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의 모든 챕터: 챕터 611 - 챕터 620

831 챕터

제611화

“내가 그렇게 아이를 갖고 싶어 했는데. 내가 원한 건 행복한 가정이지 나를 묶어 둘 도구가 아니었어요. 더 화가 나는 건, 그 인간이 나랑 할 때마다 약물의 도움을 받는다는 거예요.”“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겠어요? 그 인간은 그런 건 상관없나 봐요. 나중에 건장하지 않은 아이가 태어나면 아마 상관도 하지 않겠죠. 그럼 그 아이는 내 짐이 되는 거잖아요.”형수는 말하면서 점점 화내고 슬퍼했다.이런 말을 형수는 누구한테도 해본 적 없이 혼자 속으로만 눌러 왔었다.하지만 지금, 따뜻한 내 등에 기대니 갑자기 서러움이 폭발해 버려 모든 걸 털어 놓았다.나는 그런 형수가 너무 안쓰러워 꼭 끌어안고 진지하게 말했다.“이혼해요, 형수. 진동성과 이혼해요. 이제 완전히 확신했어요. 그 인간 형수 안 사랑해요. 형수가 경제권을 쥐고 있으니 쪽팔리기 싫어서 형수를 붙잡고 있는 거예요.”“이혼 안 할 거예요. 그 여자가 지쳐 죽게 괴롭힐 거예요.”형수는 이를 갈며 말했다.진소민이 형의 아내 자리를 노린다는 걸 형수는 진작 알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이혼하면 그 여자만 좋은 노릇 아닌가?형수는 절대 그 여자의 바람대로 되게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형도 마찬가지고. 이혼하는 건 그에게 해방이나 다름없으니까. 왜 그런 사람을 해방하게 해주겠나?형수는 형이 애가 타다 못해 불안해하도록 괴롭히고 싶었다.나는 사실 형수의 이런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이건 상대를 괴롭히는 동시에 본인도 괴롭히니까.하지만 형수는 자기 주견이 매우 또렷한 사람이라 한번 결정한 일은 쉽게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때문에 나는 형수를 안쓰러워하며 꼭 끌어안았다.“하지만 사실을 알고 함께 생활하는 거, 괴롭지 않겠어요?”“괜찮아요, 내가 왜 괴로워야 해요. 그 인간 경제권이 내 손에 있는데, 그 사람은 그저 도구로 생각하면 되죠.”나는 그 말에 풋 웃음을 터뜨리고는 형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형수가 이렇게 뒤끝 있는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형수는 내 허리를 와락 끌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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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형수는 여전히 내 품에 기대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예전에 수호 씨랑 거리를 둔 건, 진동성이 우리 사이의 일을 알고 수호 씨를 괴롭힐까 봐 그랬던 거예요. 그런데 우리 일을 모른다 해도 그 인간은 더 이상 예전의 그가 아니에요. 그렇다면 우리도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형수는 말을 마치자마자 내 입술에 뽀뽀했다.“수호 씨, 요즘 정말 보고 싶었어요. 진심이에요.”“형수 저도 보고 싶었어요.”나는 형수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절절하게 말했다.이윽고 우리는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수호 씨, 나 하고 싶어요...”형수는 더 이상 거리낄 게 없어서 그런지 자기 속마음을 과감하게 드러냈다.그 말에 나는 바로 흥분했지만, 형수의 발목 부상 때문에 한편으로 걱정되었다.“형수, 마음은 알겠어요. 하지만 발목 다쳤는데, 제가 실수로 아프게 할까 봐 걱정돼요. 아니면 부상 다 낫고 해요.”형수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더니 또다시 눈시울을 붉혔다.“역시 나 생각해 주는 사람은 수호 씨밖에 없네요.”“그건 아니에요. 애교 누나도 있잖아요. 애교 누나도 형수 엄청 걱정했어요. 누나가 아까도 저더러 형수 좀 도와주라고 했거든요.”형수는 궁금한 듯 눈을 둥그렇게 떴다.“그래요? 뭐라고 하던가요?”“요즘 형수 기분이 안 좋은 게 느껴진대요. 진동성도 왕정민처럼 좋은 사람이 아니라, 형수가 그 인간과 계속 살면 행복하지 못할 거래요. 그래서 저더러 형수를 도와주라고 했어요. 우리 셋이 함께 생활하면 분명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면서.”형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애교가 나를 그렇게 생각해 줄 줄은 몰랐네요. 사실 나도 그런 생활이 기대돼요.”“기대할 필요 없어요. 형수와 누나만 원한다면, 현실로 될 수 있어요.”나는 형수의 허리를 안은 채 헤실거리며 말했다.지금도 이곳 용천 호텔에서 우리 셋이 같이 있는 거 아닌가? 왕정민도 없고, 진동성도 없어서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고.애교 누나와 형수가 말하는 셋이 함께하는 생활이란 바로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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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내가 애인 다루듯 형수를 안아 들어온 걸 본 애교 누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이렇게 빨리 태연이 마음도 얻은 거예요?”나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애교 누나, 많이 기다렸죠?”애교 누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했다.“난 괜찮아요. 내가 다친 것도 아니잖아요. 오히려 두 사람, 태연이 그 상태인데도 한 거예요?”나는 내 품에 안겨 있는 형수를 흘끗 내려다봤다.그러고는 여전히 잠들어 있는 형수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고는 애교 누나한테 말했다.“누나도 제가 형수를 빨리 차지하기를 원한 거 아니었어요? 누나 말대로 했으니까 이제 시름 놔요.”애교 누나는 침대에 앉더니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오라는 신호를 보냈다.나는 고분고분 애교 누나 쪽으로 걸어갔다.그러자 누나는 두 팔을 뻗어 내 목을 끌어안더니 나를 향해 싱긋 미소 지었다.“형수를 만족시켰으니 이제 내 차례네요?”“네?”‘방금 하고 와서 아직 정신도 못 차리겠는데.’‘하지만 내가 형수를 만족시켜 주고 애교 누나를 내버려둔다면, 누나는 아마 슬퍼하겠지?’결국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그래요. 하지만 누나가 저 좀 도와줘야겠어요.”애교 누나는 웃으며 내 가슴을 쳤다.“농담한 거예요. 그걸 어떻게 진담으로 받아 들여요? 태연이 옆에서 자고 있어요. 나 친구 앞에서 할 정도로 밝히는 사람 아니에요.”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해서 지금 또 하면 정말 버티지 못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애교 누나가 농담이라고 하니 내 입장에서는 다행이었다.‘역시 나를 아껴주는 사람은 애교 누나뿐이라니까.’나는 애교 누나의 침대에 올라가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누나의 허리를 끌어안았다.“누나, 왕정민과 이혼한 사실은 언제 가족에게 말할 생각이에요?”“아직 생각 못 했어요.”“그럼 얼른 생각해요. 고민 끝나면 말해줘요. 누나 집에 갈 때 같이 가요.”이 말을 할 때의 나는 매우 진지했지만 애교 누나는 왠지 난감한 표정이었다.“수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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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나는 갑자기 겁을 먹었다.그러자 애교 누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왜요? 무서워요?”“아니, 그런 건 아니에요.”지금 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약간 겁을 먹은 것도 있고 불안한 것도 있다. 하지만 이대로 인정하기에는 너무 겁쟁이 같았다.“수호 씨, 무서운 것도 정상이에요. 왕정민처럼 계산적인 사람도 처음 우리 집에 가서 아버지를 만났을 때 무서워서 숨도 못 쉬었거든요.”애교 누나는 나를 위로했다.이제서야 애교 누나의 집에서 왜 누나와 왕정민을 반대했는지, 왜 왕정민 정도로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해가 갔다.강북시 부시장인데, 별 볼 일 없는 장사꾼을 만족할 리가 있나?하지만 나는 별 볼 일 없는 장사꾼도 아닌, 직원이다.그걸 인지한 순간, 자신감이 사라졌다.“애교 누나, 누나도 제가 안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집에 계속 말하지 않았어요?”이 질문이 마음 아프기는 하지만 제대로 물어봐야 했다.애교 누나는 안쓰러운 듯 내 팔을 끌어 안았다.“아니에요, 한번도 수호 씨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수호 씨, 난 엄청난 부귀영화를 원하는 게 아니에요. 그저 나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이 필요해요. 수호 씨가 나한테 진심인 거 알아요, 그래서 수호 씨랑 함께하고 싶어요.”누나의 말에 나는 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물론 누나 아버지의 요구를 충족하는 게 무척 어렵다는 걸 알지만 누나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노력할 생각이다.나는 누나에게 진지하게 말했다.“누나, 앞으로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해 볼게요.”“알아요. 그래도 우리 집에 가고 싶어요?”애교 누나의 질문에 나는 진지하게 생각했다.“그래도 가고 싶어요. 우선 누나와 왕정민이 이혼한 사실은 언젠가 집에 말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어머님 아버님께 제가 진지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지금은 저를 인정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전 아직 젊으니까 기회는 많잖아요. 두 분께 제가 누나를 위해 열심히 해보겠다는 거 보여드릴 거예요.”나는 이런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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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형수도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알았을 거다.다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불을 끌어당겨 머리 위까지 덮고 자는 척 연기했다.모든 게 끝난 뒤, 나는 애교 누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애교 누나, 정말 나빴어요. 형수가 중간에 깨었다면 우리 정말 큰 망신을 했을 거예요.”애교 누나는 볼이 발그레하게 상기되어 있었고, 머리가 헝클어진 채 몽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러다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나에게 키스했다.“방금 참을 수 없어서 그것까지는 생각 못 했어요. 진정하고 나니 등골이 오싹하네요.”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형수를 바라봤다.하지만 언제 그랬는지 형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있었다.그 순간 우리는 동시에 멍해졌다. 이건 형수가 깨었다가 소리가 듣기 싫어 이불을 뒤집어썼다는 뜻이니까.애교 누나의 얼굴은 마치 잘 익은 사과 같았다.“아, 쪽팔려.”그제야 뭔가를 인식했는지 애교 누나는 쪽팔린 듯 얼굴을 이불 속에 파묻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이미 벌어진 일을 쪽팔려 해봤자 뭔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이럴 때일수록 태연하게 임해야 한다.형수와 누나가 모두 세 사람이 함께하는 걸 원하지 않았던가?그리고 지금, 바로 그토록 원하던 상황이고.나는 애교 누나에게 조심히 말을 꺼냈다.“누나, 괜찮아요. 형수도 이미 경험할 대로 다 경험한 사람이니까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만약 신경 쓰였다면 이미 떠났겠죠.”애교 누나는 여전히 이불 속에 머리를 파묻은 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만큼 쪽팔렸으니까.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먼저 옷을 입었다. 그러고는 대담하게 형수 앞에 다가가 형수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형수, 깼어요?”형수는 이불 속에서 나와 자리에 앉더니 당당하게 인정했다.“진작 깼어요.”말을 마친 뒤 형수는 이상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봤다.내가 아무리 뻔뻔하게 행동했어도 사실은 매우 어색했다.“형수, 저 먼저 의무실에 가서 약 가져올게요. 이따 약 발라줄게요.”나는 어색함을 풀려고 화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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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뭐가 후회돼? 수호 씨가 만족시켜 주지 못했어?”형수는 여전히 말에 거침이 없었다.그 때문에 애교 누나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 했다.“태연아, 그만해. 제발 부탁이야.”애교 누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그때 형수가 손을 이불 속으로 쑥 들이밀더니 봉긋하게 솟은... 엉덩이를 만졌다.미처 옷을 입지 못한 애교 누나는 형수한테 그대로 들키고 말았다.보드라운 손을 느낀 애교 누나는 더욱 부끄러워했다.그에 반해 형수는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네가 수호 씨한테 그랬다면서? 셋이 같이 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나 이미 마음의 준비했어. 그런데 넌 아닌가 봐?”애교 누나는 그제야 이불 속에서 얼굴을 쏙 내밀었다.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발그레했다.“아니야, 그냥 갑자기 들킨 게 쪽팔려서 그래.”“우리 나이에 바라는 게 뭐 더 있어? 그냥 행복한 게 좋은 거 아니야? 수호 씨 젊고 힘도 엄치고 잘생겼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모두 수호 씨 좋아하는데 안 될 게 뭐 있어? 젊고 잘생긴 사람 찾는 게, 늙고 못생긴 사람 찾는 것보다 나은 거 아니야?”형수는 말하면서 아예 이불 속에 들어가 누웠다.그 틈에 애교 누나는 얼른 바지를 입었다. 그러면서도 형수의 말에는 격하게 동의했다.여자는 나이가 들면 현실적인 걸 많이 알게 되고,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아무리 달콤한 사랑과 행복한 결혼 생활일지라도 현실에 굴복하게 될 때가 온다.형수의 말은 많은 걸 따지지 말고 하루하루를 잘살자는 뜻이었다. 마음대로 놀고먹고 마시고, 하고 싶으면 젊고 잘생긴 사람을 찾으면서 말이다.인생은 짧은데 많이 따지는 건 그저 자기 번뇌만 더하는 셈이다.“태연아, 너 정말 진동성과 이혼 안 할 거야?”애교 누나는 걱정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물었다.그러자 형수가 침대에 기대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수호 씨가 너랑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난 수호 씨를 위해서 이혼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너랑 수호 씨가 한 쌍이잖아. 내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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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이것이 형수가 형과 이혼하지 않는 원인이기도 하다.마음이 이미 죽었으니 그저 파트너랑 같이 사는 셈 치려는 거다.적어도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있고 물질적으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리고 정신적으로는 이미 나한테 기댈 수 있으니까.애교 누나는 형수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존중했다.“너도 참 고생이다. 내가 지금 널 도울 수 있는 건 네가 필요할 때 수호 씨를 빌려주는 거야.”형수는 눈시울을 붉힌 채 애교 누나를 바라봤다.“너 진짜 나 많이 생각해 주는구나!”애교 누나는 싱긋 웃었다“우리 친구잖아. 복은 같이 나누고, 어려움은 같이 이겨내야지. 남자도 같이 공유하고.”두 사람은 말하며 장난쳤다.하지만 나는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방을 떠난 뒤 나는 형수한테 발라줄 약을 챙기러 의무실로 향했다.그렇게 가다 보니 이 호텔 부근에 약초들이 엄청 많이 자라 있다는 걸 발견했다. 심지어 형수의 부상에 도움이 되는 약초도 있었다.한의학을 배운 사람으로서, 나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걸 더 좋아한다.때문에 약초를 본 순간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이 약초들은 야생에서 자랐지만 상태가 매우 좋았다. 약효도 틀림없이 좋을 거다.나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약초를 캐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약초를 한 움큼 땄다.그 외에도 특수하고 귀한 약재가 엄청 많았다.이것들을 모두 캐다 말리면 앞으로 큰 쓸모가 있을 게 틀림없었다.그렇게 따다 보니 내 손에는 다 쥘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늘어났다.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티셔츠를 벗어 그것으로 신선한 약초들을 모두 싸 들고 신이 나서 돌아갔다.“어? 어떻게 나왔어요?”그때 낯익은 소리가 들려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니 이영미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나를 보고 있었다.이영미를 보니 나도 무척 기뻤다. 이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녀에게 달려갔다.“공교롭게도 또 만났네요. 여긴 어쩐 일이에요?”“주위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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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그래도 괜찮겠다 싶어 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이영미의 연락처를 받으려 했다.“정수호, 엄마, 두 사람 뭐 해?”그때, 익숙하면서도 차가운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나와 이영미는 동시에 소리가 난 쪽을 바라봤다. 윤지은이 화가 난 듯 걸어오고 있었다.‘엄마가 어디 있다는 거야?’나는 의아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걸 발견했다.‘설마 이영미 씨가 윤지은 엄마인가?’이영미는 딸을 발견하자 싱긋 웃었다.“지은아, 어떻게 왔어?”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 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눈앞의 여자는 아무리 봐도 20대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윤지은 엄마라고?’난 내 눈이 문제 있다는 의심마저 들었다.‘이 여자가 결혼했다고? 게다가 딸이 벌써 20대라고? 이건 말도 안 되잖아.’나는 이영미가 유부녀라는 걸 정말로 발견하지 못했다.게다가 윤지은의 엄마라니?윤지은의 눈빛은 나를 죽이려 들 때보다 더 무서웠다.그 순간 나는 얼른 뒤돌아 도망쳤다.“어머? 어딜 달려가요?”이영미는 의아한 듯 나를 향해 소리쳤다.나는 단번에 멀리까지 도망친 뒤에야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윤지은은 따라오지 않았다.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진짜 섬뜩하네. 어떻게 윤지은한테 현장을 잡히냐?’내가 윤지은 어머니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윤지은은 분명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게다가 항상 나를 바람둥이라고 생각했으니 분명 내가 자기 어머니한테 찝쩍댔다고 생각할 거다.‘억울해 죽겠네.’하지만 나는 설명할 엄두도 안 나 멀리서 두 모녀를 바라봤다.이렇게 잠시라도 피하고 싶었다.내가 다급히 도망치자 윤지은은 차가운 얼굴로 자기 어머니를 바라봤다.“엄마, 둘이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이영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했다“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알게 됐지. 지은아, 너 솔직히 말해 봐, 저 사람과 무슨 사이야? 왜 너를 보자마자 고양이를 본 쥐처럼 도망치냐?”“저 사람 좋은 사람 아니에요. 앞으로 멀리해요.”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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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나는 솔직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으니까.애교 누나는 내 말을 쉽게 믿었지만 형수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형수는 나에게 다가와 옆에 쪼그리고 앉더니 내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았다.“수호 씨, 방금 약초 캐러 간 거 아니죠? 왜 몸에서 여자 향수 냄새가 나요?”“네? 그래요?”나는 얼른 내 냄새를 맡아봤지만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그리고 무엇보다 이영미랑 닿지도 않았는데 향수 냄새가 묻었을 리가 있나?형수는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눈웃음을 쳤다.“냄새 안 나요? 난 맡았는데? 그것도 엄청 비싼 향수 냄새.”나는 속으로 형수의 후각이 참 예민하다고 감탄했다.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데 비싼 향수인 것까지 맞추다니, 너무 대단했다.결국 나는 계속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아까 오던 길에 부잣집 사모님을 만났거든요. 그분이 이 약초는 왜 캐냐고 물어봐서 그때 묻었나 봐요.”“어떤 사모님이었는데요? 예뻤어요?” 형수는 나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형수의 질문에 찔린 나는 일부로 물 한 잔을 따랐다.“제대로 못 봐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어요. 참, 형수, 앉아봐요. 형수 부상을 치료하는 약초를 찾았거든요. 제가 발라줄게요.”나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이대로 계속 추궁당하다가는 거짓말이 들통날지도 몰랐으니까.형수는 계속 나를 난처하게 몰아붙이지 않고 순순히 소파에 앉았다.나는 형수의 희고 고운 발을 내 다리 위에 올려놓고 약초를 으깨 나온 즙을 형수가 다친 곳에 발라주었다.형수는 발가락으로 내 배를 살짝씩 건드리며 나에게 윙크했다.난 무의식적으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애교 누나를 보며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장난치지 마요. 애교 누나가 봐요.”“흥, 둘이 할 때는 내가 들을까 봐 걱정되지 않더니, 지금은 뭐가 무서워요?”‘이런, 형수가 역시 모두 알았어.’나는 너무 쪽팔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그때 형수가 가까이 오라는 듯 손가락을 까닥거렸다.애교 누나가 우리 쪽을 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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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아지트요?”나는 너무 궁금했다.그러자 형수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커플들을 위한 이색 이벤트 파티가 엄청 화끈하고 끈적하거든요. 이따가 같이 가 볼레요?”“네?”이 소식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그저 이곳이 단순히 유람지로 유명한 호텔인 줄 알았는데, 그런 파티도 열린다니.“합법적이에요? 혹시 잡혀가는 건 아니죠?”내 질문에 형수는 아예 박장대소했다.“수호 씨 바보 아니에요?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이곳에서 경영하고 있다는 건 당연히 합법적이죠. 수호 씨가 생각하는 그런 더러운 장소가 아니에요.”그 말에 나는 더 궁금했다. 합법적인데 또 은밀하다니 대체 어떤 곳인지? 무척 가보고 싶었다.애교 누나는 우리끼리 시시덕거리자 궁금한 듯 다가왔다.“둘이 무슨 얘기하길래 그렇게 좋아해?”형수는 웃으며 말했다.“이따가 수호 씨 데리고 파라다이스에 놀러 가자. 방금 뭐라는 줄 알아? 그곳이 지저분한 곳인 줄 알고 잡혀가는 거 아니냐고 해.”애교 누나는 나를 웃지 않고 진지하게 말했다.“처음 오니까 모를 수도 있지.”“맞아요.”나는 얼른 맞장구쳤다.그러자 형수가 살짝 콧방귀를 꼈다.“흥, 둘이 아주 편을 먹어라. 두 사람이랑 예기 안 할래. 발 다 됐죠?”나는 거즈로 형수의 발을 싸맨 후 말했다.“다 됐어요, 이 약초는 부기를 빼는 데 효과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라 우선 돌아다지니 말고 휴식해요.”“언제까지 그래야 해요?”형수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답답한 모양이었다.“얼마 안 걸려요. 30분 정도면 돼요.”“30분? 잘됐네요. 그럼 이따가 파라다이스에 가요.”파라다이스라는 이름만 들어도 왠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이곳에 온 지 이틀이나 됐는데, 그런 곳이 있다는 건 오늘 처음 듣는다.그런 걸 보면 내가 보고 들은 게 적다는 게 새삼 다시 느껴졌다.‘백 쌤과 유미 사모님은 그런 곳에 갔나 모르겠네?’사모님은 못 가봤을 것 같았다. 그런 분이 아니니까.하지만 백연우는 모른다.음식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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