼 성공하고 싶으니까 왕정민을 도와주고, 왕정민처럼 마음대로 행동하고 싶지만 또 모범 남편이라는 이미지가 무너질까 봐 무섭고. 그래서 형수더러 나한테 그런 말을 하게 한 거잖아.”“겉으로는 형수더러 나를 가르치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형수가 착한 남편을 두고 바람피운 여자라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되면 오명을 쓸 필요도 없이 밖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모든 오명은 형수가 뒤집어쓰고.”“심지어 형수가 이혼하겠다고 말하는 즉시 형수의 과거로 협박하려고 한 거잖아. 진동성, 넌 진짜 인간 말종 쓰레기야.”나는 그동안 마음에 눌러왔던 말을 모두 내뱉었다.진동성은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모두 태우고 피식 웃으며 소파에 기댔다.그 모습에는 왕정민의 그림자가 보였다. 아니, 왕정민보다 더 가식적이고 악랄한 역겨운 그림자였다.왕정민은 나쁘지만 그걸 모두 드러내고, 진동성은 나쁘면서 그걸 숨기고 착한 척 가식적으로 군다.“말 다 했어?”진동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나는 싸늘하게 경고를 날렸다.“형수랑 이혼해. 형수 좋은 여자야. 그러니까 더 이상 상처 주지 마.”진동성은 우스갯소리라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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