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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21 - 챕터 1030

1156 챕터

제1021화

무상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계속 그를 말릴 뿐이었다. “왕야님, 큰일을 이루고 나면 어떤 여자가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그때가 되면 시만자도 눈에 차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자 연왕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억울함이 밀려온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됐다. 난 근 몇 년 동안 극도로 자제하며 욕망을 억누르고 있었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으니까. 지금까지 정말로 내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었는 줄 아느냐? 본왕은 여자에 얽매이다가는 일을 그르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참아온 것이란 말이다. 그리고 시만자는 다르다. 그녀는 유일하게 내가 좋아하는 동시에 날 도와줄 수 있는 여자란 말이다. 그녀는 연왕비의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다.” 그의 말은 들은 무상은 놀라움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처음으로 엄격한 어조로 말했다. “왕야님께서 마음에 든다는 것은 시만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까? 만약 정말 그런 마음이라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왕야님의 비열한 행동을 감추기 위한 핑계입니다. 왕야님께서 정말로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녀의 결백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그녀를 얻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내가 왕야님께 이 약의 최종 결과가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할 때도 왕야님은 조금도 주저하시지 않았습니다.” 무상의 말에 속내를 들켜버린 듯한 연왕은 화가 나서 아예 감추려 하지도 않았다. “내가 정말 그런 생각이라면 또 어떠냐? 감히 내가 비열하다고 할 것인가? 다른 남자들은 첩이며 외실이며 여색을 밝히는데 나 이 정도면 욕심을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그저 어쩌다 한 번 참지 못한 걸 가지고 굳이 이렇게까지 말을 해야 하겠느냐? 넌 내 참모일 뿐이야, 내가 어떤 짓을 하든 네가 참견할 바가 아니란 말이다.” “왕야님,” 무상은 입을 다물기는커녕 더욱 냉혹하게 말했다. “왕야님의 추구가 첩과 외실들이라면 내가 왕야님을 모시고 절정을 향할 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왕야님께서 소원을 이루고 앞길이 창창하길 바라겠습니다.” 무상의 말이 끝나자 서재는 쥐 죽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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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사여묵이 웃으며 말했다. “황숙께서는 어찌 내가 화났다고 생각하십니까? 설마 황숙께서 나한테 미안한 일을 한 건 아니겠지요?” 연왕은 껄껄 웃으며 그의 앞에서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었다. “장난치기는.” 그는 먼저 정좌로 다가가 앉더니 말했다. “모두들 서 있지만 말고 앉거라.” 그는 금실로 학을 수놓은 비단옷을 입었고 입술은 약간 물들인 듯 붉었는데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치는 미소가 가득했다. 하지만 시만자는 그를 한 눈 보더니 공작새 같다고 생각했다. 모두들 자리에 앉은 후 무상은 사여령과 사여조를 데리고 들어왔는데 두 형제는 원래 송석석과 사여묵을 엄청 좋아했지만 지금은 좀 서먹서먹했다. 그래서 인사를 드린 후 자리에 앉아 어색한 표정으로 감히 사여묵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사여묵은 무상을 훑어보았는데 그는 무상이 연왕 뒤에서 책략을 짜는 참모인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와 연왕 사이에 다툼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두 사람의 눈 가에 여한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결코 좋은 일을 위한 다툼은 아닌 것 같았다. 무술을 익힌 사람이라면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 그는 눈길을 돌려 연왕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황숙께서 갑자기 우리를 황실로 초대하시다니. 혹시 무슨 기쁜 일이 있는 것입니까?” 그러자 연왕은 화가 나 속으로 중얼거렸다. ‘널 초대하진 않았거든!’ 그러고는 시민주를 힐끔 쳐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북명황실로 여러 번 갔지만 모두 네가 바빠서 만나지 못했으니 차라리 너와 조카며느리를 초대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그랬지. 식구끼리 자주 만나야 하지 않겠느냐?”사여묵은 웃고 싶은 마음을 겨우 참았다. ‘내가 정말 시간이 없어서 자신을 문전박대했다고 생각하는 건가?’ “황숙의 말씀이 옳습니다. 가족이니 자주 만나야지요.” 사여묵은 그와 이야기를 했고 송석석은 은밀히 그를 관찰했다. 몇 마디를 주고받았을 뿐인데 그의 눈동자는 이미 시만자의 얼굴에 여러 번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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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옥경은 송석석을 두려워했지만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화가 난듯 벌떡 일어났다. “송석석, 내 명예를 훼손해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게 대체 무엇입니까?!” 그러자 몽동이가 소리쳤다. “무엄하십니다. 일개 현주가 감히 왕비의 이름을 부르다니요!” 그러자 송석석은 손을 들어 몽동이에게 물러가라고 손짓한 다음 옥경을 바라보며 비꼬았다. “그렇게 말을 잘하는데 왜 당신 어머니가 박대를 당하는 것을 보고도 찍소리도 하지 못했답니까? 어머니를 위해 말을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옆에서 정성껏 시중을 들어 당신들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은혜를 갚았어야지요.” 옥경은 노여움을 금치 못했지만 시만자의 눈빛이 차갑게 쓸어오자 그녀는 순간 겁에 질려 욕은 하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입니까? 그렇게 잘 났으면 직접 가서 시중이나 들지 그랬습니까? 누가 입으로는 말 못 합니까? 그래도 사촌 이모인데 왜 직접 가서 시중들지 않았습니까?” 송석석은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의 말에도 일리가 있군요. 자녀들이 효도를 하지 않고는 다른 사람을 비난할 수도 있었군요. 잘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목 씨 부인께 알려서 잘 선전하도록 부탁해야겠어요.” 그러자 연왕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 “옥경아, 네 사촌언니에게 무례하게 굴지 말거라.” 옥경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송석석을 째려보더니 달갑지 않은 말투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연왕은 마음속으로 옥경 현주보다 더 화가 났다. 왜냐하면 송석석이 이렇게 말하는 건 분명 그가 왕비를 박대했다고 비난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시만자 앞에서 그런 말을 하니 그는 더욱 체면이 서지 않았다.다행히도 사여묵이 오해를 풀었다. “자, 오늘같이 즐거운 날엔 옛이야기를 해서 모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맙시다.” 그러자 송석석은 사여묵에게까지 화를 냈다. “내가 틀린 말을 했습니까? 난 사촌 이모가 불쌍해서 그럽니다. 불효녀 둘을 낳은 것도 모자라 불효자식을 둘이나 키웠으니요!” 그러자 연왕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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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연왕은 옥경을 꾸짖으며 돌아가서 반성하라고 했다. 측비 김씨 또한 옥영 현주를 불러 함께 자리를 떠났는데, 문을 나서자마자 하녀를 데리고 송석석 일행을 쫓기 시작했다. 비록 저택에 암실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음대로 침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시민주가 멍청해서 그들에게 이용이라도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 무상은 줄곧 사여묵을 몰래 관찰하고 있었는데 그가 왕야와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언짢은 표정으로 힐끔힐끔 밖을 내다보았는데 마치 젊은 부부가 다툰 후 화가 나면서도 상대방을 걱정하는 모습 같았다. 게다가 방금 송석석의 눈빛에 드러난 노여움은 연기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니 송석석이 연황실에 온 목적은 전 연왕비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서 온 것 같았다. 무상은 그것이 송석석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화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이 참에 그녀가 화를 풀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식들이 나갔으니 왕야와 이야기하기도 더 편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여묵아, 어머님은 건강하시지?” 연왕은 사여묵에게 혜 태비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자 사여묵이 말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는 건강하십니다. 영태비 어르신께선 어떠십니까?” 연왕은 살짝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드디어 좀 나아지셨단다.” 그러자 사여묵이 물었다. “그럼 황숙께선 언제 연주로 돌아가실 예정 이십니까?” 연왕은 큰 소리로 웃더니 말했다. “조카는 황숙이 진성에 머무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냐? 왜 그렇게 황급히 황숙을 연주로 돌려보내려고 하는 것이냐?” 사여묵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그냥 물어본 것입니다.” 그러자 무상이 연왕 대신 대답했다. “왕야께선 아무래도 월말이면 연주로 돌아가야 하실 것 같습니다.” 사여묵은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무상의 말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여전히 밖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잠시 침묵이 흐른 후에도 사여묵이 다른 질문을 하지 않아 무상은 그가 온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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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연황실에서는 물건을 숨길 수 없었다. 숨길 수 있다 하더라도 주고받았던 서신들만 가능했고, 중요한 물건은 숨기거나 소각했다. 싸움을 일으켜서 좋을 건 없으니 서재에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시만자를 초대한 건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없는 목적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전에는 그 목적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알게 되었다. 오늘 연황실로 오기 전에 원래는 이번 기회에 황실에 무공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은 지 알아보려고 했다. 그리고 사사가 황실에 있는지, 만약 없다면 다음에 시만자를 다시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연왕의 마음을 알게 된 지금, 송석석은 시만자를 위험에 빠뜨릴 생각은 없었다. 그 눈빛이 너무 징그러워서 송석석은 생각만 해도 역겨웠다. 하녀들이 줄줄이 달려와 떡을 탁자에 놓자 송석석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대추떡을 든 하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 하녀는 발끝 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측비 김씨가 경계스러운 눈빛으로 송석석을 보자, 송석석이 대추떡을 가리키며 하녀에게 말했다. “이 대추떡은 북명왕께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니 정청으로 보내거라.” 그러자 하녀는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답했다. “네.” 하녀는 쟁반을 받쳐 들고 몸을 돌려 떠났는데 발걸음에 흔들림이 조금도 없었다. 그러자 측비 김씨가 피식 웃었다. “두 분께서 정말 금슬이 좋으시나 봅니다. 방금 다투었는데도 왕야께서 좋아하는 대추떡을 기억하고 있다니.” 송석석은 자리에 앉더니 억지웃음을 지으며 여전히 대화를 하기 싫은 태도였다. 심지어 그녀는 몸을 돌려 멀리 걸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시민주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만자야, 우리 측비 김씨는 무시당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단다.” 측비 김씨는 담담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매일 총애와 권력 다툼만 할 줄 아는 멍청한 년이. 지금은 진성에 잠깐 머무르는 중인데 무슨 권리 다툼할 것이 있다고. 연왕비가 되어서 머리에 든 것이 하나도 없으니 왕야님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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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북명황실로 돌아온 시만자는 마차에서 내려 저택 입구에서 몇 번 뛰며 온몸의 불운을 털어냈지만, 여전히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감히 날 넘보다니! 그의 아들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 말이야, 이 파렴치한 늙은이가.”노 집사는 마침 정면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는데 시만자의 말을 듣더니 한 걸음 물러서서 멍하니 생각했다.‘늙은이가 왜 파렴치하다는 거지?’송석석도 화가 나서 그녀를 끌고 저택으로 들어갔다.“앞으로 연황실에 가지 마. 그 늙은이가 더러운 눈빛으로 네 몸을 몇 번이나 훑었는지 알아? 그저 보기만 했는데도 네가 오염되어 버린 것만 같았다고.”그녀는 오늘 밤에 본 연왕이 예전에 그 야심이 가득했던 연왕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는데 그야말로 색마로 변신한 것 같았다.의사당에 들어서자 사여묵은 연왕이 시만자를 노리고 있다는 말을 염 선생에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염 선생은 그의 말을 듣고 약간 어리둥절해졌다.“설마요? 그렇게나 티가 났다는 말씀입니까?”“그러게. 나도 처음엔 그가 가장한 것이라고 의심했다니까.”사여묵은 돌아오는 마차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예전의 조사에 따르면 그는 전혀 여색을 밝히지 않아,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라도 그의 눈에 차지 않았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연주의 관리들도 대부분 여자들을 회유해서 구슬리고 있었는데 그 여자들도 모두 미인이라고 했다. 게다가 그가 시민주와 결혼한 것도 시 씨 가문의 재력과 병기구조와 군마를 위해서였다.그래서 그는 이해가 되지 않아 자리에 앉은 후 송석석에게 물었다.“석석, 혹시 우리가 만난 사람이 진짜 연왕이 아니고, 진짜 연왕은 이미 연주로 돌아갔을 가능성은 없소?” 송석석은 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았지만 얘기를 듣고 자세히 생각해 보니 사여묵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강호의 이용술은 자세히 구분하지 않으면 정말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신기했기 때문이다. 염 선생 또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알고 있던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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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염 선생은 몽동이의 말이 빗나간 것을 듣고 급히 말했다. “몽 교관, 왕야님을 예로 들면 안 되지요. 물론 그런 남자가 있긴 하겠지만 그건 오늘의 주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몽둥이는 여전히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계속 말을 이었다. “아무튼 만자가 결혼하지 않겠다는 건 찬성합니다. 왜냐하면 결혼을 하지 않으면 상처를 받지 않을 테니까요. 어린 시절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우면 시간이 지난 후에 얼마나 추하게 되니까요. 도금을 한 철은 언젠가 금이 없어지고 녹이 슬기 마련이겠지요. 정이 있어도 그런데 하물며 연왕 같이 계산만 할 줄 알고 사랑해 본 적이 없는 늙은이는 오죽하겠어요? 그런 사람은 만자 같은 여자가 그의 생활 속에 들어와 그의 메마른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그가 하는 큰 일을 도와줄 수 있다면 발정난 숫놈처럼 들러붙을 것입니다.” 그러자 염 선생이 멍하니 듣다가 물었다. “이것도 당신 사부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까?” 온갖 역경을 다 겪지 않고 서야 어찌 이런 상서로운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몽동이는 절대 이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었다. “네. 사부님께서 아주 많이 말씀해 주셨는데, 한 번 들어 보시겠습니까?” “아니요!”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거절했다. 실은 그들은 들을 생각에 벌써 구역질이 났다. 그들은 몽동이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건 인성에서 분석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인성은 연왕이 예전에 보여주었던 본성보다 더 솔직한 것이었다. 송석석은 오늘 밤 연황실에서 발견한 무공을 익힌 하녀와 하인의 수를 말했다. “하녀는 총 열여덟 명이고 하인은 스물세 명이 있었는데, 하인은 사사 같지 않았습니다. 사사는 엄격한 훈련을 받아서 특히 위험할 때 그들은 무의식적인 방어반응을 하는데 그건 수천 번의 위기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입니다. 오늘 총 세 명의 하녀와 한 명의 하인에게 시험해 보았지만 그들은 갑작스러운 압박감에 기색변화나 신체반응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여묵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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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사여묵은 다음날 아침 일찍 궁에 들어가 결재한 사건요지를 되찾으며 황제에게 말했다.“석석이 연황실의 난초가 정말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택에 유능한 사람들이 많아 하녀들까지 모두 무공을 지닌 사람이라고 했습니다.”숙청제는 멍하니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오월이 그렇게 오랫동안 연황실의 뒷조사를 해도 아무런 속내도 찾지 못했는데 그들은 한 번만 갔을 뿐인데 바로 알아냈 다니.오월은 연황실에서 호위를 발견하지 못해 사사들이 주변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사들은 무공이 뛰어나서 발견하기 어렵다고 여겨 함부로 침입하지 못했다고 했다.숙청제는 잠시 침묵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사사인가?”그러자 사여묵이 웃으며 말했다.“아닙니다.”그러자 숙청제는 그를 보며 퉁명스럽게 물었다.“왜 웃는 것이냐?”사여묵은 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요즘 의미 없이 웃는 것을 좋아합니다.”그러자 숙청제도 그를 보고 웃음이 난듯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럼 바보 아니냐?”형제는 서로 마주 보더니 바로 얼굴을 돌리고 웃었다. 그 웃음 속엔 알 수 없는 힘이 있어 숙청제의 높은 방어벽에 금이 가게 했다.황제가 사사에 관해서 물어보았다는 건 그의 조사 진행이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했다는 것이고, 그가 물을 수 있다는 건 오월의 조사 진도를 그에게 알려주려는 것이었다. 또한 그에게서 조금의 소식이라도 얻기를 바라는 것이니 어느 정도 그에게 믿음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었다.적어도 황제는 자신만의 금고에서 한 발짝 나온 것이었다.저녁 식사자리에서 연왕의 독촉에 시민주는 돈으로 소진 소주방에 대한 소문을 깨트렸다. 소문낸 것과 해명하는 사람이 모두 같은 사람들이었다. 비록 설득력은 없어 보였지만 시민주는 돈을 잃고 말았다. 가의가 소문을 듣고 즉시 시민주를 찾아갔는데 시민주는 그녀를 만나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가의는 연황실 문 앞에서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고 측비 김씨는 소동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여 하인들에게 가의가 오면 쫓아내라고 분부했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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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가의가 공방으로 들어간 다음날, 진성 곳곳에서 가의가 휴직당한 원인과 결과를 전했다.그러자 그녀가 평양후부의 자식을 살해하고 첩실을 용납하지 못해 첩실을 물에 빠뜨려 죽이려고 했다는 소문이 펴지기 시작했다.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누군가 그녀가 월숫돈을 푼 일도 발설했다. 이런 극악무도한 사람을 평양후부에선 관부로 보내지 않고 내쫓기만 하다니, 그리고 소진소주방은 또 이런 사람을 수용해 잘 대접하고 있다니, 사람들은 점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송석석은 순방영의 숙정작전의 마무리를 짓고 있어 소진 소주방이 또다시 사람들에게 욕을 먹게 된 일을 몰랐다. 그녀는 숙정작전이 끝나기 전날에야 이 사실을 알고는, 돌아가 시만자에게 물었더니 시만자도 골치가 아픈 듯 말했다. “홍시가 조사해 본 결과 시민주가 푼 소문이 아니라 평양후부에서 소문을 푼 모양이야. 평양후부에서는 가의를 내쫓은 원인을 공개하지 않았잖아. 그러니 평양후부의 사람이 소문을 낸 것이 분명해. 그 사람은 가의를 죽일 작정인 것이야.” 그러자 송석석이 말했다. “가의뿐만 아니라 소진소주방도 죽이려고 하고 있어. 누가 소문을 낸 것인 지 조사해 냈냐? 이렇게 대규모로 사람을 매수해 정보를 흘리려면 돈이 많이 들 것인데 말이야.” 시만자가 대답했다. “평양후부에 네가 아는 사람이 있잖아. 혹시 그 사람이 한 짓은 아닐까?” “전소환 말이냐?” 그러자 송석석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그녀가 가의와 민소진을 증오할 가능성이 제일 크긴 하지. 공방은 민소진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니까 공방도 싫었을 테고. 하지만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녀에겐 그럴 만한 능력이 없어.” 두 사람은 서로 눈이 마주치자 미리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말했다.“조미진?” “조미진?”가의를 증오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면 분명 가의 때문에 아이를 잃은 조미진일 것이 분명했다. 원래 송석석도 설사를 하게 하는 약이 어떻게 낙태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평양후 노부인이 병을 핑계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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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평양후부에서는 장례를 치르고 있는 탓에 송석석도 더 이상 방문요청을 보내지 못했다. 다만 유언비어가 너무 많아 억제하고 싶었는데, 사실이 무엇인지 모르니 억제를 해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시도 조사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소식은 확실히 평양후부에서 전해진 것이라고 했다. 홍시는 자세히 훑어보고 돈까지 지불해서 알아본 결과 그 이야기꾼들의 정보가 평양후부의 하인들에게 얻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유는 예전에 가의가 하인들을 구박해서 그들은 가의에게 복수하려고 했다.이야기꾼들도 분개해서 이런 일을 알게 된 이상 가의의 악랄함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했다.홍시가 그게 모두 사실이냐고 묻자 이야기꾼들은 잠시 멍하니 그녀를 보다가 어이 없다는듯 말했다.“당연히 사실이지요! 가의가 누굽니까? 사온의 딸 아닙니까? 황제폐하께서 그녀의 군주 자리까지 폐위시켰으니 그녀가 역모사건에서도 무고한 건 아닐 것입니다. 감히 역모도 꾸밀 수 있는데 저택에서 사람을 몇 명 해치는 게 뭐가 어렵겠습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손에 죽었을 지 모르는 일입니다.”가의라는 두 글자는 이미 죄가 되었다. 홍시는 몇 명에게 더 물었지만 확실한 증거를 알아내지 못해 그대로 보고를 했다.시만자는 오늘 말을 타고 공방에 갔는데 문 앞에 사람이 너무 많이 둘러싸고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 그리고 문과 벽엔 썩은 계란과 똥으로 가득 찼다.시만자는 화가 나서 말을 타고 북명황실로 돌아갔다. 돌아가자마자 홍시가 평양후부의 하인이 일을 폭로했고, 이유는 가의가 평시에 그들을 학대해서 복수를 하려는 것이라고 알렸다.그러자 시만자는 화가 치밀어 오른듯 찻잔을 내던지며 소리쳤다.“이런 망할!”송석석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시만자에게 물었다.“너… 가의 만났어?”가의라는 말에 시만자는 다시 화가 치밀어 올라 말했다.“가의는 무슨, 난 공방에 들어가지도 못했어. 생각할수록 화가 나네. 그녀가 그런 짓을 한 게 뭐가 이상하다고, 원래 좋은 사람도 아니었잖아.” 송석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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