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의 모든 챕터: 챕터 661 - 챕터 670

827 챕터

제661화

나는 백연우의 손을 뿌리쳤다.“새 애인 생겼으면서 왜 찾아왔어요?”백연우는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은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아까 808호실 갔었어? 뭘 봤는데?”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침묵은 모든 걸 묵인했다.백연우는 매혹적인 표정을 지으며 싱긋 웃더니 내 셔츠를 정리해 주었다.“나 사실 너 찾으러 왔었어. 그런데 전화 받고 나가더라고.”“내가 전화 받고 나간 건 어떻게 알았어요?”나는 문뜩 궁금했다.백연우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나한테 천리 밖까지 보는 초능력이 있거든.”“귀신을 속여요.”“정수호. 우리 서로 즐기기로 한 거 아니야? 설마 진심이었어?”나는 갑자기 마음이 찔려 버럭 소리쳤다.“누가 진심이라는 거예요? 아니거든요.”“아니면 다행이고. 난 연아거나 결혼은 질색이야. 나랑 재미 보는 건 괜찮지만, 날 묶어둘 생각이라면 버려.”순간 백연우가 남주 누나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조금 달랐다.남주 누나는 노는 걸 좋아하지만 자기를 잘 숨기고, 다른 남자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하지만 백연우는 아니다. 그녀는 절대 무엇으로도 자신을 구속하지 않는다.“나 훔쳐볼 때, 흥분했어?”백연우가 갑자기 나에게 바싹 다가와 윙크하며 물었다.방금 전 장면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나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우리가 사귀는 게 불가능해도, 대놓고 그런 질문하는 건 아니죠.”“얼씨구, 소유욕이 넘치네. 그럼 화 좀 가라앉혀줄까?”“그래요.”나는 백연우를 거칠게 밀어 버렸다.내가 이렇게 난폭하게 나올 줄 몰랐는지, 백연우는 준비도 없이 그대로 침대에 주저앉아 버렸다.하지만 곧바로 눈빛이 야릇하게 변했다.“이런 모습도 있었네? 마음에 들어. 이리 와서 누나 마음껏 다뤄줘...”나는 바로 백연우를 덮쳐 거칠게 밀어붙였다.밤새도록 하다 보니 지쳐버린 나는 그대로 백연우를 안고 잠이 들었다.피곤한 나머지 너무 깊게 잠든 나는 날이 밝은 뒤에야 백연우의 핸드폰 소리에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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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나는 전화를 바로 끊고 방 안을 샅샅이 뒤졌다.한번 빙 둘러보고 나니 침대 맞은편 벽화가 조금 이상하다는 걸 발견했다.그리고 벽화를 뜯어 봤더니 역시나 여자아이의 눈에 아주 작은 소형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이건 너무 충격이었다.호텔 방은 개인 공간인데, 그런 사적인 공간에 카메라가 숨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나는 얼른 침대 쪽으로 달려가 백연우를 흔들어 깨웠다.“얼른 일어나요!”“뭐야? 나 피곤하다고.”백연우는 흐리멍덩한 눈으로 나를 째려봤다.“이거 설명해요. 이 카메라, 백 쌤이 단 거예요?”나는 카메라를 뜯어내 백연우 앞에 떡하니 내밀었다.눈을 비비던 백연우는 소형 카메라를 보고도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싱긋 웃었다.“어머, 들켰네.”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화가 치밀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이러면 난 사생활이 하나도 없잖아요.”“우리 그런 짓도 한 사이인데, 서로 사생활을 따져서 뭐 해?”“너무 하네요!”나는 화가 나서 카메라를 바닥에 내팽개쳤다.그러자 백연우가 아예 침대에 번듯하게 누워 말했다.“지금 나한테 짜증 낸 거야?”“이러는 게 정상 아니에요? 제 동의도 없이 방에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화도 못 내요?”“그래,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백연우는 나에게 사과했다.하지만 그걸 받아줄 마음은 없었다.“사과해도 소용없다면, 뭘 원하는데? 한 번 더 화풀이할래?”백연우는 침대에서 일어나 두 손을 내 목에 감으며 내 얼굴에 입 맞췄다.“사실 나 나쁜 의도로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네가 방에서 매일 뭐 하나 보고 싶어서 그랬어.”“그럼 왜 소여정 씨한테 보냈어요?”내가 퉁명스럽게 묻자 백연우는 한참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우리 지은이 너랑 그런 사이라는 게 너무 충격이라 친구랑 공유하려고 그랬지.”“사모님은 알아요?”“유미한테는 아직 말 안 했어. 계는 애가 너무 올곧고 착해서 내가 그랬다는 걸 알면 바로 뜯어말렸을 거야.”“본인이 잘못했다는 걸 알기나 해요? 대학 학과장이라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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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그럼 임천호는요?”“하, 그 남자는 매일 바빠서 소여정과 같이 있어 줄 시간이 어디 있어?”“그럼 왜 불러갔는데요?”“소유욕이지 뭐. 소여정이 밖에서 마음대로 하다가 도망치거나, 딴 놈과 눈 맞아 바람날까 봐 그러지. 그래서 옆에 묶어두고 카나리아처럼 기르고 있어.”백연우는 담배 한 대를 피우고 난 뒤 소여정한테 영상 통화를 걸고는 아예 카메라를 내 쪽으로 돌렸다.나는 얼른 얼굴을 가렸다.“왜 나를 비춰요?”“무서워할 거 뭐 있어? 우리 잤잖아. 소여정이 남도 아니고.”‘그래도 내가 어색하다고요.’게다가 소여정이 이걸 알면 이것저것 캐물을 게 뻔하다.아니나 다를까, 나를 본 소여정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무슨 상황이야? 두 사람 붙어먹었어? 너무하네. 백연우, 나 부러워하라고 일부러 이러는 거지?”백연우는 카메라를 자기 쪽으로 돌리더니 싱긋 웃었다.“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숨기기 싫어서 그랬어. 난 한 건 인정하는 사람이잖아. 숨길 거 뭐 있어?”“너 지금 윤지은이 한 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까는 거지?”소여정은 입을 막으며 피식 웃었다.백연우는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그건 네가 한 말이야. 여정아, 너 수호 씨 그곳이 얼마나 큰지 알아?”백연우는 일부러 소여정을 놀려댔다.이에 화가 난 소여정은 끊임없이 영상에 대고 주먹질했다.“입 다물어. 그만 말해. 안 그래도 부러운데, 이젠 배 아파. 너희들을 봐, 얼마나 자유로워. 나만 혼자 자유를 잃은 새잖아. 참, 수호 씨 좀 바꿔 봐. 할 말 있으니까.”백연우는 나에게 핸드폰을 건넸다.나는 얼른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 영상 속에 비친 소여정을 보니 문뜩 그녀가 보고 싶어졌다.“정수호, 요즘 조심해.”“왜요?”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임천호의 경호원 중에 정태곤이라는 사람이 없어졌어. 아마 강북으로 간 것 같아.”“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나는 아직도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정태곤은 임천호 개인 경호원이거든. 중요한 일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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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나는 더 이상 소여정과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나한테 계속 접근해 온 건 본인이면서, 일이 생겼는데 이런 말을 한다니.백연우는 소여정과 한참 통화하다가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나는 여전히 방금 전 들은 사실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백연우는 어느새 옷을 입고 싱긋 웃으며 내 뒤로 걸어왔다.“왜? 무서워?”“아니요!”나는 자존심에 끝까지 부인했다.그러자 백연우가 웃으며 내 팔을 꼬집었다.“아니긴, 몸이 뻣뻣하게 굳었으면서.”사실 나는 속으로 무척 긴장하고 있었다. 불안하기도 했고. 하지만 백연우 앞에서 인정하기는 싫었다.그러면 너무 찌질하고 멍청해 보일 것 같아서.하지만 내가 아무리 뻔뻔하게 아닌 척 우겨봤자, 백연우의 눈은 속일 수 없었다.백연우는 팔짱을 낀 채 웃으며 말했다.“정말 무서워한다고 해도 정상이야. 이런 상황에 안 무서울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런데 걱정하지 마. 우리가 지켜줄 테니까. 소여정도 지켜줄 거고.”“정말요? 아까 임천호가 자기 말은 안 믿는다고 했는데.”백연우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소여정이 일부러 겁주려고 한 말이고. 임천호가 소여정 말 안 믿어도 소여정은 너 지켜줄 거야. 나도 그렇고, 지은도 있고, 네 사장 사모님도 있고. 우리가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거야.”백연우의 말을 들으니 나는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이런 상황에 나는 무서워하기만 하고, 남다답게 책임질 줄도 모르고.전에 윤지은의 경호원 양동준처럼 될 거라고 했으면서, 결국 또 이렇게 되었다.나는 깊은숨을 들이켜고는 진지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제가 알아서 해결할게요.”“오호? 갑자기 왜 남자다워졌대?”“저 항상 남자다웠거든요. 그걸 몰랐어요?”나는 야릇한 농담으로 내 남성미를 어필했다.하지만 나도 알고 있었다. 이런 생각이 얼마나 유치한지.한 사람이 정말 남자다운지는 잠자리 기술이 아니라 책임감이 있는지 없는지에 달렸다.지금의 나는 그저 책임감을 질 마음만 있을 뿐 그럴 능력은 없다.물론 입으로는 내가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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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내 착각인지 상대는 내 옆을 쑥 지나갈 뿐 나한테 달려오는 게 아니었다.때문에 나는 별 생각 없이 지나쳤다.하지만 내가 뒤돌아볼 때, 남자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남자의 음산하고 서늘한 눈빛은 너무 무서웠다. 사람이 아니라 꼭 저승사자 같았다.그 순간, 저도 모르게 몸이 오싹해졌다.나는 안 보면 무섭지도 않을 거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하지만 상대는 분명 나한테 온 것 같았다.그도 그럴 게, 내 앞에서 멈춰 섰으니까.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 올랐고 머리가 백지장처럼 하얘져, 나는 아예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어버렸다.나는 상대와 충돌하고 싶지 않아 얼른 이곳을 떠나 도움을 청하려고 했다.하지만 내가 왼쪽으로 가면 상대는 왼쪽으로 오고, 내가 오른쪽으로 오면 상대도 오른쪽으로 왔다.이건 분명 내 길을 막는 행동이었다.이대로 도망칠 수 없다는 생각에 나는 결국 큰 결심을 내리고 입을 열었다.“저기요, 좀 지나갑시다.”이 순간 정말 무서운 추측이 떠올랐다. 상대가 바로 임천호의 개인 경호원, 다시 말해서 소여정이 말했던 정태곤이라는 사람이라고.내 추측은 맞았다. 서늘한 눈빛에 흰머리를 한 남자는 바로 임천호의 개인 경호원 정태곤이었다. 정태곤은 나를 서늘하게 쳐다봤다.“당신이 정수호야?”“아, 아니요.”나는 찌질하게 굴기 싫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너무 무서웠다.정태곤은 사진 한 장을 꺼냈다. 그 사진은 내가 온천 옆에서 소여정을 마사지해 주는 사진이었다.사진을 본 순간 나는 식은땀이 나면서 속이 뒤틀렸다.“사진과 똑같이 생겼는데 정수호가 아니면 누구지?”카리스마가 진동하는 정태곤을 보니 무서워 미칠 것만 같았지만, 나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했다.“그냥 생긴 게 비슷한가 보네요. 저 정말 그런 사람 몰라요.”말을 마친 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은근슬쩍 떠나려고 시도했다.이 상황이 너무 무서워 배부터 다리까지 후들후들 떨렸으니까.그때 정태곤이 내 팔을 덥석 잡았다. 갑자기 전해지는 고통에 나는 악 비명 질렀다.놈의 손힘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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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돌아갔다. 하지만 핸드폰을 줍자마자 팔이 세게 걷어 차였다.팔이 끊어졌는지 갑자기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핸드폰도 제대로 쥐지 못했고, 손등은 이미 퍼렇게 멍이 들었다.팔이 갑자기 강타당해 피멍이 들었기 때문이었다.나는 이를 악물며 정태곤을 바라봤다.“임천호 회장님 명으로 소여정 씨에 대해 조사하러 온 거죠? 나 소여정 씨랑 아무 일도 없어요.”정태곤은 통나무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기계적인 말을 내뱉었다.“아무 일도 없었는데, 방금은 왜 거짓말했지?”나는 곧바로 반박했다.“당신 얼굴 처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겁에 질려 스스로를 보호하는 게 정상 아닌가?”“버러지 같은 놈!”정태곤의 표정은 여전히 무뚝뚝했지만 말투에는 비아냥과 경멸이 섞여 있었다.나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이 순간 너무나도 큰 모욕감을 느껴버렸다.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이 두 팔과 두 다리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처한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왜 저 자식만 우위에 있는 느낌인 건데?’나는 바로 반박했다.“나 버러지 아니야. 버러지는 너겠지. 남의 뒤나 졸졸 따라다니는 버러지. 난 내 두 손으로, 내 실력으로 밥 벌어먹고 살아. 너처럼 임천호 개새끼 노릇을 하는 게 아니라.”나는 순간 욱해서 주제넘게 망언을 내뱉었다.그 말은 정태곤의 심기를 제대로 긁어 버렸다.정태곤의 표정은 한층 더 음침해지더니, 나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이게 죽으려고!”나는 신속히 왼손으로 폰을 주워 꽁지 빠지게 도망쳤다.하지만 정태곤을 따돌릴 수는 없었다. 놈은 어찌나 빠른지 곧바로 나를 따라잡았다.이번에는 아예 정태곤의 발에 걷어차여 바닥에 코를 박고 말았다.그 순간 갈비뼈가 여러 개 부러지는 느낌이었다.정태곤은 허벅지에서 칼 한 자루를 꺼내더니 혀로 갈 날을 쓱 핥았다.“이 칼이 피 맛 안 본 지 오라거든. 오늘 네 피 좀 먹여줘야겠어.”섬뜩한 빛을 번뜩이는 칼날을 보니 나는 오히려 죽는 게 두렵지 않았다.나와 정태곤의 실력 차이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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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곧이어 퍽퍽 하는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눈을 떠보니 양동준이 정태곤을 상대하고 있었다.둘은 모두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 싸우는 모습만 봐도 짜릿하고 피가 들끓었다.그 사이, 윤지은이 달려와 나를 부축했다.유미 사모님도 윤지은과 함께 왔다.사모님은 내 다친 손을 보더니 놀란 듯 비명 질렀다.“수호 씨, 손이...”“얼굴이 더 심해.”윤지은이 강조하는 듯 말하더니 손수건으로 내 얼굴의 핏자국을 닦아주었다.나는 내 상처도 신경 쓰지 않고 두 사람의 싸움에 집중했다.배우고 싶었다.양동준처럼 강해지고 싶었다.그러면 나중에 또 위험에 처했을 때, 나 혼자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양동준 실력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정태곤 같은 실력자를 꼼짝도 못 하게 제압했다. 심지어 양동준은 아직 무기도 사용하지 않았다.마약 무기를 사용하면 더 강할 거다.“동준 형님, 멋집니다!”나는 참지 못하고 환호했다.하지만 그 환호에 코가 움직이는 바람에 상처가 찢어져 눈물이 찔끔 났다.윤지은은 나를 차갑게 쏘아보았다.“이 지경이 되고도 얌전히 있지 못해? 얼른 앉아 있어.”사모님도 걱정되는 듯 끼어들었다.“맞아요, 수호 씨. 크게 다쳤는데 마구 움직이지 말고 얌전히 앉아 있어요.”사모님은 백연우한테 전화해 의료진을 데리고 오라고 당부했다.그걸 말리고 싶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백연우가 의사와 형수, 애교 누나 그리고 하정현을 데리고 달려왔다.여자 여러 명이 나를 빙 둘러싸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 자꾸만 물어봤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뼈 몇 개 부러진 게 다예요.”이 말을 하면서 나는 내가 아주 남자답다고 생각했다.사실 나는 그저 양동준을 따라 해 여자들 앞에서 내 책임감과 능력을 보여주려는 게 목적이었다.그런데 형수가 나를 홱 째려봤다.“고작 뼈 몇 개 부러진 게 다라고요? 팔 좀 봐요. 뼈가 다 보이잖아요.”고개를 숙여 확인했더니, 팔에 깊은 상처가 파여 흰 뼈가 드러날 정도였다.하지만 고통에 마비됐는지, 아무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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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그 말을 들은 순간 내 눈은 바로 의사의 가슴으로 향했다.어쩔 수 있나? 여자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는데, 내가 우물쭈물하면 오히려 여자 같아 보일 테니까.나는 의사의 가슴을 빤히 보며 짐작했다.“B 같은데, C겠죠... 아!”“이 방법 참 좋네요... 정말 대단해요.”내가 가슴에 정신이 팔렸을 때, 의사가 내 코를 교정했다.그러더니 가슴을 앞으로 쭉 내밀며 싱긋 웃었다.“정확히 말하면 C+예요.”“와, 크네요.”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팔뚝 여러 군데가 동시에 아파 났다.그도 그럴 게,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이 동시에 나를 꼬집었으니까.나는 그제야 내 처지를 알아챘다. 이렇게 많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였면서 여의사를 칭찬했으니 내 눈치가 가출을 한 게 틀림없었다.나는 다급히 상황을 수습했다.“눈, 눈이요. 눈이 참 크고 반짝거린다고요...”형수는 나를 매섭게 째려봤다.“귀신을 속여요. 정말 남자들이란. 이렇게 다쳤으면서 어떻게 가만있지를 못해요?”백연우가 혀를 끌끌 찼다.“고태연, 너 정수호 형수 아니야? 왜 질투하는 것 같지? 여자 친구도 아무 말 안 하는데, 네가 왜 질투해? 설마 너 정수호랑 뭐 있는 거야?”형수는 당황해서 다급히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나 그런 사람 아니야.”“하하, 너 그런 사람 아닌 건 알지. 하지만 가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나쁜 짓하는 건 이해할 수 있어.”“아니야. 그런 적 없어!”형수는 끝까지 부인했지만 얼굴은 점점 빨개졌다.그때 애교 누나가 걱정스레 나를 바라봤다.“수호 씨, 괜찮아요? 안 아파요?”‘역시 나를 걱정하는 건 애교 누나뿐이네.’나는 코뼈를 문질렀다.“안 아파요. 의사 선생님 기술이 좋아서 괜찮아요. 고마워요.”“나한테 고마워할 것 없어요. 지은 아가씨한테 고마워해요. 나 보통 출진 나오지 않거든요. 우리 아가씨를 봐서 나온 거지, 안 그러면 그쪽이 죽든 말든 상관 안 했을 거예요.”그 말에 백연우와 사모님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윤지은을 바라봤다.“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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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여의사는 나를 휙 째려봤다.“싸움 구경이 뭐 재밌다고 그걸 봐요? 차라리 날 봐요.”“예전 같았으면 의사 쌤이 싸움 구경보다 재밌다고 생각했을 텐데, 방금 전 일을 겪고 나니 싸움 구경이 여자보다 더 재밌어요.”의사는 화가 난 듯 팔짱을 낀 채 나를 째려봤다.“지금 내가 저 두 남자보다 못하다는 거예요?”“그 뜻이 아니라, 싸움을 배우고 싶다는 뜻이었어요. 그래야 강해지죠. 내가 저 정태곤이라는 놈한테 맞아 이 지경이 됐잖아요. 게다가 이대로 포기할 놈이 아닐 테니 강해져야죠.”여의사는 고개를 돌려 뒤를 흘긋 보더니 한결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말했다.“그거라면 간단하네요. 나중에 내가 양동준한테 말해줄게요. 제자로 받아주라고.”“혹시 양동준 형님과 아는 사이에요?”나는 너무 흥분돼서 여의사의 팔을 덥석 잡았다.그러자 의사는 싱긋 웃었다.“어디 알다 뿐이겠어요? 아주 잘 나는 사이죠.”‘뭐야? 설마 사귀는 사이라는 건가? 그러면 너무 잘됐네.”“그럼 부탁드릴게요. 나 정말 양동준 씨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거든요.”“도와줄 수는 있어요. 그 대신 그쪽도 나 도와줘요.”“뭘요?”의사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사람이 모여 있는 걸 확인인하고는 낮게 속삭였다.“나중에 말해줄게요. 이 팔 부러져서 다시 이어줘야 해요. 그리고 갈비뼈도 검사해 봐야 해요.”의사는 일련의 검사를 마친 뒤 윤지은에게 말했다.“아가씨, 정수호 씨 상처가 심각해서 저한테 데려가서 치료해야 할 것 같아요.”“그럼 얼른 데려가. 여긴 나한테 맡기면 되니까.”형수와 애교 누나가 먼저 달려와 나를 부축하더니 아예 나를 들어갈 것처럼 굴었다.나는 얼른 두 사람을 말렸다.“저 팔을 다쳤지 다리는 멀쩡해서 혼자 걸을 수 있어요.”“걷긴 뭘 걸어요? 누워 있어요. 여기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수호 씨를 못 들까 봐요?”형수는 강제로 나를 눕혔다.이 상황에 나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내가 하반신 마비가 된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하지만 나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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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도 쓸모 없어진 게 아닌지 어떻게 알아요? 이건 우리 아가씨 행복과 직결된 거라 검사해야 해요.”‘왜 이 여자가 나를 시험하는 것 같지?’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난 그쪽 아가씨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 결백해요.”“하,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요? 그런데 우리 아가씨가 왜 나한테서 자꾸만 피임약을 사 가요?”‘?’나는 순간 넋을 잃었다.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이거 놔요. 그냥 검사하는 거니까.”의사는 내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보기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은 것 같았지만 꽤 아팠다.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움츠렸다.그 틈에 의사가 잽싸게 내 바지를 풀어 헤치더니 발가벗겼다.나는 얼른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 순간 마치 도마 위에 올라간 물고기가 된 기분이었다. ‘윤지은도 나를 놀리기 좋아하더니, 이 의사도 똑같네.’‘내가 전생에 대체 무슨 죄를 지었는지.’의사가 내 그곳을 몇 번 문지르자, 나는 바로 반응했다.그때 여의사의 말이 들려왔다.“뭐, 기능은 아직 살아 있네요.”나는 바지를 입으며 울상이 되어 말했다.“당신 아가씨가 이러라고 시켰어요?”“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제대로 말해요.”의사는 내 팔을 붕대로 감으며 말했다.“내가 남자 거기를 본 적이 없어 보고 싶었어요.”“그러니까 당신 아가씨를 도와 나를 검사하는 게 아니라, 놀린 거라, 이 말이에요?”나는 그제야 내가 속았다는 걸 인지했다.여의사는 싱긋 미소 지었다.“한번 놀려봤는데 바로 속을 줄은 몰랐어요.”의사는 말하면서 고개를 저으며 짧게 탄식했다.마치 내가 한심하고 바보 같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여자한테 한심하고 바보 같다고 무시했다는 사실이 나한테는 너무 큰 상처였다.하지만 난들 어쩌겠는가? 그저 침대에 누워 끊임없이 반성할 뿐이었다.그러면서 속으로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됐어요. 팔은 이미 치료 끝났어요. 갈비뼈는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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