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황실에서는 물건을 숨길 수 없었다. 숨길 수 있다 하더라도 주고받았던 서신들만 가능했고, 중요한 물건은 숨기거나 소각했다. 싸움을 일으켜서 좋을 건 없으니 서재에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시만자를 초대한 건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없는 목적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전에는 그 목적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알게 되었다. 오늘 연황실로 오기 전에 원래는 이번 기회에 황실에 무공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은 지 알아보려고 했다. 그리고 사사가 황실에 있는지, 만약 없다면 다음에 시만자를 다시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연왕의 마음을 알게 된 지금, 송석석은 시만자를 위험에 빠뜨릴 생각은 없었다. 그 눈빛이 너무 징그러워서 송석석은 생각만 해도 역겨웠다. 하녀들이 줄줄이 달려와 떡을 탁자에 놓자 송석석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대추떡을 든 하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 하녀는 발끝 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측비 김씨가 경계스러운 눈빛으로 송석석을 보자, 송석석이 대추떡을 가리키며 하녀에게 말했다. “이 대추떡은 북명왕께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니 정청으로 보내거라.” 그러자 하녀는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답했다. “네.” 하녀는 쟁반을 받쳐 들고 몸을 돌려 떠났는데 발걸음에 흔들림이 조금도 없었다. 그러자 측비 김씨가 피식 웃었다. “두 분께서 정말 금슬이 좋으시나 봅니다. 방금 다투었는데도 왕야께서 좋아하는 대추떡을 기억하고 있다니.” 송석석은 자리에 앉더니 억지웃음을 지으며 여전히 대화를 하기 싫은 태도였다. 심지어 그녀는 몸을 돌려 멀리 걸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시민주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만자야, 우리 측비 김씨는 무시당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단다.” 측비 김씨는 담담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매일 총애와 권력 다툼만 할 줄 아는 멍청한 년이. 지금은 진성에 잠깐 머무르는 중인데 무슨 권리 다툼할 것이 있다고. 연왕비가 되어서 머리에 든 것이 하나도 없으니 왕야님 체
최신 업데이트 : 2024-12-04 더 보기