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의 모든 챕터: 챕터 621 - 챕터 630

827 챕터

제621화

“우리만 옷 갈아입을 게 아니라, 수호 씨도 갈아입어야죠.”“왜요?”나는 의아했다.애교 누나는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파라다이스는 섹시 컨셉 파티라 들어가는 사람은 반드시 섹시한 옷을 입어야 해요. 그렇게 티셔츠만 입고 들어가거나 점잖은 슈트 차림으로 가면 입장도 안 돼요.”‘그런 거구나.’애교 누나의 설명 덕에 나는 파라다이스라는 곳이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았다. 보아하니 대환장 파티와 비슷한 모양이었다. 합법적이지만 화끈한.한마디로 하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자신을 풀어준다고 보면 된다.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나니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되었다.“수호 씨 이거 입어요. 이거 입으면 분명 여자들이 뽕 갈 거예요.”형수는 흰 셔츠 하나를 골라 주었는데, 문제는 속이 다 비치는 셔츠였다. 그걸 입으면 분명 살이 다 보일 거다.하지만 그 덕에 오히려 아련한 미가 더해졌다.그곳에 대해 알고 나니 이런 차림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이왕 가는 거 점잖은 척할 필요가 없으니까.애교 누나가 보기에도 나에게 이 옷이 어울리는 모양이었다.나는 두 사람의 요구에 따라 안이 비치는 셔츠로 갈아입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형수와 애교 누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어머, 수호 씨, 성적 어필 너무 잘 되네요.”“그러게, 수호 씨가 이 옷을 입으니 이렇게 멋있을 수가.”이런 칭찬을 거의 하지 않는 애교 누나마저 내 모습에 반한 모양이었다.그 순간 내가 정말 그렇게 멋있나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그러다가 거울 앞에서 내 모습을 본 순간, 나는 끝내 두 사람의 반응을 이해했다.거의 투명할 정도로 얇은 셔츠는 내 몸매가 부각되는 데다 보일 듯 말 듯한 느낌이 오히려 더 야릇하게 비추어졌다.이 모습은 마치 남자가 반투명한 란제리를 입은 여자를 본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그러니까 두 사람이 이토록 넋이 나간 얼굴이지.“애교 누나, 형수, 저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까요?”“왜요? 그 옷 좋은데요.”애교 누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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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그도 그럴 게, 애교 누나처럼 온화하고 수줍은 많은 사람이 이런 곳에 올 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하지만 애교 누나의 반응을 보니 이곳에 익숙한 듯했다.때문에 애교 누나가 정말 이런 곳에 익숙한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애교 누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자주 오는 건 아니고 전에 태연과 남주랑 두 번 왔었어요.”“이런 곳은 어떻게 발견한 거예요?”나는 궁금증 많은 아이처럼 계속 질문했다.애교 누나가 대답했다.“나도 몰라요. 남주가 발견한 곳이에요. 이곳에서는 본성을 마음껏 내보일 수 있다면서 나랑 태연을 기어코 끌고 왔었어요. 나도 처음에는 수호 씨처럼 이곳이 지저분한 곳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보니까 오히려 힐링 되는 곳이더라고요.”애교 누나가 이렇게 말하니 나도 매우 가보고 싶었다.대체 어떤 곳이길래 그렇게 신기한지 궁금하기도 했고.우리는 곧장 파라다이스 입구에 도착했다.이 입구는 바위처럼 생겨 모르는 사람은 이곳이 파라다이스 입구라는 걸 상상도 못할 거다.안으로 들어가려면 먼저 표를 구매해야 했다.검표원은 우리의 표를 검사한 뒤 안으로 들여보냈다.하지만 입장할 때 모든 사람이 겉옷을 벗고 매우 화끈한 복장으로 들어갔다.이곳은 내가 상상했던 것처럼 네온사인이 번쩍이며 미친 듯이 춤추는 곳이 아니었다.오히려 부드러운 조명에 웜톤의 노란색과 핑크색의 불빛이 뒤섰여 따뜻하고 몽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댄스 플러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도 듣기 거북한 노래가 아니었고, 사람들은 노래에 푹 젖어 기분 좋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게다가 노래방, 바, 그리고 교류할 수 있는 구역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이제야 애교 누나가 이곳이 그런 이상한 곳이 아니라는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이곳은 확실히 신기했다.사람들은 저마다 노출이 심하고 섹시한 옷을 입고 있는 데다 불빛까지 살짝 야릇했지만 절대 천박해 보이거나 남사스럽지 않았다.게다가 불법 술집이나 음지의 장소처럼 무법지대도 아니었다.이곳은 심적으로 얽매인 사람들이 진정한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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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나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당연히 싫죠.”“그러면 그 옷을 입고 국제 런웨이 쇼를 나가라고 하면요?”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진지하게 대답했다.“그건 괜찮을 것 같아요. 런웨이 쇼에서는 항상 과한 의상을 입으니까요.”“여기도 똑같아요. 이름이 파라다이스인데, 그저 평범한 휴식 공간, 오락 공간이나 바가 있으면 다른 장소랑 뭐가 달라요? 이곳만의 특별함을 나타내려고 섹시하게 드레스코드를 맞추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이곳 테마와도 맞지만 그렇다고 도가 지나치지는 않잖아요.”‘그러면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거랑 뭐가 다르지?’하지만 인정해야 하는 건, 이곳 방식이 매우 고급스럽다는 거다. 우리 마사지숍처럼.마사지숍은 합법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이 마사지사를 마음에 들어 방문 서비스를 원한다면 그건 마사지숍이 관계할 일이 아니다.나는 이제야 이곳이 왜 이토록 인기가 많은지 알 것 같았다.우선, 이곳에 와서 소비할 수 있는 고객층은 중상층이다. 만약 돈이 없다면 용천 호텔에 올 리도 없으니까그리고 이곳 고객은 모두 명예와 위신이 있는 사람들이라 선을 지키기에, 절대 술집 같은 곳에서처럼 꽃뱀에게 걸릴 일이 없다.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모두 섹시한 차림으로 있는 데다 미모도 빼어난 선남선녀들만 있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눈이 즐겁다.물론 애교 누나와 형수가 이런 곳에 온 건 단순히 심심풀이라고 믿는다. 절대 잘생긴 남자를 찾으러 온 게 아니라고.“애교 누나, 형수, 이따가 같이 춤춰요.”나는 신이 나서 말했다.그런데 형수의 대답이 의외였다.“애교랑 가요, 난 됐어요.”“그럼 어디 가려고요?”형수가 우리와 같이 가지 않겠다는 말을 들으니 나는 왠지 마음이 아팠다. 형수가 어디 가서 젊고 잘생긴 남자를 만날까 봐.형수는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혼자 휴식하려고요, 안 돼요?’‘당연히 되죠.’‘그런데 어디서 휴식하겠다는 거지?’‘왜 자꾸만 저쪽을 보는 것 같지? 저기에 마침 잘생긴 남자가 앉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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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저분도 두 사람처럼 그저 릴렉스하러 왔을 수도 있잖아요.”내 말에 형수는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수호 씨 스스로 그 말 믿어요?”나는 웃음이 나왔다.확실히 믿기 어렵다.특히 남자라면 상황이 다르니까.“형수, 도움이 필요해요?”나는 걱정스레 물었다.형수는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필요 없어요. 가서 놀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형수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더 이상 뭐라고 하기도 곤란했다.나는 애교 누나와 함께 댄스 플로어에 가서 춤을 추었다.하지만 가끔 형수 쪽을 흘긋거렸다.형수는 먼저 다가가지 않고 계속 제부라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뭔가를 기다리는 것처럼.얼마 지나지 않아 등이 훤히 드러난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형수의 제부 옆으로 다가갔다. 심지어 그의 다리 위에 앉았다.그 모습을 본 나는 참지 못하고 애교 누나에게 투덜거렸다.“애교 누나, 저기 봐요. 형수 생각이 맞았어요.”애교 누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남자는 똑같아요. 진짜 정직하고 점잖은 사람은 별로 없어요. 하, 정말 여자들만 불쌍하지.”나는 순간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애교 누나, 왜 저한테 하는 말 같은데요?”“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요. 수호 씨한테 한 말 아니니까. 우리가 결혼한 것도 아니고 정식으로 사귀는 것도 아닌데 수호 씨가 정직하든 말든 난 개의치 않아요. 하지만 이미 결혼한 남자는 다르죠. 결혼한 남자가 그러면 용서 못 하죠.”“그게 뭐가 달라요?”나는 의아해서 물었다.“많이 다르죠. 남자와 여자는 마인드 자체가 달라요. 여자는 결혼하기 전에 남자를 많이 참아 주고, 심지어 어떤 여자는 남자 마음에 자기가 있으면 족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결혼하면 남자는 무도건 가정에 충실해야 해요. 바람은 절대 용납 못 하죠.”“하지만 남자는 여자랑 반대예요. 사귈 때 남자는 여자 친구한테 엄청 집착하는데 결혼하면 오히려 여자를 힘들게 쫓아다니며 구애하던 감정은 잊고 소홀해져요.”애교 누나의 일리 있는 말에 순간 감탄이 나왔다.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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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형수가 괴롭힘당하는 걸 본 나는 곧장 그쪽으로 달려가 남자를 발로 걷어찼다.그러고는 형수를 안타깝게 쳐다봤다.“형수, 괜찮아요?”형수는 씩씩거리며 대답했다.“수호 씨, 저놈 얼른 잡아요. 오늘 저 자식이 한 짓 다 촬영해서 수연한테 보내야겠어요.”나는 곧장 그 중년 남자를 잡아왔다. 그러자 형수는 그를 마구 촬영했다.그때 진용진이 버둥거리며 소리쳤다.“내가 이런 곳에 오는 게 문제된다고 하는데, 그러는 처형은? 여자가 이런 곳에 오는 게 더 더러운 거 아닌가?”형수는 그 자리에 뻗뻗하게 굳어 차가운 표정으로 진동권을 바라봤다.형수가 이곳에 온 걸 동성 형은 모른다. 때문에 진용진의 말은 형수를 혼란스럽게 했다.형수가 난감해하는 걸 보자 나는 바로 진용진의 머리통을 후려 갈겼다.“형수가 이곳에 온 건 그저 릴렉스하기 위해서거든. 당신처럼 여자와 물고 빨고 하러 온 게 아니라. 우리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젠장, 당신은 또 누구야? 뭔데 나를 때려?”진용진은 오기가 생겨 버럭 소리쳤다.나는 차갑게 대꾸했다.“내가 누군지 알아서 뭐 하게? 방금 형수 머리채 잡아당겼지? 당장 사과해?”진용진은 여전히 화를 내며 바락바락 소리쳤다. 그 소란에 얼마 지나지 않아 책임자까지 나타났다.“무슨 일입니까?”진용진은 오히려 먼저 나서서 일러바쳤다.“문 지배인, 이 사람들이 여기서 소란 피우며 주먹을 휘둘렀어요. 내 얼굴 좀 봐요. 이 사람들한테 맞아서 이렇게 된 거라고요.”나는 다급히 해명했다.“아닙니다, 이 사람이 여기서 허튼짓을 벌여 때린 거예요.”“내가 언제 허튼짓을 버렸다는 거야? 내가 여기 즐기러 왔다는데 당신과 무슨 상관인데?”우리가 또 싸우려고 하자 문 매니저는 차갑게 끼어들었다.“자, 소란 그만 피우세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진용진은 곧바로 헤실거리며 대답했다.“진용진입니다. 용감할 때 용, 베풀 진.”“민증 좀 보여주세요.”진용진은 두말없이 민증을 꺼내 싱글벙글 웃으며 문 지배인한테 건넸다.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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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물론이죠.”문 지배인은 시종일관 빙그레 웃으며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나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심지어 상대가 사람을 착각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가이 들었다.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착각한 게 뭔 상관이야? 난 그냥 조용히 즐기면 돼.’아무튼 이곳에 오래 있을 것도 아닌데, 나중에 발견하더라도 내가 이미 떠난 뒤일 거다.“그럼 천천히 즐기세요. 저는 방해하지 않겠습니다.”문 지배인은 이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문 지배인이 떠난 뒤 애교 누나가 다급히 물었다.“수호 씨, 어떻게 된 일이에요? 문 지배인이 돼 수호 씨를 왜 그렇게 깍듯하게 대해요?”“몰라요. 사람 착각했나 보죠. 신경 쓰지 마요. 어쨌든 우리를 도와 문제를 해결해 줬잖아요.”“하, 그렇게 점잠아 보이던 사람의 실체가 이렇다니.”형수는 머리가 아픈 듯했다.문제는 동생과 진용진한테 아이가 둘씩이나 있어, 진용진의 본 모습을 알았더라도 쉽게 동생한테 말해줄 수 없었다.하지만 말하지 않자니 또 동생한테 미안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나는 이런 상황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직 결혼도 해보지 않아 그렇다 할 건의도 할 수 없었으니까. 그저 애교 누나와 형수가 상의하는 걸 볼 수밖에.“난 말해야 한다고 봐. 어떻게 선택할지는 네 동생 몫이지. 말하지 않는다면 네 동생은 평생 속고 살아. 그러면 남편에 대한 경계심도 없을 거고. 그러다가 진용진이 갑자기 네 동생한테 이혼하자고 하면, 네 동생은 어떡해?”형수도 애교 누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어쨌든 바람피우는 남자를 믿으면 안 되니까.진용진의 일 때문에 형수는 놀 기분도 아닌 듯했다. 결국 우리는 1시간 정도 있다가 이곳을 떠났다.나는 왠지 아쉬웠다.하지만 형수와 애교 누나가 떠나는데 혼자 남을 수는 없었다.파라다이스에서 나온 뒤, 형수와 애교 누나는 온천욕을 기러 갔다. 나한테도 가겠냐고 물어봤지만 갈 마음도 없고, 피곤했던 나는 방에 돌아가 휴식했다.윤지은한테 이틀 동안 감금당했던 탓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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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나는 불안한 마음에 이불로 나를 돌돌 감았다.“내가 무슨 배짱으로 그런 거짓말을 하겠어요? 그리고 이곳은 지은 씨 구역이잖아요. 난 이렇게 일찍 죽기 싫다고요.”윤지은은 갑자기 내 침대에 앉더니 명령조로 말했다.“이불 치워.”“왜요?”“치우라면 치워. 뭔 말이 그렇게 많아?”윤지은은 나한테 늘 이렇게 차갑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기에 나는 순순히 이불을 치웠다.윤지은은 내 가슴을 세게 꼬집었다.“잘 들어. 앞으로 내 친구들 건드리지 마. 내 엄마는 더더욱. 어느 하나라도 거역하면 아주 처참하게 죽을 줄 알아.”꼬집은 자리가 너무 아파, 나는 무의식적으로 가슴을 막았다.“꼬집지 않으면 안 돼요? 이거 지은 씨 가슴 아니거든요.”여자 가슴과 마찬가지로 남자 가슴도 민감하다.‘고통 한번 느껴보게. 나도 꼬집어 보고 싶네.’나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때 윤지은이 나를 풀어주더니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이건 경고야. 내 말 새겨두라는 경고.”“네, 알았어요. 지은 씨 말대로 할게요. 됐죠?”나는 윤지은과 더 이상 말 섞기도 싫었다. 그저 당장 나갔으면 좋겠다.하지만 윤지은은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불을 들추더니 침대에 앉았다.그 헹동에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뭐 하는 거예요? 지은 씨 말대로 하겠다는데, 왜 안 가요?”“이 호텔 전체가 우리 집 건데, 내가 어디서 자든 뭔 상관이야?”나를 쏘아붙이는 윤지은을 보니 순간 어이없었다.“그런데 여긴 내 방이거든요? 돈도 냈어요.”“그 돈 직접 냈어? 소여정이 대신 내준 거잖아. 그런데 어디서 직접 낸 것처럼 굴어?”윤지은은 나를 매섭게 째려봤다.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차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이따가 내 돈으로 다시 방 잡을 거예요.”‘내가 돈이 없는 줄 알아? 나도 여기 묵을 수 있다고.’나는 속으로 내가 직접 방을 잡으면 윤지은이 어떻게 또 꼬투리 잡나 두고 보겠다고 중얼거렸다.윤지은은 손으로 머리를 받친 채 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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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이게 다 지은 씨 탓이잖아요. 지은 씨가 나를 가두지 않았으면 이곳에 이렇게 오랫동안 묵을 일도 없었을 거고, 돈 낭비할 일도 없었을 거잖아요.”나는 화가 나서 윤지은을 째려봤다. 내가 억울한 걸 생각하니 두려울 것도 없어졌다.윤지은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나를 보며 말했다.“그럼 어쩔 생각이야?”항상 쌀쌀맞게 굴던 윤지은이 갑자기 매력적으로 다가오니 견딜 수가 없었다.나는 몸을 흠칫 떨며 말했다.“어떻게 할 생각 없어요. 그냥 지은 씨가 여기서 빨리 나갔으면 좋겠어요.”윤지은의 얼굴은 다시 어두워졌다.“뭐? 다시 말해 봐!”‘이 여자는 뭔 태도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지?’“아무 말도 안 했어요.”나는 결국 타협했다.이길 수 없으면 피하면 되지.내가 침대에서 내리려고 할 때 윤지은이 갑자기 말했다.“내려가지 마, 이리 와.”“윤지은 씨, 또 뭐 하려고요?”나는 할 말이 없었다.‘대체 무슨 생가인 건지?’그때 윤지은이 새하얀 발을 나에게 내밀었다.“마사지해 줘. 좀 뻐근해.”‘난 또 뭐라고.’‘마하지하러 왔으면 마사지나 받을 것이지 꼭 나를 먼저 괴롭힌다니까.’‘이 여자는 영원히 이렇겠지?’“마하지는 해줄 수 있어요. 하지만 쓸데없이 트집 잡지 마요.”“내가 언제 트집 잡았는데? 누가 우리 엄마랑 그러래? 내 친구랑 붙어먹으래? 그러지 않았으면 내가 왜 이러겠어?”윤지은은 끝까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됐어요. 못 들은 거로 해요.”나는 더 이상 윤지은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싸우기도 싫었다.나는 조용히 윤지은 발 옆에 앉아 그녀의 발을 들어 마사지하기 시작했다.윤지은은 눈을 감은 채 즐기고 있었다.아무도 먼저 말하지 않았기에, 방은 고요함이 맴돌았다.하지만 그 시각, 808호실에서 백연우가 핸드폰으로 CCTV 영상을 보고 있었다는 걸 우리는 아무도 몰랐다. 그녀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다가 큰 웃음을 터뜨렸다.그도 그럴 게, 백연우가 보고 있는 건 내 방의 화면이었으니까.백연우한테 내 방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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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임천호를 떠나면 그나마 사람이 된 것 같지만, 그의 곁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소여정은 자신이 산송장이 된 기분이었다.살든 죽든 별 상관이 없는 것처럼.그때 벽연우가 다급히 말했다.“네가 돌아가서 심심할까 봐 내가 재미 좀 불어넣어 주려는 거 아니냐. 얼른 봐. 보고 나면 아마 피가 끓어오를걸.”백연우의 말에 소여정은 너무 궁금했다. 그녀는 얼른 영상을 재생했다.그리고 다음 순간, 생기가 없던 텅 빈 눈이 다시 반짝반짝 빛났다.백연우가 보낸 영상은 윤지은이 내 침대에 앉아 나한테 이불을 치우라고 명령하고는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꼬집은 부분이었다.그 부분만 보면 내가 마치 윤지은의 스폰을 받는 기생오라비 같았다.윤지은이 나를 마음대로 괴롭히는데, 불쌍한 나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으니까.형소 친구들 앞에서 윤지은은 항상 무뚝뚝하고 차가운 모습이다.게다가 소여정이 임천호 정부 노릇을 하는 게 싫어, 늘 소여정을 못마땅하게 여겼다.심지어 친구 셋 모두 윤지은이 남자 친구를 사귀었다는 걸 몰라, 윤지은이 남자를 싫어한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이 영상은 그들의 생각을 완전히 뒤엎었다.영상 속 윤지은은 여전히 무뚝뚝하고 차가웠지만 눈빛이 여성스럽고 매력적이었다.심지어 먼저 나를 유혹하기까지 했다.소여정은 너무 놀라 소리쳤다.[이거 진짜 윤지은 맞아? 윤지은과 수호 씨가 그렇고 그런 사이었어?]백연우는 웃음을 터뜨렸다.“어때? 대박이지? 자극적이지?”소여정은 연신 감탄했다.[완전 대박인데? 정말 자극적이야. 이 영상이 없었다면 윤지은한테 이런 모습이 있다는 걸 모를 뻔했네.]“하하, 이제 윤지은 비밀을 알았으니까, 앞으로 윤지은이 너한테 뭐라고 하면 반박해.”소여정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그런데 이 영상 어디서 난 거야? 너 설마 수호 씨 방에 카메라 설치했어?]“응, 왜?”소여정은 바로 미간을 좁혔다.[너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윤지은이 알면 네 가죽을 벗기려고 할걸?]백연우는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마음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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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난 사람이지 애완동물이 아니에요. 옆에 묶어두고 있으면 언젠간 우울증 걸릴 거예요. 내가 우울증 걸려 죽으면, 앞으로 누가 회장님 모시겠어요?”임천호는 허허 너털웃음을 지었다.[죽으면 안 되지. 네가 죽으면 내가 슬퍼.]“그러니까 내보내 달라고요. 기분이 좋아야 우울증도 안 걸리죠.”임천호가 물었다.[내 곁에 있는 게 그렇게 싫어? 예전에는 내 옆에 꼭 붙어 있는 걸 좋아했던 것 같은데?]소여정은 입을 삐죽거리며 애교 부렸다.“회장님도 말했다시피 그건 예전이에요. 예전에는 같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장님 마음을 몰랐으니까 오래 같이 있어야 안심이 됐거든요.”[너도 참, 내가 너를 너무 예뻐했어. 해달라는 건 다 들어주니 이젠 점점 막 나가네.]소여정은 이내 생긋 웃으며 말했다.“회장님이 저를 예뻐하는 건 알죠. 하지만 나도 자유가 필요해요.”[그래, 네 마음은 알았어. 바쁜 일 끝내면 같이 나다니자.]임천호의 말에 소여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따라서 얼굴에 걸렸던 미소도 눈에 띄게 굳어버렸다.“그럼 됐어요. 안 나갈래요.”소여정은 아예 전화를 끈헝버렸다.소여정이 먼저 전화를 끊었지만 임천호는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옆에 있던 백발의 남자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였다.남자의 이름은 정태곤, 임천호의 경호원이다.임천호는 정태곤에게 말했다.“강북에 다녀와서 소여정이 그동안 뭘 하고 다녔는지 조사해.”소여정은 예전에도 밖에 나가겠다고 떼쓰곤 했지만 한 번도 오늘처럼 짜증을 낸 적은 없었다.때문에 임천호는 소여정이 강북에 간 게 단지 친구 만나러 간 게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다.정태곤은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때까지 나는 곧 닥칠 위험을 알지 못했다.그 시각 나는 여전히 윤지은을 도와 마사지해 주고 있었다.하지만 한창 마사지하고 있는데 윤지은이 잠들어 버렸다.나는 윤지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살금살금 침대에서 내려와 화장실을 갔다.소변을 보고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내 방의 문손잡이가 돌아가고 있었다.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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